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 마요 Level 50②] 라마 마요, '트래셔' 표지와 워홀·쇠라의 명작 다시 그리다

1997년 키스 허프나겔의 스케이트보드 잡지 표지를 추모 회화로 재구성…우정과 거리문화의 기록 앤디 워홀의 'Double Elvis'와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차용…영화·미술사·대중문화 이미지 결합

2026-10-15     임민정 기자

[KtN 임민정기자]1997년 10월 미국 스케이트보드 전문지 '트래셔(Thrasher)'의 표지에는 허공으로 뛰어오른 키스 허프나겔(Keith Hufnagel)이 등장했다. 흰색 상의를 입고 무릎을 구부린 채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모습이다. 하늘색 바탕에는 자주색 제호가 크게 들어갔고, 표지 아래쪽에는 당시 잡지가 다룬 기사 제목들이 배치됐다. 스케이트보드 문화가 음악과 패션, 청년문화로 영향력을 넓히던 시기의 기록이다.

29년이 지난 2026년, 미국의 문화 기획자이자 작가 라마 마요(Rama Mayo)는 오래된 잡지 표지를 다시 그렸다. 작품 제목은 'HUF Forever'. 2020년 세상을 떠난 친구이자 스케이트보더,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HUF의 창립자인 허프나겔을 기리는 회화다. 마요는 당시의 제호와 인물, 표지 구성을 활용하면서 사적인 추억이 담긴 이미지를 미술 작품으로 옮겼다.

뉴욕주 허드슨의 갤러리 조이(Galerie Zoë)에서 열리고 있는 'Level 50'에는 마요가 대중문화와 미술사에서 가져온 이미지를 다시 구성한 회화들이 전시됐다. 스케이트보드 잡지에서 출발한 'HUF Forever', 앤디 워홀(Andy Warhol)의 'Double Elvis'를 참고한 'Double Three Liters', 영화 '페리스의 해방(Ferris Bueller's Day Off)'과 조르주 쇠라(Georges Seurat)의 회화를 결합한 'Cameron Enjoys a Sunday on La Grande Jatte'가 대표적이다.

세 작품은 출발점이 다르다. 스케이트보드 잡지는 특정 인물과 시대의 기록을 담고 있고, 워홀의 회화는 영화배우의 이미지를 반복해 대중매체의 속성을 다뤘다. 쇠라의 작품은 19세기 프랑스의 일상을 그린 회화다. 마요는 서로 다른 시기에 제작된 이미지를 활용하면서 기존 작품과 자신의 문화적 경험을 연결했다.

라마 마요의 'HUF Forever'. 1997년 10월 미국 스케이트보드 잡지 '트래셔' 표지에 등장했던 키스 허프나겔의 스케이트보드 장면을 다시 구성했다. 하늘색 바탕과 자주색 제호, 공중에 떠 있는 인물의 자세가 특징이다. 사진=Jesse Meeker·Zach Neven, 작가 제공

'HUF Forever'에는 밝은 하늘색 바탕 위로 흰색 상의를 입은 스케이트보더가 떠 있다. 두 무릎을 구부린 자세와 발아래의 스케이트보드, 크게 벌어진 양팔이 공중 동작의 특징을 드러낸다. 인물 뒤에는 자주색 'THRASHER' 제호가 놓였고, 아래에는 작은 글자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됐다.

원본은 1997년 10월호 '트래셔' 표지다. 당시 허프나겔의 올리(ollie) 동작을 촬영한 사진가는 모프(Morf)였다. 올리는 스케이트보드를 발에 붙인 상태로 장애물이나 지면 위로 뛰어오르는 기본 기술이다. 거리의 계단과 난간, 턱 등 도시의 구조물을 활용하는 스케이트보드에서 중요한 동작으로 사용된다.

마요는 오래된 표지의 배경색과 인물의 위치, 제호를 유지하면서 잡지의 인쇄 이미지를 회화로 재구성했다. 표지 사진이 운동선수의 순간적인 움직임을 기록했다면, 회화에서는 인물의 자세와 색상, 제호의 형태가 보다 단순하게 정리됐다.

