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 마요 Level 50③] 라마 마요, 20년 전 벽화 다시 전시장에…미술·거리문화 잇는 협업의 기록
2006년 록스타 게임즈 25개 도시 순회 행사 위해 제작한 'Soft Serve' 전시…세 작가의 공동 작업 젠 스타크·댑스마일라·C.R. 스테식 3세 등 참여, 고(故) 매튜 제이 랜든의 작품 네 점도 공개
[KtN 임민정기자]2006년 미국 게임회사 록스타 게임즈(Rockstar Games)의 25개 도시 순회 행사를 위해 제작된 대형 벽화가 20년 만에 뉴욕의 전시장에 등장했다. 폭 16피트, 약 4.9m에 이르는 'Soft Serve'다. 페루 출신 작가 알바로 일리자르베(Alvaro Ilizarbe)와 블레이크 E. 마퀴스(Blake E. Marquis), 미국의 거리예술가 버프 몬스터(Buff Monster)가 공동 제작했다. 당시 행사를 기획하고 제작한 인물은 문화 기획자 라마 마요(Rama Mayo)였다.
뉴욕주 허드슨의 갤러리 조이(Galerie Zoë)에서 열리고 있는 'Level 50'에는 마요가 직접 제작한 회화와 수집품 외에도 오랜 기간 교류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됐다. 'Soft Serve'는 전시를 구성하는 주요 작품 가운데 하나다. 마요가 과거에 기획한 문화행사에서 제작됐던 작품을 다시 소개하면서 당시의 공동 작업이 현재의 전시로 이어졌다.
10월 3일 개막한 'Level 50'에는 젠 스타크(Jen Stark), 댑스마일라(DABSMYLA), C.R. 스테식 3세(C.R. Stecyk III), 크레이그 KR 코스텔로(Craig KR Costello), 코디 허드슨(Cody Hudson), 클레어 바이스(Claire Weiss)·데이19(Day19), KUJ의 작품이 포함됐다. 세상을 떠난 마요의 가까운 친구 매튜 제이 랜든(Matthew Jay Landon)의 작품 네 점도 함께 전시됐다.
작가들의 활동 분야는 서로 다르다. 거리의 벽화와 그래피티에서 출발한 작가가 있고, 기하학적 추상과 조각을 다루는 작가도 있다. 스케이트보드 문화의 형성 과정을 사진과 글로 기록하거나 상업 사진과 디자인 작업을 이어온 인물도 참여했다. 마요가 음악과 패션,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맺어온 관계가 전시 참여 작가들의 구성에 반영됐다.
'Level 50'은 마요의 첫 개인전이다. 자신의 회화와 수집품을 중심에 두면서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배치한 방식은 일반적인 개인전과 구별된다. 작가 개인의 창작물과 함께 오랫동안 이어진 공동 작업의 결과를 전시의 일부로 다룬 것이다.
2006년에 제작된 'Soft Serve'는 마요가 기획자로 참여했던 시기의 기록을 보여준다. 작품을 만든 세 작가와 행사를 기획한 마요의 역할은 구분된다. 제작자는 작품의 형태와 색채를 구성했고, 마요는 작품이 사용될 행사를 기획하고 제작했다. 미술과 문화행사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았던 인물들이 하나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업이다.
록스타 게임즈는 '그랜드 테프트 오토(Grand Theft Auto)' 시리즈 등으로 알려진 미국의 게임회사다. 게임과 음악, 거리문화가 긴밀하게 연결됐던 2000년대에는 게임회사가 공연과 전시, 예술가 협업을 통해 대중문화 분야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움직임이 있었다.
마요가 기획한 25개 도시 순회 행사에서도 미술가들의 작업이 활용됐다. 벽화는 전통적인 미술관 전시를 위해 제작된 작품과 달리 순회 문화행사의 일부로 만들어졌다. 행사 참가자와 관람객을 만나는 환경에서 사용됐던 작품이 2026년에는 갤러리에서 다시 소개되고 있다.
