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 2027 스키④] 데님처럼 만든 시어링, 명품 패션에 들어온 착시 디자인
데님 무늬 시어링과 니트 질감의 플리스, 모노그램 자카드까지…퍼렐 윌리엄스의 소재 실험과 고가 패션의 제작 가치, 체형에 따라 달라지는 겨울 스타일
[KtN 임우경기자]푸른색 트러커 재킷의 넓은 칼라에는 크림색 털 장식이 둘러져 있다. 가슴에는 단추가 달린 플랩 포켓 두 개가 있고, 재킷 안쪽으로는 두툼한 흰색 지퍼 상의가 드러난다. 데님과 패딩, 시어링이 겹쳐진 듯한 구성이다. 익숙한 작업복의 형태에 서로 다른 질감을 결합하면서 겨울 아우터의 부피와 인상도 달라졌다.
루이 비통(Louis Vuitton)의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는 2027 남성 스키 컬렉션에서 옷의 소재와 겉모습을 의도적으로 다르게 표현했다. 데님처럼 보이도록 프린트한 시어링(shearling) 트러커 재킷(trucker jacket), 케이블 니트(cable knit)의 질감을 재현한 플리스 저지(fleece jersey) 재킷, 산악 문양을 사용한 인타르시아(intarsia) 블루종 등이 대표적이다.
트롱프뢰유(trompe-l’œil)로 불리는 착시 기법이다. 프랑스어로 '눈을 속인다'는 뜻을 가진 표현으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형태나 다른 소재의 특성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사용된다. 패션에서는 옷에 넥타이나 단추가 달린 것처럼 표현하거나, 가죽을 데님처럼 가공하고 니트에 다른 직물의 질감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활용돼 왔다.
소재의 외관을 바꾸는 기술은 단순한 장식 이상의 변화를 만든다. 데님처럼 생긴 옷이 반드시 면으로 짠 데님은 아니며, 두툼한 케이블 니트의 외관을 가졌더라도 실제 제작 방식은 다를 수 있다. 소비자가 옷을 보고 예상하는 원료와 촉감, 무게, 보온성이 실제 제품과 달라지는 것이다.
푸른색 트러커 재킷은 작업복에서 익숙한 형태를 유지했다. 앞여밈을 따라 금속 단추가 이어지고, 가슴 양쪽에는 덮개가 있는 포켓을 배치했다. 어깨와 몸통은 비교적 반듯한 선으로 정리했지만, 두꺼운 칼라와 안쪽의 흰색 상의가 부피를 더한다.
트러커 재킷은 데님 팬츠와 함께 작업복의 역사를 공유하는 의류다. 튼튼한 면직물과 짧은 기장, 가슴 포켓은 일상적인 활동에 적합한 구조로 자리 잡았다. 이후 미국의 청년 문화와 음악, 거리 패션을 거치면서 작업복의 기능보다 스타일을 표현하는 성격이 강해졌다.
루이 비통은 익숙한 데님 재킷의 외관을 유지하면서 시어링과 프린트 기법을 결합했다. 시어링은 양털이 붙어 있는 양가죽을 가공한 소재로, 일반적인 면 데님과 구조가 다르다. 데님을 연상시키는 색과 표면을 시어링에 구현하면 작업복 특유의 시각적 특징과 두꺼운 방한 소재의 성질이 한 벌의 옷에 결합된다.
면 데님은 원사의 굵기와 직조 방식, 가공에 따라 무게와 유연성이 달라진다. 시어링은 가죽과 털이 결합된 구조여서 의복의 부피와 보온 특성, 관리 방식에 차이가 있다. 같은 트러커 재킷이라도 소재가 바뀌면 옷이 어깨에서 떨어지는 형태와 몸통에 생기는 여유, 움직일 때의 감각이 달라질 수 있다.
