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GE SS27⑤] Puma·Ray-Ban·Louboutin까지, AWGE가 넓힌 패션 사업의 경계

Straycat·Puma Suede·새 아이웨어까지 한 런웨이에…A$AP Rocky의 음악·패션·협업이 맞물린 SS27의 사업 구조

2026-10-12     박인경 기자

[KtN 박인경기자]AWGE SS27에는 자체 의류만 등장하지 않았다. 새 Straycat 스니커즈와 네이비 Puma Suede가 런웨이에 올랐고, Ray-Ban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A$AP Rocky는 경량 에비에이터와 컬러 프레임의 새 아이웨어를 함께 선보였다. Christian Louboutin과 군용 부츠도 착장에 들어갔다. ‘ANTI WAR GLOBAL ECONOMICS’라는 하나의 컬렉션 안에 AWGE 의류와 여러 브랜드의 신발·안경이 동시에 놓인 셈이다.

앞선 네 편에서 드러난 AWGE의 방식은 옷의 경계를 섞는 데 있었다. 수트에는 후드를 넣고, 셔츠 위에는 전술 조끼를 붙였으며, 팬츠 위에는 랩 스커트를 겹쳤다. 마지막에는 브랜드의 경계까지 넓어졌다. AWGE가 만든 재킷과 팬츠를 다른 회사의 신발·아이웨어와 연결하면서 런웨이 자체가 여러 상품군이 만나는 무대로 바뀌었다.

A$AP Rocky의 활동 범위가 이 구조를 가능하게 한다. 음악에서는 투어를 진행하고, AWGE에서는 시즌 컬렉션을 선보이며, Puma와는 신발을, Ray-Ban과는 아이웨어를 다룬다. 각 활동이 별도로 움직이기보다 파리 아코르 아레나의 한 런웨이에서 동시에 드러났다.

선글라스와 다층적인 상·하의 레이어를 함께 사용해 얼굴부터 허리까지 여러 요소를 겹쳤다. AWGE SS27은 의류만으로 착장을 완결하기보다 아이웨어와 슈즈까지 전체 스타일의 일부로 배치했다. 사진=AWG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아이웨어는 이번 컬렉션에서 얼굴 주변의 인상을 크게 바꿨다. 가벼운 에비에이터와 반사 렌즈, 컬러 프레임과 밴드를 사용한 안경이 군복형 아우터와 수트, 후드 사이에 들어갔다. 옷의 색이 차분한 착장에서는 렌즈와 프레임이 얼굴의 중심을 만들고, 그래픽과 헤드웨어가 강한 착장에서는 안경이 그 복잡한 구성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

Ray-Ban과의 관계는 일반적인 런웨이 협찬과도 성격이 다르다. A$AP Rocky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하고 있어 아이웨어 역시 Rocky의 별도 활동과 AWGE 컬렉션이 만나는 제품군에 가깝다. AWGE 쇼 안에 Ray-Ban 제품이 들어오면서 한 사람이 관여하는 두 패션 프로젝트가 같은 무대에서 겹친다.

신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새 Straycat 스니커즈와 네이비 Puma Suede가 컬렉션에 포함됐고, Christian Louboutin과 군용 부츠가 서로 다른 착장에 사용됐다. 테일러링과 전술복, 미니와 카고가 섞인 옷 아래에서 신발도 하나의 방향으로 통일되지 않았다.

스니커즈는 스트리트웨어와 연결되고, 군용 부츠는 컬렉션의 전술복 이미지를 강화한다. 보다 매끈한 슈즈는 수트와 레더를 받는다. 옷이 여러 복식의 문법을 섞은 것처럼 신발도 정장과 스포츠, 군용 장비의 성격을 오간다.

AWGE의 사업 구조를 볼 때 중요한 부분은 이 여러 제품이 A$AP Rocky라는 한 인물의 활동을 통해 이어진다는 점이다. 패션 브랜드가 외부 기업과 시즌별 협업을 하나씩 추가하는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음악 공연과 자체 패션 컬렉션, 스포츠웨어와 아이웨어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고, 서로 다른 결과물이 다시 AWGE 런웨이에 모인다.

얼굴을 가리는 그래픽 베일과 선글라스, 겹쳐진 의상이 하나의 착장 안에 들어갔다. 얼굴 주변까지 옷의 일부로 확장하면서 아이웨어와 헤드웨어가 의류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사진=AWG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그래픽 베일과 헤드웨어가 반복된 것도 이런 흐름과 연결된다. SS27에서 얼굴은 단순히 모델의 표정을 보여주는 부분으로 남지 않았다. 베일과 후드, 선글라스와 밴드가 겹쳐지면서 얼굴 주변까지 착장의 면적이 됐다.

이런 구성에서는 아이웨어의 역할도 커진다. 일반적인 선글라스처럼 마지막에 더하는 액세서리가 아니라 옷의 실루엣을 완성하는 요소로 들어온다. A$AP Rocky가 Ray-Ban에서 진행하는 디자인 작업이 AWGE 런웨이와 자연스럽게 맞물리는 이유다.

