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r of God 2026 FW④] 뉴욕 청년을 내세운 패션사진…거리문화와 브랜드 이미지의 관계

르넬 메드라노·미야코 벨리치가 구성한 뉴욕의 계단과 거리…흑백사진에 담긴 청년문화와 스포츠웨어 CMK이미지코리아 조미경 대표의 이미지컨설팅 관점에서 살핀 색채·골격·착장 비례…자연스러운 일상과 상업적 연출의 차이

2026-10-26     박인경 기자

[KtN 박인경기자]뉴욕의 벽돌 건물 계단에 두 청년이 자리 잡았다. 검은색 비니를 쓴 인물은 계단 위에 한 발을 올리고 팔짱을 낀 채 서 있고, 커다란 털모자를 쓴 인물은 아래쪽 계단에 앉아 있다. 두 사람 모두 넉넉한 스포츠웨어를 입었지만 상의의 길이와 바지의 형태, 머리에 쓴 모자의 크기가 다르다. 운동복 차림으로 길가에 모여 있는 청년들의 일상처럼 느껴지지만, 옷의 색과 자세, 인물 사이의 높낮이는 패션사진의 구성을 따른다.

미국 패션 브랜드 피어 오브 갓(Fear of God)은 2026 FW 캠페인을 뉴욕에서 촬영했다. 사진가 르넬 메드라노(Renell Medrano)가 카메라를 맡았고, 스타일리스트 미야코 벨리치(Miyako Bellizzi)가 의상을 구성했다. 뉴욕에서 성장한 두 창작자는 도시 곳곳에서 섭외한 청년들을 모델로 참여시켰다. 경기장과 패션쇼 무대 대신 건물 계단과 벽돌담, 거리의 난간을 촬영 장소로 선택했다.

2026 FW는 ESSENTIALS Signature와 NFL ESSENTIALS, NBA ESSENTIALS를 함께 구성한 컬렉션이다. 넉넉한 후디와 재킷, 스웨트셔츠, 와이드 팬츠에 스포츠 구단의 이름과 브랜드 로고를 결합했다. 익숙한 일상복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구성하면서 캠페인에서도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옷차림을 강조했다.

그러나 자연스러워 보이는 패션사진과 실제 일상을 기록한 사진은 성격이 다르다. 캠페인에는 사진가의 시선과 스타일리스트의 의상 선택, 인물의 위치와 자세, 흑백과 컬러를 구분하는 편집이 개입한다. 일상적인 공간과 옷차림을 사용하더라도 어떤 모습을 남기고 어떤 부분을 제외할지는 제작 과정에서 결정된다. 뉴욕의 청년문화를 패션 브랜드가 어떻게 선택하고 재구성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벽돌 건물 계단에 자리한 두 청년의 스포츠웨어 착장. 검은색 비니와 넉넉한 스웨트셔츠를 입은 인물, 커다란 털모자와 어두운 아우터를 조합한 인물이 서로 다른 높이에서 의상의 부피와 비례를 드러낸다. 사진=Fear of God,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계단 위에 선 인물은 검은색 비니와 어두운 스웨트셔츠, 넉넉한 팬츠를 착용했다. 상의 아래로 흰색 이너가 길게 드러나면서 어두운 상·하의 사이에 밝은 수평선이 만들어진다. 스웨트셔츠의 어깨는 넓게 내려오고 소매는 손목 주변에 원단이 모이는 형태다. 팬츠는 다리의 윤곽을 따라 붙지 않고 여유롭게 떨어진다.

검은색 비니는 머리의 부피를 줄여주는 반면 넓은 어깨와 풍성한 소매는 상체를 크게 만든다. 머리와 어깨의 크기가 대비되면서 상대적으로 어깨가 넓어 보이는 효과가 생긴다. 스웨트셔츠 아래로 드러난 흰색 이너는 상의의 끝선을 한 차례 더 나누고, 허리의 위치를 낮게 느끼게 한다.

계단 아래에 앉은 인물은 커다란 털모자와 어두운 아우터, 넉넉한 팬츠를 조합했다. 둥글고 부피가 큰 모자가 얼굴의 좌우를 감싸고, 아우터는 어깨에서 팔까지 폭넓은 윤곽을 만든다. 바지는 앉은 자세에 따라 무릎과 발목 주변에 원단이 모인다. 상체의 부피가 커지는 동시에 다리의 형태도 넓게 드러나는 구성이다.

