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진단②] 각진 재킷과 흐르는 드레이프, 얼굴선에 따라 달라지는 로에베 SS27

체크 테일러링·부드러운 저지·비대칭 드레스까지…턱선과 눈매, 어깨와 몸의 곡선이 결정하는 직선과 곡선의 균형

2026-10-06     박인경 기자

[KtN 박인경기자]로에베(LOEWE) SS27에는 서로 반대되는 선이 나란히 놓였다. 체크 재킷은 어깨와 라펠을 또렷하게 세우고, 팬츠는 허리에서 발끝까지 비교적 반듯하게 내려간다. 베이지 드레스와 드레이프 톱은 몸을 따라 천이 기울고 접히면서 직선의 흐름을 풀어낸다. 잭 맥컬러(Jack McCollough)와 라자로 에르난데스(Lazaro Hernandez)는 한쪽에서는 몸의 윤곽을 재단선으로 정리하고, 다른 쪽에서는 부드러운 천의 흐름에 맡겼다.

같은 재킷과 드레스도 얼굴과 몸의 선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 눈썹과 눈매가 길고 턱선이 날렵하며 광대와 얼굴 옆선에 각이 살아 있는 사람은 구조적인 재킷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반대로 이마와 볼, 턱선이 부드럽고 입술과 얼굴의 양감이 도드라지는 사람은 몸을 따라 흐르는 드레이프와 곡선적인 옷에서 인상이 한결 편안해진다.

얼굴만으로 옷을 고르기는 어렵다. 각진 얼굴에 가슴과 골반의 곡선이 분명한 사람이 있고, 둥근 얼굴에 어깨와 허리선이 반듯한 사람도 있다. 로에베 SS27처럼 직선과 곡선이 한 컬렉션 안에 충분히 들어 있을 때는 얼굴과 몸 가운데 한쪽을 억지로 다른 방향으로 바꾸기보다 각각의 성격을 나눠 받는 편이 세련되다.

체크 재킷의 반듯한 어깨와 라펠 아래로 밝은 팬츠가 길게 떨어진다. 얼굴과 몸에 직선적인 선이 많은 사람은 재킷의 구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곡선이 많은 얼굴에서는 각진 상체가 한층 강하게 드러날 수 있다. 사진=LOEWE·Umberto Fratini/Gorunway.com,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체크 재킷은 얼굴에 직선이 많은 사람에게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다. 눈썹이 비교적 곧고 눈의 가로선이 길며 턱끝과 얼굴 옆선이 날렵한 경우 재킷의 라펠과 어깨가 얼굴에서 시작된 선을 몸까지 이어준다. 옷이 사람과 경쟁하기보다 이미 가진 인상을 정돈하는 쪽으로 작용한다.

어깨와 골반의 폭이 비슷하고 허리 굴곡이 크지 않은 체형에서도 연결이 자연스럽다. 재킷의 반듯한 몸판과 팬츠의 세로선이 신체를 따라 내려가면서 직선적인 골격을 억지로 굽히지 않는다. 체형이 가늘수록 체크처럼 일정한 패턴이 몸에 필요한 밀도를 더하는 효과도 생긴다.

얼굴의 각이 이미 강한 사람은 직선적인 요소를 얼마나 겹칠지 살펴야 한다. 각진 턱과 또렷한 광대, 검은 직모에 각진 재킷과 포인티드 슈즈까지 이어지면 전체 인상이 지나치게 단단해질 수 있다. 라펠과 어깨선은 그대로 두더라도 이너의 목선을 열거나 헤어에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남기면 강한 선 사이에 여유가 생긴다.

체크 역시 크기가 중요하다. 얼굴의 이목구비가 작고 선이 섬세한 사람에게 큰 체크와 넓은 재킷이 동시에 들어오면 패턴의 면적이 얼굴보다 먼저 보일 수 있다. 체크의 크기를 줄이거나 재킷 안쪽을 단색으로 정리하면 구조는 살리고 시각적인 밀도는 낮출 수 있다.

