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여행트렌드⑥] 제주 선호 1위에도 내국인 관광객 감소…국내여행의 가격·교통 경쟁
제주 12.8%·부산 11.3% 방문 희망…해외 출국 1,981만 명, 지역관광은 이동 편의와 체류 소비에서 경쟁
[KtN 김 규운기자]국내 여행객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여행지는 제주도였다. 향후 1년 내 방문하고 싶은 국내 여행지 조사에서 제주도는 12.8%로 1위, 부산은 11.3%로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실제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10월 25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은 929만5,7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줄었다. 10월 들어서는 감소 폭이 12.7%까지 확대됐다.
여행 목적지에 대한 선호와 실제 방문 사이에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를 찾고 싶다는 관심은 여전히 높지만 항공편 공급과 여행비용, 이동 편의, 다른 여행지의 선택 가능성이 실제 여행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광객 감소는 지역 소비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제주 내국인 관광객의 카드 지출액은 1조5,31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 감소했다.
국민의 해외여행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해외로 출국한 국민 해외관광객은 1,981만3,0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특히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742만340명으로 21.2% 늘었다. 전체 해외여행객 증가율보다 일본 방문 증가율이 훨씬 높았다.
국내 관광지는 자연경관과 문화유산, 지역 먹거리뿐 아니라 실제 여행에 드는 비용과 이동시간, 숙박시설의 조건까지 비교되는 환경에 놓여 있다. 제주와 부산처럼 인지도가 높은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제주 12.8%·부산 11.3%…여행 희망은 여전히 유명 관광지에 집중
오픈서베이가 2026년 9월 29일부터 10월 8일까지 전국 만 20~6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여행 트렌드 리포트 2026'에서 향후 1년 내 국내여행을 희망하는 1,951명은 제주도를 가장 가고 싶은 지역으로 꼽았다.
제주도 12.8%, 부산 11.3%에 이어 경주 5.3%, 여수 5.2%, 울릉도 4.0%, 속초 3.6%, 서울 3.5%, 남해 3.4%, 강릉 3.3%, 전주 2.9% 순이었다.
제주도와 부산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높은 언급 비중을 나타냈다. 경주와 여수는 5%대로 뒤를 이었고, 울릉도와 속초, 남해, 강릉 등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지역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제주와 부산은 모두 바다를 접하고 있지만 관광객이 이용하는 교통과 숙박의 구조는 다르다. 제주 여행은 항공편과 선박을 통한 섬 접근이 필요하며, 제주에 도착한 뒤에도 관광지 사이를 이동하는 교통수단을 고려해야 한다.
부산은 고속철도와 고속버스, 항공편 등 여러 교통수단으로 접근할 수 있다. 도시철도와 버스가 주요 관광지와 상업지역을 연결하고 있어 차량 없이 여행하는 일정도 구성할 수 있다.
경주는 역사문화유산을 중심으로 관광이 이뤄지고, 여수와 남해는 해안 경관과 숙박시설, 지역 먹거리 등이 여행의 주요 요소가 될 수 있다. 울릉도는 선박 운항과 기상 조건이 접근성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이다.
같은 국내여행이라도 목적지에 도착하는 과정과 현지에서 이동하는 방법은 서로 다르다. 관광객이 방문하고 싶은 지역을 선택한 뒤 실제 교통편과 숙박비를 확인하면서 여행 일정을 조정할 수 있는 이유다.
방문 희망 지역의 언급 비중을 실제 관광객 수나 관광 매출의 순위로 해석할 수는 없다. 이번 조사는 앞으로 가고 싶은 여행지에 대한 주관식 중복응답 결과이며, 지역별 방문 횟수와 소비액을 집계한 조사가 아니다.
수도권은 부산·여수, 비수도권은 서울…거주 지역에 따른 이동 수요
수도권 거주자는 부산과 여수, 남해 등 남부 지역에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비수도권 거주자는 서울 방문 의향이 높았다.
거주 지역에 따라 여행 목적지가 달라지는 흐름이다.
수도권에서 남부 지역으로 이동하는 여행객은 상당한 이동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부산은 고속철도와 항공, 고속버스 등 교통수단을 선택할 수 있고, 여수와 남해는 출발 지역과 현지 목적지에 따라 철도와 버스, 자가용을 조합하게 된다.
장거리 이동에 드는 시간이 길수록 관광객이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든다. 숙박을 할지, 당일에 돌아올지에 따라 전체 여행비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서울을 방문하려는 비수도권 거주자는 공연과 전시, 쇼핑, 음식, 도심 관광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질 수 있다. 서울에서는 대중교통을 통해 여러 활동을 하나의 일정으로 연결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지방에서 서울로 향하는 여행과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향하는 여행은 모두 국내여행이지만 지역경제에 소비가 발생하는 장소는 달라진다.
