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④] 휴대전화를 멀리한 하루…숲과 호흡, 수면으로 되찾는 생활의 속도

전화·인터넷에서 잠시 벗어나 숲길·명상·사운드테라피로 이어지는 감속의 시간 낮에는 자연광과 움직임, 밤에는 조용한 휴식…생활리듬까지 연결한 디지털 디톡스 항상 연결된 도시의 하루에서 한발 물러나 ‘쉬는 법’을 다시 경험하는 힐리언스 선마을

2026-10-07     박준식 기자
종자산 숲에 자리한 힐리언스 선마을 숲속유르트. 휴대전화와 일상의 자극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명상과 휴식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KtN 박준식기자]강원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도시에서 하루 종일 이어지던 연결의 속도가 달라진다.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용이 제한되는 환경에서는 업무 메신저와 SNS, 실시간 뉴스와 각종 알림을 계속 확인하던 생활에서 일정한 거리가 생긴다. 전화를 받지 않는 몇 시간, 새로운 정보를 확인하지 않는 시간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선마을은 바로 그 빈 시간을 숲길과 독서, 명상과 휴식으로 이어간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행위 자체보다 늘 무언가에 반응하던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이 보내고 있는 시간을 다시 느끼도록 하는 데 무게를 둔다.

선마을의 디지털 디톡스는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생활 전체를 차지하기 전부터 이어져 왔다. 2007년 문을 열 당시에도 이시형 박사가 중요하게 본 것은 외부 자극을 줄이고 자연 속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일정 시간 멀리하고, 객실 안에서도 전자기기의 비중을 낮췄다. 도시에서는 잠들기 직전까지 업무와 영상, 메시지가 이어지기 쉽지만 선마을에서는 하루가 저물수록 활동의 속도도 함께 낮아진다. 디지털 디톡스가 하나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따로 존재한다기보다 숙박과 이동, 명상과 밤의 휴식 전반에 들어가 있는 이유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에서 잠시 벗어나면 하루를 보내는 방식도 달라진다. 숲길을 걷고 책을 읽거나 명상하며 쉬는 시간이 이어지고,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바람,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공기를 천천히 느끼게 된다. 도시에서는 몇 분의 빈 시간도 메시지와 영상, 각종 알림으로 채우기 쉽지만 선마을에서는 조용히 머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남는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데 목적을 두기보다 끊임없이 반응하던 생활의 속도를 늦추고 주변 환경과 자신의 상태에 다시 집중하는 시간이 선마을의 디지털 디톡스를 구성한다.

힐리언스 선마을에서 진행되는 싱잉볼 프로그램. 숲길 걷기와 신체활동 이후 소리와 호흡에 집중하며 하루의 속도를 낮추는 시간을 마련한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선마을의 마음습관에는 명상과 요가, 싱잉볼을 활용한 사운드 프로그램 등이 들어간다. 운동습관이 몸을 움직이는 방향이라면 마음습관은 움직임을 멈춘 뒤 자신의 호흡과 몸 상태를 느껴보는 시간에 가깝다. 숲속유르트와 선향동굴처럼 외부의 소음에서 떨어진 공간도 이 흐름에 놓인다.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 붙여 하루를 바쁘게 만드는 대신 걷고 움직인 뒤 조용히 머무는 시간을 함께 두면서 활동과 휴식의 간격을 만든다.

싱잉볼이나 명상 역시 화려한 체험으로 소비하기보다 선마을 전체의 생활 속에서 볼 필요가 있다. 오전부터 이어진 식사와 걷기, GX와 숲길에서의 움직임 뒤에 명상이나 사운드 프로그램이 들어오면 하루의 속도가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특정 시간 동안 명상 자세를 유지하는 행위보다 몸을 움직인 시간과 멈춰 있는 시간이 번갈아 나타나는 구조가 중요하다. 선마을이 식습관·운동습관·마음습관·생활리듬습관을 서로 분리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서 드러난다.

홍지숙 고문이 선마을에서 약 7년간 일하며 혼자 숲을 자주 걸었던 경험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나무를 가까이에서 느끼고 자연과 교감하라는 이시형 박사의 이야기가 낯설었지만, 여러 계절에 걸쳐 같은 숲을 반복해서 걷다 보니 자연을 바라보는 감각이 달라졌다고 회고했다. 어떤 나무는 쓰러지고 어떤 나무는 계속 자라는 모습을 보고, 같은 숲 위에 햇빛과 비가 내리는 시간을 경험하면서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삶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하루 이틀의 특별한 체험보다 같은 자연을 반복해서 마주하는 시간이 생활의 감각을 바꾼 셈이다.

