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지 않는 일상②] 계단과 걷기, 자전거… 운동시간 밖에서 쌓이는 신체활동
하루 15분 움직이면 일주일 105분, WHO 권장량과 다른 생활 속 활동의 건강 효과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을 끊는 짧은 걷기, 혈당 조절과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
[KtN 윤상길주필]하루 15분씩 일주일 내내 걸으면 105분이다. 걷는 속도가 중강도 운동에 해당하더라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성인에게 권장하는 주간 최소 유산소 신체활동량 150분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평소 거의 움직이지 않던 사람이 매일 15분씩 걷기 시작했다면 건강을 위한 신체활동은 분명히 늘어난다. 운동을 한 번에 얼마나 오래 하는지뿐 아니라 하루 동안 움직이는 시간을 얼마나 확보하는지도 중요하다.
2026년 10월 프랑스 파리 라빌레트에서 선보인 '호모 스크롤루스 카나푸스(Homo Scrollus Canapus)' 설치물은 소파에 앉아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현대인을 실물 크기로 재현했다. 자연사박물관의 생물 표본처럼 꾸민 유리관에는 화면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인간 모형이 놓였다. 운동할 필요가 줄어든 현대인의 일상을 풍자한 전시였다.
전시와 함께 제시된 글로벌 조사에서는 31개국 성인 3만4000명이 깨어 있는 시간의 평균 86%를 움직이지 않고 보낸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53%는 권장 신체활동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개인이 보고한 활동량에 기반한 설문이지만, 일상에서 움직이는 시간이 줄어든 생활을 살펴볼 만한 수치다.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ASICS)는 당시 하루 15분의 신체활동을 권하는 캠페인도 진행했다. 짧은 운동부터 시작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하루 15분이라는 시간은 운동을 시작할 때 심리적인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운동량을 뜻하지는 않는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기존 활동량, 운동 강도에 따라 실제 효과가 달라진다.
WHO는 성인에게 일주일에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 150~300분 또는 고강도 유산소 신체활동 75~150분을 권장한다. 빠르게 걷기와 자전거 타기, 달리기 등은 속도와 활동 강도에 따라 권장 운동량에 포함될 수 있다. 주요 근육을 사용하는 근력운동도 일주일에 2일 이상 권고한다.
성인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매일 같은 시간에 운동할 필요는 없다. 신체활동은 일주일 동안 나누어 실천할 수 있으며, 운동시설에서 하는 활동뿐 아니라 이동과 일, 가사활동에서 이루어지는 움직임도 포함된다.
과거에는 일정 시간 이상 지속한 운동을 중심으로 활동량을 계산했지만 WHO는 2020년 지침에서 최소 10분 이상 지속해야 한다는 조건을 없앴다. 짧은 시간의 활동도 누적해 평가할 수 있도록 기준을 바꾼 것이다. 하루 중 여러 차례 걷거나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일정한 강도를 충족하면 전체 운동량에 더해질 수 있다.
계단을 오르는 일은 별도의 운동기구 없이 할 수 있는 신체활동이다. 평지에서 걸을 때보다 몸을 위로 들어 올려야 하므로 다리 근육이 더 많은 일을 한다. 허벅지와 엉덩이, 종아리 근육이 움직임에 참여하며, 오르는 속도와 계단의 높이에 따라 심장과 호흡계에 가해지는 부담도 달라진다.
지하철역과 사무실, 주거시설의 계단은 운동시설이 아니지만 일상적인 이동과 신체활동이 만나는 공간이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던 사람도 건강과 이동 능력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일부 층을 걸어 오를 수 있다.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도 다리 근육을 사용하고 심박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계단 오르기는 짧은 시간에 비교적 높은 운동 강도에 도달할 수 있다. 평지 걷기와 달리 자신의 체중을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계단의 개수와 오르는 속도, 평소 체력에 따라 같은 활동도 가벼운 운동이 될 수 있고 상당히 힘든 활동이 될 수도 있다.
심폐 기능이 낮거나 오랜 기간 운동하지 않은 사람은 짧은 계단에서도 숨이 가빠질 수 있다. 무릎과 발목의 통증, 균형 유지의 어려움이 있는 사람에게는 계단이 적절한 활동이 아닐 수 있다. 계단에서의 낙상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는 평지 걷기나 다른 활동을 선택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
계단을 오르는 행동을 무조건 권하는 것보다 각자의 생활환경에서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찾는 일이 중요하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는 사람도 실내에서 짧게 걷거나 가벼운 근력운동을 할 수 있다. 신체활동은 특정한 동작 하나로 제한되지 않는다.
