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지구와 화성⑤] 화성보다 달 먼저…일론 머스크가 바꾼 우주개발 순서
2025년 '화성 직행'에서 2026년 '달 도시 우선'으로 전략 변경…26개월마다 열리는 화성 발사 기회가 배경 스타십 첫 궤도 진입·스타링크 위성 26기 배치 성공…NASA는 2027년 도킹 시험, 2028년 달 착륙 추진
[KtN 김상기기자]2026년 2월 8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Elon Musk)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 X에 새로운 우주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화성보다 달에 먼저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인류의 화성 이주를 오랫동안 강조해 온 머스크가 우주개발의 우선순위를 바꾸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머스크는 달에 자립적으로 성장하는 도시를 10년 이내에 건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성에서 같은 수준의 도시를 건설하려면 2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화성 개발도 계속 추진하겠지만 우선 달에서 인간이 장기간 생활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2025년 1월 머스크가 X에서 달을 우회적인 목적지로 규정하며 화성으로 곧장 가겠다고 밝혔던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당시 머스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중심 계획을 비판하면서 화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과 1년여 만에 달을 우선 개발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셈이다.
머스크가 전략을 변경한 가장 큰 이유로 제시한 것은 지구와 다른 천체 사이의 거리, 그리고 우주선을 보낼 수 있는 시간적 제약이었다.
지구와 화성은 태양을 서로 다른 속도로 공전한다. 화성은 지구보다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공전 주기도 길다. 두 행성의 상대적인 위치가 우주선 발사에 유리해지는 시기는 약 26개월마다 찾아온다.
화성으로 향하는 우주선은 일반적으로 수개월에 걸쳐 이동해야 한다. 머스크는 화성까지 약 6개월이 걸리는 반면 달까지는 약 이틀이면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발사 기회도 화성보다 달에서 훨씬 자주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우주선 개발에서는 시험비행과 결과 분석, 설계 변경, 재시험을 반복하는 일이 중요하다. 화성으로 향하는 발사 기회를 놓치면 다음 기회를 얻기까지 2년 이상 기다려야 할 수 있다. 달은 상대적으로 짧은 간격으로 새로운 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
머스크는 달로 향하는 발사를 약 10일 간격으로 반복할 수 있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실제로 스페이스X가 10일마다 달 탐사선을 발사하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주선과 발사시설, 화물 운송체계가 충분히 확보됐을 때 가능한 개발 속도를 설명한 것이다.
달과 화성의 물리적인 거리 차이가 스페이스X의 기술 개발 일정과 우주 거점 건설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오랫동안 화성 이주를 기업의 장기 목표로 내세워 왔다.
머스크는 인류가 지구에만 머물지 않고 여러 행성에서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구상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 대규모 재난이나 인류 문명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행성에서 인간 사회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화성에 사람이 거주하는 도시를 건설하려면 수많은 사람과 화물을 지구에서 운송해야 한다. 거주 시설과 전력 설비, 식량 생산시설, 물과 산소를 공급하는 장치, 통신망, 의료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 지구에서 물자를 계속 공급받지 않고 장기간 생활할 수 있는 자립 능력도 필요하다.
머스크는 2026년 2월 추가로 올린 X 게시물에서 지구에 자연재해나 인위적인 재난이 발생해 우주 거점으로 향하는 보급선이 끊어질 경우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달은 화성보다 빠르게 거점을 구축하고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머스크는 달 도시를 10년 이내에 자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화성에서는 26개월의 발사 주기 때문에 2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달을 먼저 개발하겠다는 결정은 화성 이주를 포기한다는 발표와는 다르다.
머스크는 2026년 2월 당시 화성 도시 건설도 약 5~7년 안에 시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달 거점 개발을 먼저 추진하면서 화성 도시 건설을 장기 계획으로 병행하겠다는 뜻이었다.
달과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기술은 아직 대부분 개발 단계에 있다. 우주선을 반복적으로 발사하고 대량의 화물을 운송하는 능력뿐 아니라 장기간 사람이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을 다른 천체에 구축하는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2026년 9월 28일, 스페이스X는 달과 화성 운송계획에 사용할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개발에서 새로운 성과를 거뒀다.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Starbase)에서 발사된 스타십은 14차 시험비행에서 처음으로 지구 궤도에 진입했다.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개발한 대형 재사용 우주 운송체계로, 1단 추진체인 슈퍼헤비(Super Heavy)와 상단 우주선으로 구성된다.
