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메세나④] '스와데시', 인도 전통 장인의 기술과 생계를 잇는 문화 후원

NMACC 전통 공예 전시에서 전국 유통망으로…니타 암바니, 장인의 제작기술과 판로 지원으로 넓힌 기업 메세나

2026-10-30     박준식 기자

[KtN 박준식 기자] 2023년 3월 31일 인도 뭄바이에 문을 연 니타 무케시 암바니 문화센터(Nita Mukesh Ambani Cultural Centre·NMACC)에서는 전통 직조 장인들이 베틀을 움직이고, 화가들은 천에 그림을 그렸으며, 도예가들은 그릇에 문양을 새겨 넣었다. 관람객들은 제작 과정을 지켜보며 장인과 직접 대화하고 완성된 작품을 구매하거나 주문할 수 있었다. 릴라이언스 재단(Reliance Foundation)이 마련한 전통 공예 프로그램 '스와데시(Swadesh)'였다.

당초 사흘 동안 진행할 예정이었던 스와데시는 관람객의 관심과 주문이 이어지면서 전시 기간이 연장됐다. 2023년 5월 29일에는 연장 운영 계획이 발표됐다. 행사 기간 장인들이 받은 주문의 판매대금은 전액 제작자에게 돌아갔다.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와 제작자의 경제활동을 연결한 운영 방식이었다.

스와데시를 추진한 니타 암바니(Nita Ambani)는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Reliance Industries)의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 회장 배우자이자 릴라이언스 재단의 설립자 겸 회장이다. 2010년 설립된 릴라이언스 재단은 교육과 보건, 농촌 개발,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과 함께 인도의 문화유산과 전통예술 보존사업을 추진해 왔다. 니타 암바니는 지역 장인들의 기술을 국내외 관객에게 소개하고 안정적인 판매 기회를 마련하는 데 문화사업의 범위를 넓혔다.

2023년 NMACC 개관 행사에서 소개된 공예는 라자스탄의 피치와이(Pichwai) 회화와 블루 포터리(Blue Pottery), 우타르프라데시의 바나라시(Banarasi) 직조, 오디샤의 파타치트라(Pattachitra) 회화, 카슈미르의 소즈니(Sozni) 자수와 칼 바피(Kal Baffi) 카펫, 마하라슈트라의 파이타니(Paithani) 직물 등이었다. 시각장애인들이 제작한 양초도 포함됐다. 인도 각지에서 전승해 온 직조와 회화, 자수, 도자기 제작기술이 뭄바이의 문화시설에 모였다.

오디샤의 파타치트라는 인도 동부 지역의 종교와 신화, 생활문화를 담아온 전통 회화다. 천이나 야자잎에 신화 속 인물과 동물, 식물의 문양을 그려 넣는다. 자간나트(Jagannath) 신앙과 관련된 작품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에 등장하는 이야기도 주요 소재로 사용된다.

파타치트라 장인들은 천에 여러 차례 바탕 처리를 한 뒤 밑그림을 그리고 채색한다. 인물의 얼굴과 의상, 동물과 식물의 형태를 세밀한 선으로 표현하고 가장자리에는 반복적인 장식 문양을 넣는다. 천연 안료와 전통적인 제작 도구를 사용하는 작업에서는 색을 만드는 과정부터 붓질과 문양의 배열까지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야자잎에 그림을 새기는 탈라 파타치트라(Tala Pattachitra)는 제작 방법이 다르다. 잘라서 말린 야자잎을 연결한 뒤 금속 도구로 선을 새기고 색을 입힌다. 가는 선으로 신화와 종교적 이야기를 표현하며 여러 장의 잎을 펼쳐 긴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한다. 천에 그리는 회화와 야자잎에 새기는 작품 모두 오디샤의 지역문화와 장인 공동체를 통해 전승돼 왔다.

인도 오디샤 지역에서 전통 파타치트라를 채색하는 장인. 사진=Euphoric Captures/Wikimedia Commons

오디샤의 라구라지푸르(Raghurajpur)는 파타치트라 제작으로 알려진 마을이다. 여러 세대에 걸쳐 그림을 그려온 가문들이 거주하며 전통 회화와 야자잎 그림, 장식품을 제작한다. 장인들은 가족과 제자에게 그림의 구성과 색채, 제작법을 전수해 왔다. 작품 판매와 관광객의 방문이 지역 경제활동에 연결되면서 전통기술의 전승도 시장 수요의 영향을 받고 있다.