일상에서 짧게 움직이는 활동은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과도 관련이 있다. 사무실에서 몇 시간 동안 책상 앞에 머무는 사람은 별도의 운동시간을 확보하더라도 낮 동안 거의 같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과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일은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생활습관이다.
WHO는 앉거나 기대어 낮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시간을 줄이고 가능한 범위에서 신체활동으로 대체하도록 권고한다. 가벼운 활동도 장시간 움직이지 않는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정한 강도의 운동량을 확보하는 일과 좌식 시간을 줄이는 일은 서로 다른 효과를 갖는다.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다리와 몸통의 근육 활동이 적어진다. 서서 움직이거나 걷기 시작하면 체중을 지탱하고 이동하는 데 필요한 근육이 다시 활동한다. 활동 강도에 따라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고, 식사 이후에는 혈액 속 포도당을 이용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2026년 3월 국제학술지 'Preventive Medicine'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는 성인 337명이 참여한 무작위 교차시험 17건을 종합했다. 장시간 계속 앉아 있는 경우와 중간에 짧은 신체활동을 넣은 경우의 식후 대사 반응을 비교한 연구들이다.
분석 결과 앉아 있는 시간을 중간에 끊은 집단에서는 식후 혈당과 인슐린의 증가 폭이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혈당과 인슐린의 전체 노출량이나 중성지방에서는 모든 지표에서 일관된 개선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짧은 움직임이 식후 대사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결과지만 장기적인 질병 예방 효과까지 직접 입증한 것은 아니다.
앉아 있는 시간을 자주 끊는 방법에 관한 연구도 이어졌다. 일부 실험에서는 30분 안팎의 간격으로 짧게 걷거나 간단한 근력 동작을 시행했을 때 식후 혈당 반응이 개선됐다. 활동을 하는 간격과 강도, 참여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효과에는 차이가 있었다.
일상생활에서 적용하는 방식은 비교적 단순하다. 오랫동안 컴퓨터로 일했다면 자리에서 일어나 잠시 걷고, 전화 통화를 하면서 안전한 공간을 이동하거나, 식사 후 가까운 거리를 걸을 수 있다. 작은 활동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 하루 동안 앉아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앉아 있던 자세에서 일어나는 것만으로 모든 운동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서 있는 동안에도 근육 활동과 에너지 소비가 제한적일 수 있으며, 걷기나 가벼운 근력운동처럼 실제로 몸을 움직이는 활동과는 차이가 있다. 움직임을 늘리는 목적이라면 오랫동안 서 있기보다 짧게라도 걷는 편이 적절할 수 있다.
짧은 활동을 반복하는 방식은 별도의 운동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도 활용할 여지가 있다. 출퇴근과 업무, 돌봄 때문에 장시간 운동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더라도 일상에서 움직이는 시간을 조금씩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움직임을 자주 끊어 넣는 습관이 주간 권장 운동량 전체를 자동으로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가벼운 걷기는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데 의미가 있지만 중강도 이상의 유산소 활동과 근력운동이 제공하는 건강 효과를 모두 대신하지는 않는다.
도심의 보행로를 달리는 사람은 걷는 사람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다리와 몸통의 근육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달리는 속도와 개인의 체력에 따라 호흡과 심박수가 증가한다. 달리기는 비교적 적은 시간에도 높은 강도의 유산소 활동을 할 수 있는 운동이다.
WHO의 성인 신체활동 권고에서는 중강도 운동과 고강도 운동을 구분한다. 중강도 활동은 평소보다 호흡과 심박수가 증가하지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정도이며, 고강도 활동은 숨이 더 가빠져 긴 문장으로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개인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따라 같은 속도에서도 느끼는 강도는 달라질 수 있다.
빠르게 걷는 활동이 어떤 사람에게는 중강도 운동이지만 평소 체력이 좋은 사람에게는 가벼운 활동일 수 있다. 달리기도 마찬가지다. 일정한 거리를 같은 시간에 달리더라도 심폐 기능과 체중, 운동 경험에 따라 신체적 부담이 달라진다.