두 사람은 비슷한 색상의 옷을 입었지만 머리 주변의 형태에서 차이가 크다. 비니를 쓴 인물은 머리의 윤곽이 작고 어깨가 넓게 드러나는 반면 털모자를 쓴 인물은 얼굴 주변의 부피가 커진다. 같은 오버사이즈 의류라도 모자와 헤어스타일, 상의의 길이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미지컨설팅에서 모자는 얼굴을 꾸미는 소품인 동시에 머리와 어깨의 비례를 조정하는 요소다. 부피가 큰 모자를 쓰면 얼굴 주변이 강조되지만 목과 어깨가 짧게 느껴질 수 있다. 상체에 여유가 많은 아우터까지 더하면 얼굴과 몸통의 크기 차이가 줄어들기도 한다. 털모자와 패딩처럼 두꺼운 소재를 겹칠 때는 얼굴 주변에 모이는 원단의 양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계단 위에 선 인물의 착장에서는 흰색 이너의 길이가 눈에 띈다. 어두운 스웨트셔츠와 팬츠가 하나의 색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밝은 밑단이 허리 부근을 가로지른다. 이너를 짧게 조절하면 상체와 하체가 연결되는 위치가 달라지고, 길게 내리면 상체의 비중이 커진다. 같은 옷을 입더라도 신장과 다리 길이에 따라 어울리는 밑단의 위치는 달라질 수 있다.

사진의 공간 구성도 의상과 관계를 맺는다. 벽돌담의 규칙적인 선과 파란색 난간이 배경을 나누고, 계단은 두 인물의 높이를 달리한다. 벽돌과 난간의 단단한 직선 위에 넉넉한 옷의 둥근 윤곽이 놓였다. 거리의 건축 구조가 인물의 자세와 옷의 부피를 구분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면 의상과 인물의 형태가 더 직접적으로 드러났을 수 있다. 뉴욕의 거리에서는 옷을 입은 인물과 건물, 난간, 계단의 관계까지 함께 읽힌다. 의상은 독립된 상품이면서 특정 도시의 생활환경 안에 놓인 물건으로 표현된다.

뉴욕의 거리는 오랫동안 스포츠웨어와 힙합, 스케이트 문화, 거리 패션이 만나는 공간이었다. 운동선수의 유니폼과 훈련복은 경기장 밖으로 나왔고, 청년들은 넉넉한 티셔츠와 후디, 운동화, 모자를 조합해 일상적인 복장으로 활용했다. 특정 스포츠에 속했던 의류가 음악과 거리문화, 지역 공동체의 생활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었다.

피어 오브 갓의 캠페인은 이러한 역사와 연결되는 시각적 요소를 선택했다. 스포츠 구단의 그래픽과 넉넉한 의류, 청년들이 모여 있는 거리, 오래된 건축물의 외벽은 미국 도시의 스포츠웨어 문화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캠페인에 등장한 청년들의 실제 생활과 지역 공동체의 구체적인 활동까지 사진만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가 선택한 장소와 인물, 의상이 만들어낸 뉴욕의 이미지가 광고의 중심에 놓여 있다.

패션산업에서 거리문화는 오랫동안 새로운 디자인을 찾는 공간이었다. 젊은 세대가 일상에서 사용하던 옷차림이 디자이너의 컬렉션으로 옮겨가고, 스포츠와 음악에서 발전한 복식이 고가 패션으로 재구성됐다. 거리에서 형성된 스타일이 브랜드의 상품이 된 뒤 다시 소비자의 일상복으로 돌아오는 흐름도 이어졌다.

피어 오브 갓은 넉넉한 스포츠웨어와 절제된 색채를 브랜드의 일관된 디자인으로 발전시켜 왔다. ESSENTIALS는 후디와 티셔츠, 스웨트팬츠처럼 누구나 익숙하게 사용하는 옷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평범한 의류에 일정한 실루엣과 그래픽을 적용하고 브랜드의 이름을 더하면서 가격과 소비층을 구분하는 방식이다.

뉴욕의 청년들이 등장하는 캠페인에는 이러한 상품 구조가 반영돼 있다. 익숙한 거리의 모습과 일상적인 옷차림을 통해 브랜드의 제품을 보여준다. 런웨이의 비현실적인 연출보다 실제 생활에서 입을 수 있다는 인상을 강조하지만, 모델의 착장과 촬영 방식은 상업적인 목적에 맞게 구성돼 있다.

흑백사진은 이러한 연출을 더욱 뚜렷하게 만든다.