싱잉볼을 활용한 힐리언스 선마을의 사운드 프로그램. 일상에서 이어지던 외부 자극을 줄이고 조용히 머무는 시간을 마음습관에 연결한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선향동굴은 이런 감속의 시간을 공간으로 보여주는 곳 가운데 하나다. 숲길을 지나 도착하는 동굴 안에서는 외부와 다른 빛과 소리를 경험하게 된다. 조용한 공간에 머무는 것 자체가 하나의 활동이 되고, 주변 자극이 줄어든 만큼 자신의 호흡과 움직임에 더 오래 집중할 수 있다. 선마을이 명상을 위한 장소를 일반적인 프로그램실 안에만 두지 않고 숲과 동굴, 유르트 등 서로 다른 환경으로 확장한 것도 마음습관을 특정 자세나 방법에만 한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밤의 생활은 다시 수면과 연결된다. 선마을의 생활리듬습관은 몇 시에 자야 한다는 규칙 하나보다 낮과 밤의 환경을 다르게 경험하는 데 가깝다. 낮에는 숙소 밖으로 나와 걷고 자연광을 접하며 몸을 움직이고, 저녁 이후에는 낮보다 활동을 줄여 하루를 정리한다. 객실 안에서는 TV 같은 전자기기를 최소화하고 주변의 숲과 밤의 변화를 가까이 느끼도록 했다. 늦은 시간까지 쇼핑과 유흥, 강한 조명이 이어지는 도시형 관광지와 달리 밤이 깊어질수록 체류의 중심이 외부 활동에서 휴식으로 이동한다.

겨울철 힐리언스 선마을에서 진행되는 명상 프로그램. 자연의 계절 변화와 함께 호흡과 휴식에 집중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수면은 밤에 침대에 눕는 순간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침부터 얼마나 움직였는지, 식사는 어느 시간에 했는지, 낮 동안 자연광을 얼마나 접했는지, 저녁 이후 어떤 활동을 했는지가 모두 하루의 생활리듬 안에 들어간다. 선마을은 수면을 독립된 프로그램으로 떼기보다 식사와 운동, 마음의 휴식이 이어진 하루의 마지막에 놓는다. 아침부터 밤까지 생활의 순서 자체를 평소와 다르게 경험해보도록 한 것이다.

현대인의 휴식은 몸이 멈춰 있어도 계속 정보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소파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거나 침대에 누운 채 영상을 보고, 쉬는 시간에도 업무 메시지를 확인한다. 몸의 움직임은 줄었지만 머릿속에서는 새로운 정보와 반응이 계속 이어진다. 선마을이 디지털 디톡스와 명상을 함께 두는 이유는 몸을 쉬게 하는 시간과 외부 자극을 줄이는 시간을 같은 방향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다.

휴식의 형태도 한 가지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숲길을 천천히 걷는 동안 마음이 가라앉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은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고, 명상이나 사운드 프로그램에서 조용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선마을에는 가든 뮤직홀과 춘하서가, 선향동굴과 숲속유르트처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몸을 움직이는 프로그램 사이에 정적인 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2026년에는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몇 시간이 오히려 특별한 경험이 됐다. 연락과 검색, 결제와 업무까지 하나의 기기에 집중되면서 연결을 끊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선마을에서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용을 제한하는 환경은 기술과 거리를 두는 체험을 넘어 평소 자신이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몇 분마다 무엇인가를 확인하던 습관이 사라진 뒤 숲을 걷거나 아무 말 없이 쉬는 시간이 얼마나 낯선지도 직접 경험하게 된다.

힐리언스 선마을의 겨울 명상 프로그램. 낮 동안의 움직임 이후 조용히 몸과 마음의 속도를 낮추는 생활리듬을 경험하도록 한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선마을의 마음습관과 생활리듬습관은 결국 ‘잘 쉬는 법’을 생활 속에서 다시 연습하는 과정에 가깝다. 낮에는 걷고 움직이며 자연을 접하고, 일정한 시간에는 호흡과 명상으로 속도를 낮추며, 밤에는 활동을 줄이고 휴식으로 넘어간다. 휴대전화가 없는 시간, 숲의 소리를 듣는 시간, 조용한 객실에서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 따로 떨어지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도시의 하루가 더 빠른 연결과 더 많은 정보로 채워질수록 쉬는 시간에도 속도를 낮추기 어려워진다. 힐리언스 선마을은 반대 방향에서 하루를 구성한다. 연결을 잠시 줄이고, 숲을 걷고, 호흡을 가다듬고, 밤이 오면 하루를 마무리한다. 건강한 삶에서 휴식은 남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 생활의 리듬을 만드는 시간으로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