건강을 위한 운동에서 속도와 거리만을 기준으로 삼기 어려운 이유다. 운동량은 활동 시간과 강도, 반복 빈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는 사람은 짧은 거리부터 시작해 걷기와 달리기를 번갈아 할 수 있고, 규칙적으로 운동해 온 사람은 체력과 회복 상태에 맞춰 시간과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일주일에 고강도 운동을 75분 하는 것은 WHO가 제시한 유산소 활동 권장량을 충족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중강도 활동으로는 150분이 최소 권장량이다. 두 강도의 활동을 적절히 조합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매일 15분씩 중강도 걷기를 하면 일주일에 105분이 된다. 같은 시간 동안 고강도 운동을 했다면 활동 강도가 높아 권장량을 충족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하루에 몇 분을 움직였는지만으로 운동이 충분한지 판단할 수 없다. 강도와 빈도, 다른 생활 속 활동을 함께 살펴야 한다.
운동의 효과는 근육과 심폐 기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심혈관질환과 제2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며, 불안과 우울 증상 완화, 수면의 질 개선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달리기를 한다고 누구에게나 같은 정신적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수면 부족과 과도한 업무, 개인의 건강 상태와 생활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운동을 정신건강 문제의 단일한 해결책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건강을 관리하는 여러 요소 가운데 하나로 살펴야 한다.
달리기는 신체에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이기도 하다. 무릎과 발목, 발바닥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은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기보다 걷기나 자전거, 수중 운동처럼 자신에게 맞는 활동을 선택할 수 있다. 체력에 비해 운동량을 급격히 늘리는 경우에는 피로와 부상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건강관리는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경쟁과 다르다. 활동량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짧은 걷기부터 시작하는 방식이 적절할 수 있고, 이미 충분히 움직이는 사람에게는 운동의 지속성과 회복이 중요할 수 있다. 기존의 활동량과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선택이 달라진다.
운동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거리나 속도보다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시간을 만드는 일이 현실적이다. 하루 10분이나 15분부터 시작해 익숙해지면 시간을 늘리고, 체력이 좋아지면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WHO 역시 평소 활동량이 부족한 성인은 적은 양의 신체활동부터 시작해 빈도와 강도, 시간을 점차 늘리도록 권고한다.
달리기와 빠른 걷기를 반드시 운동시간에만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가까운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거나 출퇴근 과정에 일부 보행을 더하면 별도의 운동시간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신체활동량을 확보할 수 있다. 일상적인 이동을 운동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도시의 보행환경은 이런 선택에 영향을 준다. 횡단보도와 보도가 잘 연결된 지역에서는 목적지까지 걸어서 이동하기 쉽지만, 보행로가 끊기거나 차량 통행이 많은 지역에서는 안전하게 걷거나 달릴 수 있는 경로가 제한될 수 있다. 일상에서 신체활동을 늘리는 일은 개인의 시간뿐 아니라 주변 공간의 조건과도 관계가 있다.
자전거는 이동과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수단이다. 페달을 밟는 동안 허벅지와 엉덩이, 종아리 근육이 반복적으로 움직이고, 주행 속도와 경사에 따라 호흡과 심박수도 달라진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자전거를 이용하면 별도의 운동시간을 마련하지 않고도 신체활동을 늘릴 수 있다.
자전거는 달리기와 다른 신체적 특징을 지닌다. 안장에 체중 일부를 지탱하고 페달을 밟기 때문에 달리기와 비교하면 지면에 발이 반복적으로 부딪히는 충격이 적다. 체중 부하나 관절 부담을 줄이면서 유산소 활동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실제 운동 강도는 자전거의 종류와 주행 속도, 도로의 경사, 바람과 체력에 따라 달라진다. 평탄한 길을 천천히 이동하는 경우에는 가벼운 신체활동이 될 수 있고, 빠른 속도로 달리거나 언덕을 오를 때는 중강도 또는 고강도 운동에 해당할 수 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은 이동시간을 운동에 활용할 수 있다. 자동차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던 거리 일부를 자전거로 바꾸면 매일 반복되는 이동 과정에 신체활동이 추가된다. 걸어서 이동하기에는 다소 먼 거리도 자전거를 이용하면 생활권 안에서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자전거를 이용한 이동은 도로 환경과 안전시설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자동차와 같은 도로를 이용하는 구간에서는 차량의 속도와 교차로의 구조, 자전거도로의 연속성이 중요하다.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환경이 확보돼야 일상적인 이동 수단으로 활용하기 쉽다.
날씨와 계절도 영향을 준다. 비가 오거나 도로가 얼어 있는 날에는 주행 위험이 커질 수 있고, 여름철 높은 기온과 겨울철 낮은 기온은 활동의 지속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자전거를 선택하지 못하는 날에는 걷기나 실내 운동 등 다른 활동으로 신체활동량을 조절할 수 있다.