넉넉한 재킷과 밝은 그래픽 상의, 와이드 팬츠를 겹쳐 입은 청년들의 흑백 착장. 앞쪽 인물의 땋은 머리와 여유로운 재킷, 뒤편 인물의 스웨트셔츠와 팬츠가 서로 다른 비례를 이루며, 흑백의 명암이 소재와 의복의 윤곽을 강조한다. 사진=Fear of God,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계단에 앉은 인물은 머리를 뒤로 단정하게 땋고, 넉넉한 재킷 안에 밝은 그래픽 상의를 입었다. 재킷의 어깨는 실제 어깨선보다 바깥으로 넓게 떨어지고 몸통은 허리 아래까지 여유로운 형태를 유지한다. 팬츠 역시 허벅지와 무릎 부근에 충분한 폭을 두었다.

앞쪽 인물의 머리카락은 두상에 가깝게 정리돼 있다. 머리의 부피가 작아지면서 재킷의 넓은 어깨와 풍성한 소매가 더 두드러진다. 얼굴 주변에는 복잡한 장식이 적고, 옷의 형태가 인물의 전체적인 실루엣을 결정한다.

머리카락을 뒤로 정리하면 얼굴과 목의 윤곽이 상대적으로 선명해진다. 넓은 재킷과 함께 사용할 경우 머리와 어깨 사이의 비례 차이가 커진다. 어깨가 좁은 사람에게는 상체를 넓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어깨가 넓거나 목이 짧은 체형에서는 원단의 부피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앉은 자세에서는 재킷의 밑단과 팬츠의 주름이 중요해진다. 몸통이 넓은 재킷은 허리 부근에 원단이 모이면서 길이가 짧게 느껴질 수 있고, 바지는 무릎을 굽힌 방향에 따라 주름이 생긴다. 서 있을 때의 실루엣과 앉아 있을 때의 형태가 다른 이유다.

뒤편 인물은 어두운 아우터 안에 그래픽 스웨트셔츠를 겹쳐 입고, 넉넉한 팬츠와 부피가 있는 신발을 조합했다. 앞쪽 인물의 재킷보다 안쪽 그래픽이 넓게 드러나며, 바지의 폭과 신발의 형태가 하체의 부피를 강조한다. 비슷한 스포츠웨어를 착용했지만 겉옷을 여민 정도와 상의의 길이, 바지의 주름에 따라 다른 인상이 만들어진다.

흑백 처리에서는 의류의 실제 색상보다 밝고 어두운 영역의 대비가 먼저 드러난다. 색채가 줄어들면 어깨선과 소매의 부피, 원단이 접히는 부분, 인물의 자세에 시선이 모인다. 밝은 스웨트셔츠와 어두운 재킷의 구분도 색상보다는 명도 차이로 표현된다.

반면 색상과 피부의 관계, 소재가 가진 고유한 색채의 효과는 흑백사진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같은 재킷이라도 실제 색상에 따라 얼굴 주변의 인상은 달라질 수 있다. 흑백사진으로 의복의 실루엣을 분석할 수는 있지만 개인에게 어울리는 색까지 판단할 수는 없다.

CMK이미지코리아 조미경 대표가 다루는 이미지컨설팅은 색채와 골격, 소재와 실루엣, 얼굴 주변의 형태를 함께 고려한다. 의복의 디자인을 개인에게 적용할 때는 옷 자체의 형태와 착용자의 신체적 특징을 구분해야 한다. 특히 넉넉한 스포츠웨어는 원단이 실제 체형을 가리기 때문에 어깨선과 목둘레, 상의 길이, 바지통의 비례를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뉴욕 캠페인의 착장에서는 몸을 감싸는 원단의 부피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어깨선은 실제 위치보다 아래로 내려오고 소매와 팬츠에는 충분한 여유가 있다. 신체의 굴곡을 드러내는 옷보다 원단이 만드는 윤곽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같은 넉넉한 실루엣이라도 인물에 따라 비례는 달라진다. 얼굴 주변에 머리카락의 부피가 많으면 머리와 어깨가 함께 넓게 느껴질 수 있고, 머리를 단정하게 정리하면 어깨의 폭이 상대적으로 강조된다. 상체가 짧은 사람은 긴 재킷과 넓은 팬츠를 함께 입었을 때 다리의 비례가 낮아질 수 있다. 신발이 바지 밑단에 많이 가려지면 하체의 끝선도 모호해진다.

