[스타일진단①] 로에베 SS27, 옐로·그린·레드가 얼굴빛을 바꾸는 방식

라이트 옐로부터 터쿼이즈·올리브·레드오렌지까지…피부의 온도보다 밝기와 선명도, 모발·눈동자의 명암이 좌우하는 컬러 선택

2026-10-05     박인경 기자

[KtN 박인경기자]로에베(LOEWE) SS27은 여름의 색을 맑고 강하게 밀어 올렸다. 라이트 옐로와 민트, 터쿼이즈, 그린, 레드오렌지가 브라운과 블랙 사이를 오가고, 핑크와 옐로는 가방과 신발처럼 작은 면적에서도 또렷한 대비를 만든다. 잭 맥컬러(Jack McCollough)와 라자로 에르난데스(Lazaro Hernandez)는 강한 색을 한 벌에 무작정 겹치기보다 상의와 하의, 액세서리의 위치를 나눠 사용했다. 실제 옷차림에서도 중요한 부분은 색의 이름보다 얼굴 가까이에 어떤 밝기와 선명도를 둘 것인지에 있다.

피부가 따뜻한지 차가운지만으로 이번 컬렉션의 색을 나누기는 어렵다. 같은 옐로도 밝고 맑은 레몬 계열과 깊고 탁한 머스터드는 얼굴에서 전혀 다르게 작용한다. 그린 역시 연한 민트와 선명한 에메랄드, 올리브가 서로 다른 무게를 만든다.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짙은 사람은 고채도 색을 넓게 사용해도 얼굴의 윤곽이 남는 반면, 모발과 눈동자가 밝고 이목구비의 명암이 부드러운 사람은 같은 색에서 옷이 먼저 들어올 수 있다.

갈색과 검정처럼 어두운 색도 반드시 안전한 선택은 아니다. 짙은 모발과 선명한 눈매를 가진 사람에게 깊은 브라운은 얼굴의 윤곽을 안정적으로 받쳐주지만, 피부와 머리카락의 명암 차이가 작고 얼굴 전체가 밝은 사람에게는 상체가 무겁게 내려앉을 수 있다. 이때 목 주변에 옐로나 오렌지처럼 밝은 색을 끌어올리면 어두운 옷과 얼굴 사이에 필요한 간격이 생긴다.

짙은 브라운 미니드레스의 목 주변에 레드오렌지 계열의 선명한 색을 더하고 핑크 가방으로 작은 색의 중심을 만들었다. 어두운 몸판과 밝은 얼굴 주변의 대비가 강해 의상의 무게가 상체 전체로 몰리지 않는다. 사진=LOEWE·Umberto Fratini/Gorunway.com,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짙은 브라운 드레스는 얼굴과 모발의 색이 깊은 사람에게 특히 활용하기 좋다. 검정만큼 차갑고 단단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무게가 있어 짙은 눈동자와 브라운·블랙 계열 모발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얼굴 안의 명암이 분명할수록 넓은 면적의 다크 브라운이 사람을 삼키기보다 이목구비의 선을 받쳐준다.

목 주변의 레드오렌지는 이 착장의 무게를 바꾼다. 어두운 색이 쇄골 가까이까지 그대로 올라오면 얼굴 아래에 짙은 그늘이 생길 수 있지만, 밝고 따뜻한 색이 경계에 들어오면 시선이 다시 위로 올라간다. 피부에 따뜻한 혈색이 있고 모발에도 브라운 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얼굴과 옷 사이의 연결도 한층 자연스럽다.

얼굴의 명암이 약한 사람에게는 짙은 브라운의 면적을 조금 줄이는 편이 낫다. 목이 막힌 다크 브라운 톱보다 피부가 드러나는 네크라인을 선택하거나, 밝은 이너를 한 겹 넣으면 얼굴이 옷 안으로 가라앉는 인상을 줄일 수 있다. 짙은 색이 잘 맞지 않는다고 브라운을 포기하기보다 얼굴에서 몇 센티미터 떨어뜨리는 방식이 훨씬 현실적이다.

핑크 가방처럼 강한 색을 손 쪽으로 내리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얼굴에서는 부담스러운 고채도 컬러를 작은 액세서리로 사용하면 전체 착장의 생동감은 유지하면서 피부색과 직접 충돌하지 않는다. 얼굴이 섬세하고 체격도 작은 사람에게는 특히 유용하다. 강한 색을 상의와 가방, 신발에 모두 반복하기보다 한 곳에만 남겼을 때 사람의 존재감이 먼저 살아난다.

