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문화산업⑥] 애기봉 관광의 다음 선택…지역문화·상권으로 이어지는 소비 구조

이기형 시장, 카페 계약 종료 이후 운영방향 시민 숙의 방침 지역 차·상품 활용 가능성 언급…입장료 일부 지역화폐 연계도 검토

2026-10-14     박준식 기자
/사진=애기봉 인스타그램.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애기봉평화생태공원을 찾은 관광객의 소비를 김포 지역문화와 상권으로 연결하는 방안이 민선 9기 문화·관광정책의 또 다른 축으로 떠올랐다. 이기형 김포시장은 애기봉 내 카페 운영을 단순한 입점시설 문제가 아니라 장소의 역사성과 지역문화, 관광소비가 맞닿아 있는 사안으로 보고 계약 종료 이후 운영방향을 시민과 함께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기봉은 김포 관광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공간이다. 한강하구와 접경지역을 바라보는 지리적 특성과 역사성이 결합돼 있고 외부 관광객을 김포로 끌어들이는 역할도 한다. 민선 9기가 한강하구의 역사와 전설을 문화콘텐츠로 발굴하고 애기봉·문수산 등을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하려는 상황에서 애기봉 안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소비하도록 할 것인지도 문화산업 정책과 맞닿게 됐다.

이기형 시장은 지방정부가 전혀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기보다 지역 안에 숨어 있는 고유한 가치를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시장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애기봉 내 스타벅스를 두고 ‘유치’와 ‘입점’을 구분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애기봉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할 때 특정 글로벌 프랜차이즈가 이 공간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적합한지는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현재 체결된 민간 계약을 임의로 변경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계약관계가 유지되는 동안 기존 운영을 존중하고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애기봉의 성격에 맞는 운영방식을 다시 판단하겠다는 설명이다. 이후 운영방향은 시장이나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정하기보다 시민 의견을 듣고 숙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역에서 생산하고 가공한 차를 관광객에게 선보이는 방안도 예로 들었다. 외국인 관광객까지 찾는 애기봉에서 김포와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을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방식과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유지하는 방식 사이에는 서로 다른 관광정책의 선택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관광객까지 찾는 애기봉에서 김포와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을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방식과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유지하는 방식 사이에는 서로 다른 관광정책의 선택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사진=위키백과, 애기봉에 위치한 스타벅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애기봉 안에서 판매되는 음료 하나만 놓고 볼 사안은 아니다. 관광객이 김포의 대표 관광지에서 무엇을 먹고 마시며 어떤 상품을 접하는지는 장소에 대한 기억과 연결된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과 가공품, 공예품, 문화상품을 관광공간 안에서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지도 관광수요를 지역경제로 연결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애기봉 방문객이 늘어도 소비가 관광지 안에서 끝나면 주변 상권으로 돌아가는 경제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민선 9기가 입장료와 지역화폐를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 시장은 애기봉 입장료의 일정 부분을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폐 형태로 돌려 관광객이 주변 상권에서 소비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장료 일부가 지역화폐로 환원되면 관광객의 이동경로도 달라질 수 있다. 애기봉 관람을 마친 방문객이 음식점이나 카페, 전통시장, 지역상품 판매점 등 다른 소비공간으로 이동할 유인이 생긴다. 관광지 방문객 수가 주변 상권 매출과 분리되는 구조를 줄이는 방식이다.

김포의 역사와 장소성을 담은 상품인지, 여행자가 들고 가기 편한지, 가격과 디자인이 관광객의 선택을 받을 수준인지가 함께 작용한다. /사진=애기봉 인스타그램.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앞서 김포시가 추진하는 체류형 관광과도 연결된다. 애기봉에서 관광이 끝나는 대신 문수산과 국제조각공원, 한강하구 주변 관광지, 농촌체험 공간 등을 이동하고 지역에서 식사하거나 숙박하는 일정으로 이어질 경우 관광객 한 명이 김포에 머무는 시간과 소비 범위도 넓어진다.