얼굴은 직선적이지만 몸에 가슴과 골반의 볼륨이 충분한 경우에는 재킷의 길이가 중요해진다. 허리 아래까지 곧게 내려오는 긴 재킷은 몸의 곡선을 모두 덮어 체격이 한 덩어리처럼 보일 수 있다. 허리 위치가 어느 정도 드러나는 길이를 선택하거나 아래에 부드러운 팬츠를 연결하면 얼굴의 직선과 체형의 곡선을 함께 살릴 수 있다.

어깨가 이미 넓은 사람도 각진 재킷을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다. 어깨 패드의 크기를 키우기보다 라펠과 몸판의 직선만 남기면 얼굴의 선은 받아주면서 상체 폭은 과도하게 확장하지 않는다. 반대로 어깨가 좁고 골반이 넓다면 일정하게 잡힌 재킷의 어깨가 상·하체의 폭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

로에베 SS27에서 재킷의 힘을 낮추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하의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다. 상체는 구조적으로 잡고 팬츠나 스커트에서 움직임을 더하면 얼굴의 직선적인 인상은 유지하면서 몸 전체가 지나치게 딱딱해지는 것을 막는다.

베이지 톤의 드레이프 상의가 목과 어깨에서 비스듬히 흘러내리고 여유 있는 하의가 같은 색으로 이어진다. 각진 재단선보다 천의 흐름이 먼저 드러나 얼굴과 몸에 부드러운 곡선이 많은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 사진=LOEWE·Umberto Fratini/Gorunway.com,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베이지 드레이프 톱은 체크 재킷과 정반대다. 어깨선을 정확하게 세우기보다 천이 목 주변에서 비스듬히 내려오고 몸통을 느슨하게 감싼다. 재단선이 신체를 새로운 형태로 고정하기보다 원단의 낙차가 실루엣을 만든다.

둥근 턱선과 부드러운 광대, 도톰한 입술처럼 얼굴에 곡선이 많은 사람은 이런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쉽다. 옷의 선과 얼굴의 선이 크게 충돌하지 않아 드레이프가 장식처럼 따로 떠 보이지 않는다.

가슴과 허리, 골반의 차이가 분명한 체형에도 부드러운 소재가 유리하다. 천이 신체의 굴곡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몸을 딱딱한 사각형 안에 넣지 않는다. 특히 어깨보다 골반의 볼륨이 크거나 가슴의 부피가 있는 사람은 각진 상의보다 이런 사선의 흐름에서 체형이 한층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곡선이 많은 체형에서 드레이프의 양까지 지나치게 많아지면 결과는 달라진다. 가슴과 복부, 골반에 이미 충분한 부피가 있는데 천을 여러 겹 겹치면 몸의 실제 크기보다 상체가 더 넓게 느껴질 수 있다. 원단의 흐름은 남기되 가장 두껍게 겹치는 위치를 가슴 중앙이나 복부에서 조금 비껴놓는 편이 좋다.

목이 짧고 얼굴이 둥근 사람에게 높은 드레이프가 목 전체를 감싸는 형태도 신중하게 봐야 한다. 턱 아래에서 곧바로 천이 시작되면 얼굴과 상체의 경계가 좁아진다. 한쪽 목선을 열거나 드레이프를 비대칭으로 흘리면 얼굴 주변에 세로 방향의 여유가 생긴다.

반대로 목이 길고 어깨가 좁은 사람은 이런 옷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목 주변의 천이 빈 공간을 채우고 어깨까지 이어지는 드레이프가 상체에 필요한 부피를 더한다. 얼굴이 작다면 지나치게 큰 주름을 만들기보다 중간 정도의 드레이프를 선택해야 옷과 얼굴의 크기가 맞는다.

같은 베이지 계열로 상·하의를 이어간 구성도 곡선을 부드럽게 만든다. 색이 허리에서 강하게 끊기지 않아 몸이 한 덩어리로 길게 이어지고, 천이 접히는 부분만 자연스럽게 음영을 만든다. 체형의 굴곡이 큰 사람에게 강한 색 분할보다 이런 연결이 한결 차분하게 보일 수 있다.