트러커 재킷의 짧은 기장은 넉넉한 겨울 팬츠와 조합하기에 유리하다. 다만 어깨에 두꺼운 털 칼라를 더하면 상체의 폭이 넓어 보일 수 있다. 목이 짧고 어깨가 넓은 사람에게는 칼라의 두께가 얼굴과 어깨 사이의 공간을 줄인다. 반대로 목이 길고 어깨가 좁은 사람은 털 칼라의 부피를 이용해 상체의 비례를 보완할 수 있다.
직선적인 어깨와 사각형 포켓은 각진 얼굴선이나 직선형 체형에서 통일감을 만들 수 있다. 얼굴선이 부드럽고 곡선적인 사람에게는 털 칼라의 둥근 형태가 단단한 재킷 구조를 완화한다. 직선과 곡선이 함께 나타나는 체형에서는 재킷의 반듯한 앞여밈과 부드러운 칼라가 균형을 이루는 조합이 된다.
푸른색 재킷 아래로 크림색 상의가 길게 내려오고, 하체에는 짙은 팬츠와 검은 신발을 사용했다. 재킷의 소매와 몸통은 여유롭지만 길이는 비교적 짧다. 밝은 이너웨어가 목부터 허리까지 이어지면서 푸른색 아우터 사이에 세로선을 만든다.
두꺼운 옷을 여러 겹 입으면 몸통의 부피가 커지기 쉽다. 재킷과 이너웨어의 색을 구별하면 겹쳐 입은 구조가 분명해지고, 안쪽에 밝은 색을 배치하면 몸통 중앙으로 시선을 모을 수 있다. 반대로 재킷을 여미고 밝은 이너웨어를 가리면 상체의 부피가 한 덩어리로 느껴질 수 있다.
크림색과 푸른색의 조합은 겨울 캐주얼에서 활용하기 좋은 배색이지만, 얼굴 가까이에 놓이는 색의 온도는 착용자에 따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따뜻한 크림색이 어울리는 사람은 목 주변의 밝은 색으로 피부의 혈색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 차갑고 선명한 색이 어울리는 사람은 크림색의 노란 기운을 줄인 밝은 이너웨어가 더 적합할 수 있다.
와이드 팬츠와 두꺼운 신발은 상체의 볼륨을 하체에서도 반복한다. 체격이 큰 사람에게는 옷의 부피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지만, 키가 작고 상체가 긴 사람은 팬츠의 허리선과 길이에 따라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다. 재킷을 짧게 유지하고 바짓단의 주름을 줄이면 두꺼운 겨울옷에서도 하체의 비중을 확보할 수 있다.
데님과 비슷한 외관을 다른 소재로 제작하는 방식은 루이 비통만의 새로운 발명은 아니다. 패션에서는 오래전부터 가죽을 천처럼 표현하거나 니트에 다른 의복의 형태를 넣는 착시 기법이 활용됐다.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엘자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는 1927년 검은 니트에 흰색 리본이 달린 것처럼 표현한 스웨터를 선보였다. 리본을 실제로 부착하지 않고 편직 과정에서 무늬로 구현한 옷이었다. 착시 효과를 활용한 스웨터는 스키아파렐리의 초기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으며, 여러 가격대에서 모방 제품이 등장했다.
당시 착시 기법은 옷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장식을 표현하는 데 활용됐다. 루이 비통의 2027 남성 스키 컬렉션에서는 장식을 넘어 소재 자체의 정체성을 바꾸는 데 사용됐다. 데님처럼 보이는 시어링이나 케이블 니트의 질감을 재현한 플리스는 외관과 실제 원료를 분리한다.
익숙한 소재를 다른 방식으로 제작하는 일은 디자인과 생산 기술의 관계도 바꾼다. 일반적인 데님 재킷은 직물의 조직과 염색, 세탁 가공으로 특유의 질감을 얻는다. 반면 데님 무늬를 다른 소재에 구현하려면 바탕이 되는 소재의 성질에 맞는 표면 처리와 색상 표현이 필요하다.