슈퍼헤비는 33개의 랩터(Raptor) 엔진을 이용해 스타십을 지상에서 우주로 밀어 올린다. 분리된 상단 우주선은 자체 엔진으로 궤도에 진입하며 화물을 운송하도록 설계됐다.
14차 시험비행에서는 발사 과정에서 엔진 일부가 계획보다 일찍 정지했지만 나머지 엔진의 작동시간을 조절해 비행을 계속했다. 우주선은 추가 엔진 점화를 통해 지구 궤도에 진입했고, 차세대 스타링크(Starlink) V3 위성 26기를 배치했다.
스타십이 실제 위성을 궤도에 올린 것은 처음이었다.
스페이스X는 그동안 스타십의 발사와 단계 분리, 우주선 제어, 재진입, 착수 등 여러 기술을 반복적으로 시험해 왔다. 이전 시험비행은 지구 궤도를 완전히 돌지 않는 준궤도 비행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14차 비행에서는 지구 궤도에 진입해 실제 통신위성을 배치하는 데 성공했다.
위성 배치 이후 우주선은 엔진을 다시 점화해 궤도에서 이탈했고, 대기권에 재진입해 태평양의 예정된 해역에 착수했다. 슈퍼헤비 추진체도 멕시코만의 지정된 해역에 착수했다.
스페이스X는 우주선과 추진체를 모두 지상 발사시설로 돌려보내 재사용하는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비행에서는 실제 위성 배치와 궤도 이탈 기술을 입증했지만, 완전한 재사용 운송체계까지 완성한 것은 아니다.
스타십이 처음 궤도에 진입한 것은 달과 화성 운송계획에도 중요한 진전이다. 대형 우주선이 지구를 벗어나 다른 천체로 향하려면 먼저 안정적으로 우주에 진입하고 궤도에서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달과 화성으로 대량의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서는 궤도 진입 이후에도 여러 기술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기술이 우주 공간에서 추진제를 옮기는 궤도상 연료 이송이다.
스타십은 액체산소와 액체메탄을 추진제로 사용한다. 대형 우주선을 지구에서 발사하면 상당한 양의 추진제가 상승 과정에서 소모된다. 달이나 화성까지 이동하고 착륙하려면 지구 궤도에서 추진제를 추가로 공급받는 방식이 필요하다.
스페이스X가 구상하는 방법은 여러 대의 스타십을 발사해 궤도에 추진제를 공급하고, 달이나 화성으로 향하는 우주선에 이를 옮기는 것이다.
추진제를 공급하는 우주선과 저장용 우주선,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선 사이에서 대량의 극저온 액체를 옮겨야 한다. 우주선끼리 접근해 결합하는 도킹 기술도 필요하다.
지구에서는 액체를 다른 용기로 옮길 때 중력을 이용할 수 있지만 우주 공간에서는 조건이 다르다. 극저온 추진제를 미세중력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이동시키려면 별도의 압력 제어와 유체 관리 기술이 필요하다.
액체산소와 액체메탄은 낮은 온도에서 저장해야 한다. 우주 공간에서 장시간 보관하면 주변 환경으로부터 열이 유입되면서 추진제 일부가 기체로 변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추진제 손실을 줄이는 기술도 장거리 우주 운송의 중요한 요소다.
NASA는 스타십을 이용한 달 착륙계획에서 궤도상 연료 이송을 주요 개발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우주선 사이에서 대량의 추진제를 옮기는 실험이 성공해야 유인 달 착륙에 필요한 연료 보급 절차를 검증할 수 있다.
2026년 9월 스타십의 첫 궤도 진입은 위성 운송능력을 입증했지만 우주선 간 대규모 연료 이송과 달 착륙까지 완료한 것은 아니다.
2026년 3월 NASA 감사관실은 달 착륙선 개발 현황을 검토하면서 스페이스X의 일정 지연과 기술 개발 위험을 지적했다. 스타십 달 착륙선 개발은 2021년 계약 체결 이후 당초 계획보다 2년 이상 늦어진 상태였다.
우주 공간에서 추진제를 공급하는 기술은 달 착륙선 개발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 NASA는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Blue Origin)의 착륙선 개발 상황을 함께 검토하며 2028년 유인 달 착륙을 준비하고 있다.