베이지 롱드레스가 몸 가까이에서 시작해 한쪽으로 길게 흘러내리며 비대칭 밑단을 만든다. 일정한 직선보다 드레이프와 움직임이 강조돼 부드러운 얼굴선과 긴 신체선에 특히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사진=LOEWE·Umberto Fratini/Gorunway.com,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롱드레스에서는 곡선이 세로 길이와 결합한다. 상체는 비교적 몸 가까이 붙지만 허리 아래에서는 천이 한쪽으로 흐르며 길이를 만든다. 좌우가 같은 위치에서 끝나지 않아 보행할 때마다 밑단의 선도 달라진다.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긴 사람은 이런 긴 드레이프를 충분히 받아낼 수 있다. 옷의 세로 면적이 커져도 신체의 길이가 남아 있고, 움직이는 천이 다리의 길이와 함께 내려간다. 얼굴이 부드럽다면 옷과 신체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키가 작다고 긴 드레이프를 피할 필요는 없지만 천이 가장 많이 모이는 위치를 봐야 한다. 허리와 골반에서 원단이 여러 겹 쌓이면 다리가 시작되는 지점이 낮아 보일 수 있다. 상체를 간결하게 두고 드레이프가 골반 아래에서 길게 떨어지도록 하면 세로선이 훨씬 살아난다.

골반이 넓은 사람에게도 원단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가 중요하다. 양옆으로 동시에 부피를 만드는 드레스보다 한쪽으로 길게 떨어지는 비대칭 드레이프가 골반의 폭을 분산한다. 몸의 가로선을 강조하지 않고 시선을 사선 아래로 이동시키기 때문이다.

반대로 골반이 좁고 직선적인 하체를 가진 사람은 드레이프의 부피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골반 주변에 부드러운 천이 모이면서 직선적인 체형에 필요한 곡선을 만들 수 있다. 몸의 선을 감추기보다 옷으로 새로운 부피를 더하는 방식이다.

얼굴은 각졌지만 이런 드레스의 흐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날렵한 턱선에 부드러운 드레이프를 붙이면 얼굴과 옷이 같은 선을 반복하지 않기 때문에 인상이 오히려 유연해진다. 이때 헤어와 액세서리까지 모두 곡선으로 바꾸기보다 귀걸이나 가방 가운데 한 곳은 각을 남기는 편이 얼굴과 의상의 연결이 자연스럽다.

직선과 곡선은 반드시 ‘같아야 어울리는’ 관계가 아니다. 같은 선을 반복하면 조화가 강해지고, 반대되는 선을 일부 섞으면 인상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을 중심에 두는가다.

얼굴과 몸 모두 직선적이라면 재킷과 팬츠를 중심에 두고 드레이프를 한 부분만 더할 수 있다. 얼굴과 몸 모두 곡선적이라면 부드러운 소재를 중심으로 가져가되 가방이나 슈즈에 직선적인 형태를 넣어 전체를 정리할 수 있다.

복합적인 얼굴은 선택의 폭이 더 넓다. 턱선은 날렵하지만 눈과 입술은 부드럽거나, 얼굴은 둥글지만 코와 눈썹의 선이 분명한 사람은 테일러링과 드레이프를 함께 사용했을 때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튀지 않는다.

체크 재킷과 검정 이너의 직선적인 상체 아래로 흰색 하의가 크게 접혀 곡선을 만든다. 반듯한 재킷과 부풀린 하의를 한 착장에 겹쳐 얼굴과 몸에 직선과 곡선이 함께 있는 사람에게 활용 폭이 넓은 구성이다. 사진=LOEWE·Umberto Fratini/Gorunway.com,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체크 재킷과 흰색의 입체적인 하의를 붙인 착장은 직선과 곡선을 한 번에 보여준다. 어깨와 라펠에서는 선이 반듯하지만 골반 아래에서는 천이 크게 접히고 벌어진다. 한 벌 안에서 상체와 하체가 전혀 다른 방향을 취한다.

얼굴은 각지고 상체가 반듯하지만 골반과 하체에 곡선이 있는 사람에게 이런 구성은 특히 자연스럽다. 재킷이 얼굴과 어깨를 받아주고, 하의의 부피가 골반의 곡선과 연결된다. 자신의 얼굴과 체형 가운데 어느 한쪽을 희생하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얼굴은 부드럽지만 어깨와 몸의 선이 직선적인 사람도 활용할 수 있다. 재킷의 안쪽에 둥근 네크라인이나 부드러운 이너를 두고, 구조적인 상체는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이다. 얼굴 가까이에서는 곡선을 받고 몸에서는 직선을 남긴다.