제작 과정이 달라진 만큼 제품을 관리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데님과 시어링은 세탁과 건조, 보관 방법이 같지 않다. 데님처럼 생겼다는 이유로 일반적인 청바지와 같은 방식으로 관리하면 소재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아이보리 계열의 아우터에는 루이 비통의 모노그램 문양이 촘촘하게 반복된다. 안쪽에는 붉은색과 흰색의 작은 체크 셔츠가 들어가고, 밝은 이너웨어가 목둘레에 드러난다. 아우터의 단추는 크고 둥글며, 어깨와 목 주변에는 두꺼운 소재를 사용했다.
서로 다른 패턴이 한 벌의 옷에서 만나는 조합이다. 아우터의 모노그램은 밝은 색상으로 반복돼 멀리서도 강한 대비를 만들지는 않는다. 반면 안쪽의 체크 셔츠는 작은 붉은색 무늬가 촘촘하게 배치돼 상대적으로 선명하다.
모노그램과 체크를 동시에 사용할 때는 무늬의 크기와 명도 차이가 중요하다. 두 패턴의 크기와 색상 대비가 비슷하면 서로 경쟁하면서 시선이 분산될 수 있다. 아우터의 문양을 부드러운 색으로 정리하고 이너웨어에 상대적으로 선명한 체크를 사용한 구성은 서로 다른 패턴을 구별하는 방식이다.
체격이 작은 사람은 아우터의 큰 칼라와 단추, 포켓, 체크 셔츠가 한꺼번에 강조되면 상체가 복잡해질 수 있다. 체격이 크고 어깨가 넓은 사람은 두꺼운 아우터를 착용하더라도 옷의 장식과 몸의 비례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어깨가 넓은 체형에서는 칼라의 폭과 어깨 주변의 부피가 상체를 더욱 크게 느끼게 한다.
아이보리와 크림색은 어두운 겨울옷보다 소재의 질감을 드러내기 쉽다. 반사되는 빛의 양이 많아 원단의 돌출된 부분과 움푹 들어간 부분에서 생기는 명암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같은 색상의 아우터에서도 직물의 짜임과 털의 길이, 무늬가 상대적으로 세밀하게 나타난다.
밝은색 아우터는 관리 부담도 따른다. 소매 끝과 포켓 주변, 칼라처럼 접촉이 잦은 부분은 오염이 눈에 띄기 쉽다. 모노그램 문양과 두꺼운 소재를 활용한 고가의 겨울옷이라도 실제 생활에서는 착용 빈도와 관리 비용이 소비자의 만족도에 영향을 준다.
아이보리 아우터는 골반 아래까지 내려오고, 소매와 몸통에 여유가 있다. 안쪽의 체크 셔츠가 목과 앞여밈 사이로 드러나며, 하의에는 짙은 팬츠를 매치했다. 밝은 아우터의 부피를 하체의 어두운 색으로 정리한 구성이다.
밝은 아우터는 상체의 면적을 크게 느끼게 한다. 특히 두꺼운 소재를 사용하면 실제 옷의 부피와 색채의 확장 효과가 함께 나타난다. 어깨가 좁고 하체가 발달한 사람에게는 상체를 보완하는 조합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어깨가 넓고 상체에 볼륨이 많은 사람은 아우터의 크기와 소매 폭에 따라 체격이 더욱 커 보일 수 있다.
짙은 팬츠는 하체의 부피를 상대적으로 작게 만들고, 상체와의 명도 차이를 분명하게 한다. 다만 아우터가 길어질수록 다리의 시작점이 낮아 보일 수 있다. 키가 크지 않은 사람이 착용할 때는 아우터의 밑단이 어디에서 마무리되는지가 중요하다.
모노그램을 사용한 밝은 재킷은 명품 브랜드의 상징을 드러내면서도 일반적인 갈색 모노그램 캔버스와는 다른 인상을 만든다. 문양을 크게 강조하기보다 밝은 소재의 질감 속에 반복하면서 로고와 직물 무늬의 경계를 좁혔다.
