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리포트] 삼성 폴더블폰, 접어야 팔리는 시대…2027년 6종 확대설에 담긴 시장 전략
아이폰 듀오 등장에 커지는 폴더블 경쟁…삼성, 접는 방식에서 화면 확장 방식까지 제품 다변화 스마트폰 판매량 줄어도 고가 시장은 성장…디자인·사용성·수익성으로 옮겨가는 삼성과 애플의 경쟁
[KtN 임우경기자]삼성전자가 2027년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군을 최대 6종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존 갤럭시 Z 폴드와 플립에 고성능 모델을 추가하고,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와 화면을 밀어 확장하는 슬라이드형 스마트폰까지 선보이는 구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iPhone Duo)'가 예약 판매에 들어간 직후 일부 제품의 배송 일정이 2027년 1월까지 밀리면서 접이식 스마트폰을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첫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며 접이식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했다. 당시에는 화면을 접는 기술 자체가 새로운 상품의 출발점이었다. 7년이 지난 지금은 애플까지 폴더블 시장에 합류하면서 경쟁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 접히는 디스플레이의 기술적 완성도에 더해 제품의 가격과 무게, 사용 편의성, 소프트웨어, 브랜드 충성도가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2027년 갤럭시 Z 시리즈에 포함될 것으로 거론되는 제품은 갤럭시 Z 슬라이드(Galaxy Z Slide), 갤럭시 Z 트라이폴드2(Galaxy Z TriFold2), 갤럭시 Z 폴드9 울트라(Galaxy Z Fold9 Ultra), 갤럭시 Z 폴드9 프로(Galaxy Z Fold9 Pro), 갤럭시 Z 폴드9(Galaxy Z Fold9), 갤럭시 Z 플립9(Galaxy Z Flip9) 등이다. 지난 10월 중순 제기된 출시설을 통해 알려진 구성으로, 제품별 사양과 일정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6개 모델이 모두 출시된다면 삼성전자의 폴더블 제품군은 올해보다 두 배로 늘어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갤럭시 Z 폴드8과 폴드8 울트라, 플립8을 공개했다. 기존의 책처럼 펼치는 폴드와 위아래로 접는 플립에 고성능 울트라를 추가했다. 폴드8 울트라는 8인치 대화면과 2억 화소 카메라를 갖췄고, 기본형 폴드8은 201g의 무게와 7.6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플립8은 휴대성과 외부 화면 활용에 비중을 뒀다. 같은 폴더블 제품군 안에서 화면 크기와 카메라, 무게, 사용 목적에 따라 선택지를 나눈 것이다.
제품을 세분화하려는 움직임은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026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보다 16.7% 감소해 약 10억 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전체 시장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6.3% 증가한 61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판매 대수는 줄어들지만 평균 판매가격이 높아지면서 시장 전체의 금액은 오히려 커지는 구조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과 고가 제품의 판매 비중 확대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폴더블폰은 감소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이 예상되는 몇 안 되는 제품군이다. IDC는 올해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2290만 대로 전년보다 12.6% 늘어나고, 2027년에는 약 2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2% 안팎에 불과하지만 고가 제품을 판매하는 제조사에는 무시하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 전체 판매량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품 한 대당 높은 매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폴더블 확대 전략도 시장 규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전체 스마트폰 수요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는 기존 소비자가 제품을 교체할 만한 이유를 만드는 일이 중요해진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은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반도체 성능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신제품을 내놓아 왔다. 그러나 외형과 사용 경험의 차이가 크지 않은 제품이 반복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변화도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화면을 접고 펼치는 폴더블폰은 기존의 평면형 스마트폰과 구별되는 외형을 제공하면서 고가 제품에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 있는 수단이 됐다.
애플의 진입은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난 9월 공개된 아이폰 듀오는 10월 16일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국 기준 시작 가격은 1999달러다. 5.4인치 외부 화면을 펼치면 7.6인치 내부 화면을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은 기존 아이폰의 사용자 환경을 접이식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면서 처음으로 폴더블 시장에 진입했다.
