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9기 김포 100일⑦] 추청벼 떠나는 김포금쌀…‘한가득’ 2027년 500㏊ 확대
본지, 민선9기 농업정책·쌀 품종 전환 질의 2028년 추청벼 정부보급종 중단…기후변화·고령화·체험농업 제도 정비 함께 부상
[KtN 임우경기자] 김포금쌀의 주력 품종이던 추청벼가 2028년 정부보급종 공급 중단을 앞두면서 김포 농업이 품종 전환에 들어갔다. 김포시는 지역특화 신품종 '한가득' 재배면적을 2027년 500㏊까지 늘릴 계획이다. 장기간 재배해온 품종을 바꾸는 일은 종자 공급에 그치지 않고 농가의 재배 적응과 생산량, 미질, 소비자의 선택까지 이어지는 만큼 김포 쌀 농업의 변화가 본격화되는 시기다.
본지는 지난 6일 민선9기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기형 김포시장에게 농업정책의 핵심과 김포금쌀 품종 전환 계획을 물었다. 교통과 산업, 민생경제, 의료·복지, 인프라가 100일 주요 정책으로 제시된 가운데 김포의 넓은 농지와 쌀 생산을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지를 짚은 질의였다.
이 시장은 답변에서 농업정책을 쌀 품종 하나로 한정하지 않았다. 고령화된 농촌의 농지 이용 문제와 체험농업, 생산비 부담, 품종 다변화, 기후변화에 따른 미질과 수율 변화까지 함께 언급했다. 도시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는 김포에서 농업을 유지하려면 생산 방식과 제도, 품종을 동시에 손봐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김포금쌀 품종 전환은 이미 시작됐다. 김포시는 2020년부터 농촌진흥청과 지역에 맞는 벼 품종 개발을 진행했고 2022년 '한가득'을 개발했다. 50년 이상 재배된 추청벼가 이상고온 환경에서 품종 특성이 약해지고 2028년부터 정부보급종 공급도 중단될 예정이어서 이를 대체할 지역 적응 품종을 마련한 것이다.
올해 9월에는 고촌읍 태리에서 '한가득' 첫 수확도 이뤄졌다. 김포시는 2027년 재배면적을 500㏊로 늘리기 위해 400㏊에 공급할 보급종 20톤을 확보하는 한편, 지역 농가가 사용할 자율교환종자 생산기반도 넓히고 있다. 채종포 10㏊에서 2027년 100㏊ 재배가 가능한 종자 5톤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장도 기자간담회에서 2027년부터 신품종 보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농업기술센터에서 관련 계획을 보고받았다며 앞으로 3년 안에 김포의 상당한 경작면적에 신품종이 보급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품종 전환 배경에는 기후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수확기 이상고온이 이어지면 쌀의 미질과 수율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오랫동안 재배한 품종이 달라진 기후환경에 예전과 같은 특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김포시도 '한가득'을 개발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온난화와 이상고온에 대한 적응을 들고 있다.
이 시장은 간담회에서 기존 품종의 미질과 수율 저하를 직접 언급했다. 벼를 수확해 건조·도정한 뒤 얻는 쌀의 비율이 떨어지면 농가 소득과 생산량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후에 맞는 품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정부 농정도 기후변화와 농촌 고령화, 인력 감소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올해 '농업·농촌 인공지능 대전환 전략'을 내놓고 생산성 향상과 유통구조 개선, 농촌 생활여건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노지 농업에도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생육·재배환경 관리 기술을 적용해 이상기후와 노동력 부족에 대응한다는 방향이다.
김포 농업의 현실은 첨단기술 도입보다 먼저 풀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이 시장은 전국적인 농지 조사와 관련해 농업인들이 우려하는 현실을 언급했다. 고령화로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워진 농지 소유자가 늘었고 자녀나 형제·자매가 농업을 이어받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농지를 빌려주는 방식도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농지의 소유와 실제 경작자가 다른 현실을 법과 행정이 어떻게 다룰지도 농촌 현장에서는 중요한 문제다. 고령 농업인이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워졌다고 해서 농지를 그대로 방치할 수도 없다. 농업을 계속할 사람에게 토지가 안정적으로 연결돼야 경작면적과 생산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
체험농업도 김포 농촌의 또 다른 축으로 언급됐다. 이 시장은 취임 뒤 경기투어패스 운영을 살피는 과정에서 김포의 농촌체험 관광이 예상보다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농업 생산에 관광과 체험을 결합해 농가의 소득원을 넓힐 수 있는 분야다.
농지법과 체험농업 시설 사이의 충돌도 짚었다. 농촌 활성화를 위해 체험농장을 장려하고 관련 시설에 사업비를 지원해왔지만 일부 시설은 농지 관련 규정과 맞지 않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농촌관광을 확대하는 정책과 농지를 보전하는 제도가 현장에서 서로 부딪히는 구조다.
이 시장은 농지 조사 이후 농촌 현실을 반영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순히 위반 시설을 가려내 처분하는 방식보다 실제 농지 이용과 체험농업 운영 실태를 파악해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청년농과 새로운 농업소득원을 찾는 농가에는 체험농업과 농촌관광이 지역에 머물 수 있는 수입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전통적인 쌀과 과수 농가에는 생산비 부담이 더 직접적이다. 농산물 가격을 지방정부가 임의로 정하기 어려운 만큼 비료와 자재, 농기계, 유통 등 생산 과정의 비용을 낮추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이 시장의 답변이었다. 쌀뿐 아니라 과수 등 작목별 품종 다변화도 함께 언급했다.
김포는 한강2 콤팩트시티와 여러 도시개발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도시다. 주택과 도로, 산업시설이 늘어나는 과정에서도 북부권을 중심으로 농지와 농촌이 상당 부분 남아 있다. 도시화와 농업을 서로 다른 정책으로 떼어놓기 어려운 이유다.
농지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농업이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농사를 지을 사람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생산비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하고, 기후에 맞는 품종이 공급돼야 하며, 쌀 판매 외에 체험과 관광 등 새로운 소득원도 필요해진다. 농지 이용제도까지 농촌의 인구 변화에 맞춰 움직여야 경작이 이어질 수 있다.
'한가득' 확대는 이런 변화 가운데 가장 먼저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정책이다. 2027년 재배면적 500㏊라는 목표가 정해졌고 종자 공급을 위한 채종포도 운영되고 있다. 2028년 추청벼 정부보급종 공급이 중단되기 전에 농가가 새 품종의 재배 특성과 생산성을 익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앞으로 1~2년이 품종 전환에서 중요한 시기가 된다.
새 품종이 자리 잡으려면 생산량만큼 김포금쌀의 품질과 소비자 반응도 중요하다. 오랫동안 추청 품종에 익숙했던 농가와 소비자가 '한가득'의 밥맛과 품질을 받아들이고, 지역 농협과 유통망이 새로운 품종을 안정적으로 취급해야 김포금쌀의 브랜드도 이어질 수 있다.
민선9기 출범 100일 발표에서 농업은 교통이나 산업처럼 별도의 핵심 약속으로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본지 질의를 통해 나온 답변에서는 김포 농촌이 마주한 문제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농지 이용과 고령화, 체험농업 규제, 생산비, 기후변화와 품종 전환이 서로 떨어진 현안이 아니라 한 농촌 안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2027년에는 '한가득' 재배면적 500㏊ 확대가 예정돼 있다. 2028년에는 추청벼 정부보급종 공급이 끝난다. 김포 농업의 변화는 이 두 시점을 사이에 두고 농가의 재배 전환과 종자 공급, 생산비 지원, 농촌체험 제도 정비가 함께 진행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