럭셔리 패션에서 로고가 차지하는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눈에 띄는 브랜드 이름과 문양은 오랫동안 고가 상품을 알아보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소재와 제작 방식, 실루엣을 중시하는 소비에서는 브랜드 표시만큼 옷 자체의 형태와 품질이 중요해진다.
고급 소재의 외관을 다른 원료로 재현하는 착시 디자인은 명품 소비의 가치 판단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전통적인 고급 의류에서는 천연섬유와 가죽의 품질, 정교한 재단, 봉제와 마감이 높은 가격을 설명하는 요소였다. 소재의 겉모습을 의도적으로 바꾼 제품에서는 실제 원료뿐 아니라 표면 처리와 디자인 개발, 제작의 정밀도가 함께 작용한다.
고가 상품에 사용된 원료가 반드시 비싸거나 희귀한 것은 아니며, 제작 방식이 복잡하다고 해서 착용감이나 내구성이 더 뛰어난 것도 아니다. 서로 다른 원료를 사용해 같은 질감을 표현할 수 있다면 소비자는 디자인의 독창성과 실제 소재의 품질을 별개의 요소로 받아들이게 된다.
2026년 명품시장은 고가 제품의 가격과 품질 사이의 관계를 다시 따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가격 인상으로 일부 소비자가 명품 구매를 줄이면서 중간 가격대 패션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디자인과 품질의 차이가 가격 차이만큼 뚜렷하지 않다고 느끼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루이 비통을 비롯한 명품 브랜드에는 소재의 희소성뿐 아니라 디자인과 제작 기술, 브랜드의 역사에 따른 가치가 가격을 구성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데님처럼 만든 시어링이나 니트를 모방한 플리스는 소비자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옷을 다른 소재로 재현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상품이 될 수 있다. 다만 같은 외관을 가진 일반적인 의류와의 가격 차이는 실제 제작 과정과 마감, 사용된 원료에 따라 달라진다.
크림색 아우터 안쪽에는 민트와 갈색, 베이지 계열의 기하학적 무늬가 반복되는 니트가 들어간다. 아우터의 단추와 가슴 부분의 장식은 밝은 바탕에서 은은하게 구별되고, 장갑은 상대적으로 짙은 색상을 사용했다.
기하학적 무늬를 직물이나 니트에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자카드(jacquard)는 직조나 편직 과정에서 서로 다른 색과 조직을 이용해 무늬를 만들고, 인타르시아는 색이 다른 실을 구역별로 사용해 문양을 구성하는 기법이다. 프린트처럼 소재 표면에 색을 입히는 방식과 달리 제작 과정에서 무늬가 형성된다.
루이 비통은 2027 남성 스키 컬렉션에 산악 문양을 적용한 LV 서밋(LV Summit) 인타르시아 블루종과 눈꽃 자카드, 모노그램 아가일 등의 패턴을 포함했다. 니트와 직물의 제작 기술을 활용해 겨울 스포츠와 관련된 무늬를 여러 의류에 적용했다.
크림색 아우터와 패턴 니트의 조합에서는 무늬의 밀도가 다르게 느껴진다. 겉옷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색상과 반복적인 문양을 사용하고, 니트에는 작은 기하학적 형태와 여러 색을 집중했다.
여러 색상이 섞인 니트를 착용할 때는 얼굴에 가까운 색의 명도와 채도가 중요하다. 차분한 색채가 어울리는 사람에게는 민트와 베이지, 갈색의 낮은 대비가 부드럽게 연결될 수 있다. 선명한 색 대비가 잘 어울리는 사람은 니트의 무늬가 얼굴보다 약하게 느껴질 수 있어 칼라와 목둘레의 색을 조정하는 방식이 적합하다.
두꺼운 칼라와 패턴 니트를 함께 착용하면 목과 가슴 주변의 부피가 커진다. 어깨가 좁고 상체가 마른 사람은 니트의 반복적인 무늬와 아우터의 부피를 통해 상체를 보완할 수 있다. 목이 짧고 가슴이 발달한 사람은 칼라를 열어 목 아래에 여유를 두는 편이 답답한 인상을 줄인다.