지역화폐가 관광동선 안에서 사용되려면 사용처도 충분해야 한다. 애기봉 인근과 북부권 관광지 주변에서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음식점과 체험시설, 지역상품 판매처가 확보돼야 한다. 관광객이 받은 혜택을 사용하기 위해 다시 도심으로 이동해야 한다면 주변 지역으로 소비를 확산시키려는 정책 효과도 제한될 수 있다.

지역상품의 경쟁력도 함께 높여야 한다. 관광지에서 지역상품을 판매한다는 사실만으로 구매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김포의 역사와 장소성을 담은 상품인지, 여행자가 들고 가기 편한지, 가격과 디자인이 관광객의 선택을 받을 수준인지가 함께 작용한다.

애기봉에서 발생하는 관광수요를 지역에 남기려면 민간 사업자와 지역 상인, 문화기획자 사이의 역할도 필요하다.  /사진=위키백과.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애기봉의 역사성과 한강하구 이야기를 활용한 문화상품도 같은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지역의 역사와 자연을 소재로 한 출판·영상·디자인 상품,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등이 만들어지면 관광객의 소비 대상은 식음료를 넘어 문화콘텐츠로 넓어진다. 한강하구의 이야기를 ‘채굴’하고 상품화하겠다는 이 시장의 문화산업 구상도 이런 과정에서 실제 형태를 갖출 수 있다.

애기봉에서 발생하는 관광수요를 지역에 남기려면 민간 사업자와 지역 상인, 문화기획자 사이의 역할도 필요하다. 행정이 관광객을 유치하고 공간을 정비하는 것만으로는 지속적인 상품과 콘텐츠를 만들기 어렵다. 지역 사업자가 관광수요를 활용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참여구조가 뒤따라야 한다.

시민 숙의 방침은 애기봉의 상징성을 고려한 결정 방식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특정 브랜드의 유지 여부만 놓고 찬반을 가르는 방식보다 애기봉이라는 공공 관광공간에 어떤 콘텐츠가 필요한지, 지역경제와 문화적 정체성을 어떻게 함께 반영할지 논의하는 과정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이기형 김포시장은 민선 9기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학병원과 소아진료, 예방접종, 노인·출산·돌봄 정책을 주요 의료·복지 분야로 제시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방문객이 원하는 편의성과 지역문화의 정체성 사이의 균형도 중요하다. 대중적으로 익숙한 브랜드는 접근성과 소비 편의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고 지역상품은 김포만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계약 종료 이후 운영방향을 정할 때 이용객 수요와 지역경제 효과, 장소의 성격을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하는 이유다.

애기봉은 민선 9기 문화산업 구상에서 관광객을 실제 김포로 끌어오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강하구의 역사와 전설을 콘텐츠로 만드는 작업이 방문 이유를 만드는 단계라면 애기봉에서 발생한 관광수요를 지역 상권과 상품으로 돌리는 정책은 문화자산을 경제활동으로 연결하는 단계에 해당한다.

관광객이 애기봉을 방문하고 돌아가는 데서 끝나지 않고 김포의 음식과 상품을 소비하고 다른 관광지까지 이동하는 흐름이 만들어질 경우 애기봉의 역할도 달라진다. 하나의 명소에서 김포 전체 관광동선의 출발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민선 9기가 검토하는 입장료와 지역화폐 연계, 지역상품 활용, 체류형 관광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사진=이기형 김포시장 취임100일 기자간담회,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민선 9기가 검토하는 입장료와 지역화폐 연계, 지역상품 활용, 체류형 관광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 머물지 않고 김포를 방문한 사람이 지역에서 시간과 비용을 더 쓰도록 만드는 구조다.

애기봉의 다음 운영방향은 계약 종료 이후 시민 숙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글로벌 브랜드를 유지할지, 지역문화와 상품을 전면에 내세울지에 앞서 애기봉에서 발생한 방문과 소비가 김포 안에서 얼마나 넓게 순환할 수 있는지가 민선 9기 문화관광 정책의 실질적인 성과를 가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