제작 시기와 전시 환경이 달라지면서 작품을 살펴보는 조건도 달라졌다. 2006년에는 게임회사의 순회 행사와 연결된 작업이었고, 2026년에는 마요의 첫 개인전에서 과거 협업의 기록으로 소개됐다. 같은 작품이 20년의 간격을 두고 서로 다른 문화적 환경에 놓인 것이다.
'Soft Serve'를 제작한 알바로 일리자르베는 프리검스(Freegums)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해 왔다. 페루 리마에서 태어나 미국 마이애미에서 성장했으며,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한 뒤 추상회화와 벽화, 설치 작업을 발전시켰다.
일리자르베의 작업에는 반복되는 무늬와 기하학적 형태, 착시 효과가 자주 등장한다. 원형과 곡선, 자연에서 가져온 형태를 활용해 복잡한 패턴을 구성한다. 프리콜럼버스 시대의 미술과 직물, 자연의 형태에서도 영향을 받아왔다.
그래픽 디자인의 반복과 벽화의 대형 구성을 함께 활용한다는 점에서 일리자르베의 작업은 거리예술과 추상미술에 걸쳐 있다. 건물의 벽과 전시장에 설치한 작품에서는 반복적인 선과 무늬가 공간의 형태와 연결된다.
버프 몬스터는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거리예술가다. 아이스크림과 만화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형상, 분홍색을 비롯한 강렬한 색채를 사용해 왔다. 벽화와 회화, 조각, 장난감 형태의 입체 작품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대표적인 캐릭터인 '멜티 미스핏(Melty Misfit)'은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과 괴물의 형상을 결합한 디자인이다. 둥근 눈과 과장된 표정,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윤곽이 특징이다. 버프 몬스터는 이러한 캐릭터를 거리의 벽화에서부터 전시장과 입체 작품까지 활용해 왔다.
거리의 벽화와 캐릭터 작업은 2000년대 미국 대중문화에서 음악과 패션, 그래픽 디자인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 작가들은 건물 외벽과 광고, 음반 관련 작업, 전시 등 여러 매체에 자신의 이미지를 적용했다.
'Soft Serve'는 서로 다른 작업을 해온 세 작가가 함께 만든 벽화다. 일리자르베와 버프 몬스터, 블레이크 E. 마퀴스가 공동 제작자로 기록돼 있다. 세 작가의 작품을 한 사람의 창작물로 묶기보다 공동 제작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요의 역할도 작품 제작과 행사 기획을 구분해 살펴볼 수 있다. 음악가와 예술가, 디자이너의 활동을 연결해 온 마요는 문화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협업자를 모으는 일을 지속해 왔다. 'Soft Serve'는 당시 기획 활동이 실제 미술 작품으로 이어진 기록이다.
전시에 참여한 젠 스타크는 색채와 반복적인 형태를 활용한 추상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원형 작품의 중심에는 작은 동심원이 자리하고 있다. 노랑과 파랑, 분홍, 녹색이 좁은 간격으로 반복되며 바깥쪽으로 퍼지고, 물결 형태의 경계가 여러 겹으로 이어진다.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된 색상은 중심에서 바깥으로 갈수록 복잡한 무늬를 만든다.
외곽은 원형이지만 내부의 선과 색상은 단순한 동심원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물결처럼 구부러진 색상 경계와 작은 지그재그 형태가 반복된다. 서로 다른 색이 인접하면서 대비가 강해지고, 중심으로 시선이 모이거나 바깥으로 퍼지는 듯한 시각적 효과가 나타난다.
젠 스타크는 자연의 성장과 반복, 프랙털(fractal), 기하학적 구조를 활용한 작품을 제작해 왔다. 종이와 나무, 금속, 물감 등을 사용하며 강렬한 색채와 반복적인 패턴으로 입체와 평면 작업을 발전시켰다.