걷기와 자전거 이용은 교통수단을 선택하는 일이면서 건강과 연결된 생활습관이기도 하다. 이동 중의 활동량은 매일 조금씩 쌓이고, 출퇴근처럼 반복되는 일정에 포함되면 별도의 운동 계획이 없어도 신체활동을 지속할 기회가 생긴다.
특정한 운동 하나만으로 건강관리를 완성하기는 어렵다. 걷기와 자전거는 주로 유산소 활동에 해당하고, 근력운동은 근육의 힘과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로 필요하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력과 균형 능력은 일상적인 이동과 낙상 예방에 영향을 준다.
WHO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도 성인과 같은 주간 유산소 활동량을 권고하면서 균형과 근력을 강조하는 복합적인 신체활동을 일주일에 3일 이상 시행하도록 권장한다. 일상적인 이동 능력을 유지하고 낙상 위험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고령자의 활동에서는 속도와 운동량보다 안전하게 지속할 수 있는 방식이 중요할 수 있다. 걷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은 건강 상태와 기능 수준에 맞춰 의자에 앉아 하는 운동이나 보조기구를 이용한 활동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운동 중 흉통과 심한 호흡곤란,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의학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운동을 충분히 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도 적은 양의 신체활동은 의미가 있다. WHO는 권장량보다 적은 활동이라도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처음부터 주간 150분을 채우기 어렵다면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점차 늘리는 방식이 가능하다.
한편 짧은 운동이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의 영향을 모두 없애지는 못한다. 아침에 운동을 마친 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다면 낮 동안의 좌식 시간은 여전히 길다. 반대로 자주 움직이더라도 일정 강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충분히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운동량과 좌식 시간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주간 운동량은 심폐 건강과 근육 기능을 높이기 위한 기준이 되고, 하루 중 앉아 있는 시간을 끊는 활동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는 생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목적이 다른 두 활동을 함께 실천할 때 생활 전반의 신체활동이 넓어진다.
최근 건강관리에서는 걸음 수나 운동시간을 기록하는 기기가 널리 사용된다. 휴대전화와 스마트워치로 하루의 활동량을 확인하고, 목표 걸음 수를 설정하거나 운동 강도와 심박수를 살펴볼 수 있다. 수치로 확인하는 방식은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걸음 수 하나만으로 건강 상태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같은 걸음 수라도 걷는 속도와 지형, 개인의 체력에 따라 운동 강도가 달라진다. 자전거나 수영처럼 걸음 수로 표현되지 않는 활동도 있고, 근력운동의 효과 역시 걸음 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
신체활동 기록을 활용할 때는 숫자를 늘리는 일보다 자신의 움직임이 하루 중 어느 시간에 집중되는지 살펴보는 편이 유용하다.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만 움직이는지, 업무시간에 장시간 앉아 있는지, 이동하는 동안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지에 따라 생활의 형태가 달라진다.
정기적인 운동을 실천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생활 속에서 움직이는 시간을 확보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가까운 거리 걷기와 짧은 계단 오르기, 점심 식사 후 산책, 자전거 이동처럼 이미 반복되는 일상에 활동을 더하면 운동을 위해 별도의 일정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일부 줄일 수 있다.
업무와 돌봄, 교통 환경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기회가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장시간 자리를 지켜야 하는 직업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직업의 활동 조건은 같지 않다. 움직일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근무환경과 안전한 보행 공간, 접근하기 쉬운 공공시설은 개인의 신체활동을 뒷받침하는 조건이 된다.
2026년 파리 라빌레트에 설치된 유리관은 소파에 앉아 움직이지 않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줬다. 전시장 밖에서는 시민들이 계단을 오르고, 거리를 달리고, 자전거를 이용해 이동했다. 특별한 운동시설이 없어도 하루 동안 신체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장소들이다.
WHO가 제시한 주간 유산소 활동 150~300분과 근력운동 주 2일 이상이라는 기준은 건강을 위한 신체활동의 양과 종류를 구분한다. 일상에서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라는 권고는 별도로 적용된다. 운동시간을 확보하는 일과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을 바꾸는 일이 함께 필요하다는 뜻이다.
계단과 보행로, 자전거도로는 이동을 위한 공간이지만 신체활동이 쌓이는 장소이기도 하다. 하루 15분씩 걷기 시작한 사람은 활동 시간을 점차 늘릴 수 있고, 이미 운동을 충분히 하는 사람은 장시간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데 관심을 둘 수 있다. 정해진 시간의 운동에만 의존하지 않고 하루의 여러 순간에 움직임을 더하는 생활이 건강관리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