하늘색 배경은 넓은 여백을 만들고, 공중에 떠 있는 인물은 작품 위쪽에 배치됐다. 아래쪽에 자리한 작은 글자들은 인물의 움직임과 구별되는 평면적인 요소다. 강한 자주색 제호와 흰색 상의가 대비를 이루면서 원래의 잡지 표지에서 가져온 특징이 남아 있다.

잡지는 일정한 시기에 제작돼 판매되는 인쇄물이다. 표지 사진은 발행 당시의 운동선수와 유행, 기술, 문화적 관심을 기록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표지에 실린 인물과 광고, 기사 제목도 시대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마요가 선택한 1997년 10월호는 키스 허프나겔이 프로 스케이트보더로 활동하던 시기의 기록이다. 허프나겔은 뉴욕에서 스케이트보드를 시작했고, 이후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미국의 도시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성장했으며, 스케이트보드 실력뿐 아니라 의류와 신발 사업에서도 영향력을 확보했다.

2002년 샌프란시스코에 문을 연 HUF는 스케이트보드와 거리문화에 뿌리를 둔 브랜드였다. 허프나겔은 스케이트보더들을 위한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등을 선보이면서 브랜드를 발전시켰다. HUF는 이후 세계 여러 나라에 소개되며 스케이트보드 전문 브랜드에서 스트리트웨어 시장의 주요 브랜드로 성장했다.

허프나겔은 2020년 9월 24일 46세로 세상을 떠났다. 'HUF Forever'는 이미 세상을 떠난 친구를 기억하기 위해 제작한 회화다. 마요는 허프나겔의 초상사진을 새롭게 그리는 대신 1997년의 스케이트보드 잡지 표지를 선택했다.

잡지 표지에는 허프나겔의 얼굴보다 뛰어오르는 자세와 스케이트보드가 크게 드러난다. 스케이트보더로서 활동하던 시기의 움직임을 통해 인물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허프나겔이 창립한 브랜드의 이름과 'Forever'라는 단어가 결합한 제목도 생전의 활동과 추모의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스케이트보드 문화에서 잡지와 사진은 중요한 기록 매체였다. 1990년대에는 온라인 영상이 일반화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과 유명 스케이트보더의 활동을 전문 잡지에서 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장의 사진은 기술의 난도와 운동선수의 개성을 전달하는 동시에 당시 스케이트보드 문화가 사용하던 시각적 언어를 형성했다.

'트래셔'는 1981년 창간 이후 스케이트보드 기술과 경기, 음악, 거리문화를 함께 다뤄왔다. 잡지의 제호와 표지 디자인은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마요의 'HUF Forever'에서는 잡지의 형식 자체가 추모 회화의 일부가 됐다.

마요가 다룬 또 다른 대중문화 이미지는 앤디 워홀의 작품에서 출발한다.

1963년 워홀은 미국의 가수이자 배우인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를 두 번 겹쳐 표현한 'Double Elvis'를 제작했다. 원래의 이미지는 프레슬리가 출연한 1960년 서부영화 '플레이밍 스타(Flaming Star)'의 홍보사진에서 가져왔다.

워홀은 총을 겨누는 프레슬리의 모습을 실크스크린으로 반복 인쇄했다. 같은 인물의 형상을 조금씩 겹치게 배치하고, 은색 바탕 위에 검은색 이미지를 사용했다. 영화의 한순간을 기록한 홍보사진이 반복과 중첩을 통해 새로운 회화로 바뀌었다.

워홀의 'Double Elvis'에서는 같은 인물이 두 번 나타나지만 각 형상의 위치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겹친 인물의 윤곽은 움직임이 연속되는 듯한 효과를 만든다. 하나의 사진을 복제하면서도 겹치는 정도와 배치에 따라 서로 다른 시각적 결과를 얻는 방식이다.