프랙털은 비슷한 형태가 크기를 달리하며 반복되는 기하학적 구조를 뜻한다. 자연에서 발견되는 나뭇가지와 식물의 성장 형태, 일부 지형 구조에서도 이러한 반복적 특징을 관찰할 수 있다.
스타크는 반복되는 색상과 형태를 종이 조각과 벽화, 설치 작업에 적용해 왔다. 선명한 색상과 작은 무늬들이 여러 겹으로 쌓이는 작품에서는 가까이에서 볼 때와 거리를 두고 볼 때 서로 다른 시각적 효과가 나타난다.
종이를 여러 겹 자른 조각은 색상과 단면의 층을 활용하고, 평면 작품은 곡선과 색채의 반복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벽화에서는 반복되는 무늬가 건물의 표면과 공간으로 확대된다.
'Level 50'에 참여한 작가들 가운데 스타크의 작업은 그래피티와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기반으로 한 작가들의 작품과 다른 추상적 조형 언어를 보여준다. 강한 색채를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인물이나 문자,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작업과 달리 색상과 형태의 반복에 집중한다.
댑스마일라는 호주 멜버른 출신의 예술가 듀오다. 댑스(Dabs)와 마일라(Myla)는 그래피티 작업에서 출발해 벽화와 회화, 설치미술을 함께 제작해 왔다. 현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작가는 하나의 이름으로 공동 작업을 이어왔다. 화려한 색상과 꽃, 식물, 만화적인 인물, 일상적인 물건을 결합한 벽화가 대표적이다. 거리의 벽에서 출발한 이미지를 캔버스와 입체 작업, 대형 설치 작품으로 확대했다.
댑스마일라의 작품에는 서로 다른 사물이 한 공간에 밀집한 구성이 자주 등장한다. 꽃과 식물, 인물, 문자 등이 강한 윤곽선과 선명한 색상으로 표현된다. 거리에서 빠르게 인식할 수 있는 그래픽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작품의 구성과 세부 요소를 늘려왔다.
2016년 호주 시드니에서는 화가 브렛 화이틀리(Brett Whiteley)의 작품과 작업실에서 영향을 받은 대형 벽화를 제작했다. 서로 다른 인물과 사물, 문자를 결합한 벽화로, 호주 거리예술과 회화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작업이다.
댑스마일라와 젠 스타크는 모두 강렬한 색채를 활용하지만 작품을 구성하는 방식은 다르다. 스타크는 선과 형태의 반복을 통해 추상적인 구조를 만들고, 댑스마일라는 구체적인 사물과 캐릭터를 결합해 장식적인 구성을 발전시켰다.
두 작가가 함께 참여한 'Level 50'에서는 대중문화에서 출발한 이미지와 추상적인 색채 작업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마요가 수집한 오브제와 자신의 회화 역시 대량생산품과 그래픽, 오래된 인쇄물에서 소재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거리문화와 미술의 관계는 C.R. 스테식 3세의 경력에서도 드러난다.
스테식은 197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사진과 글, 그래픽으로 기록한 인물이다. 로스앤젤레스의 베니스와 산타모니카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스케이트보더들의 움직임과 생활, 지역의 하위문화를 기록했다.
당시 스케이트보드 문화는 서핑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해안가의 젊은이들은 서핑의 움직임을 육지에서도 구현하려 했고, 빈 수영장과 경사진 도로, 도시의 구조물을 새로운 활동 공간으로 활용했다.
스테식은 이러한 움직임을 사진과 글로 기록했다. 1970년대 '스케이트보더(Skateboarder)' 잡지에 실린 이른바 '도그타운(Dogtown)' 관련 기사와 사진은 당시의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도그타운은 캘리포니아 베니스와 산타모니카를 중심으로 형성된 스케이트보드 문화와 관련된 명칭이다. 제피어(Zephyr) 팀에서 활동한 스케이트보더들은 수영장의 곡면과 거리의 구조물을 활용하며 새로운 기술과 스타일을 발전시켰다.