예약 판매가 시작된 뒤 일부 제품의 예상 배송일은 2027년 1월 말까지 늦춰졌다. 초기 구매 수요가 공급 물량을 넘어선 상황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폰을 기다려 온 소비자들이 몰린 데다 복잡한 제조공정에 따른 초기 생산량의 제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판매 규모와 장기적인 수요는 출시 이후 출하량과 생산 확대 속도에 따라 구체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오랫동안 기술을 축적해 온 폴더블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맞은 셈이다. 애플은 폴더블폰의 후발주자지만 아이폰과 맥,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소비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기존 아이폰 이용자는 운영체제와 앱, 사진과 메시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접이식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수 있다. 접이식 기술의 선점과 별개로 소비자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브랜드와 운영체제의 영향력이 시장에 작용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 Z 폴드8의 화면 비율을 바꾸고 무게를 줄인 것도 사용성 개선과 관련이 있다. 폴드8의 외부 화면은 5.5인치, 내부 화면은 7.6인치로 구성됐다. 펼쳤을 때는 4대3 비율의 넓은 디스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접어 휴대하다가 필요할 때 문서와 사진, 영상 등을 큰 화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삼성과 애플이 채택한 폴더블폰의 기본 구조는 상당 부분 닮아 있다. 작은 화면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펼쳤을 때 나타나는 태블릿에 가까운 화면을 하나의 기기에 결합했다. 두 회사가 지향하는 제품 형태가 가까워지면서 차별화의 중심도 외형에서 실제 사용 경험으로 옮겨가고 있다.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실행하고 정보를 옮기는 방식, 큰 화면에 맞게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삼성은 오랜 기간 폴더블폰을 개발하면서 여러 창을 나누어 사용하는 멀티태스킹 기능을 발전시켜 왔다. 갤럭시 Z 폴드8에서도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실행하거나 작업창을 조절할 수 있다. 아이폰 듀오 역시 분할 화면 기능을 제공하지만 초기 사용 평가에서는 일부 앱의 화면 구성과 작업창 활용에 제약이 나타났다. 애플이 기존 아이폰용 소프트웨어를 접이식 화면에 맞게 얼마나 빠르게 개선하는지도 경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폴더블폰의 넓은 화면이 영상 시청과 게임에만 사용된다면 일반 스마트폰과의 차별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 업무용 문서와 메일을 함께 확인하거나 사진을 편집하고, 여러 자료를 비교하면서 작업하는 방식까지 자연스럽게 지원해야 높은 가격에 상응하는 사용성을 확보할 수 있다. AI가 화면 속 정보를 분석하고 여러 앱에 걸친 작업을 처리하는 기능이 확대되면서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의 2027년 제품 구성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이다. 갤럭시 Z 슬라이드는 화면을 접는 대신 기기의 일부를 밀어 디스플레이를 확장하는 제품으로 거론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국제 전시회에서 화면을 늘리거나 밀어서 확장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여 왔다. 폴더블폰이 접는 구조를 이용해 화면 면적을 확보한다면 슬라이드형은 움직이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화면 크기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슬라이드형 스마트폰이 양산되면 삼성의 제품 구성은 기존의 책처럼 접는 폴드, 위아래로 접는 플립,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와 함께 새로운 확장형 디스플레이까지 포함하게 된다. 서로 다른 사용 목적과 휴대 방식을 가진 제품을 하나의 브랜드 안에서 운영하는 구조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디자인을 확보할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 각 제품을 선택해야 할 이유를 제시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2 역시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말 첫 트라이폴드를 출시했으나 약 3개월 만에 판매를 종료했다. 두 번 접는 구조로 약 10인치 화면을 확보했지만 높은 가격과 복잡한 제조공정은 대중적인 판매 확대에 부담이 되는 조건이었다. 미국 출시 가격은 2899달러였다. 후속 모델이 나온다면 무게와 두께, 경첩의 내구성, 제조비용을 얼마나 조정했는지가 판매 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
접이식 스마트폰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생산과 수리의 부담도 커진다. 폴드와 플립, 트라이폴드, 슬라이드형 제품은 디스플레이의 움직임과 경첩 구조가 서로 다르다. 각 제품에 맞는 부품과 생산공정, 품질검사, 수리 체계를 운영해야 한다. 복잡한 구조는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는 동시에 제조원가와 유지관리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제조사의 개발 역량뿐 아니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능력도 중요해진다.