영화배우와 대중가수의 이미지를 미술 작품으로 활용한 워홀은 1960년대 미국 팝아트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마릴린 먼로와 엘리자베스 테일러, 엘비스 프레슬리 등 대중매체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들이 회화의 소재가 됐다.

실크스크린은 같은 이미지를 여러 번 인쇄할 수 있는 제작 방식이다. 워홀은 대량생산과 복제가 일상화된 소비사회에서 널리 유통되는 이미지들을 작품으로 옮겼다. 유명인의 얼굴과 상품 포장, 신문사진 등을 반복하면서 상업적 이미지와 미술 작품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했다.

'Level 50'에 전시된 인물 회화. 왼쪽으로 총기 형태의 물체를 겨누는 인물과 뒤쪽의 또 다른 인물을 겹쳐 배치했다. 검은 의상과 붉은색 하의, 옅은 배경이 대비를 이룬다. 사진=Jesse Meeker·Zach Neven, 작가 제공

왼쪽을 향해 팔을 뻗은 인물은 검은색 상의와 붉은색 하의를 입고 있다. 손에는 총기 형태의 물체가 들려 있으며, 뒤쪽에는 어두운 옷을 입은 다른 인물이 서 있다. 두 인물의 머리 부분에는 둥근 형태의 그래픽이 결합돼 있고, 배경은 밝은 회색과 갈색 계열로 나뉜다.

인물의 몸과 물체가 한 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어 왼쪽으로 시선이 이동한다. 뒤쪽 인물은 앞선 인물의 어깨와 몸통에 일부 가려져 있다. 두 인물의 자세와 크기 차이, 겹치는 부분이 작품의 구성에 영향을 준다.

마요의 'Double Three Liters'는 워홀의 'Double Elvis'를 참고한 작품이다. 워홀의 회화가 대중가수의 영화 홍보사진에서 출발했다면 마요는 기존의 유명한 회화 구성을 다시 인용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워홀은 한 인물의 사진을 반복해 겹쳤고, 마요는 자신이 선택한 이미지를 통해 이중 인물의 구성을 다시 다뤘다. 원작의 인물과 복제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익숙한 미술사적 형식을 다른 대중문화 이미지와 연결했다.

'Double Elvis'의 출발점이 영화 홍보사진이었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프레슬리의 이미지는 처음에는 영화를 알리기 위해 제작됐고, 워홀의 회화를 거쳐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됐다. 수십 년 뒤에는 다시 다른 작가가 인용할 수 있는 미술사의 자료가 됐다.

마요의 작업에서는 대중문화 이미지가 미술 작품으로 바뀌고, 다시 다른 작품의 출발점이 되는 과정이 이어진다. 한 시대의 대중매체에서 소비된 이미지가 다음 시대에는 미술사의 일부로 활용되는 것이다.

워홀의 회화를 참고했다는 사실만으로 두 작품의 제작 방식이나 의미가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원작의 반복과 인쇄 기법, 인물을 겹치는 구조를 먼저 살펴보고 마요가 바꾼 인물과 색상, 배치의 차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마요는 미술사에 남은 회화의 형식을 활용하면서 자신의 작품에 다른 이미지와 제목을 결합했다. 기존 작품이 알려진 방식과 새롭게 선택한 소재 사이의 차이가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가 됐다.

미술사를 대중문화와 결합한 방식은 'Cameron Enjoys a Sunday on La Grande Jatte'에서도 나타난다.

1884년부터 1886년까지 제작된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A Sunday on La Grande Jatte)'는 프랑스 신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파리 근교 센강의 섬에서 휴일을 보내는 사람들을 그린 대형 회화로, 현재 미국 시카고 미술관(The Art Institute of Chicago)이 소장하고 있다.

쇠라는 나무와 잔디, 강변에 선 사람들의 모습을 정교하게 배치했다. 양산을 쓴 여성과 산책하는 인물, 앉아서 쉬는 사람들이 각기 다른 자세로 놓여 있다. 가까운 거리에서는 작은 색점과 붓질의 흔적이 드러나고, 멀리서 보면 점들이 어우러져 인물과 풍경의 색상과 형태를 만든다.