옐로는 로에베 SS27에서 훨씬 가볍게 사용됐다. 라이트 옐로 셔츠처럼 얼굴 가까이에 넓게 놓이는 색은 피부의 밝기와 직접 맞닿는다. 맑고 밝은 피부, 밝거나 중간 정도의 브라운 모발, 눈동자의 대비가 지나치게 강하지 않은 사람에게서는 옐로가 얼굴을 환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

라이트 옐로 셔츠와 검정 팬츠를 연결하고 그린 가방으로 색의 방향을 한 번 더 바꿨다. 밝은 상체와 짙은 하체의 대비가 얼굴 쪽으로 시선을 끌어올리면서 옐로의 가벼운 인상을 선명하게 남긴다. 사진=LOEWE·Umberto Fratini/Gorunway.com,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라이트 옐로가 잘 받는 얼굴에서는 피부의 밝기가 먼저 살아난다. 따뜻한 기운이 있으면서도 탁하지 않은 피부, 브라운 계열의 모발과 눈동자처럼 얼굴 안에 부드러운 온기가 있는 사람에게 특히 자연스럽다. 셔츠처럼 목과 얼굴 가까이에 넓은 면적으로 사용해도 색이 사람보다 먼저 튀어나오지 않는다.

피부의 노란 기가 강하거나 안색이 쉽게 칙칙해지는 사람은 옐로의 탁도를 세심하게 봐야 한다. 채도가 낮고 누런 기가 많은 옐로는 피부와 비슷한 색이 겹치면서 얼굴이 평평해 보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레몬에 가까운 맑은 옐로로 밝기를 올리거나, 흰색 칼라와 이너를 얼굴 가까이에 두어 피부와 옷 사이를 한 번 끊는 편이 낫다.

짙은 검정 팬츠는 밝은 옐로를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상체와 하체의 명암을 크게 나누면서 얼굴 쪽에 밝기를 집중한다. 키가 크지 않거나 상체가 짧은 사람에게는 이런 강한 상·하체 대비가 몸을 분절해 보이게 할 수도 있어 팬츠를 짙은 브라운이나 중간 회색으로 낮추면 연결이 부드러워진다.

그린 가방이 들어오면 옐로와 검정 사이에 또 다른 색의 중심이 생긴다. 밝은 옐로가 잘 맞지만 원색을 크게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그린을 상의까지 올리기보다 가방처럼 작은 면적으로 사용하는 편이 안정적이다. 얼굴에서 떨어진 위치에서는 채도가 높아져도 피부색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다.

로에베 SS27의 그린은 한 종류가 아니다. 옅은 민트는 피부 주변을 밝게 만들고, 터쿼이즈는 훨씬 선명한 대비를 만든다. 올리브는 노란 기와 갈색 기가 섞여 얼굴의 온도를 낮추기보다 차분하게 누른다. 그린이라는 이름만으로 어울림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브라운과 올리브, 연한 그린이 함께 놓인 착장에서는 강한 원색보다 색 사이의 관계가 중요해진다. 피부와 모발에 따뜻한 기운이 있고 전체 명암이 중간 정도인 사람은 브라운 상의와 연한 그린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쉽다. 짙은 검정과 형광에 가까운 그린처럼 대비를 극단적으로 만들지 않아 얼굴도 부드럽게 남는다.

올리브 브라운 상의 아래로 크림과 그린의 스트라이프가 비대칭으로 이어지고 그린 슈즈가 하체의 색을 반복한다. 차분한 상체와 밝은 하체를 연결해 그린을 얼굴보다 아래에 집중한 착장이다. 사진=LOEWE·Umberto Fratini/Gorunway.com,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올리브 브라운은 얼굴 가까이에 놓이는 색 가운데 비교적 까다로운 편이다. 피부와 모발에 깊이가 충분하면 차분하고 세련된 인상을 만들지만, 얼굴 전체가 밝고 투명한 사람에게는 안색이 가라앉을 수 있다. 특히 피부가 밝으면서 모발까지 가는 사람은 상체 전체를 탁한 올리브로 덮기보다 목선을 열거나 밝은 액세서리를 얼굴 가까이에 두는 편이 낫다.