스테식은 제피어 서프보드 제작에도 참여했고, 이후 사진과 글, 그래픽을 통해 거리문화의 이미지를 기록했다. 2001년 공개된 다큐멘터리 '도그타운 앤 Z-보이스(Dogtown and Z-Boys)'에서는 스테이시 페랄타(Stacy Peralta)와 함께 각본 작업에 참여했다.
스케이트보드가 세계적인 스포츠와 패션 문화로 성장하기 전의 활동을 기록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스테식의 참여는 'Level 50'의 다른 작품들과 연결된다. 마요가 '트래셔' 잡지의 오래된 표지를 다시 그린 'HUF Forever' 역시 스케이트보드 문화의 기록을 활용한 작품이다.
스테식의 작업은 당시의 사건과 인물을 사진과 글로 기록하는 데서 출발했다. 마요는 이미 남아 있는 기록을 회화로 재구성했다. 서로 다른 시대의 작가가 스케이트보드라는 같은 문화적 기반을 다루면서 기록과 차용이라는 다른 제작 방식을 사용한 것이다.
크레이그 KR 코스텔로는 뉴욕의 그래피티 문화에서 출발했다.
코스텔로는 KR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잉크와 마커를 활용한 그래피티 작업을 발전시켰다. 이후 미술 재료 브랜드이자 창작 스튜디오인 크링크(Krink)를 설립했다. 전통적인 스프레이 페인트 외에도 직접 개량한 마커와 잉크를 사용해 다양한 표면에 흔적을 남기는 작업을 이어왔다.
코스텔로는 건물과 벽, 도시의 여러 표면에 반복적인 선과 문자를 남겼다. 잉크가 흘러내리는 자국과 커다란 문자, 단순한 형태를 통해 도시의 공간과 그래피티의 관계를 다뤘다.
크링크의 잉크와 마커는 예술가가 사용하는 도구이면서 코스텔로의 작업 방식에서 출발한 제품이기도 하다. 재료를 만드는 행위와 작품을 제작하는 활동이 함께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래피티와 디자인, 제조업 사이의 관계를 보여준다.
붉은색이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회화에는 노랑과 흰색, 푸른색 등이 불규칙하게 겹쳐 있다. 물감이 두껍게 남아 있는 부분과 표면을 긁거나 벗겨낸 듯한 부분이 함께 나타난다. 오른쪽에는 좁고 긴 직사각형 구성이 놓였고, 그 안에는 문자와 선, 작은 이미지들이 여러 겹으로 중첩됐다.
오른쪽의 직사각형은 붉은색 바탕과 구별되는 요소다. 밝은 바탕 위에 검은색 문자와 푸른색 선이 놓이면서 작품의 오른쪽에 시선이 집중된다. 화면 전체에 넓게 펼쳐진 붉은색과 좁은 면적에 모인 문자와 선의 대비가 구성의 특징이다.
표면에 남은 긁힘과 덧칠의 흔적은 제작 과정에서 여러 차례 색상을 더하고 제거한 결과를 보여준다. 평평하게 정리된 단색 회화와 달리 색상의 두께와 흔적이 작품의 외관을 결정한다.
그래피티와 추상회화에서는 물감의 흔적 자체가 중요한 표현 요소가 되기도 한다. 거리의 벽에는 기존의 페인트와 광고, 낙서, 새로운 그림이 반복적으로 겹쳐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가 벗겨지고 다른 색상이 더해지는 과정도 표면에 남는다.
코스텔로를 비롯해 거리문화에서 출발한 여러 작가들은 문자와 선, 물감의 흐름과 반복을 회화의 조형 요소로 활용해 왔다. 'Level 50'에는 이처럼 거리의 흔적과 추상적 구성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이 함께 놓여 있다.
코디 허드슨은 미국 시카고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디자이너다. 스트러글(STRUGGLE INC.)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기하학적 형태와 단순한 색채, 반복적인 도형을 활용한 작업을 제작해 왔다.
