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문화 마케팅③] 애플이 유통한 카파도키아 패션쇼, 튀르키예 문화와 글로벌 홍보의 경제학

레 벤자민스 15주년 무대에 참여한 현지 제작업체와 국제 촬영진…아이폰 홍보에 활용된 아나톨리아 문화, 기술기업과 패션 브랜드 사이의 경제적 이해관계

2026-10-20     임우경 기자

[KtN 임우경기자]튀르키예 카파도키아의 붉은 암석 지형에 분홍색과 노란색, 초록색 열기구 세 개가 떠올랐다. 모델들은 협곡 사이에 마련된 런웨이를 걸었고, 촬영진은 지상과 공중에서 의상과 열기구를 촬영했다. 이스탄불 패션 브랜드 레 벤자민스(Les Benjamins)의 창립 1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였지만 완성된 영상은 미국 기술기업 애플(Apple)의 글로벌 홍보 채널에서도 공개됐다. 튀르키예의 자연과 패션, 현지 제작업체의 기술이 세계적인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광고 콘텐츠에 사용된 것이다.

레 벤자민스는 지난 14일 카파도키아 귈뤼데레 계곡(Güllüdere Valley)에서 'From Earth to Sky' 컬렉션을 발표했다. 창립자 뷔냐민 아이든(Bünyamin Aydın)은 아나톨리아의 자연과 전통 직물, 1970년대 튀르키예 록 음악을 바탕으로 의상 10개를 제작했다. 패션쇼에는 맞춤 제작한 열기구 세 개가 등장했고, 프랑스 영화감독 닐스 카스티용(Neels Castillon)은 iPhone 18 Pro Max를 활용해 행사를 촬영했다.

애플은 아이든이 iPad Pro와 Apple Pencil Pro로 디자인을 구상한 과정부터 카스티용의 영상 촬영까지 자사 제품을 중심으로 소개했다. 레 벤자민스는 글로벌 기술기업의 홍보망을 통해 국제적인 노출을 확보했고, 애플은 패션과 영상 제작 현장에서 자사 기기가 활용되는 모습을 알렸다. 하나의 패션쇼를 두 기업이 서로 다른 사업 목적에 활용한 협업이다.

행사의 출발점은 레 벤자민스의 창립 15주년이었다. 2011년 이스탄불에서 프린트 티셔츠 30장으로 사업을 시작한 아이든은 튀르키예의 카펫 문양과 전통적인 장식을 현대 스트리트웨어에 적용하며 브랜드를 발전시켰다. 이후 남성복과 여성복, 신발과 액세서리로 상품군을 확대했고 해외 패션 유통시장에도 진출했다. 독일에서 태어나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의 일상복과 튀르키예의 문화적 소재를 결합한 디자인을 꾸준히 선보였다.

애플과의 협업은 레 벤자민스가 국제적인 기업과 처음 진행한 프로젝트도 아니다. 브랜드는 스포츠웨어 업체 푸마(PUMA),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를 비롯해 자동차 제조사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문화예술 기관 등과 협업해 왔다. 2025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CLA 출시를 계기로 별도의 캡슐 컬렉션을 제작했다. 자동차의 외관과 색상을 의류 디자인에 적용하고, 튀르키예의 카펫 문양을 함께 사용했다.

레 벤자민스는 이러한 협업을 통해 패션 브랜드의 이름을 자동차와 스포츠, 문화예술 분야로 넓혀 왔다.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소비층에 접근하고 기존 상품과 다른 형태의 제품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협업 상대가 보유한 유통망과 홍보 채널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기업과 공동으로 의류를 제작하는 사업과 기술기업의 기기를 사용해 패션쇼 영상을 만드는 프로젝트는 상품의 구조가 다르다. 메르세데스-벤츠와의 협업에서는 자동차 디자인을 반영한 의류가 판매됐다. 애플과의 카파도키아 프로젝트에서는 패션쇼의 제작 과정과 완성된 영상이 기술제품의 홍보에 사용됐다. 의류 판매와 직접 연결되는 공동 상품보다 브랜드의 인지도와 영상 콘텐츠의 활용 가치가 강조되는 협업이다.

이러한 차이는 두 기업의 홍보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레 벤자민스는 창립 15주년을 기념해 아나톨리아의 문화적 배경과 디자인을 알리는 데 무게를 뒀다. 애플은 같은 행사를 소개하면서 아이든이 디자인에 사용한 iPad Pro와 촬영에 사용된 iPhone 18 Pro Max를 전면에 내세웠다. 패션 브랜드에는 컬렉션 발표가 중심이지만 기술기업에는 전문 창작 현장에서 자사 제품이 사용됐다는 사실이 중요한 홍보 요소다.