수도권 거주자가 지방의 숙박시설과 음식점을 이용하면 지역 상권에 지출이 발생한다. 반대로 지방 거주자가 서울의 공연과 전시를 관람하고 식사와 쇼핑을 한다면 소비는 서울에 집중될 수 있다.
국민의 국내여행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지역 간 관광 소비가 고르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방문 목적지와 숙박 여부, 지출 항목에 따라 관광 소비의 지역별 분포가 달라진다.
국내여행 지출 39조5,000억 원…시장 확대와 지역별 격차는 별개
2025년 우리 국민의 국내여행 경험률은 97.0%였다. 전년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
국내여행 횟수는 약 3억90만 회, 여행일수는 4억7,250만 일로 집계됐다. 여행일수는 전년보다 5.4% 증가했고, 국내여행 지출액은 39조5,000억 원으로 7.3% 늘었다.
숙박여행 비중도 2024년 40.0%에서 2025년 41.3%로 상승했다.
국민의 국내여행이 위축되기만 하는 시장은 아니라는 뜻이다. 여행 경험률과 횟수, 여행일수, 지출액이 모두 증가했으며 숙박을 포함한 여행의 비중도 소폭 높아졌다.
그러나 전국 단위의 소비 증가가 모든 지역에서 같은 속도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제주는 올해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점차 둔화됐다. 5월 1일 기준 누적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많았지만 6월 1일에는 증가율이 7.5%, 7월 1일에는 4.1%, 8월 1일에는 2.1%로 낮아졌다.
9월 1일에는 1.7%, 10월 1일에는 1.0%로 줄었고 10월 25일 기준으로는 0.5% 감소했다.
10월 1일부터 25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79만6,943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은 19만2,790명으로 10.6% 증가했다.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서로 다른 흐름을 나타낸 것이다.
올해 10월 25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전체 관광객은 1,148만4,268명으로 지난해보다 2.1%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14.4% 늘어난 영향이다.
전체 방문객 수만 살펴보면 관광 수요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국인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의 증감 방향은 달랐다.
소비도 같은 흐름이다. 올해 1~9월 제주 내국인 관광객의 카드 지출액은 4.8% 감소한 반면 외국인 관광객의 카드 지출액은 5,201억 원으로 38.7% 증가했다.
전체 관광객 수와 지역 상권의 실제 매출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다. 관광객의 국적과 방문 목적, 이용하는 숙박시설과 음식점, 이동 경로에 따라 소비가 발생하는 업종과 장소가 달라질 수 있다.
제주 국내선 공급 좌석 37만 석 감소…관광 수요와 항공 공급의 관계
제주의 내국인 관광객 감소에는 국내선 항공편 공급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도가 올해 8월 분석한 결과, 2026년 상반기 제주 노선의 국내선 공급 좌석은 2024년 같은 기간보다 약 37만 석 줄었다.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 확대와 저비용항공사의 항공기 정비, 운항 조정 등이 공급 감소의 배경으로 분석됐다.
항공편 공급이 감소하면 여행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좌석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주말과 연휴, 특정 시간대에 예약 수요가 집중되는 경우 선택할 수 있는 항공편도 제한될 수 있다.
제주 여행의 비용은 항공권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현지 숙박비와 렌터카 또는 대중교통 이용비, 식사비, 관광시설 이용료 등이 함께 발생한다.
가족이나 단체 여행에서는 인원수에 따라 항공권과 숙박비 부담이 커진다. 개별 여행객과 가족 단위 여행객이 같은 지역을 방문하더라도 교통수단과 숙소를 선택하는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항공 공급 좌석이 줄었다는 사실이 곧바로 모든 항공권 가격의 상승을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운임은 항공편의 시간대와 예약 시점, 수요, 항공사별 판매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제주처럼 항공편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항공 공급 변화가 관광객의 방문 가능성과 여행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주의 높은 방문 희망률과 내국인 관광객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은 관광지에 대한 선호만으로 실제 수요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나타낸다.
해외 출국 1,981만 명…일본행 21.2% 증가한 근거리 해외여행
국민 해외관광객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1,981만3,036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98.7% 수준이다. 해외여행 시장이 이전 규모에 근접한 가운데 목적지별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일본 방문객은 742만34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만7,259명 늘었다. 증가율은 21.2%였다.
전체 해외관광객 증가분은 39만1,903명이었다. 일본 방문객 증가분이 전체 해외관광객 증가분보다 컸다는 점에서 해외여행 증가가 모든 목적지에 고르게 나타난 것은 아니다.
일본을 제외한 해외여행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근거리 해외여행의 선택이 전체 해외관광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여행객이 일본으로 이동하는 이유는 항공 노선과 여행시간, 현지 소비, 관광 콘텐츠 등 여러 요소와 관련될 수 있다. 다만 일본 방문객 증가를 곧바로 국내여행 수요의 해외 유출로 해석할 수는 없다.
