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로더 향수 매출 20% 증가…색조화장품 1% 성장과 벌어진 격차
르 라보·톰 포드·조 말론 런던 성장세, 향수 영업이익 93% 증가…한국 소매판매 두 자릿수 확대
[KtN 홍은희기자]에스티로더 컴퍼니즈(The Estée Lauder Companies)의 향수 사업이 2026년 7~9월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향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반면 색조화장품은 1% 성장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스킨케어 매출은 4% 늘었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의 실적에서 제품군별 성장 속도가 크게 벌어졌다.
에스티로더 컴퍼니즈는 11월 2일(미국 현지시간) 2027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9월 30일 종료된 분기의 전체 매출은 37억1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 증가했다. 환율 등의 영향을 제외한 유기적 매출 증가율은 6%였다.
향수 부문 매출은 8억6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7억2100만 달러보다 19% 증가했다. 환율 등의 영향을 제외한 유기적 성장률은 20%다. 르 라보(Le Labo), 톰 포드(TOM FORD), 조 말론 런던(Jo Malone London), 킬리안 파리(KILIAN PARIS) 등 고급 향수 브랜드가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르 라보에서는 '어나더 13(Another 13)'과 '상탈 33(Santal 33)'을 포함한 클래식 컬렉션의 판매가 이어졌다. 도시별 한정 향수인 시티 익스클루시브(City Exclusives)도 성장에 기여했다. 기존 제품의 판매와 함께 베이징 한정 향수 'Shiu 25' 출시가 매출 확대에 반영됐다.
톰 포드는 프라이빗 블렌드(Private Blend)와 시그니처(Signature) 향수 제품군에서 신제품 효과를 얻었다. 'Tobacco Chocolat'와 'Ombré Leather Reserve' 등 신규 향수가 기존 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조 말론 런던은 'Sea Salt & Bergamot' 등 신제품과 주요 향수 제품군의 판매 증가가 실적에 반영됐다.
킬리안 파리는 에스티로더 컴퍼니즈의 고급 향수 브랜드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칵테일 컬렉션(The Cocktails Collection)과 기존 주요 제품의 판매가 성장에 기여했다. 에스티로더 브랜드도 첫 구르망 향수인 'Glimmer' 출시 효과로 향수 매출이 증가했다.
향수 사업의 성장세는 수익성에서도 나타났다. 향수 부문 영업이익은 1억6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8600만 달러보다 93% 증가했다. 신제품 출시와 유통망 확대에 따른 마케팅 투자가 늘었지만 매출 증가가 영업이익 확대를 뒷받침했다.
색조화장품 사업은 향수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색조 부문 매출은 10억4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0억3000만 달러보다 2% 증가했다. 유기적 매출 증가율은 1%였다.
맥(M·A·C)의 판매 증가는 색조 부문 전체 실적을 지탱했다. 미국과 중동의 세포라(Sephora) 판매망 확대와 립스틱·립 틴트 신제품 판매가 성장에 기여했다. 반면 에스티로더 브랜드의 색조 매출은 감소했다. 특히 페이스 메이크업 제품군에서 판매가 줄었으며, 신제품 출시 시점의 영향도 반영됐다.
색조 부문의 영업손익은 전년 동기 1500만 달러 적자에서 300만 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 증가율은 낮았지만 판매관리비 등 비용 구조의 변화가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향수의 높은 매출 성장률과 색조화장품의 손익 개선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나타났다.
스킨케어 사업은 매출 규모에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스킨케어 매출은 16억5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 증가했고, 유기적 성장률은 4%였다. 라 메르(La Mer)와 디 오디너리(The Ordinary)가 성장을 뒷받침했다.
라 메르는 세럼과 토너 등 기존 주요 제품과 신제품 판매가 증가했다. 디 오디너리는 기존 유통망에서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신규 소비자 접점을 늘렸다. 스킨케어 부문 영업이익은 2억6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0% 증가했다.
제품군별 영업이익을 비교하면 향수와 스킨케어의 차이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스킨케어는 매출 규모가 가장 크고 영업이익도 2억6200만 달러로 높았다. 향수는 매출 규모가 스킨케어보다 작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93%로 가장 높았다. 색조화장품은 매출 10억 달러를 넘겼으나 영업이익은 300만 달러에 그쳤다.
한국 시장에서도 판매 증가가 나타났다. 에스티로더 컴퍼니즈는 2026년 7~9월 한국의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했다고 밝혔다. 색조화장품에서는 맥과 톰 포드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 한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회사 전체 매출 증가율과 집계 기준이 달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중국 본토에서는 톰 포드, 디 오디너리, 르 라보, 라 메르 등을 중심으로 고급 화장품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 일본에서는 르 라보, 맥, 톰 포드의 소매판매가 두 자릿수 증가하며 색조화장품과 향수 사업이 성장했다. 국가별로 성장을 뒷받침한 브랜드와 제품군에도 차이가 있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유기적 매출은 10% 증가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공항 면세 유통망의 재고 보충 주문이 늘었고, 하이난 면세시장의 온라인 판매도 개선됐다. 중국 본토의 유기적 매출은 9% 증가했다. 여행 소매사업과 중국 내수 판매가 지역 실적에 함께 반영됐다.
에스티로더 컴퍼니즈는 연간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2027 회계연도 유기적 매출 성장률 전망은 기존 3~5%에서 4~5.5%로 높아졌다. 조정 영업이익률 전망은 12.7~13.5%에서 12.9~13.7%로 상향됐다.
향수와 스킨케어는 올해 남은 회계연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회사는 예상했다. 색조화장품은 연간 기준 매출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2026년 7~9월 에스티로더 컴퍼니즈의 실적은 고급 향수의 판매 확대와 스킨케어의 수익성 개선, 색조화장품의 완만한 회복이 함께 나타난 분기였다. 향수 매출의 두 자릿수 증가와 색조화장품의 낮은 성장률은 글로벌 뷰티 기업 내부에서도 제품군에 따라 소비와 수익 구조가 다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