여러 제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방식에는 재고 부담도 따른다. 일반형과 프로, 울트라의 차이가 작으면 소비자는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판매량이 특정 모델에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생산량을 적게 잡은 제품은 공급 부족을 겪을 수 있으며, 예상보다 판매가 부진한 모델에서는 재고와 부품 비용이 발생한다. 2027년 6종 확대설이 관심을 끄는 이유도 제품 수의 증가가 삼성의 기술력뿐 아니라 수익성과 생산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해 갤럭시 Z 시리즈의 예약 주문이 전작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발표했다. 폴드8 울트라와 폴드8, 플립8을 함께 운영하는 방식이 초기 구매 수요를 확보한 것이다. 제품을 세분화한 전략이 일정한 시장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지만 예약 주문의 증가율과 연간 수익성은 서로 다른 지표다. 제품별 판매량과 실제 이익, 생산비용까지 살펴야 다품종 전략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폴더블폰을 둘러싼 경쟁에는 소비문화의 변화도 반영돼 있다. 스마트폰은 통화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기기에서 사진과 영상을 제작하고 업무를 처리하며 콘텐츠를 소비하는 개인용 컴퓨터로 발전했다. 접이식 화면은 이러한 기능을 작은 기기 안에 결합하려는 시도다. 소비자는 휴대성과 화면 크기를 동시에 원하지만 두 조건을 충족하는 과정에서 무게와 두께, 배터리, 가격에 대한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고가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소비자의 판단 기준도 복잡해졌다. 새로운 형태를 경험하려는 수요가 있는 반면 기존 제품을 오래 사용하면서 교체 시점을 늦추는 소비자도 있다. 화면을 크게 펼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소비자가 폴더블폰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실제 사용하는 앱의 종류와 휴대 방식, 제품을 수리하는 비용, 장기간 사용할 때의 내구성이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애플의 아이폰 듀오는 폴더블폰이 기존 아이폰 사용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은 이미 구축한 폴더블 기술과 제품군을 바탕으로 더 다양한 형태를 제시하려 하고 있다. 애플은 하나의 폴더블 제품으로 시장에 진입했고 삼성은 제품 구성을 넓히는 방향이 거론된다. 두 회사의 차이는 기술 발전의 순서뿐 아니라 고가 소비자를 확보하는 판매 전략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AI 기술의 확대도 폴더블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용자가 직접 화면을 조작하는 작업과 AI가 대신 처리하는 작업의 범위가 달라지면서 넓은 디스플레이의 활용 방식도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창을 동시에 띄우고 내용을 비교하는 작업에는 큰 화면이 유리하지만, AI가 앱을 넘나들며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한다면 화면의 크기보다 작업의 정확성과 편의성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폴더블폰의 새로운 형태가 실제로 필요한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변화 속에서 계속 평가받게 된다.
삼성전자가 2027년 폴더블폰을 6종으로 확대한다면 일반형과 고성능 모델, 슬라이드형과 트라이폴드형까지 서로 다른 가격과 사용 목적을 가진 제품을 운영하게 된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는 전략이지만 각각의 제품이 분명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하면 개발과 생산에 따른 부담도 커진다. 시장 전체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능력과 실제 판매량을 확보하는 능력을 함께 갖춰야 한다.
삼성이 처음 갤럭시 폴드를 내놓았던 2019년에는 화면이 접힌다는 사실만으로도 새로운 기술을 경험하려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2026년에는 애플까지 같은 시장에 들어왔고, 삼성은 더 가벼운 기기와 다양한 화면 구성으로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접이식 디스플레이는 이제 여러 제조사가 경쟁하는 상용 기술이 됐다.
2027년 시장에서는 삼성의 제품 다변화가 실제 판매와 수익으로 이어지는지, 애플이 초기 공급 부족을 해소하고 폴더블 제품을 안정적인 주력 상품으로 확대할 수 있는지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속에서도 폴더블폰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고가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화면을 접고 펼치는 기술로 시작한 폴더블 경쟁은 소비자가 어떤 형태의 스마트폰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에 관한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의 2027년 전략도 제품을 몇 종류나 선보이느냐보다 서로 다른 형태가 실제로 필요한 소비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접는 기술의 선점에서 출발한 삼성의 폴더블 사업은 이제 시장 수요와 수익성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