AWGE 자체의 패션도 점차 여러 상품군을 받아낼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2024년 ‘American Sabotage’와 2025년 ‘Obligatory Fashion’을 거쳐 SS27에서는 남녀 의류뿐 아니라 스니커즈와 아이웨어, 가방과 소품의 존재감이 더 커졌다. 옷 한 벌의 완성보다 전체 스타일과 이미지가 먼저 들어오는 착장도 많았다.

이 과정에서 AWGE라는 이름의 성격도 달라진다. 2014년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로 출발한 만큼 처음부터 의류만을 위한 조직은 아니었다. 시즌 컬렉션이 자리 잡은 뒤에도 음악과 영상, 그래픽, 디자인, 외부 협업이 계속 함께 움직인다. AWGE를 전통적인 의류 브랜드의 틀만으로 보면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남는 이유다.

반대로 시즌 패션 브랜드로서의 독립성은 더 중요해졌다. 협업이 많아질수록 소비자가 무엇을 AWGE의 디자인으로 기억하는지가 분명해야 한다. Puma 스니커즈나 Ray-Ban 아이웨어가 강한 인상을 남기더라도 재킷과 팬츠, 드레스가 스스로 컬렉션의 방향을 만들어야 한다.

SS27에서는 테일러링과 군사 이미지, 스트리트웨어의 혼합이 그 역할을 맡았다. 셔츠와 타이, 전술 조끼와 카고, 긴 레더 아우터와 미니, 겹쳐 입은 박서와 랩 스커트가 시즌 전체를 관통했다. 외부 브랜드의 제품이 들어와도 옷의 기본 문법은 AWGE 안에서 반복됐다.

전면 프린트가 들어간 데님 셋업이 상·하의를 하나의 그래픽으로 묶는다. 외부 액세서리와 신발이 더해져도 의류 자체의 패턴과 실루엣이 착장의 중심을 유지한다. 사진=AWG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린트 데님 셋업은 협업이 많은 런웨이에서 AWGE 의류 자체가 어떻게 존재감을 확보하는지를 보여준다. 상·하의를 같은 그래픽으로 연결하면 신발이나 안경이 들어와도 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의류가 먼저 들어온다.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는 대신 옷 자체의 표면을 강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그래픽은 AWGE가 음악과 패션 사이에서 오래 사용해 온 언어이기도 하다. 로고를 크게 붙이는 방식보다 프린트와 문구, 이미지가 옷 전체를 덮는다. SS27의 풍자적인 제목과 군사 기호 역시 이런 그래픽 문화와 연결된다.

‘ANTI WAR GLOBAL ECONOMICS’라는 제목 안에서 외부 브랜드의 상품이 다수 등장한다는 점은 컬렉션에 또 다른 층을 만든다. 전쟁과 경제를 함께 이름에 올린 쇼에서 글로벌 스포츠웨어, 아이웨어, 슈즈 브랜드의 제품이 AWGE 의류와 한 무대에 섞였다. 풍자의 언어와 실제 패션 비즈니스가 같은 장소에 공존한 셈이다.

AWGE는 이 모순을 감추지 않는다. 군사 장비를 옷으로 바꾸고, 반전의 문구를 컬렉션명으로 사용하며, 같은 런웨이에서 상업적인 협업 제품을 공개한다. 정치적 이미지와 상품의 현실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올려놓는 방식이다.

그렇다고 모든 협업이 같은 역할을 맡는 것은 아니다. Puma는 신발에서, Ray-Ban은 얼굴 주변에서, Christian Louboutin은 특정 착장의 발끝에서 AWGE 의류와 만난다. 각각의 제품이 옷 전체를 대신하기보다 서로 다른 위치를 채운다.

이 구조는 A$AP Rocky의 팬층과도 연결된다. 음악을 통해 Rocky를 접한 사람은 공연장에서 AWGE 의류를 보고, AWGE를 통해 다시 Puma와 Ray-Ban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반대로 신발이나 안경에서 시작한 소비자가 AWGE의 시즌 컬렉션으로 넘어올 수도 있다. 한 사람을 중심으로 여러 브랜드가 각기 다른 소비 접점을 갖는 구조다.

첫 편에서 아코르 아레나의 관객 구성이 중요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콘서트 티켓 구매자가 패션쇼 관객이 됐고, 그 런웨이에는 다시 의류와 신발, 아이웨어가 함께 놓였다. 공연 관객 한 명이 같은 날 음악과 패션, 여러 협업 제품을 연달아 접하게 된다.

A$AP Rocky의 활동은 여기에서 하나의 유통 창구처럼 작동한다. 앨범과 투어가 음악 소비자를 모으고, AWGE는 패션 소비를 붙이며, 외부 브랜드와의 프로젝트가 신발과 아이웨어로 범위를 넓힌다. 각각의 사업이 독립돼 있으면서도 공개 시점과 스타일링에서 계속 만난다.