라자스탄의 피치와이 회화는 힌두교 크리슈나 신앙과 관련된 전통미술이다. 나트드와라(Nathdwara)의 슈리나트지(Shrinathji) 사원에서 발전했으며 크리슈나의 생애와 종교적 의례, 계절에 따른 축제를 묘사한다. 연꽃과 소, 정원, 사원의 건축물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섬세한 선묘와 장식적인 색채가 특징이다.

피치와이 장인들은 천에 밑그림을 그린 뒤 광물과 식물에서 얻은 안료를 사용해 색을 입힌다. 인물과 식물의 작은 부분을 여러 차례 채색하고 세부 문양을 완성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전통적으로 사원에서 사용하던 대형 회화는 현대적인 실내 장식과 미술품 수집시장에 맞춰 크기와 구성도 다양해졌다. 종교적 용도로 발전한 회화가 독립적인 미술작품으로 제작되면서 장인들의 활동 영역도 넓어졌다.

직조 분야에서는 구자라트의 파톨라(Patola)가 높은 수준의 제작기술로 알려져 있다. 구자라트주 파탄(Patan)에서 전승되는 파톨라는 실을 염색한 뒤 베틀에서 문양을 맞춰 짜는 이카트(ikat) 기법으로 제작한다. 날실과 씨실을 각각 무늬에 맞게 염색한 뒤 교차시키는 이중 이카트(double ikat)는 정교한 계산과 숙련된 직조기술이 필요하다.

파톨라의 문양은 직물을 완성한 뒤 인쇄하거나 자수를 놓는 방식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직조에 사용할 실을 미리 묶어 염색하고, 날실과 씨실의 색이 정확하게 만나는 지점을 계산해 무늬를 완성한다. 실의 위치가 어긋나면 문양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염색과 직조 과정에서 높은 정밀도가 요구된다.

인도 구자라트주 파탄의 전통 파톨라 직조 베틀. 사진=Bernard Gagnon/Wikimedia Commons

파탄의 파톨라에는 코끼리와 앵무새, 꽃과 기하학적 무늬가 사용된다. 직물의 제작기간은 문양의 복잡성과 크기에 따라 달라지며 한 장을 완성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동이 투입된다. 인도 정부는 2013년 9월 파탄 파톨라를 지리적표시(GI) 상품으로 등록했다. 지역의 이름과 전통적인 제작기술을 보호하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된 것이다.

바나라시 직물은 인도 북부 바라나시 지역에서 발전한 고급 견직물이다. 실크 바탕에 금속사를 활용한 자리(zari) 장식을 넣고 꽃과 덩굴, 기하학적 무늬를 반복적으로 표현한다. 인도 여성들의 전통 의상인 사리(sari)와 결혼식 의상, 종교의례에 사용하는 직물에 널리 활용된다.

바나라시 사리의 제작에는 문양을 설계하는 작업과 실을 준비하는 과정, 베틀에서 직조하는 기술이 결합된다. 정교한 문양이 들어간 직물일수록 작업시간이 길어지고 여러 장인의 협력이 필요하다. 기계로 만든 직물이 전통 문양을 빠르게 재현할 수 있는 반면 수직조에서는 장인이 직접 실의 배열과 장력을 조정하며 무늬를 완성한다.

마하라슈트라의 파이타니(Paithani)는 실크와 금속사를 사용해 제작하는 전통 직물이다. 공작과 연꽃, 덩굴 등의 문양이 널리 사용되며 사리의 가장자리와 어깨에 걸치는 부분에 장식이 집중된다. 색실을 교차시키는 직조기술로 복잡한 문양을 만들고, 앞뒷면에서 무늬가 표현되는 방식에도 특징이 있다.

카슈미르의 소즈니 자수는 가는 바늘과 실로 직물에 세밀한 문양을 놓는 기술이다. 숄과 의복에 꽃과 잎, 덩굴 등의 무늬를 표현하며 작은 바느질을 촘촘하게 반복해 색채와 질감을 만든다. 완성된 자수에는 수많은 손바느질이 들어가고 숙련된 장인의 작업 방식에 따라 세부 표현이 달라진다.