어깨가 넓고 골반이 좁은 체형에는 부풀린 하의가 상·하체의 폭을 맞춰준다. 상체의 재킷이 가진 존재감과 하체의 부피가 비슷해지면서 어깨만 먼저 들어오는 현상이 줄어든다.

골반이 넓고 어깨가 좁은 사람에게는 같은 하의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부피를 조금 줄이는 편이 좋다. 재킷의 어깨선을 충분히 살리고 하의의 접힘을 작게 만들면 위쪽의 폭을 늘리고 아래쪽의 면적은 낮출 수 있다.

가슴이 큰 사람에게 구조적인 재킷은 여밈과 라펠의 위치가 중요하다. 목까지 닫힌 재킷은 상체의 부피를 한 면으로 묶어 더 크게 보이게 할 수 있다. 안쪽의 검정 이너가 보일 만큼 앞을 열고 라펠이 세로 방향으로 내려가면 가슴 중앙에 긴 선이 생겨 상체가 한결 정돈된다.

가슴이 작고 상체가 가는 사람은 재킷의 어깨와 체크 패턴에서 필요한 볼륨을 얻을 수 있다. 하의까지 크게 부풀리면 몸 전체가 옷 안에서 작아질 수 있어 상체와 하체 가운데 한쪽의 부피를 줄이는 편이 좋다.

헤어스타일은 직선과 곡선의 마지막 균형을 잡는다. 긴 직모와 각진 턱, 체크 재킷을 함께 두면 날카로운 인상이 강해진다. 옷은 그대로 두고 머리카락 끝에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주는 것만으로도 얼굴 주변의 선이 완화된다.

둥근 얼굴과 풍성한 웨이브, 드레이프가 많은 드레스를 함께 사용하면 반대로 곡선이 지나치게 겹칠 수 있다. 얼굴 옆의 헤어 볼륨을 조금 줄이고 귀나 목선을 드러내면 부드러운 인상은 유지하면서 실루엣은 한층 선명해진다.

가방과 신발도 같은 역할을 한다. 직선적인 얼굴에 테일러링을 입었다면 둥근 가방 하나가 긴장을 낮출 수 있고, 부드러운 드레이프 드레스에는 구조적인 가방이나 각진 슈즈가 옷의 흐름을 정리한다. 액세서리까지 옷과 같은 선으로 통일하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 반대되는 형태를 넣는 편이 깊이 있는 스타일이 된다.

LOEWE SS27은 얼굴형에 따라 옷을 둘로 나누는 컬렉션이 아니다. 체크 재킷과 반듯한 팬츠, 드레이프와 비대칭 드레스, 접혀 부풀어 오른 미니가 한 런웨이 안에 공존한다. 직선과 곡선을 어느 위치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같은 사람이 전혀 다른 인상을 만들 수 있다.

각진 얼굴과 직선적인 몸에는 테일러링이 자연스럽지만 재킷과 헤어, 가방까지 모두 각을 세울 필요는 없다. 둥근 얼굴과 곡선이 많은 몸에는 드레이프가 부드럽게 이어지지만 상·하체의 모든 부피를 동시에 키울 이유도 없다.

얼굴과 몸의 선이 다르다면 오히려 로에베 SS27의 조합이 더 유용하다. 얼굴을 받는 상체와 체형을 받는 하체를 다르게 고르면 된다. 날렵한 얼굴에는 체크 재킷을, 곡선이 있는 하체에는 부드러운 드레이프를 연결하는 식이다. 반대로 부드러운 얼굴에는 유연한 네크라인을 두고 직선적인 몸에는 팬츠와 재킷의 구조를 남길 수 있다.

잭 맥컬러와 라자로 에르난데스가 이번 시즌 보여준 직선과 곡선은 서로를 지우지 않는다. 반듯한 어깨 아래에 부푼 하의를 붙이고, 몸에 붙는 드레스에서 한쪽 천을 길게 흘려보냈다. LOEWE SS27을 자기 옷으로 가져오는 방법도 비슷하다. 이미 얼굴과 몸에 충분한 선은 반복을 줄이고, 부족한 선만 옷으로 더했을 때 테일러링과 드레이프가 가장 자연스럽게 사람 쪽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