2026년 미국의 달 탐사 일정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4월 1일, NASA의 아르테미스 2호(Artemis II)가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우주선 오리온(Orion)에는 미국인 우주비행사 리드 와이즈먼(Reid Wiseman), 빅터 글로버(Victor Glover), 크리스티나 코크(Christina Koch)와 캐나다인 우주비행사 제러미 핸슨(Jeremy Hansen)이 탑승했다.
아르테미스 2호는 달 주변을 비행한 뒤 4월 10일 지구로 돌아왔다. 우주비행사 네 명은 태평양에 착수한 오리온에서 무사히 귀환했다.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0년 넘게 달 주변까지 사람을 보낸 유인 임무가 없었던 만큼 아르테미스 2호는 미국의 유인 달 탐사 재개를 알리는 비행이었다.
다만 아르테미스 2호는 달에 착륙하는 임무가 아니었다. 우주비행사들은 달 주변을 비행하면서 오리온의 생명유지장치와 통신, 항법, 우주선 운용 능력을 시험했다.
NASA는 2026년 2월 아르테미스 계획을 조정하면서 2027년 임무의 목적도 바꿨다.
당초 아르테미스 3호에서 추진했던 유인 달 착륙을 뒤로 미루고, 2027년에는 지구 저궤도에서 오리온과 상업용 달 착륙선의 접근·도킹을 시험하기로 했다.
우주비행사가 탑승한 오리온과 스페이스X 또는 블루오리진이 개발한 착륙선 시험체를 우주 공간에서 연결하고, 승무원 이동에 필요한 장치와 통신·생명유지 시스템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실제 유인 달 착륙 목표는 2028년 아르테미스 4호로 옮겨졌다.
NASA는 2028년 초 첫 유인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8년 말에도 추가 달 착륙 임무를 추진하고 있다. 착륙선의 개발 진척과 시험 결과에 따라 실제 임무 일정과 참여 업체가 결정된다.
스페이스X는 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는 주요 민간기업이다.
2021년 NASA는 스페이스X를 유인 달 착륙선 개발 사업자로 선정했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을 개조한 달 착륙선으로 우주비행사를 달 궤도에서 지표면까지 운송하고, 임무를 마친 뒤 다시 달 궤도로 올려보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스타십 달 착륙선은 우주비행사가 지구에서 직접 탑승해 출발하는 오리온과 역할이 다르다. 우주비행사는 오리온을 타고 달 궤도까지 이동한 뒤 착륙선으로 옮겨 타고 달 표면에 내려간다. 임무를 마치면 착륙선을 이용해 달 궤도로 돌아와 오리온에 다시 탑승하는 방식이다.
NASA는 스페이스X와 함께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도 개발하고 있다. 두 기업의 착륙선 개발이 병행되면서 미국의 유인 달 탐사는 민간기업의 기술 경쟁과 정부의 안전 검증이 결합된 구조로 진행되고 있다.
우주비행사의 안전은 기술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다.
NASA 감사관실은 2026년 3월 보고서에서 달 착륙선에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우주비행사를 구조할 수 있는 능력이 현재 확보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착륙선이 달 표면에서 이륙하지 못하거나 달 궤도에서 오리온과 다시 결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승무원 구조가 어려울 수 있다. 우주선의 비행 능력뿐 아니라 비상 상황에서 우주비행사가 생존할 수 있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NASA는 유인 착륙에 앞서 무인 달 착륙 시연과 지구 궤도에서의 도킹 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사람이 탑승한 상태에서 새로운 기술을 처음 사용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절차다.
달에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머스크의 구상과 별개로 NASA도 달 남극에 장기간 운영할 수 있는 기지를 구축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2026년 발표된 NASA의 달 기지 계획은 2030년대까지 세 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2029년까지 진행되는 첫 단계에서는 무인 탐사선과 로봇을 이용해 달 남극을 조사하고 통신·항법·전력 등 주요 기술을 시험한다. 지형과 지하 자원을 조사하고 착륙 가능한 지역을 살피는 활동도 포함된다.
2029년부터 2032년까지는 전력 공급과 통신, 물자 운송 등 장기 체류를 위한 기반시설을 구축한다. 우주비행사와 화물을 운반하는 달 탐사차량도 단계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2032년 이후에는 장기간 머무를 수 있는 거주시설과 전력·통신망을 갖춰 달 표면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기지를 구축하는 구상이다.
NASA가 추진하는 달 기지와 머스크가 제시한 자립형 도시는 목표 규모에서 차이가 있다. NASA는 탐사와 과학 연구, 장기 체류를 위한 시설을 단계적으로 구축하려 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구의 보급이 끊겨도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도시를 구상하고 있다.
