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현실로… 머스크가 띄운 ‘하늘 나는 차’ 테슬라 로드스터 [글로벌 모빌리티]
테슬라, 9년 만에 ‘2세대 로드스터’ 공개… 제로백 0.81초·2028년 양산 예고 스페이스X 로켓 분사 기술 접목해 공중 도약·흡입 접지 구현 최고시속 370㎞ 돌파, 최종 목표 시속 616㎞ 제시 AI·자율주행 전환기 속 테슬라의 마지막 수동 운전 고성능 모델 공공도로 주행 규제 통과 및 9년 대기 예약 고객 신뢰 회복은 숙제
[KtN 김상기기자] 테슬라가 9년 만에 스페이스X 로켓 분사 기술을 접목해 제로백 0.81초를 구현한 2세대 '로드스터'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고 2028년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맥그리거 소재 스페이스X 로켓 시험시설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서 테슬라가 차세대 2인승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Roadster)'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2017년 11월 첫 발표 이후 9년 동안 출시가 연기됐던 모델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7㎞)까지 0.81초 만에 도달하는 가속력과 공중 도약 시연을 선보였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2028년부터 해당 차량의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장에는 대형 곡선 경사로가 설치됐으며, 차량이 순간적으로 공중으로 뛰어오르거나 거꾸로 매달린 채 주행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머스크 CEO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와 로켓 회사가 협력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증명하겠다"며 공중 이동 모빌리티의 실체화를 강조했다.
□ 스페이스X 압축공기 추진 장치와 하부 흡입 팬 기술
차량 도약의 핵심은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 기술을 응용한 고압 압축공기 추진 시스템이다. 차량 외관에 배치된 10개의 분사 노즐에서 고압 공기를 뿜어내 차체를 띄우거나 이동 방향을 제어한다. 차체 내부에는 총 600L 용량의 저장 탱크 2개가 장착돼 약 250㎏의 압축공기를 보관하며 주행 중 재충전이 가능하다. 별도의 액체 추진제 없이 공기 분사 반작용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노면 접지력 확보를 위해서는 차체 하부에 고출력 흡입 팬을 탑재했다. 라스 모라비 테슬라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은 "흡입 장치가 중력가속도의 최대 2배에 달하는 힘으로 차체를 지면에 밀착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고속 급선회 구간에서도 타이어 접지력을 극대화한다. 머스크 CEO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코너링 속도를 구현해 기존 서킷 기록을 경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 제로백 0.81초와 최고시속 616㎞ 목표치
가속 성능 지표에서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97㎞ 도달 시간 0.81초를 기록했다. 현재 확인된 최고속도는 시속 230마일(약 370㎞)이며, 테슬라는 최종 양산 단계에서 음속의 절반 수준인 시속 약 616㎞ 도달을 목표로 설정했다.
차체는 주행 조건에 따라 공기저항 최소화 모드와 다운포스 강화 모드로 가변 제어되며, 가변형 리어 윙이 주행 각도를 실시간 조절한다. 경량화를 위해 2인승 좌석을 모노코크 차체 구조와 일체형으로 설계했고, 운전대와 휠을 기계 축 대신 전기 신호로 잇는 스티어 바이 와이어(Steer-by-Wire) 전자식 조향 시스템을 채택했다.
□ 도로 주행 규제 장벽과 9년 예약 고객의 대기
극단적인 설계에 따른 안전성 검증과 각국 도로교통 법규 충족은 당면 과제다. 고압 공기 분사 노즐과 하부 흡입 장치가 일반 공공도로에서 합법적으로 운행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정이다. 머스크 CEO 역시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한 차량은 아니며 운전의 재미에 초점을 맞췄다"며 "모든 지역의 도로에서 이 기능들을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로드스터는 2017년 최초 발표 당시 2020년 생산을 약속했으나 모델3·모델Y 대량 양산, 사이버트럭 개발 등이 우선순위로 밀리며 일정이 지속해서 연기됐다. 당시 일반 예약금 5만달러, 1000대 한정 파운더스 시리즈 예약금 25만달러를 지불한 고객들은 9년째 인도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번 행사에서도 2028년 생산 일정만 제시됐을 뿐 최종 판매 가격, 1회 충전 주행거리, 생산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 휴머노이드·자율주행 전환기 속 테슬라의 기술 쇼케이스
글로벌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국면에서 이번 발표는 단기 수익성 확보보다는 기술적 상징성에 방점이 찍힌다. 독립 투자분석업체 배틀로드리서치는 로드스터가 출시 첫해 7000대(대당 28만달러 기준) 판매될 경우 약 2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테슬라 연간 예상 매출의 약 2% 수준이다.
테슬라가 모델S와 모델X 생산 라인을 줄이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자율주행 로보택시 등 AI 플랫폼으로 사업 축을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머스크 CEO는 "로드스터는 장기적으로 테슬라가 생산하는 유일한 수동 운전 차량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