카슈미르의 칼 바피는 실크와 양모를 사용한 수제 카펫이다. 장인들은 날실에 매듭을 하나씩 묶어 꽃과 덩굴, 동물과 기하학적 문양을 만든다. 복잡한 도안의 카펫은 여러 사람이 오랜 기간 작업해야 완성된다. 기계 생산 카펫과 경쟁하는 시장에서 수공 매듭의 밀도와 재료, 제작기술은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라자스탄 자이푸르의 블루 포터리는 일반적인 점토 도자기와 제작법이 다르다. 석영 가루와 분말 유리, 결합 재료 등을 혼합해 형태를 만들고 문양을 그린 뒤 유약을 입혀 굽는다. 청색과 청록색을 중심으로 꽃과 동물, 새, 기하학적 무늬를 표현한다. 페르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장식기법이 무굴시대를 거쳐 자이푸르 지역의 공예문화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접시와 화병, 장식용 그릇, 타일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 활용되는 블루 포터리는 문양을 직접 그리는 작업이 중요하다. 도자기의 형태를 만들고 건조한 뒤 표면에 무늬를 그려 넣는 과정에서 장인의 숙련도가 드러난다. 자이푸르 지역의 공예품 생산과 관광상품 판매에도 활용돼 왔다.

인도 라자스탄주 자이푸르의 전통 블루 포터리 공예품. 사진=Atcelsius/Wikimedia Commons

스와데시의 전시 기간이 연장되면서 소개되는 공예 분야도 늘어났다. 타밀나두의 탄조르(Tanjore) 회화, 안드라프라데시의 벤카타기리(Venkatagiri) 직물과 톨루 보말라타(Tholu Bommalata) 가죽 그림자 인형극, 구자라트의 파톨라 직조 등이 추가됐다.

탄조르 회화는 힌두교 신들을 묘사하며 금박과 장식 재료를 사용하는 전통미술이다. 벤카타기리 직물은 섬세한 면직물과 실크, 금속사 문양으로 알려져 있다. 톨루 보말라타는 가죽으로 만든 인형을 조명에 비춰 이야기를 전달하는 공연예술이다. 회화와 직조뿐 아니라 전통적인 인형극 제작기술까지 문화센터의 공예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장인들이 제작 과정을 직접 선보인 방식은 공예품의 가격과 제작기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완성된 사리와 카펫은 재료와 문양만으로 품질을 판단하기 어렵다. 염색과 직조, 자수와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는 시간과 기술을 함께 살펴야 작품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문화센터에서는 장인들이 작업에 사용한 도구와 제작 과정을 공개하고 관람객의 주문도 직접 받았다.

인도 전통 직조산업은 수백만 명의 생계와 연결돼 있다. 인도 정부가 2019~2020년 실시한 제4차 전국 수직조 실태조사에서는 직조 장인과 관련 노동자가 352만251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여성은 254만6285명으로 전체의 72.29%를 차지했다. 수직조에 종사하는 가구는 약 314만5000가구에 이른다.

수직조 산업에는 베틀에서 직물을 짜는 사람뿐 아니라 실을 감고 염색하거나 직조 전후의 마무리 작업을 담당하는 노동자도 참여한다. 한 장의 사리가 완성되기까지 여러 단계의 작업이 이어지는 구조다. 전통 직조산업에서 여성 노동자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은 공예품의 판매와 소득이 지역 가계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설명한다.

인도 정부는 국가 수직조 개발 프로그램(National Handloom Development Programme·NHDP)과 원재료 공급 지원사업(Raw Material Supply Scheme·RMSS)을 통해 장인들의 작업환경 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원재료 구매와 직조시설 개선, 기술교육, 상품 개발, 금융과 보험, 판매 지원 등이 주요 분야다. 2020~2021 회계연도부터 2024~2025 회계연도까지 두 사업에 집행된 금액은 1480.71크로어 루피다.

공공 지원이 전통기술의 보존과 작업환경 개선에 집중하는 동안 릴라이언스는 기업의 유통망을 활용해 장인들의 판매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역별로 분산된 제작자들이 대도시의 소비자와 해외 구매자를 만날 수 있도록 판매시설과 상품 유통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2023년 11월 8일 릴라이언스 리테일(Reliance Retail)은 텔랑가나주 하이데라바드 주빌리힐스(Jubilee Hills)에 첫 스와데시 독립 매장을 열었다. 니타 암바니가 개관 행사에 참석했으며 약 2만 제곱피트 규모의 매장에는 인도 각지에서 제작한 직물과 공예품, 의류와 생활용품, 식품 등이 마련됐다.

매장에는 상품과 제작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스캔 앤드 노(Scan and Know)' 서비스가 도입됐다. 소비자는 상품 정보를 통해 장인의 작업 배경과 제작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고객의 주문에 맞춰 제품을 제작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운영한다. 지역에서 제작한 공예품을 전국적인 판매망에 연결하면서 제품의 제작자와 기술을 함께 소개하는 방식이다.