애플이 제공하는 국제적인 홍보망은 중견 패션 브랜드에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뉴욕이나 파리의 대형 패션하우스와 달리 이스탄불을 기반으로 성장한 브랜드가 세계 각국의 소비자에게 동시에 접근하려면 별도의 마케팅과 유통망이 필요하다. 글로벌 기술기업의 공식 채널을 통해 컬렉션 영상이 소개되면 기존 패션 소비자뿐 아니라 기술과 영상 제작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

다만 영상의 조회와 관심이 의류 구매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는 카파도키아의 열기구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 아이폰의 촬영 성능이나 터키의 자연경관을 보기 위해 영상을 시청할 수도 있다. 레 벤자민스가 제작한 재킷과 드레스를 실제로 구매하려면 디자인과 가격, 판매처, 자신의 취향까지 검토해야 한다. 패션쇼의 노출 범위와 의류의 판매 성과는 서로 다른 소비 과정에서 결정된다.

레 벤자민스가 축적한 브랜드의 정체성이 영상 홍보 이후에도 유지되는지도 중요하다. 세계적인 기업과 협업하면서 브랜드의 이름이 알려질 수 있지만 소비자가 레 벤자민스를 독립적인 패션 브랜드로 기억하는지, 애플이 소개한 영상 프로젝트의 일부로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인지도 확대의 성격이 달라진다.

카파도키아 프로젝트에서는 튀르키예의 문화적 소재가 국제적인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요소로 활용됐다. 아나톨리아의 자연에서 가져온 색채와 전통복의 형태, 1970년대 록 음악가 바르쉬 만초(Barış Manço)의 이미지는 컬렉션의 문화적 배경을 구성했다. 열기구와 붉은 암석 지형은 영상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나톨리아는 오랜 기간 여러 문명과 문화가 교류한 지역이다. 튀르키예의 전통 직물과 기하학적 문양, 카프탄의 형태에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이 담겨 있다. 현대 패션은 이러한 소재를 새로운 디자인에 활용할 수 있지만 복잡한 문화적 배경이 짧은 광고 영상 안에서는 색상과 문양, 이국적인 풍경으로 압축되기 쉽다.

아이든은 독일에서 성장한 경험과 튀르키예의 문화적 뿌리를 자신의 디자인에 함께 반영해 왔다. 레 벤자민스의 카펫 문양과 현대적인 스트리트웨어도 두 문화권에서 형성된 경험과 관계가 깊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카프탄과 록 음악가의 이미지, 자연에서 가져온 색채를 통해 비슷한 접근을 이어갔다.

하지만 열기구와 패션쇼를 결합한 영상에서는 지역의 문화가 지닌 역사적 맥락보다 강렬한 외관이 더 쉽게 전달된다. 거대한 원색의 열기구와 붉은 협곡은 짧은 시간에 시선을 끌 수 있지만 전통 직물의 제작 방식이나 음악가가 활동했던 시대의 문화적 배경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다. 지역문화가 세계 시장에서 소비되는 과정에서 자주 나타나는 차이다.

카파도키아의 관광 이미지도 이번 협업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튀르키예 중부의 카파도키아는 화산 활동과 침식으로 형성된 독특한 암석 지형으로 유명하다. 괴레메 국립공원과 카파도키아 암석 유적은 198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암굴 교회와 지하도시, 수세기에 걸쳐 형성된 거주 문화가 자연경관과 함께 남아 있다.

열기구 관광은 오늘날 카파도키아를 대표하는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바위와 계곡 위로 떠오르는 열기구는 지역을 알리는 사진과 영상에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레 벤자민스는 이미 국제적으로 알려진 관광지의 시각적 특징을 패션쇼에 활용했다. 자연경관과 관광산업이 오랫동안 축적한 인지도가 브랜드의 창립 기념행사에도 사용된 셈이다.

이번 패션쇼를 위해 별도로 제작한 열기구는 현지 업체 파샤 벌룬스(Pasha Balloons)가 담당했다. 아이든은 디지털 도구로 열기구의 형태를 구상했고, 파샤 벌룬스는 실제 비행이 가능한 구조로 제작하는 기술을 제공했다. 디자인의 외관을 정하는 일과 열기구를 안전하게 비행시키는 일에는 서로 다른 전문성이 필요하다.

열기구의 형태와 크기는 공기역학과 내부 압력, 재료의 무게, 비행 조건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색상과 외관에 대한 디자이너의 구상이 실제로 구현되기까지 현지 업체의 제작 경험과 기술적 판단이 필요했다. 아이패드에서 완성한 디자인이 카파도키아의 상공에 떠오르기까지 지역 산업의 기술이 투입된 것이다.