같은 사람이 한 해에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을 모두 할 수도 있고,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목적과 국내여행을 선택하는 목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의 실제 경쟁은 소비자가 여행 예산과 시간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항공권과 숙박비, 현지 교통비, 식사비를 모두 합한 여행비용이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같은 기간에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지, 함께 여행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목적지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일본의 특정 도시와 제주도, 부산을 비교하더라도 여행 시점과 출발 지역, 숙박시설의 등급에 따라 총비용은 달라진다. 해외여행이 언제나 국내여행보다 저렴하거나 국내여행이 언제나 경제적이라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국내 관광지의 경쟁력 역시 단순한 숙박요금 할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교통 접근성과 이동시간, 여행 기간에 즐길 수 있는 활동, 식당과 숙박시설의 가격 및 서비스 등이 실제 선택에 함께 작용한다.
외국인 방한 1,505만 명…관광객 증가와 지역 분산의 차이
해외에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내국인의 해외 출국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6년 1월부터 8월까지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504만8,435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관광 분야 카드 소비액은 14조180억 원으로 48.5% 늘었다.
8월 한 달 동안 지방공항과 항만으로 입국한 방한객의 비중은 27.8%로 연중 가장 높았다.
외국인이 인천공항 이외의 공항과 항만을 통해 한국에 입국하는 수요도 존재하지만, 입국 지점이 최종 관광 목적지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공항으로 입국한 여행객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도 있고,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관광객이 부산이나 경주, 여수 등 지방 관광지를 방문할 수도 있다.
지역관광의 성과를 판단하려면 외국인이 어느 공항으로 입국했는지와 실제 어느 지역에서 숙박하고 소비했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여행 동기는 쇼핑과 음식, 문화유산, 자연경관,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하다. K팝과 K드라마, 영화 등 K콘텐츠의 국제적 인지도는 한국 관광에 대한 관심을 형성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한국 방문객 증가분 전체를 K콘텐츠의 효과로 해석할 수는 없다. 항공 노선과 출입국 제도, 국가별 여행 수요, 환율 등도 방한 관광시장에 영향을 준다.
문화 콘텐츠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 서울에서 공연을 관람한 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 이동과 체류는 교통편과 일정에 따라 달라진다.
지방의 관광시설과 문화행사가 국제적으로 알려지는 것과 외국인 관광객이 실제 방문하는 일도 구분해야 한다.
외국어 관광정보와 교통 안내, 숙박 예약, 지역 간 이동수단 등이 갖춰져야 방문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
외래 관광객 1,500만 명을 넘어선 관광시장에서 지역경제와 직접 연결되는 지표는 전체 입국자 수뿐 아니라 지역별 숙박과 소비의 분포다.
이재명 정부 관광정책…지방공항·철도·반값여행에 초점
이재명 정부는 올해 2월 25일 열린 제11차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외래관광객 3,000만 명 유치 목표를 2029년으로 앞당기고 지역관광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방공항 국제선 확대와 지역 관광자원 발굴, 노후 관광명소 정비, 지역여행 비용 지원, 광역 철도망을 활용한 관광코스 조성 등이 포함됐다.
지방공항 분야에서는 국제선 직항노선 확대와 공항시설 사용료 감면, 김해·청주공항의 운항 수용 능력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이 지방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국내선 항공편과 심야 공항버스를 확대하고 고속철도 사전 예매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교통망 확충은 관광객의 이동 범위를 넓힐 수 있지만 항공편과 철도 노선이 늘어나는 것만으로 지역 내 체류시간이 길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공항이나 기차역에서 숙박시설과 관광지까지 이동하는 교통수단도 필요하다. 주요 교통거점에 도착한 이후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면 렌터카나 택시 등 추가 교통비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전국 외곽을 잇는 철도망을 활용한 '코리아 기차둘레길'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부산에서 목포로 이어지는 경전선과 남해안 인구감소지역을 연결하는 '남도 기차 둘레길'을 시범사업으로 제시했다.
행정구역별로 나뉜 관광지를 철도 노선과 여행객의 이동 경로를 기준으로 연결하려는 정책이다.
다만 기차역과 관광지 사이의 이동 여건, 실제 열차 운행 편수, 환승 시간, 관광시설의 접근성이 지역별로 다르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관광객이 한 도시에서 숙박하면서 인접 지역을 방문할 수도 있다. 이러한 여행에서는 숙박비와 관광시설 이용료가 서로 다른 지역에 지출될 수 있다.
지역 간 관광 이동을 확대하는 정책은 방문객을 여러 지역에 분산시킬 수 있지만 소비가 발생하는 장소까지 자동으로 분산시키는 것은 아니다.