반대로 짙은 브라운 헤어와 깊은 눈동자, 피부에 따뜻한 기운이 있는 사람은 이런 중간색에서 얼굴과 옷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블랙만큼 경계를 강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얼굴의 윤곽을 충분히 받쳐준다. 강한 원색이 부담스럽지만 베이지는 지나치게 옅게 느껴지는 사람에게도 활용도가 높다.

그린 스트라이프가 하체로 내려가면서 얼굴 주변의 탁한 색도 부담이 줄어든다. 밝은 크림과 녹색이 섞인 패턴은 단색 터쿼이즈 팬츠보다 훨씬 가볍다. 골반과 다리에 시선을 주면서 상체의 브라운을 한결 부드럽게 보이게 한다.

그린 슈즈를 반복한 선택도 과하지 않다. 얼굴에서 멀리 떨어진 발끝에 같은 계열의 색을 한 번 더 놓아 착장의 연결을 만든다. 컬러를 잘 쓰는 방법이 반드시 상의와 하의를 같은 색으로 맞추는 데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선명한 그린은 조건이 달라진다. 민트나 올리브보다 색 자체의 존재감이 커 얼굴 안에도 어느 정도 선명도가 필요하다. 짙은 모발과 뚜렷한 눈썹, 선명한 입술처럼 얼굴 안의 대비가 충분하면 그린이 넓은 면적을 차지해도 사람이 쉽게 묻히지 않는다.

그린에 플로럴까지 더해지면 색뿐 아니라 패턴의 밀도도 함께 올라간다. 얼굴이 작고 이목구비가 섬세한 사람에게는 고채도 그린과 촘촘한 무늬, 강한 핑크 슈즈가 동시에 들어왔을 때 옷의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다. 드레스의 색은 그대로 살리되 선글라스나 신발 가운데 하나를 중간색으로 낮추면 전체가 훨씬 정돈된다.

선명한 그린 바탕의 플로럴 미니드레스에 핑크 슈즈와 강한 색의 선글라스를 연결했다. 고채도 컬러와 패턴이 상체부터 하체까지 이어져 얼굴과 모발의 명암이 분명한 사람에게 특히 강한 존재감을 만든다. 사진=LOEWE·Umberto Fratini/Gorunway.com,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선명한 그린 드레스는 얼굴과 옷 사이의 힘을 가장 분명하게 비교할 수 있는 착장이다. 드레스 자체의 색이 강한 데다 플로럴 패턴이 전면을 채운다. 핑크 슈즈와 컬러 선글라스까지 더해지면 몸 전체에 여러 개의 시선이 생긴다.

검정이나 짙은 브라운처럼 깊은 모발, 선명한 눈동자와 눈썹을 가진 사람은 이런 강한 조합을 비교적 수월하게 받아낸다. 얼굴 안에 이미 충분한 대비가 있어 옷의 채도가 높아져도 이목구비가 남기 때문이다. 피부와 모발의 명암 차이가 큰 사람에게 고채도 그린이 세련되게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발과 눈동자가 밝고 얼굴의 윤곽이 부드러운 사람에게는 색의 수를 줄이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린 플로럴 드레스를 중심으로 두되 슈즈를 누드나 브라운 계열로 낮추거나, 강한 선글라스를 빼면 옷과 얼굴 사이의 경쟁이 줄어든다. 드레스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시선이 돌아갈 자리를 남기는 방법이다.

얼굴이 작은 사람도 비슷하다. 작은 얼굴에 넓은 패턴과 강한 색, 큰 선글라스가 겹치면 얼굴이 실제보다 더 작아 보일 수 있다. 목과 쇄골을 충분히 드러내고 헤어의 볼륨을 지나치게 줄이지 않으면 강한 드레스와 얼굴 사이의 비율을 맞추기 쉽다.

얼굴의 크기가 크고 이목구비도 분명한 사람은 플로럴의 면적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원색 드레스와 컬러 슈즈를 함께 사용해도 사람의 비중이 남는다. 다만 모발까지 매우 풍성하다면 패턴, 헤어, 액세서리가 모두 비슷한 강도로 들어와 전체가 무거워질 수 있다. 헤어를 정돈하거나 액세서리의 수를 줄이는 편이 드레스의 선명함을 살린다.