영상 촬영에도 여러 분야의 인력이 참여했다. 카스티용은 카파도키아의 자연광과 모델의 움직임을 고려해 촬영을 진행했고, 드론을 비롯한 장비를 활용해 열기구와 런웨이를 기록했다. 의상 제작자는 원단을 재단하고 봉제했으며, 모델과 행사 운영진은 계곡에 마련된 야외 런웨이에서 패션쇼를 진행했다.

완성된 영상에는 디자이너와 촬영 감독의 이름이 등장하지만 행사 전체를 구현한 제작 인력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적게 알려진다. 글로벌 기업의 홍보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는 지역 업체와 현장 노동이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이미지는 유명 디자이너와 기술제품을 중심으로 구성되기 쉽다.

레 벤자민스의 창립 15주년 'From Earth to Sky' 패션쇼 현장. 분홍색 드레스와 팬츠, 후드형 의상 등을 착용한 참가자들이 검은색 상의와 넉넉한 카키색 팬츠 차림의 인물과 함께 서 있다. 뒤쪽에는 대형 분홍색과 노란색 열기구가 자리한다. 사진=Abdullah M. Alshayji

분홍색 계열의 의상들이 모인 단체 사진에는 서로 다른 길이와 부피의 옷이 등장한다. 얇은 원단을 여러 겹 겹친 드레스와 긴소매 상의, 넉넉한 팬츠, 후드 형태의 의상이 함께 배치됐다. 가운데에는 검은색의 두꺼운 상의와 넉넉한 카키색 팬츠를 착용한 인물이 서 있다. 의상의 색채는 분홍색을 중심으로 연결되지만 실루엣과 소재의 처리 방식은 서로 다르다.

왼쪽의 긴 드레스에는 몸통을 따라 이어지는 주름과 부풀린 소매가 사용됐고, 옆에 선 모델은 밝은 분홍색 상의와 넉넉한 팬츠를 입었다. 뒤쪽의 후드형 의상은 머리부터 몸통까지 같은 색상으로 이어지며, 오른쪽의 긴 드레스는 허리 아래로 원단이 곧게 내려온다. 같은 색상군에 속한 의상이라도 각각의 부피와 원단 처리에 차이를 둔 구성이다.

의상의 분홍색은 뒤쪽 열기구와 가까운 색조를 사용했다. 밝은 분홍색과 짙은 분홍색이 섞여 있고, 열기구의 강한 색채는 의상의 부드러운 톤과 대비된다. 사진 위쪽을 차지하는 열기구의 크기가 커 모델들의 신체와 의상이 상대적으로 작게 드러난다. 전체적인 인상은 개별 의상보다 열기구와 사람들의 집단적인 배치에 영향을 받는다.

분홍색 의상들은 드레이핑과 주름, 넉넉한 재단을 다양하게 사용했지만 단체 사진에서 원단의 두께와 마감, 실제 착용감을 구별하기는 어렵다. 관객의 관심을 끄는 강렬한 색상과 대형 연출이 의복의 세부적인 디자인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도 드러난다.

애플은 이러한 패션쇼의 시각적 특징을 영상 홍보에 활용했다. 대형 열기구와 원색의 의상, 자연광이 빠르게 달라지는 계곡은 전문적인 영상 제작 환경을 보여주는 소재가 됐다. 촬영 감독이 선택한 구도와 원단의 움직임, 후반 작업에서 조정한 색채가 영상의 완성도를 결정했다.

애플이 얻는 가치는 단순한 영상 한 편의 광고 효과에 머무르지 않는다. 자사 제품이 전문 디자이너와 영화감독의 작업에 사용됐다는 사실은 기술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활용된다. 소비자는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는 광고보다 실제 창작 현장에서 사용되는 모습을 통해 기기의 활용 범위를 이해할 수 있다.

기술기업이 문화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이유도 이러한 이미지 형성과 관계가 깊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기능이 상향 평준화될수록 기기의 성능을 수치로만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전문 창작자의 작업을 활용하면 특정 기능이 실제로 어떤 결과물을 만드는 데 쓰이는지 보여줄 수 있다. 기능과 창작물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예술가의 전문성과 문화적 영향력이 제품 홍보에 함께 사용된다.