도시를 건설하려면 탐사기지보다 훨씬 많은 기반시설과 물자를 확보해야 한다. 주거시설과 전력, 통신망에 더해 식량 생산과 의료, 폐기물 처리, 장비 정비, 건설자재 공급까지 갖춰야 한다.
달 남극은 장기적인 탐사 거점 후보지로 관심을 받고 있다.
달의 극지방 일부 분화구에는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이 있다. 극도로 낮은 온도가 유지되는 지역에서는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달 탐사에서는 물이 생명유지와 산소 생산, 추진제 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물을 분해하면 산소와 수소를 얻을 수 있다. 산소는 우주비행사의 호흡에 필요하고, 수소와 산소는 적절한 공정을 거쳐 로켓 추진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달에서 필요한 자원을 직접 확보하면 지구에서 운송해야 하는 물자의 양을 줄일 가능성이 생긴다.
그러나 달 남극에서 얼음을 실제로 채굴하고 정제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얼음의 분포와 함량, 채굴 조건, 정제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NASA는 달 남극의 물과 휘발성 물질을 조사하기 위해 VIPER(Volatiles Investigating Polar Exploration Rover) 탐사차를 활용하는 임무를 추진하고 있다. 2027년 말 달 남극에 보내는 계획으로, 탐사 결과는 향후 기지 건설과 자원 활용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달에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도 중요하다.
달의 낮과 밤은 지구와 크게 다르다. 일반적인 달 표면에서는 낮과 밤이 각각 약 14일씩 이어진다. 햇빛을 이용한 태양광 발전만으로 장기간 시설을 운영하려면 에너지 저장장치나 다른 전력 공급 수단이 필요하다.
달 남극은 지형에 따라 햇빛을 받는 시간이 다르다. 일부 고지대는 다른 지역보다 오랫동안 태양광을 확보할 수 있지만 분화구 내부에는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곳도 있다.
NASA는 태양광 발전과 배터리, 원자력 기반 전력 공급장치를 단계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신과 항법, 로봇 운용, 거주시설의 온도 조절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력이 필수적이다.
화성의 자연환경은 달과 또 다르다.
화성에는 희박하지만 대기가 존재하고 중력은 지구의 약 38%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약 16.5%에 불과하다. 화성에서는 대기와 먼지폭풍, 계절 변화까지 고려해야 하며 달에서는 진공에 가까운 환경과 큰 온도 차이, 표면을 덮고 있는 미세한 먼지가 주요 운용 조건이다.
달에서 개발한 모든 기술을 화성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다만 다른 천체에서 장기간 생활하기 위한 생명유지장치와 전력 공급, 로봇 운용, 자원 활용, 통신과 물류 기술은 두 지역 모두에서 필요하다.
머스크가 달 개발을 우선하기로 한 결정에는 이런 기술을 지구와 가까운 곳에서 반복적으로 시험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다.
스타십의 상업적 활용 역시 달·화성 전략과 연결돼 있다.
2026년 9월 첫 궤도 진입에서 스타십이 배치한 스타링크 V3 위성 26기는 기존 위성보다 큰 통신 용량을 목표로 개발된 차세대 장비다.
스페이스X는 이미 팰컨9(Falcon 9)을 이용해 스타링크 위성을 대량으로 배치해 왔다. 더 크고 무거운 차세대 위성을 운송하기 위해서는 스타십의 대형 화물 운송능력이 중요해진다.
스타십이 스타링크 위성을 반복적으로 운송할 수 있게 되면 상업용 위성 발사를 통해 우주선 운용 경험을 쌓는 동시에 실제 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대규모 위성 운송에 필요한 발사시설과 추진체 생산체계는 장기적으로 달·화성 화물 운송에도 활용할 수 있다. 발사 횟수가 늘어나면 추진체 재사용과 정비, 연료 공급, 발사시설 운영을 반복할 기회도 많아진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의 발사 횟수를 크게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2026년 10월 14일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스페이스X가 텍사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 발사를 확대하기 위해 제출한 계획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시작한다고 공고했다.
현재 스타베이스에서 허용된 연간 스타십 발사 횟수는 최대 25회다. 스페이스X는 첫 단계에서 연간 최대 100회, 이후 최대 456회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우주선과 추진체의 착륙을 합산한 연간 착륙 횟수도 최대 912회로 늘리는 내용이다.
