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고보스, 영업이익 전망 5000만 유로 하향…매출 부진에 IT 자산 상각비 부담

3분기 매출 4%·영업이익 15% 감소, 매출총이익률은 63.3%로 개선…AI 기술 발전에 맞춰 소프트웨어 사용 기간 재조정

2026-11-05     홍은희 기자

[KtN 홍은희기자]독일 패션기업 휴고보스(HUGO BOSS)가 올해 영업이익 전망을 5000만 유로 낮췄다. 3분기 매출이 감소한 데다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에 맞춰 기존 소프트웨어의 사용 기간을 단축하면서 비용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다. 상품 조달과 재고 관리에서는 개선된 실적을 거뒀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휴고보스는 11월 3일 2026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연간 영업이익(EBIT) 전망을 기존 3억~3억5000만 유로에서 2억5000만~3억 유로로 하향 조정했다. 전망치의 상단과 하단을 각각 5000만 유로 낮춘 것이다. 연간 매출 전망도 환율 영향을 제외하고 한 자릿수 중반~후반 감소에서 한 자릿수 후반 감소로 수정했다. 연말까지 소비 수요가 예상보다 약할 것으로 판단한 데다 IT 자산의 상각비 증가가 수익성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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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매출은 9억4600만 유로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억8900만 유로보다 4% 감소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감소율은 5%다. 영업이익은 8100만 유로로 전년 동기 9500만 유로보다 약 15%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8.6%를 기록했다. 매출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용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유럽 지역의 매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 감소했다. 미주 지역은 3%,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 줄었다. 휴고보스의 주요 시장인 유럽에서 소비가 위축된 데다 유통망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판매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다.

판매 경로별로는 자체 매장과 온라인몰을 포함한 소매사업의 감소 폭이 컸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소매사업 매출은 8% 감소했고 도매사업 매출은 2% 줄었다.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사업에서 매출 감소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매장 방문객 감소와 유통망 재정비가 실적에 반영됐다.

매출은 줄었지만 상품 판매에서 확보한 이익의 비율은 높아졌다. 3분기 매출총이익률은 63.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상품 조달과 가격 관리, 재고 운영에서 추진한 효율화 조치가 반영된 결과다. 매출총이익률이 개선됐음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판매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매장 운영과 인건비 등 영업비용 부담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3분기 영업비용은 5억1800만 유로로 전년 동기보다 약 2% 증가했다. 상품 판매 과정에서 원가 부담을 낮추더라도 매출 감소와 영업비용 증가가 동시에 발생하면 전체 수익성은 악화될 수 있다. 휴고보스는 매출총이익률을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영업비용까지 충분히 줄이지는 못했다.

연간 실적 전망을 낮춘 배경에는 기존 IT 자산의 회계 처리 변경도 포함됐다. 휴고보스는 AI를 비롯한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해 일부 IT·소프트웨어 자산의 내용연수를 단축하기로 했다. 기존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종전보다 짧게 산정하면서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구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일정한 요건에 따라 자산으로 처리하고, 사용 기간에 걸쳐 비용으로 나눠 반영한다. 사용 기간을 단축하면 남아 있는 자산의 장부가액을 더 짧은 기간에 비용 처리해야 한다. 새로운 현금 지출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회계상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할 수 있다.

휴고보스의 IT 자산 상각비 증가는 AI 투자 실패나 기존 시스템의 전면 폐기를 뜻하지 않는다. 기술 발전으로 소프트웨어의 경제적 사용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을 회계에 반영한 것이다. AI 도입에 필요한 신규 투자와 기존 IT 자산의 사용 기간 조정은 구분해야 한다.

패션기업의 IT 시스템은 온라인 판매와 매장 운영, 물류, 재고 관리, 고객 데이터 분석 등 여러 업무에 활용된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를 교체하거나 기능을 개선하는 주기가 짧아질 경우 기업이 보유한 IT 자산의 사용 기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휴고보스는 기술 변화에 따른 자산 가치 조정을 연간 실적 전망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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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관리에서는 개선된 수치가 나왔다. 3분기 말 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상품 판매가 둔화한 상황에서도 재고 규모를 줄이면서 운전자본 부담을 낮췄다. 리스료 지급 전 잉여현금흐름은 1억5500만 유로로 전년 동기 6600만 유로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재고 감소와 현금흐름 개선에도 연간 자금 운용 전망은 보수적으로 조정됐다. 휴고보스는 올해 잉여현금흐름이 기존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 전망 하향과 운전자본 부담, 자본적지출 증가가 반영됐다. 매출 대비 거래 운전자본 비율 전망은 기존 약 20%에서 약 21%로 높아졌다.

자본적지출 전망도 매출의 약 4%에서 4~5%로 조정했다. 기존에 임차해 사용하던 물류 부동산을 매입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물류 부동산 매입은 실제 자금 지출이 필요한 투자다. 반면 IT 자산의 내용연수 단축에 따른 상각비 증가는 기존 자산의 비용 처리 기간을 조정하는 회계상 변화다. 두 항목 모두 기업의 재무 실적에 영향을 주지만 현금흐름에 미치는 방식은 다르다.

휴고보스는 브랜드와 유통망을 재정비하는 'CLAIM 5 TOUCHDOWN'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상품 구성과 판매 채널을 조정하고 조달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계획이다. 3분기 매출총이익률 상승과 재고 감소는 비용 관리에서 나타난 변화다. 소비 수요가 약한 상황에서는 상품 판매 규모를 회복하는 일이 수익성 개선과 함께 중요해졌다.

올해 1~9월 누적 매출은 27억5600만 유로로 전년 동기보다 8% 감소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감소율은 7%다. 누적 영업이익은 1억7500만 유로로 26% 줄었다. 3분기 매출총이익률이 높아지고 재고가 감소했지만 누적 실적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의 감소세가 이어졌다.

휴고보스는 연간 영업이익 전망을 2억5000만~3억 유로로 낮추면서 연말 소비 부진과 IT 자산 상각비 증가를 함께 반영했다. 상품 조달과 재고 관리에서 개선된 수치를 확보했지만 매출 감소와 영업비용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 연간 실적에는 4분기 소비 수요와 유통망 조정에 따른 판매 변화, 기존 소프트웨어의 사용 기간 재평가에 따른 비용 증가가 반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