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휘영 “‘암살자(들)’ 평가는 관객 몫”…국감서 창작 자유 강조
최휘영 “‘암살자(들)’ 평가는 관객 몫…창작 상상력 제약 없어야” 국감서 역사 왜곡 논란 질의에 “정부가 판단할 문제 아냐”…유해진 자택 앞 집회에는 창작자 보호 강조
[KtN 신미희기자]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창작의 자유를 강조하며 작품에 대한 평가는 관객에게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장관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역사적 사건을 영화화하는 데 창작의 자유를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느냐는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상상력과 창작에는 제약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영화의 역사 왜곡 여부에 대해서는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국민과 관객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 “명예훼손이라면 사법 절차”…정부의 작품 평가에는 선 그어
'암살자(들)'은 1974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배후를 추적하는 영화다. 극 중 인물들이 당시 권력기관이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하나의 가설로 제기하면서 개봉 이후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졌다.
윤 의원은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을 권력 내부의 기획 가능성과 연결한 영화적 설정을 국민 정서상 상상력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최 장관은 작품 내용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판단에는 선을 그었다. 명예훼손 피해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사법 절차를 통해 다툴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묻자 최 장관은 문화정책을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감상평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윤석열차'와 '암살자(들)' 모두 창작과 표현의 자유에 진영 논리가 적용돼서는 안 된다는 질의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유해진 자택 앞까지 간 항의 집회…최휘영 “창작물 해치는 행위 대응해야”
영화를 둘러싼 논란은 작품 비판을 넘어 배우와 제작진을 향한 집회로 확대됐다.
일부 보수단체는 지난 4일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어 영화 상영 중단과 제작진·배우의 사과를 요구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약 50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도 앞서 영화 상영 중단을 요구하며 역사 왜곡과 명예훼손 가능성을 주장했다.
최 장관은 앞서 관계 당국에 영화 관계자와 배우의 안전 조치, 거주지 앞 위협·협박 등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요청한 바 있다.
국감에서도 관련 SNS 글이 거론되자 “창작물에 해를 가하는 행위에 대해 문체부 장관이 나서지 않으면 누가 나서겠나”라고 답했다.
◇ 역사 논쟁 속 흥행은 계속…누적 223만명 돌파
정치권과 영화계의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암살자(들)'의 흥행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영화는 지난달 23일 개봉한 뒤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개봉 나흘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두 번째 주말에도 41만여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으며 누적 관객은 223만명을 넘어섰다.
논란이 관객의 선택을 막지는 않은 셈이다. 역사적 사건을 영화가 어디까지 재구성할 수 있는지, 실제 인물과 사건을 다룬 창작물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도 흥행과 함께 이어지고 있다.
◇ 정치권으로 번진 영화 논쟁…창작의 자유와 역사 해석 충돌
'암살자(들)' 논란은 최근 문화 콘텐츠가 정치·사회적 갈등과 직접 맞닿는 흐름을 다시 보여줬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늘면서 창작자의 상상력과 역사적 사실 사이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도 반복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작품 비판이 출연 배우의 거주지 앞 집회와 행사 취소로까지 이어지면서 표현의 자유뿐 아니라 창작자와 배우의 안전 문제까지 쟁점으로 확장됐다.
최휘영 장관은 국감에서 작품의 역사적 평가에는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창작의 자유와 관계자 보호에는 명확한 입장을 냈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관객과 사법적 절차에 맡기고, 정부는 창작과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는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암살자(들)'은 극장에서는 200만 관객을 넘어 흥행을 이어가고 있고, 국회에서는 역사 해석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섰다. 작품의 평가는 관객에게 남았지만, 실제 역사와 영화적 상상력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