릴라이언스 재단은 같은 해 장인들의 기술 향상을 위한 지역 거점 18곳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장인들의 교육과 상품 개발을 지원하고 600종 이상의 전통 공예를 유통망에 연결한다는 구상이었다. 전시와 판매뿐 아니라 제작기술의 발전과 지역 장인 공동체의 활동을 지원 범위에 포함했다.

NMACC의 개관 전시와 릴라이언스 리테일의 상설 매장은 운영 목적과 수익 구조가 다르다. 문화센터에서는 행사 주문의 판매대금을 전액 장인에게 지급했으며, 상설 매장은 상품을 정기적으로 공급받아 판매하는 유통사업이다. 매장에서는 상품 매입가격과 판매가격, 유통비용, 재고 관리 등에 따라 제작자의 수익이 결정된다. 전시 행사에서 적용한 수익 배분 방식이 일반 매장의 거래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

공예품의 판매가 장인의 안정적인 수입으로 이어지려면 주문량뿐 아니라 제작단가와 대금 지급, 작업기간이 중요하다. 직조와 자수, 전통 회화는 완성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분야다. 주문이 늘어나더라도 제작기간에 맞는 대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장인의 노동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수공예의 희소성과 제작기술이 판매가격에 적절하게 반영돼야 지역의 전통 생산방식도 유지될 수 있다.

2024년 파리올림픽 기간에는 프랑스 파리에 마련된 인디아 하우스(India House)에서 스와데시의 전통 공예가 소개됐다. 인도올림픽협회와 릴라이언스 재단이 협력해 운영한 인디아 하우스는 인도 문화와 스포츠, 음식과 공연예술을 소개하는 공간이었다. 스와데시는 카슈미르의 칼 바피 수제 카펫을 비롯한 전통 공예품을 국제 관람객에게 선보였다.

카슈미르의 수제 카펫은 정교한 매듭과 색채, 복잡한 문양으로 국제시장에서 알려져 있지만 기계 생산 제품과의 경쟁, 제한적인 판로 때문에 제작자들이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릴라이언스 재단은 장인들의 기술교육과 디자인 개발, 국내외 판매망 확대를 지원해 왔다. 파리 인디아 하우스에서 열린 전시는 지역 장인들의 작품을 해외 소비자와 문화예술 관계자에게 소개하는 기회였다.

스와데시의 판매망은 2025년 뭄바이로 확대됐다. 7월 25일 남부 뭄바이 처치게이트(Churchgate)의 에로스(Eros) 건물에 새로운 매장이 문을 열었다. 1938년 건립된 에로스는 뭄바이의 대표적인 아르데코(Art Deco) 건축물 가운데 하나다. 오래된 영화관이 자리한 역사적 건축물에 인도의 전통 공예품을 판매하는 대규모 매장이 들어선 것이다.

약 1만9000제곱피트 규모의 매장에는 직물과 수제 카펫, 회화와 조각, 가구와 장신구, 생활 장식품 등이 마련됐다. 벽과 천장, 가구에는 인도 전통 건축과 공예의 장식 요소가 활용됐다. 소비자가 상품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다양한 지역의 재료와 문양, 제작기술을 함께 접할 수 있도록 매장을 구성했다.

2026년 9월에는 뭄바이 스와데시 매장의 '마스터스 파빌리온(Masters' Pavilion)'을 중심으로 인도 전통 장인들의 작품이 소개됐다. 숙련된 장인들이 제작한 회화와 금속공예, 전통 직물 등이 전시됐으며 제작자의 활동 이력과 수상 경력도 함께 다뤄졌다.

라자스탄 자이푸르에서 활동하는 샤미 바누 샤르마(Shammi Bannu Sharma)는 세밀화와 전통 회화기술을 이어온 장인이다. 가문을 통해 전수받은 그림 제작법을 바탕으로 광물 안료와 금색 장식을 활용한 작품을 제작한다. 지역의 전통 회화를 현대 수집시장과 연결하며 활동해 왔다.

우타르프라데시 모라다바드의 바부람 야다브(Baburam Yadav)는 황동 공예 장인이다. 금속 표면을 두드리고 문양을 새기는 전통기술을 발전시켜 왔으며 2024년 인도 정부의 파드마 슈리(Padma Shri) 훈장을 받았다. 금속공예는 재료의 형태를 만들고 표면에 문양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숙련을 요구한다.