쇠라가 발전시킨 점묘 기법(pointillism)은 색채 이론과 광학적 혼합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팔레트에서 물감을 미리 섞는 대신 서로 다른 색을 작은 점으로 나란히 놓아 관람자의 눈에서 색이 어우러지도록 했다.

작품에는 19세기 파리의 여가문화가 담겼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휴일을 맞아 강변에서 쉬거나 산책하는 모습이다. 인물들은 한 장소에 모여 있지만 시선과 자세는 저마다 다르다. 쇠라는 인물의 위치와 그림자, 색상의 대비를 세밀하게 조정해 전체 구성을 완성했다.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는 100여 년 뒤 미국 영화에도 등장했다.

1986년 개봉한 존 휴스(John Hughes) 감독의 영화 '페리스의 해방'에서는 주인공 페리스와 친구들이 시카고 미술관을 방문한다. 카메론(Cameron)은 쇠라의 그림 앞에 서서 작품 속 어린 소녀를 바라본다. 인물의 얼굴과 색점이 가까운 거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연출이 사용됐다.

영화에서 미술관은 주인공들이 학교를 빠지고 시카고에서 하루를 보내는 도중 방문하는 장소다. 쇠라의 작품은 영화 속 인물의 행동과 감정이 표현되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배경으로 한 이미지. 붉은색 등번호 9 유니폼을 입은 인물이 대형 회화 앞에 서 있으며, 흰 벽과 전시실이 양옆으로 이어진다. 사진=Jesse Meeker·Zach Neven, 작가 제공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인물의 뒷모습이 작품 중앙에 놓여 있다. 등에는 흰색 숫자 9가 크게 새겨져 있다. 인물 앞에는 나무와 강변, 산책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대형 회화가 걸려 있고, 흰색 벽을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다른 전시 공간이 이어진다.

붉은 상의는 녹색과 파란색을 중심으로 한 그림과 강한 색상 대비를 만든다. 관람자의 시선은 인물의 뒷모습을 거쳐 앞쪽에 걸린 회화로 이동한다. 인물과 그림 사이의 거리가 유지되면서 미술관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상황이 구성된다.

영화에서 카메론이 입었던 붉은색 하키 유니폼은 인물을 구별하는 의상이다. 쇠라의 그림 앞에 선 카메론의 모습은 영화의 대표적인 미술관 장면으로 알려져 있다.

마요의 'Cameron Enjoys a Sunday on La Grande Jatte'는 쇠라의 회화와 영화 속 카메론을 하나의 작품으로 연결했다. 19세기 프랑스 회화와 1980년대 미국 청춘영화가 같은 구도 안에 놓인 것이다.

쇠라는 휴일을 보내는 사람들을 그렸고, 영화에서는 학교를 빠지고 하루를 보내는 청소년들이 해당 작품을 바라본다. 원작에서 그려진 여가의 풍경은 영화 속 인물들이 실제로 보내는 휴일과 연결된다.

마요는 쇠라의 그림만을 인용하지 않고 영화를 거쳐 대중문화에 남은 이미지를 활용했다. 19세기의 회화가 1986년 영화의 한 부분이 됐고, 다시 2026년 새로운 미술 작품에 등장한 것이다.

이미지가 사용된 목적은 시대마다 달랐다. 쇠라의 작품은 당대 파리의 일상을 소재로 한 회화였고, 영화에서는 인물의 심리와 휴일의 경험을 표현하는 배경이 됐다. 마요의 작업에서는 미술사와 영화에 대한 기억을 연결하는 소재로 활용됐다.

같은 회화가 전혀 다른 시대의 작품에 등장하면서 의미와 역할이 달라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원작에 대한 지식이 있는 관람자는 쇠라의 풍경을 알아볼 수 있고, 영화를 기억하는 관람자는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카메론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이러한 인용은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의 경험에 따라서도 다른 반응을 만든다. 스케이트보드 잡지와 영화, 워홀과 쇠라의 회화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따라 작품에서 먼저 발견하는 요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마요는 오래된 이미지를 그대로 보존하기보다 자신의 문화적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구성했다. 허프나겔의 잡지 표지는 친구를 추모하는 작품이 됐고, 워홀의 회화는 다른 이미지를 결합하는 데 활용됐다. 쇠라의 작품은 영화를 통해 대중문화에 남은 기억과 연결됐다.

