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김포 진로교육박람회①] 5천 중학생, 100여 개 부스서 미래 직업 탐색…교실 밖 진로교육
관내 16개 중학교 참여…AI·드론·K뷰티·의료·웹툰 등 직업세계 직접 체험 이기형 시장·김계순 의장·권성규 교육장 참석…민선9기 미래교육 정책 현장으로
[KtN 박준식기자]15일 오전 김포종합운동장에 모인 중학생들은 개막행사가 끝나자 운동장 곳곳에 마련된 체험부스로 흩어졌다. AI 방탈출과 스마트시티, 드론, 로봇부터 의료, K뷰티, 웹툰, 대학 학과까지 학생들이 직접 선택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이어졌다. 16일까지 이틀 동안 열린 '2026 김포시 진로교육박람회'에는 김포지역 16개 중학교 학생과 학부모, 시민 등 5천여 명이 참여했다.
김포시가 주최하고 경기도김포교육지원청과 김포시청소년재단이 공동 주관한 올해 박람회는 '오늘 뭐하G? 진로찾G!'를 내걸었다. 지역기업과 대학, 공공기관 등이 참여해 100여 개 진로체험부스를 운영했고, 학생들은 정해진 체험을 일괄적으로 따라가기보다 관심 분야를 직접 선택해 이동했다.
개막식에는 이기형 김포시장과 김계순 김포시의회 의장, 권성규 경기도김포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참석했다. 학생 대표들도 무대에 올라 교육도약 비전 선포식에 함께했다. 김포대학교 K-POP 댄스팀과 청소년 태권도 시범단의 무대가 이어졌고 걸그룹 세이마이네임(SAY MY NAME)도 축하공연에 참여했다.
이 시장은 학생들에게 진로를 곧바로 결정하라는 주문보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는 데 무게를 뒀다. “오늘은 신나고 즐겁게 각자의 미래 진로를 체험하고 고민하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틀 동안의 체험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찾아보기를 당부했다.
김계순 의장도 AI를 비롯해 빠르게 달라지는 직업환경을 언급하며 자신의 관심과 적성을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성규 교육장은 “진로교육은 방향이고 직업교육은 깊이”라는 말로 학생들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직접 체험해 볼 것을 권했다.
학생들이 가장 오래 머무른 곳 가운데 하나는 AI와 신기술을 직접 다뤄보는 부스였다. 화면으로 기술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로봇 센서를 움직이거나 드론과 스마트시티의 작동방식을 살펴보고, 생성형 AI를 이용해 결과물을 만들어보는 체험이 이어졌다. 기술 이름을 배우는 방식보다 작동 원리를 직접 경험한 뒤 관련 직업을 연결하는 방식에 가까웠다.
대학과 특성화고도 현장에 들어왔다. 연세대학교와 김포대학교를 비롯한 대학·교육기관이 학과체험에 참여했고, 지역 특성화고 학생과 관계자들도 전공과 직업 정보를 제공했다. 중학생이 고등학교 진학과 대학 전공, 직업을 따로 떼어 생각하기보다 하나의 진로 과정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소방과 의료, K뷰티, 웹툰 등 비교적 익숙한 직업도 직접 해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설명자료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도구를 사용하거나 작업 과정을 경험하면서 실제 직업에서 어떤 일이 이뤄지는지 살펴보게 했다. 여러 부스를 돌아본 학생들은 관심 분야를 다시 찾거나 기존에 알지 못했던 직업을 접했다.
김포시청소년재단 창의융합서포터즈도 AI와 로봇 체험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났다. 이정선 서포터즈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학생 자신의 이미지를 활용한 콘텐츠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이진주 서포터즈는 게임을 통해 AI 엔지니어가 하는 일을 설명했다. 고수정 서포터즈는 초음파와 거리감지, 카메라 등 여러 센서를 활용한 로봇을 직접 움직이도록 구성했다.
학생들의 질문도 직업 이름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갔다. 로봇 체험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로봇을 하려면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묻는 학생이 많았다. AI 엔지니어 체험에서는 게임 속 구성과 실제 엔지니어가 하는 일을 연결해 질문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미래기술에 대한 관심이 단순한 흥미에서 학습과 직업 선택으로 옮겨가는 대목이었다.
올해 행사는 지난해보다 운영기간을 늘려 이틀 동안 진행됐다. 김포시는 민선9기 교육정책에서 미래교육환경 조성과 지역·학교 간 교육격차 완화를 주요 방향으로 잡고 있다. 진로교육박람회도 행사기간을 늘리고 AI와 신산업 분야의 체험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운영방식이 바뀌었다.
진로교육을 학교 안에서만 다루지 않겠다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시와 교육지원청, 청소년재단이 함께 행사를 운영하고 지역 대학과 기업, 공공기관이 체험 주체로 참여했다. 학생이 교실에서 직업 정보를 배우는 방식에서 지역사회에 있는 사람과 기관을 직접 만나도록 접점을 넓힌 것이다.
15일 저녁 김포아트홀에서는 의사이자 웹소설 작가, 유튜버로 활동하는 이낙준 작가의 진로특강도 열렸다. 한 사람이 하나의 직업에 머물지 않고 여러 영역을 넘나드는 현재의 직업환경을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살펴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직업세계가 빠르게 바뀌면서 중학생 시기에 하나의 직업을 정하도록 요구하는 방식도 현실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AI와 로봇처럼 몇 년 전까지 일부 전공자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분야가 일상으로 들어왔고, K뷰티와 콘텐츠처럼 한국 문화산업의 성장과 함께 직업 범위가 넓어진 분야도 있다. 학생에게 필요한 경험의 종류도 그만큼 많아졌다.
현장에서 만난 교육 관계자들의 설명도 같은 방향을 향했다. 진로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중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빠른 선택보다 여러 경험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박람회에서 여러 부스를 직접 돌아보게 한 이유도 한두 개 직업을 정해주는 데 있지 않았다.
이틀 동안 5천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박람회가 진로교육의 결과 자체가 될 수는 없다. 체험을 통해 관심을 가진 학생이 학교로 돌아간 뒤 관련 수업과 상담을 이어가고, 지역 대학과 기업에서 다시 해당 분야를 경험할 기회가 마련돼야 진로 탐색도 이어질 수 있다.
이기형 시장도 본지 현장 인터뷰에서 이틀간의 행사 이후를 언급했다. 찾아가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역 산업체와 학생을 연결하고 청년의 취업·창업까지 잇는 구상도 밝혔다.
김포종합운동장을 채운 100여 개 부스는 학생들에게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선택지를 늘려주는 데 가까웠다. 김포의 진로교육도 대규모 박람회 한 번을 넘어 학교와 지역기업, 대학, 청소년기관이 일상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이어질 때 학생이 경험한 하루가 실제 진로 선택의 과정으로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