레드오렌지도 얼굴의 대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피부에 따뜻한 혈색이 있고 모발에 브라운 기가 있는 사람은 레드오렌지가 피부색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릴 수 있다. 반대로 피부의 붉은 기가 강한 사람에게 같은 색을 얼굴 바로 아래 넓게 사용하면 홍조가 더 두드러져 보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위치를 바꾸면 된다. 레드오렌지를 드레스 전체에 사용하기보다 쇼츠나 슈즈로 내리고, 얼굴 주변에는 크림과 브라운, 부드러운 그린을 두면 강한 색을 유지하면서 안색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색과 골격도 따로 보기는 어렵다. 작은 골격과 섬세한 얼굴에 큰 면적의 원색을 사용하면 실제 옷의 크기보다 더 커 보이기 쉽다. 반대로 얼굴과 체격의 규모가 큰 사람은 넓은 색면을 받아내는 힘이 있다. 같은 민트 재킷과 터쿼이즈 팬츠도 몸의 크기에 따라 색의 존재감이 다르게 느껴진다.

작은 체격에서는 밝은 색을 한 곳에 집중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민트 상의를 선택했다면 팬츠는 차분하게 낮추고, 옐로 쇼츠를 입었다면 상의는 스트라이프나 중간색으로 정리한다. 색의 수보다 면적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큰 체격에서는 지나치게 작은 컬러 포인트만 흩어놓으면 오히려 옷이 잘게 나뉘어 보일 수 있다. 선명한 그린 팬츠나 옐로 재킷처럼 충분한 면적의 색을 한 곳에 두고 나머지를 정돈하면 신체의 규모와 옷의 색이 자연스럽게 맞는다.

머리카락은 얼굴과 옷 사이에서 색의 무게를 조절한다. 검은 모발은 선명한 그린과 레드, 블랙을 받아내기 쉽고 밝은 브라운은 옐로와 베이지, 올리브처럼 중간 온도의 색과 부드럽게 연결된다. 애쉬 계열처럼 차가운 기운이 강한 모발에서는 민트와 블루가 자연스럽지만 탁한 카키와 브라운은 얼굴까지 무겁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머리색과 옷을 같은 계열로 맞출 필요는 없다. 오히려 얼굴의 대비가 충분한 사람은 반대되는 색을 사용할 때 더 또렷한 인상을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옷의 선명도가 얼굴의 선명도를 완전히 넘어서는지 여부다.

로에베 SS27의 컬러를 현실에서 활용하는 방법도 여기에서 갈린다. 얼굴에 가까울수록 피부와 모발의 영향을 많이 받고, 허리 아래로 내려갈수록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좋아하지만 얼굴에 부담스러운 색은 팬츠와 스커트, 가방과 신발로 이동시키면 된다.

옐로가 안색을 환하게 만든다면 셔츠와 칼라에 남기고, 올리브가 얼굴을 가라앉힌다면 하의로 내린다. 선명한 그린이 얼굴보다 강하다면 드레스 위에 뉴트럴 아우터를 더해 얼굴 주변의 면적을 줄일 수 있다. 레드오렌지가 피부의 붉은 기를 강조한다면 발끝이나 가방으로 옮기는 편이 세련되다.

잭 맥컬러와 라자로 에르난데스가 SS27에서 사용한 색은 단순히 여름을 밝게 만드는 장치에 머물지 않는다. 어두운 브라운에 레드오렌지를 붙이고, 옐로에 그린을 더하며, 올리브 아래에는 밝은 스트라이프를 내려놓았다. 그린 플로럴에는 다시 핑크를 맞췄다. 색이 놓이는 위치가 바뀔 때마다 얼굴과 몸의 비중도 함께 달라진다.

LOEWE SS27을 자기 옷으로 가져올 때 살펴야 할 것도 ‘웜톤에는 옐로, 쿨톤에는 그린’ 같은 단순한 구분이 아니다. 피부의 밝기와 혈색, 머리카락과 눈동자의 깊이, 얼굴 안에서 만들어지는 명암 차이를 먼저 봐야 한다. 얼굴이 받아낼 수 있는 색은 가까이에 두고, 좋아하지만 강하게 느껴지는 색은 몸 아래로 이동시키면 된다.

이번 시즌의 강한 옐로와 그린, 레드오렌지가 세련돼 보이는 이유도 모든 색을 똑같이 크게 썼기 때문이 아니다. 얼굴 가까이에는 필요한 밝기를 남기고, 하체와 가방·신발에는 더 자유로운 색을 배치했다. 로에베 SS27의 컬러는 무엇을 입을 것인가보다 어느 색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서 훨씬 정교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