시어링과 니트, 플리스처럼 표면에 입체감이 있는 소재는 색상만으로 옷의 인상이 결정되지 않는다. 털의 길이와 밀도, 짜임의 굵기, 원단의 두께에 따라 같은 색이라도 시각적인 부피가 달라진다. 특히 두꺼운 겨울옷에서는 실제 체형보다 의복의 구조가 상체와 어깨의 형태를 크게 좌우한다.
회갈색 계열의 짧은 재킷에는 밝은 선 무늬가 반복된다. 두툼한 소재가 어깨와 소매를 감싸고, 밑단은 골반 부근에서 마무리된다. 짙은 팬츠는 넉넉한 폭을 유지하면서 신발 위로 내려온다.
털처럼 부드러운 질감과 짧은 재킷의 형태가 결합하면서 전통적인 겨울 점퍼와는 다른 인상을 만든다. 회갈색과 밝은 무늬의 대비는 강하지 않지만, 재킷의 부피와 표면 질감이 옷의 특징을 결정한다.
몸통에 부피가 있는 재킷은 체형에 따라 어깨와 가슴의 너비를 강조한다. 특히 소매가 넓고 어깨선이 아래로 내려오면 상체의 형태가 둥글게 느껴질 수 있다. 각진 얼굴선과 직선적인 체형에는 부드러운 소재가 인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곡선적인 체형에서는 재킷의 부피가 실제 몸의 볼륨과 겹칠 수 있다.
짧은 기장은 넉넉한 팬츠와 조합할 때 하체의 비중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허리선 부근에서 아우터가 끝나면 팬츠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어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바짓단이 신발 위에 지나치게 쌓이면 하체가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회갈색 아우터와 짙은 팬츠의 배색은 밝은 아이보리 재킷보다 차분하고 관리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일상적인 겨울 외출에서는 밝은 단색 아우터보다 활용하기 수월한 부분이 있지만, 두꺼운 소재의 부피와 착용 환경에 따른 활동성은 별개다.
퍼렐 윌리엄스가 선보인 착시 소재는 시각적인 재미와 함께 겨울 남성복의 실루엣에도 영향을 준다. 데님을 닮은 시어링은 익숙한 작업복의 형태에 두꺼운 방한 소재를 더하고, 니트의 질감을 재현한 플리스는 다른 제작 방식으로 유사한 외관을 만든다. 모노그램과 기하학적 패턴은 직물과 니트의 짜임, 표면 처리에 따라 서로 다른 질감을 갖는다.
명품 패션에서 소재의 정교함은 오래전부터 높은 가격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사용돼 왔다. 1927년 스키아파렐리가 니트에 리본을 표현한 뒤 패션의 착시 기법은 장식과 의복의 형태, 소재의 질감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 왔다. 루이 비통의 2027 남성 스키 컬렉션도 오래된 제작 방식과 현대적인 표면 처리 기술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명품 소비가 둔화한 2026년에도 패션 브랜드들은 소재와 제작 기술을 활용한 차별화에 투자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데님 재킷과 니트, 겨울 점퍼는 원료와 제작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가격과 관리 특성을 갖는다. 루이 비통은 데님처럼 표현한 시어링과 케이블 니트의 질감을 재현한 플리스, 산악 문양을 적용한 인타르시아를 통해 같은 옷의 외관을 다른 소재로 구현했다.
푸른색 트러커 재킷부터 아이보리 모노그램 아우터, 회갈색의 짧은 겨울 재킷까지 기존 남성복의 형태는 유지됐다. 대신 겉으로 드러나는 질감과 실제 제작 소재를 달리하고, 두꺼운 원단에 맞춰 칼라와 소매, 몸통의 부피를 조절했다. 익숙한 옷을 다른 소재로 만드는 방식이 퍼렐 윌리엄스의 2027 남성 스키 컬렉션에 적용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