허드슨의 작업에서는 원과 곡선, 불규칙하게 잘린 형태들이 서로 다른 크기로 배치된다. 그래픽 디자인에서 사용하는 단순한 형식을 회화와 조각으로 발전시키며, 평면적인 형태를 입체적인 구조로 확장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작은 도형이 반복되는 그래픽과 조각은 거리예술에서 널리 사용하는 문자와 인물 중심의 이미지와 차이가 있다. 색상과 형태를 단순하게 정리하면서도 각 요소의 크기와 간격, 연결 방식을 조절해 작품을 구성한다.
2026년에는 덴마크 업체와 협업해 재생 플라스틱 섬유로 만든 펠트 소재를 조각과 벽면 작업에 활용했다. 평면에서 출발한 도형을 서로 다른 재료와 제작 기술을 통해 입체적인 작품으로 발전시킨 작업이다.
짙은 청록색 입체 작품은 둥근 모서리를 가진 여러 요소가 연결된 형태다. 좌우가 거의 대칭을 이루고, 중앙에는 작은 푸른색 연결 부분이 놓여 있다. 바깥쪽으로 돌출된 둥근 형태와 안쪽으로 좁아지는 부분이 반복된다.
각 요소는 표면이 매끄럽고 모서리가 둥글게 마감됐다. 빛이 닿는 부분에는 밝은 반사가 나타나고, 형태가 맞닿는 부분에는 어두운 틈이 생긴다. 같은 계열의 색상을 사용하면서 부피와 곡면의 차이로 입체감을 만들었다.
작품은 좌우에 비슷한 형태를 반복하면서 중앙을 기준으로 균형을 이룬다. 복잡한 색상이나 장식을 더하지 않아 곡면의 부피와 연결 구조가 더욱 두드러진다.
평면 회화에서 색채와 선의 관계가 중요하다면 이러한 입체 작업에서는 각 요소의 부피와 간격, 표면의 굴곡이 작품의 형태를 결정한다. 같은 색상을 사용해도 빛의 방향에 따라 밝기와 그림자가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Level 50'은 회화와 입체 작업, 수집품을 함께 전시한다.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직접 활용한 작품부터 추상적인 색채와 기하학적 형태를 다루는 작업까지 표현 방식이 다양하다.
사진과 영상 분야에서 활동해 온 클레어 바이스와 데이19도 전시에 참여했다.
데이19는 클레어 바이스와 제러미 바이스(Jeremy Weiss)가 함께 운영하는 사진·영상 작업팀이다. 두 사람은 인물 사진과 광고, 영상 제작을 이어왔으며 음악가와 스포츠 선수, 패션 브랜드 등을 촬영해 왔다.
음악과 스포츠, 패션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을 사진으로 기록한 작업은 마요가 오랫동안 참여해 온 문화산업의 영역과도 겹친다. 음악가의 음반을 발매하고 브랜드와 예술가의 협업을 기획해 온 마요의 경력은 사진가들의 활동 분야와 연결된다.
사진은 이미 존재하는 인물과 사건, 공간을 기록하면서 촬영자의 시선과 구도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를 만든다.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은 제작 목적과 사용 환경이 다르지만 조명과 인물의 자세, 주변 공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는 공통된 기술이 활용된다.
클레어 바이스와 데이19의 참여는 회화와 조각에 더해 사진이라는 다른 제작 방식을 전시에 포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UJ의 작품도 함께 출품돼 참여 작가의 범위를 넓혔다.
전시에는 세상을 떠난 매튜 제이 랜든의 작품 네 점이 포함됐다.
랜든은 마요와 가까운 친구였다. 마요는 자신의 50번째 생일을 맞아 열린 첫 개인전에 랜든의 작품을 함께 전시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인물의 작품을 다시 소개하면서 현재 활동 중인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배치했다.
마요가 제작한 'HUF Forever'와 랜든의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개인적인 관계를 다룬다. 'HUF Forever'는 세상을 떠난 키스 허프나겔을 기리기 위해 마요가 새롭게 제작한 회화다. 랜든의 경우에는 남겨진 작품 자체가 전시됐다.