연간 456회는 실제 발사 실적이 아니라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장기적인 허가 확대 규모다. 환경영향평가와 규제 절차를 거쳐야 하며, 발사시설과 우주선 생산능력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
대형 로켓을 반복적으로 발사하려면 발사장 주변의 소음과 대기·해양 환경, 주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발사 횟수를 확대하는 사업은 기술 개발과 함께 규제 승인과 지역사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우주선의 반복 발사 능력이 확보되면 달과 화성으로 필요한 물자를 대량 운송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실제 달 착륙이나 화성 운송에는 발사 횟수 확대 외에도 궤도상 연료 이송과 장거리 비행, 착륙, 재이륙 기술이 필요하다.
스페이스X의 2026년 사업 진행 상황에는 머스크가 제시한 우주개발 일정과 실제 기술 수준 사이의 차이도 나타난다.
2025년 3월 머스크는 스타십에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를 실어 2026년 말 화성으로 보내겠다는 계획을 언급했다. 당시에는 무인 임무를 먼저 수행하고 이후 사람을 보내는 구상을 내놓았다.
그러나 2026년 2월 달 개발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바뀌었고, 9월에는 스타십이 처음 지구 궤도에 진입했다. 화성까지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필요한 대규모 궤도상 연료 이송과 장거리 비행 기술은 아직 실증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화성으로 향하는 다음 유리한 발사 시기는 2028년 말에서 2029년 초 무렵이다. 실제 발사 시점은 우주선 개발과 발사 준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머스크는 2026년 2월 화성 도시 건설을 5~7년 뒤 시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도시 건설 착수와 우주선의 첫 무인 착륙, 유인 착륙은 각각 다른 단계다.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려면 우선 무인 화물 운송과 착륙을 반복적으로 성공시켜야 한다. 발전시설과 거주용 장비, 통신시설 등을 먼저 보내고 정상적인 작동을 확인해야 사람이 장기간 체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출 수 있다.
달에서는 지구와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워 비상 상황에서 새로운 우주선을 보내거나 추가 물자를 공급할 여지가 크다. 화성에서는 지구와의 통신에도 행성 간 거리에 따라 수분에서 20분 이상이 걸릴 수 있고, 우주선을 이용한 긴급 보급도 쉽지 않다.
화성 도시 건설에 앞서 달에서 우주 운송과 장기 체류 기술을 반복적으로 시험하겠다는 방향은 개발과 운영 위험을 줄이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만 달의 자립형 도시 역시 아직 실현되지 않은 장기 구상이다.
미국의 달 개발에는 스페이스X뿐 아니라 NASA와 블루오리진 등 여러 기관과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도 2030년까지 자국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달 남극의 탐사와 자원 조사, 장기 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우주개발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NASA는 2026년 5월 달 기지 개발을 위한 새로운 무인 착륙선과 탐사차량 계획을 발표했다. 달 남극에 과학 장비와 로봇을 보내 지형과 자원, 착륙 조건을 조사하고 장기 체류에 필요한 기술을 시험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2호의 유인 달 근접비행 이후 NASA의 개발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월 13일에는 2027년 아르테미스 3호에 사용할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의 양쪽 고체 추진체 조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2027년에는 지구 궤도에서 오리온과 민간 달 착륙선의 도킹 시험을 추진하고, 2028년에는 아르테미스 4호를 통해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보내는 일정이 예정돼 있다.
스페이스X는 9월 스타십의 첫 궤도 진입을 성공시킨 뒤 발사시설과 운송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달 착륙에 필요한 우주 공간 연료 이송과 우주선 재사용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2025년 화성 직행을 강조했던 머스크는 2026년 달을 먼저 개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지구와 화성의 26개월 발사 주기, 달까지의 짧은 이동시간, 기술 시험을 반복할 수 있는 기회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스타십의 첫 궤도 진입과 스타링크 위성 배치는 우주 화물 운송능력이 한 단계 발전했음을 알렸다. 그러나 2028년 유인 달 착륙과 장기적인 화성 도시 건설을 위해서는 대규모 연료 이송, 착륙선의 안전성, 반복 운송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2027년 아르테미스 3호의 도킹 시험과 스타십의 후속 시험비행, 2028년 유인 달 착륙 목표는 머스크가 바꾼 우주개발 전략의 실제 진행 속도를 가늠할 주요 일정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