오디샤의 사우다미니 스와인(Saudamini Swain)은 지역의 신화와 종교적 이야기를 전통적인 색채와 구성으로 표현해 온 파타치트라 장인이다. 국가와 주정부 차원의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오디샤의 전통 회화기술을 이어오고 있다. 전통 공예품의 제작자 이름과 활동 이력이 작품의 중요한 정보로 소개되면서 장인들의 전문성과 창작활동을 조명하는 방식도 확대됐다.

뭄바이 스와데시 매장은 1만2000명 이상의 장인과 협력하고 500종이 넘는 공예 분야를 취급하는 판매망으로 소개됐다. 인도의 여러 지역에서 생산되는 직물과 회화, 공예품을 한곳에 모으면서 장인들이 기존 지역시장 외에 새로운 소비자와 거래할 기회를 마련했다.

전통 공예의 유통이 확대되면서 제작자와 소비자의 관계도 달라지고 있다. 공예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디자인과 품질, 재료 외에도 제작자의 이름과 지역, 제작기간을 살펴볼 수 있다. 장인의 제작기술이 상품의 가치로 소개되는 방식이다. 전문적인 기술과 지역 고유의 문양이 수공예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전통기술의 상업화는 장인들의 작업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고급 소비자를 위한 공예품은 장식성이 강하거나 희소성이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되기 쉽다. 대규모 유통업체와의 거래가 늘어나면 제품의 크기와 색상, 문양을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조정하는 주문도 많아질 수 있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용해 온 생활용품과 의례용 공예품의 제작기술까지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가격대와 용도의 상품을 함께 취급하는 유통망이 필요하다.

전통 직조와 자수, 회화의 전승에는 젊은 장인의 참여도 중요하다. 파톨라의 이중 이카트와 바나라시의 정교한 직조, 카슈미르의 수공 카펫은 단기간의 교육만으로 숙련되기 어려운 기술이다. 지역의 숙련공이 후계자에게 제작법을 전수하고 젊은 장인이 지속적인 주문을 통해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전통 공예의 판매 확대와 기술 전승은 서로 연결돼 있지만 장인 공동체의 활동 여건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

2026년에도 NMACC에서는 스와데시의 전통 공예 시연이 이어졌다. 문화센터 공용 공간에 일곱 개의 전시 구역이 마련돼 자르도지(Zardozi) 자수와 전통 장신구, 피치와이 회화, 바나라시 직물, 카슈미르의 칼 바피 카펫과 소즈니 자수, 오디샤와 텔랑가나의 은세공 등이 소개됐다. 장인들이 직접 제작하는 과정을 관람객에게 공개하고 지역별 공예품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은세공 장인은 가는 은선을 구부리고 연결해 정교한 장식 문양을 만들고, 바나라시 직조 장인은 베틀에서 여러 색의 실을 교차시켜 직물을 완성한다. 자수 장인은 바늘과 실로 작은 무늬를 반복하며 작품을 제작한다. 지역의 제작기술이 관람객의 눈앞에서 구현되면서 전통 공예의 재료와 노동, 숙련도를 함께 전달하고 있다.

릴라이언스 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센터의 전통 공예 프로그램과 릴라이언스 리테일의 상설 판매사업은 서로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 문화센터에서는 장인들이 제작기술을 선보이고 관람객과 직접 만난다. 유통 매장에서는 상품을 판매하고 새로운 주문을 확보하는 활동이 이어진다. 전시와 교육, 판매가 연결되면서 장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통로가 다양해졌다.

2023년 NMACC 개관 행사에서 시작된 스와데시의 공예 시연은 하이데라바드와 뭄바이의 상설 판매망, 2024년 파리올림픽 인디아 하우스의 전통 공예 전시로 이어졌다. 2026년 뭄바이 스와데시 매장에서는 국가적인 공로를 인정받은 장인들의 작품을 소개했고 NMACC에서는 지역별 공예기술을 직접 선보이는 프로그램이 계속됐다.

인도의 전통 직조와 회화, 자수와 도자기 제작기술은 수백만 명의 장인과 지역 공동체가 이어온 문화유산이자 생계의 기반이다. 릴라이언스 재단의 후원과 스와데시의 유통사업은 장인들이 새로운 관객과 소비자를 만날 기회를 넓혔다. 전통기술을 배우는 후계자의 활동과 장인들의 안정적인 수입, 지역별 제작방식의 전승이 함께 이어질 때 기업의 문화예술 후원도 장기간의 성과로 축적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