넉넉한 옷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데에는 체형과 원단의 관계가 중요하다. 부드럽게 아래로 떨어지는 소재와 형태를 단단하게 유지하는 소재는 같은 크기라도 다른 실루엣을 만든다. 원단의 두께가 늘어나면 어깨와 팔, 허리 주변에 부피가 쌓이기 쉽다. 사진 속 착장처럼 상·하의 모두 여유로운 형태를 선택할 경우에는 어느 부분에 원단의 부피가 집중되는지 살피는 것이 좋다.

옷의 넉넉한 형태가 개인의 개성을 모두 표현해 주는 것도 아니다. 비슷한 후디와 팬츠를 여러 사람이 입으면 몸의 윤곽보다 브랜드가 설계한 실루엣이 반복될 수 있다. 머리와 모자, 신발, 겹쳐 입는 방식에서 차이가 발생하지만 의상의 기본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개인의 취향을 강조하는 캠페인에서도 브랜드의 공통된 디자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대목이다.

뉴욕의 거리문화는 다양한 인종과 세대, 지역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온 생활문화와 연결돼 있다. 스포츠웨어 역시 학교와 경기장, 음악과 거리의 경험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발전했다. 상업 패션사진에서는 복잡한 도시의 생활 가운데 특정한 모습이 선택된다. 계단에 모여 있는 청년과 낡은 건물, 편안한 옷차림은 거리의 분위기를 전달하지만 뉴욕의 다양한 생활을 모두 담지는 않는다.

브랜드가 지역 청년을 캠페인에 참여시켰다는 사실과 지역문화를 실제로 지원하거나 보존했다는 사실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캠페인에 참여한 인물의 이름과 활동, 지역 공동체와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소개되지 않는다면 사진만으로 청년들의 삶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인물의 외형과 태도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요소가 되지만 개인의 경험과 이야기는 상품보다 뒤로 물러날 수 있다.

뉴욕의 청년을 내세운 사진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특정한 옷차림뿐 아니라 도시의 생활방식에 대한 인상이다. 벽돌 건물과 계단, 거리의 난간은 패션 브랜드가 별도의 무대를 만들지 않아도 도시의 분위기를 담을 수 있는 배경이다. 오래된 건축물과 넉넉한 스포츠웨어의 조합은 과거 거리 패션을 연상시키면서도 현재의 상품을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뉴욕 건물 계단에 모인 청년들의 흑백 단체사진. 중앙의 'CINCINNATI ESSENTIALS' 스웨트셔츠와 양쪽 인물의 넉넉한 재킷·팬츠가 대비되며, 앉거나 서 있는 자세에 따라 의상의 길이와 부피가 다르게 드러난다. 사진=Fear of God,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물 계단에 모인 청년들은 서로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중앙에 선 인물은 어두운 스웨트셔츠와 넉넉한 팬츠를 입고, 양쪽에는 계단에 앉거나 난간에 기대어 있는 인물들이 배치됐다. 'CINCINNATI ESSENTIALS'라는 글씨가 중앙에서 크게 드러나고, 주변 인물의 의상은 각각 다른 명암과 형태를 갖는다.

가운데 인물의 스웨트셔츠는 어깨와 몸통에 여유를 두었고, 팬츠는 다리의 윤곽을 감추는 넓은 형태다. 상·하의가 비슷한 명도로 이어지면서 밝은 글씨가 가슴의 중심을 차지한다. 비교적 단순한 색채와 그래픽이 결합한 착장이다.

한쪽에 앉은 인물은 넉넉한 아우터와 팬츠를 착용하고 다리를 벌린 자세를 취했다. 바지의 주름과 재킷의 밑단이 계단의 수평선과 겹친다. 반대쪽 인물은 어깨와 몸통에 여유가 많은 상의에 밝은 팬츠를 입었다. 밝은 하의가 어두운 상의와 대비되면서 하체의 부피가 강조된다.

여러 인물이 함께 등장하자 같은 ESSENTIALS 실루엣도 서로 다르게 읽힌다. 서 있는 인물의 팬츠는 아래로 길게 떨어지지만 앉은 인물의 바지는 무릎 부근에 원단이 모인다. 아우터의 앞부분을 열거나 닫는 방식, 안쪽의 티셔츠가 드러나는 길이도 인상을 바꾼다. 개별 착장에서는 쉽게 드러나지 않던 옷의 부피와 신체 비례의 차이가 단체 구성에서 상대적으로 선명해진다.

중앙의 스웨트셔츠에는 스포츠 구단의 지역명이 들어가 있지만 사진은 경기장이나 선수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지역의 이름과 스포츠웨어의 그래픽이 청년들의 일상적인 복장으로 사용된다. 운동복과 응원복에서 출발한 디자인이 패션 브랜드의 상품으로 바뀌고, 다시 도시의 거리에서 소비되는 형태다.