패션업계에서는 유명인의 영향력을 이용한 협업이 낯설지 않다. AWGE의 차이는 협업의 중심에 자체 런웨이 브랜드가 있다는 데 있다. Rocky가 다른 회사의 캠페인에 등장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AWGE라는 별도의 패션 조직을 통해 여러 상품을 한 무대에서 다시 조합한다.

이 때문에 AWGE가 향후 어떤 성격을 더 강하게 가져갈지도 중요하다. 자체 의류의 비중을 높여 독립적인 패션 브랜드에 가까워질 수도 있고, 의류를 중심으로 음악·신발·아이웨어·영상이 결합하는 크리에이티브 플랫폼의 성격을 유지할 수도 있다. SS27은 후자의 면이 상당히 강하게 드러난 컬렉션이다.

흑백 패턴이 몸 전체를 감싸고 얼굴 주변의 액세서리까지 강한 시각적 밀도를 만든다. 의류와 헤드웨어, 아이웨어를 따로 떼기보다 하나의 전체 스타일로 구성한 AWGE SS27의 방식이 드러난다. 사진=AWG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흑백 패턴을 몸 전체로 확장한 착장에서는 AWGE가 옷과 액세서리를 구분하는 방식이 더욱 느슨해진다. 상의와 하의, 얼굴 주변의 요소가 비슷한 강도로 들어와 한 부분만 따로 떼어 보기 어렵다. 셔츠와 팬츠, 안경을 각각 별개의 상품으로 보여주기보다 하나의 이미지로 묶었다.

이는 아레나 쇼에도 적합하다. 거리가 먼 객석에서는 제품 하나의 세부보다 전체 실루엣과 패턴이 먼저 보인다. 각 브랜드의 제품을 따로 강조하기보다 AWGE 스타일 안에 섞는 편이 쇼의 흐름을 유지하기 쉽다.

하지만 협업의 수가 많아질수록 AWGE 고유의 디자인을 분명하게 남기는 일도 중요해진다. 소비자가 런웨이 이후 기억하는 것이 Puma의 신발이나 Ray-Ban의 안경에만 머문다면 자체 컬렉션의 비중은 줄어든다. 반대로 전술 조끼와 테일러링의 조합, 허리의 다층 레이어, 군악대형 재킷처럼 반복되는 AWGE의 디자인이 함께 남으면 협업 제품은 컬렉션을 넓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SS27에서는 두 방향이 동시에 나타났다. 신발과 아이웨어의 외부 협업은 상품의 범위를 넓혔고, 의류에서는 군복과 수트, 스트리트웨어를 섞은 구조가 계속 반복됐다. 외부 브랜드를 받아들이면서도 AWGE의 옷이 별도의 문법을 유지한 것이다.

A$AP Rocky에게도 이 구조는 음악 활동과 패션 사업을 따로 키우는 방식보다 효율적인 접점을 만든다. 공연을 위해 확보한 아레나는 패션쇼 장소가 되고, 런웨이는 AWGE뿐 아니라 여러 협업 제품을 공개하는 무대가 된다. Ray-Ban에서 맡은 역할과 Puma 프로젝트도 다시 AWGE의 스타일링 안으로 들어온다.

AWGE SS27에서 ‘GLOBAL ECONOMICS’라는 이름이 유독 눈에 들어오는 이유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군사 이미지를 풍자적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현실의 글로벌 패션 산업에서는 여러 회사와 제품이 한 무대에 연결됐다. 제목이 말하는 경제를 별도의 설명으로 풀기보다 컬렉션 자체가 복수의 브랜드와 상품을 통해 보여준 셈이다.

AWGE는 이제 음악가의 머천다이즈와 정식 패션 컬렉션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단계와는 거리가 생겼다. 파리에서 세 시즌째 런웨이를 열고 남녀 의류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신발과 아이웨어, 외부 브랜드와의 협업까지 한 무대에 배치했다.

다만 AWGE의 다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협업의 숫자가 아니라 자체 옷이 얼마나 분명한 언어를 갖느냐에 달려 있다. SS27에서는 타이와 전술 조끼, 수트와 카고, 랩 스커트와 박서, 군악대형 재킷이 반복되며 그 기반을 만들었다. Puma와 Ray-Ban 등 외부 제품은 그 위에 올라왔다.

파리 아코르 아레나에서 드러난 AWGE의 확장은 의류 카테고리를 늘리는 수준을 넘어섰다. 콘서트와 런웨이를 같은 날 운영하고, 자체 컬렉션과 외부 브랜드의 신발·아이웨어를 한 스타일 안에 섞었다. A$AP Rocky의 음악과 패션, 디자인 활동이 서로 다른 사업으로 떨어져 있기보다 하나의 무대에서 반복해서 교차하는 구조다.

AWGE SS27의 마지막 인상도 여기에서 남는다. 하나의 패션 브랜드가 모든 상품을 직접 만드는 방식보다 AWGE의 옷을 중심에 두고 다른 제품과 콘텐츠가 계속 들어오는 방식이다. 자체 디자인이 중심을 잃지 않는 한, AWGE의 확장은 의류 브랜드를 넘어 음악·패션·디자인이 만나는 사업 구조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