레 벤자민스에는 국제적인 인지도와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할 기회가 생긴다. 브랜드의 의상을 알리는 영상이 글로벌 기술기업의 채널에 유통되면 패션 전문 매체를 접하지 않는 소비자에게도 이름을 알릴 수 있다. 다만 영상에서 발생한 관심이 브랜드의 자체 유통망으로 이어져야 실제 상품 판매와 장기적인 고객 확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국제적인 노출을 얻은 뒤에도 독립적인 고객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협업 영상에 관심을 가진 소비자가 레 벤자민스의 컬렉션을 살펴보거나 공식 판매 채널을 방문하고, 실제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까지 연결돼야 사업적 성과가 쌓인다. 광고 영상에 사용된 의상과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상품 사이의 차이도 구매 과정에 영향을 준다.

카파도키아 쇼에서 공개한 의상은 긴 드레스와 카프탄, 넉넉한 실루엣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레 벤자민스가 그동안 판매해 온 티셔츠와 후디, 데님, 스포츠웨어와는 다른 성격의 착장도 포함됐다. 시각적으로 강한 런웨이 의상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지만 실제 판매되는 일상복의 경쟁력은 소재와 재단, 가격, 유통에서 결정된다.

기술기업과 패션 브랜드가 협업한다고 해서 서로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가치가 같은 것은 아니다. 애플은 전문 창작자의 작업을 자사 제품의 홍보에 활용하고, 레 벤자민스는 애플이 보유한 국제적인 유통 채널을 이용한다. 영상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다르다. 애플에는 제품의 활용성을 알리는 광고가 될 수 있지만 레 벤자민스에는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문화행사에 가깝다.

글로벌 기업이 지역의 문화를 소개하는 과정에서는 홍보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을 담당하는 주체의 영향력도 커진다. 같은 행사라도 어떤 장면을 먼저 보여주고 어떤 설명을 강조하는지에 따라 소비자의 관심이 달라진다. 카파도키아 프로젝트에서는 열기구와 의상이 애플의 제품 기능을 소개하는 영상에 사용됐고, 아이패드와 아이폰의 활용 과정이 상세하게 설명됐다.

레 벤자민스가 직접 소개하는 컬렉션은 아나톨리아의 전통과 자연, 아이든의 문화적 배경에 무게를 둔다. 애플의 홍보에서는 같은 문화적 소재가 전문적인 디자인과 촬영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활용 과정과 연결됐다. 두 기업이 동일한 영상을 활용하면서도 강조하는 내용에는 차이가 있었다.

애플이 소개한 카파도키아 프로젝트는 전문 창작자의 기술과 경험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 동시에 창작자와 지역 문화가 글로벌 기술기업의 상품을 홍보하는 데 활용되는 구조도 드러냈다. 한쪽 기업의 홍보 채널에 대한 접근과 다른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강화가 결합하면서 각각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지역문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일과 그 문화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일은 현대 패션산업에서 함께 나타난다. 레 벤자민스는 아나톨리아의 문양과 음악, 자연에서 가져온 소재로 브랜드의 차별성을 만들어 왔고, 국제적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이를 여러 시장에 알렸다. 패션 브랜드가 지역문화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 다시 그 상품을 글로벌 기업의 홍보에 활용하는 과정이다.

문화적 소재가 국제적인 시장으로 확산될수록 제작자의 역할과 지역 산업의 관계도 중요해진다. 카파도키아 패션쇼에는 아이든과 레 벤자민스의 디자인 조직뿐 아니라 열기구 제작업체와 의상 제작자, 영상 촬영진이 참여했다. 여러 분야의 전문성이 결합해 완성된 행사였지만 소비자가 접한 영상의 주된 메시지는 애플의 제품 성능과 패션쇼의 시각적 규모에 집중됐다.

레 벤자민스는 2011년 설립 이후 튀르키예의 전통 문양을 현대 스트리트웨어에 적용하면서 성장했고, 2026년에는 카파도키아에서 애플과 창립 15주년 패션쇼를 열었다. 의상 10개와 열기구 3개가 등장한 행사에는 현지 제작업체와 국제적인 촬영진이 함께 참여했다. 애플은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사용한 제작 과정을 세계 각국의 소비자에게 소개했다.

카파도키아의 열기구는 패션쇼가 끝난 뒤에도 튀르키예 관광산업의 상징으로 남고, 레 벤자민스는 아나톨리아의 문화적 소재를 활용한 의류 사업을 이어간다. 애플은 전문적인 패션 제작 현장에서 자사 제품이 사용된 영상 콘텐츠를 확보했다. 세 주체가 같은 행사에 참여했지만 남는 자산은 서로 다르다. 레 벤자민스의 창립 15주년 패션쇼는 글로벌 기술기업의 홍보망이 지역 패션과 관광문화의 국제적 노출을 넓히는 동시에 창작과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성과를 자사 제품의 이미지로 연결하는 문화경제의 구조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