세 작업에는 이미 널리 알려진 이미지를 다시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미술에서는 이를 차용(appropriation)이라고 부른다. 기존의 작품이나 사진, 광고, 인쇄물에서 이미지를 가져와 다른 맥락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차용은 원본 이미지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원래의 이미지가 갖고 있던 의미와 새로운 작품에서의 사용 목적이 함께 고려된다. 유명한 회화의 구도를 가져오거나 광고사진을 반복하는 행위는 이미지가 제작되고 소비되는 방식까지 작품의 일부로 만든다.

워홀의 팝아트는 차용과 복제를 현대미술의 중요한 표현 방식으로 발전시켰다. 신문과 영화, 광고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을 실크스크린으로 옮기면서 미술 작품의 독창성과 대량생산된 이미지 사이의 관계를 다뤘다.

마요의 작업은 워홀과 같은 이미지 생산 방식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개인적으로 관계를 맺어온 문화의 기록을 재구성한다. 특정 스케이트보더를 기억하는 잡지 표지와 어린 시절 또는 청년기에 접했을 법한 영화, 미술사의 작품이 회화의 소재로 사용됐다.

'Level 50'에는 회화와 함께 오래된 피규어와 장난감, 게임 카트리지 형태의 물건을 활용한 작업도 포함됐다. 이미 제작된 물건을 선택하고 다시 배열하는 방식은 인쇄물과 영화 이미지를 회화에 활용한 작업과도 연결된다.

장난감은 제품의 형태를 유지한 채 다른 구성에 놓이고, 잡지 표지는 회화로 다시 만들어진다. 영화의 한 부분은 미술사적 이미지와 결합한다. 마요가 다루는 소재들은 각각의 제작 시기와 사용 목적을 갖고 있으며, 작품에서는 새로운 관계 속에 놓인다.

이러한 작업은 마요가 오랫동안 활동해 온 문화 분야와도 관련된다. 16세에 독립 음반사 빅 휠 레크리에이션(Big Wheel Recreation)을 설립한 이후 음악과 패션, 미술, 스케이트보드 문화에서 여러 창작자와 교류했다. 문화행사와 전시를 기획하면서 다른 작가들의 작업을 소개해 온 경력도 있다.

'HUF Forever'에는 마요와 가까웠던 인물의 기록이 직접 사용됐다. 'Double Three Liters'와 'Cameron Enjoys a Sunday on La Grande Jatte'에서는 대중문화와 미술사의 기존 이미지를 새로운 작업으로 옮겼다. 친구를 기억하는 사적인 이미지와 오랫동안 대중에게 알려진 작품이 같은 전시 안에 놓였다.

전시에는 마요의 회화 외에도 젠 스타크(Jen Stark), 댑스마일라(DABSMYLA), C.R. 스테식 3세(C.R. Stecyk III) 등 오랜 협업 작가들의 작품이 포함됐다. 마요가 직접 제작한 회화와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을 구분하면서 각각의 제작 배경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라마 마요의 'Level 50'은 뉴욕주 허드슨의 갤러리 조이에서 11월 1일까지 이어진다. 10월 31일에는 마요의 50번째 생일에 맞춘 행사가 예정돼 있다.

1997년의 스케이트보드 잡지 표지, 1963년 워홀의 회화, 1884~1886년 제작된 쇠라의 작품과 1986년 영화 속 이미지가 2026년 마요의 전시에서 다시 만났다. 서로 다른 시대에 제작된 사진과 회화, 영화의 이미지들이 재구성되면서 대중문화가 미술 작품으로 옮겨지고 다음 세대의 창작에 다시 활용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