추모 회화와 고인이 남긴 작품은 제작자와 제작 시기부터 다르다. 추모 회화는 남은 사람이 과거의 인물을 기억하며 만드는 작품이고, 고인의 작품은 생전에 제작한 결과물이다. 'Level 50'에서는 두 방식이 함께 사용됐다.
개인전의 범위를 넓힌 구성은 작가의 저자성에 관한 문제와도 연결된다.
미술 작품에는 직접 제작한 작가가 있고, 전시에는 작품을 선정하고 배치하는 기획자의 역할이 있다. 같은 인물이 두 역할을 함께 맡을 수도 있지만 각 작품의 제작자는 구별돼야 한다.
'Soft Serve'는 일리자르베와 마퀴스, 버프 몬스터가 공동 제작했다. 마요는 2006년 행사를 기획하고 제작했다. 젠 스타크와 댑스마일라, 스테식, 코스텔로, 허드슨 등은 각자의 독립적인 작업 이력을 갖고 있다. 마요의 첫 개인전이라는 제목 아래 모였더라도 작품의 제작 과정과 창작 주체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은 아니다.
전시에서는 마요 자신의 회화와 수집품 작업이 별도의 창작물로 소개되고, 다른 작가들의 작품은 마요와의 교류 관계 속에서 함께 전시된다. 문화행사를 기획해 온 마요의 경력과 미술가로서의 활동이 한 전시에서 만나는 구성이다.
문화산업에서 기획자는 작품을 직접 만드는 사람과 다른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 음반 제작자는 음악가와 제작진을 연결하고, 패션 박람회 기획자는 브랜드와 구매자, 전시 참가자를 모은다. 미술 전시의 기획자는 작품을 선정하고 전시 공간의 구성과 관람 방식을 조정한다.
마요는 독립 음반사 빅 휠 레크리에이션(Big Wheel Recreation)을 설립한 이후 패션 박람회와 갤러리, 브랜드 관련 사업에 참여했다. 여러 분야의 창작자가 함께 활동할 수 있는 행사를 운영해 온 경험이 이번 전시의 구성과도 연결된다.
'Level 50'에는 마요가 직접 제작한 작품과 과거 프로젝트를 통해 만나온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놓였다. 2006년의 벽화는 20년 전 협업의 기록이고, 랜든의 작품 네 점은 세상을 떠난 친구의 창작 활동을 남긴다. 현재 활동 중인 예술가들의 작품은 서로 다른 미술적 배경을 지닌 작가들이 같은 전시에 참여한 결과다.
작품별로 제작 시기와 매체, 창작 주체를 구분할수록 전시의 구성이 분명해진다. 2006년의 벽화와 색채 중심의 추상작업, 거리문화에서 출발한 그래피티, 사진과 입체 작품은 각각 다른 제작 환경에서 발전해 왔다. 마요와의 관계는 작품들을 한 전시에 모은 배경이며, 개별 작품은 각 작가의 활동 이력 안에서 이해할 수 있다.
뉴욕주 허드슨의 갤러리 조이는 223 워런 스트리트(223 Warren Street)에 자리하고 있다. 'Level 50'은 11월 1일까지 열리며, 10월 31일에는 마요의 50번째 생일과 맞물린 전시 마무리 행사가 예정돼 있다.
2006년 록스타 게임즈의 25개 도시 순회 행사를 위해 제작된 'Soft Serve'는 2026년 뉴욕의 전시 공간에서 다시 소개됐다. 젠 스타크와 댑스마일라, 스테식 3세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작가들과 세상을 떠난 랜든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마요의 첫 개인전은 독립음악과 패션, 거리예술과 현대미술 분야에서 이어진 공동 작업을 작품의 형태로 남겼다. 작가들의 이름과 제작 시기가 서로 다른 작품들이 2026년의 전시장에 모였고, 20년 전 문화행사에 사용된 벽화도 다시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