흑백 처리는 서로 다른 구단의 색상과 개별 의상의 색채를 한층 비슷하게 만든다. 색상으로 구분되던 스포츠팀의 정체성보다 글씨와 실루엣, 인물의 자세가 강조된다. 의상마다 다른 색을 사용했더라도 흑백사진에서는 밝기와 형태를 중심으로 비교하게 된다. 여러 브랜드 제품군을 하나의 캠페인으로 묶는 데에도 이러한 촬영 방식이 영향을 준다.

단체사진에서 인물의 개성을 표현하는 요소는 옷의 그래픽뿐 아니라 자세와 머리 모양, 액세서리와 착용 방식이다. 같은 스웨트셔츠를 입어도 소매를 올리거나 안쪽의 티셔츠를 드러내는 정도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 머리카락을 정리한 방식과 모자의 크기는 얼굴 주변의 비례를 바꾸며, 앉거나 서 있는 자세는 상체와 하체의 길이를 다르게 만든다.

이미지컨설팅에서 이러한 차이는 실제 착용자의 어울림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체형에 맞는 옷의 크기와 길이, 색채의 명도 차이, 얼굴과 헤어스타일의 조화를 함께 고려해야 개인의 인상이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유행하는 오버사이즈 실루엣을 그대로 선택하는 것보다 어깨와 허리, 무릎의 위치에 맞춰 원단의 부피를 조절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사진의 스타일링에는 일상복의 편안함을 전달하려는 의도가 담겼지만 실제 거리에서 그대로 활용할 경우에는 착용 환경에 따라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길게 내려오는 팬츠는 신발을 많이 가릴 수 있고, 부피가 큰 아우터를 여러 겹 입으면 어깨와 팔의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 커다란 모자는 얼굴 주변의 윤곽을 크게 만들고, 두꺼운 후드는 목과 어깨 사이에 원단을 쌓는다. 착장에 사용된 각각의 요소가 인물에게 어울리는지는 실제 신체 비례와 생활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Fear of God 2026 FW는 뉴욕에서 촬영한 청년들의 모습을 통해 넉넉한 스포츠웨어가 일상적인 복장으로 사용되는 모습을 담았다. 흑백사진과 컬러사진을 함께 사용하고, 스튜디오보다 도시의 계단과 벽돌 건물에 인물을 배치했다. 지역의 거리문화와 스포츠웨어의 역사를 연상시키는 구성이다.

그러나 캠페인이 보여주는 뉴욕은 사진가와 스타일리스트, 브랜드가 선택한 도시의 일부다. 청년들의 일상적인 옷차림처럼 표현된 이미지에도 의상과 인물의 배치, 조명과 사진 편집이 개입한다. 패션 브랜드가 지역문화의 인상을 상품과 연결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스타일은 브랜드가 반복하는 실루엣과 그래픽 안에 놓인다.

뉴욕의 거리에서 형성된 스포츠웨어 문화는 패션산업의 오랜 디자인 자원이 됐다. 후디와 스웨트셔츠, 넉넉한 팬츠는 경기장과 학교, 음악과 거리의 생활 속에서 사용돼 왔고, 피어 오브 갓은 익숙한 형태를 고가의 브랜드 의류로 재구성했다. 2026 FW 캠페인에서는 지역 청년들이 입은 옷과 실제 도시의 건축물을 통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거리문화의 자연스러움을 상업적인 패션사진으로 재현하는 방식은 앞으로도 여러 브랜드에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지역의 역사와 청년들의 개성을 강조하는 광고라면 촬영에 참여한 사람들의 실제 활동과 지역문화의 관계도 함께 살펴볼 여지가 있다. 뉴욕의 거리와 청년들의 모습은 상품의 배경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도시의 생활문화가 가진 의미는 브랜드의 그래픽과 캠페인만으로 모두 설명되지 않는다.

피어 오브 갓의 2026 FW 캠페인은 스포츠웨어를 입은 청년들의 일상과 상업 패션사진 사이에 놓여 있다. 넉넉한 옷의 형태와 그래픽은 인물을 비슷한 스타일로 묶지만 머리와 자세, 옷을 겹쳐 입는 방식에서는 서로 다른 비례가 나타난다. 뉴욕의 계단과 거리에서 촬영한 사진은 브랜드의 디자인과 지역문화가 만나는 모습을 담는 동시에, 청년들의 생활과 취향이 패션산업의 시각적 자원으로 활용되는 방식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