반값여행 162억 원 소비…지원금이 바꾼 목적지 선택
지역관광 비용을 낮추기 위한 정책도 올해 시행됐다.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을 방문한 국민에게 여행경비의 절반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하는 '지역사랑 휴가지원' 사업은 상반기 16개 지역에서 시작됐다.
상반기 사업에는 환급 예산 52억 원이 투입됐으며 참여 여행객의 지역 내 직접 소비액은 최소 1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업 참여자 가운데 31.2%는 원래 계획하지 않았던 여행을 했고, 50.0%는 반값여행 지원 지역으로 목적지를 변경했다고 응답했다.
여행경비 지원이 일부 소비자의 목적지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나타낸다.
그러나 목적지를 변경한 소비가 국내 관광시장 전체에서 새롭게 발생한 소비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국내 여행지에서 발생했을 지출이 지원 대상 지역으로 옮겨갔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원 대상 지역에서 직접 소비된 금액 162억 원 역시 정책이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소비만을 집계한 수치는 아니다.
반값여행 지원은 인구감소지역의 방문 비용을 낮추는 수단이지만 지역별 관광시설의 접근성과 숙박 환경, 음식점과 체험시설의 구성까지 바꾸는 정책은 아니다.
관광객이 지원금을 받고 처음 방문한 지역을 다시 찾는지에 따라 단기적인 방문 수요와 지속적인 관광 수요의 차이도 나타날 수 있다.
하반기에는 강원 화천, 경남 고성·산청·함양, 경북 안동·영천, 충남 서천·태안, 전남 장흥 등 9개 지역이 신규 참여 지역으로 선정됐다.
지역마다 신청 기간과 여행경비 인정 기준, 상품권 사용 조건은 다르게 운영된다.
여행비 지원을 통해 선택된 지역과 지원 없이 선택된 지역의 경쟁 조건도 구분해야 한다. 할인에 따른 가격 부담 감소와 여행 목적지 자체의 선호는 서로 다른 선택 요인이다.
숙박비와 이동시간, 지역 소비…관광 경쟁력의 여러 조건
제주도와 부산은 국내여행 희망 지역에서 가장 높은 언급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제주에서는 올해 내국인 관광객과 카드 지출액이 감소했다.
관광지에 대한 선호와 실제 방문, 방문 이후 소비는 서로 다른 단계다.
제주를 방문하고 싶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항공권을 예약하는 과정에서 일정이나 비용을 조정할 수 있고, 부산을 방문하려는 사람도 고속철도 운임과 숙박비를 확인한 뒤 여행 기간을 결정할 수 있다.
경주와 여수, 남해, 울릉도 등 다른 지역에서는 이동수단과 현지 교통 여건이 여행 계획에 영향을 미친다.
숙박시설의 위치도 지역 내 소비의 분포를 바꿀 수 있다. 관광객이 숙소 주변에서 식사하고 지역 상점을 이용하는 경우와 숙박시설 내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소비가 발생하는 사업자가 다르다.
관광객이 많이 방문한다고 해서 지역의 모든 상권이 같은 혜택을 얻는 것도 아니다. 관광시설과 가까운 음식점이나 숙박시설에 소비가 집중될 수 있고, 대중교통 연결이 부족한 지역의 상점은 관광객 증가를 매출로 연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
국내여행 지출액은 2025년 39조5,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8월 해외로 출국한 국민도 1,981만 명에 달했다.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이 모두 상당한 규모를 유지하는 시장에서 여행객은 목적지와 예산, 시간을 여러 방식으로 배분하고 있다.
여행지역과 숙소를 먼저 정하고, 이후 맛집과 관광시설을 선택하는 소비 행태도 지역관광의 수익 구조와 관련된다. 지역으로 들어오는 교통편과 숙박시설, 주변 음식점과 문화시설의 연결이 관광객의 일정과 지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올해 지방공항 국제선 확대와 남도 기차 둘레길 시범사업, 인구감소지역 반값여행 등을 추진하고 있다. 관광 이동을 확대하고 여행 비용을 지원하는 정책이지만 지역별 교통과 숙박, 관광시설의 여건에 따라 실제 방문과 소비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10월 25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전체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2.1%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전체 방문객 수를 끌어올렸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관광객의 구성 변화와 1~9월 내국인 카드 지출 감소는 관광객 수의 증가만으로 지역관광 시장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전국 국내여행 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특정 지역의 방문객과 소비가 감소할 수 있다. 제주와 부산을 비롯한 국내 관광지의 경쟁은 여행객이 가고 싶어 하는 정도뿐 아니라 실제로 찾아갈 수 있는 교통편과 여행비용, 현지에서 머무는 시간과 소비가 어느 지역의 어느 업종에 돌아가는지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