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경제 2027③] GLP-1이 바꾼 세계 소비시장…단백질 늘고 간식 줄고, 뷰티·운동산업까지 재편
체중관리 의약품 이용자 35% 단백질 섭취 확대·19% 영양보충제 추가…식품 소비구조 변화 미국 가구 식료품 지출 5.5% 감소·의류 소비 9.9% 증가…제약산업에서 시작된 변화, 유통·외식·미용시장으로 확산
[KtN 신명준기자]체중관리 의약품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소비자 3명 가운데 1명 이상이 단백질 섭취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보충제를 추가로 이용하거나 근력운동을 시작한 소비자도 증가했다. 식욕과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는 의약품이 식품 구매와 운동, 미용 서비스 이용까지 바꾸면서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의 제품 개발과 판매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26년 글로벌 웰니스 소비자 조사에서 GLP-1 계열 약물 이용자의 35%는 단백질 섭취를 늘렸다고 답했다. 영양보충제를 새롭게 이용한 비율은 19%, 근력운동을 시작한 비율은 18%였다. 의약품 이용이 체중 변화에 그치지 않고 영양관리와 신체 기능 유지, 운동 관련 지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GLP-1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ucagon-Like Peptide-1)을 뜻한다. 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의약품은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 등에 관여하며, 허가된 제품에 따라 당뇨병과 비만 등 특정 질환의 치료에 사용된다. 체중관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의약품을 중심으로 식생활과 건강관리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맥킨지(McKinsey & Company)가 2026년 11월 발표한 'Future of Wellness 2027: Inside the $2.7 Trillion Takeover'에서는 GLP-1 계열 의약품의 확산이 식품과 음료, 뷰티, 미용 서비스 등 인접 산업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주요 웰니스 소비 흐름으로 분석했다. 일부 시장의 특허 만료와 경구용 제형의 등장, 가격 인하 등에 따라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관련 소비의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GLP-1 계열 약물 이용자가 포함된 가구가 빠르게 늘었다. 2026년 5월 기준 전체 가구의 21%에 현재 약물 이용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5년 1월 9%에서 16개월 사이 두 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약물 이용자 가운데 54%는 복용 기간이 1년을 넘었다. 의약품 이용이 일회성 체중관리에서 장기적인 생활습관 변화로 이어지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식품 구매에서는 변화가 뚜렷하다. 미국의 GLP-1 이용자 대상 조사에서 61%는 단 음식 구매를 줄였다고 답했다. 짭짤한 간식 구매를 줄인 비율은 56%였다. 반면 신선식품을 더 많이 구매한다는 응답은 44%, 포장된 고단백 식품 구매를 늘렸다는 응답은 35%, 신선한 단백질 식품 구매를 늘렸다는 응답은 34%를 기록했다.
소비자의 구매 목록에서 과자와 단 음료의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육류와 유제품, 과일과 채소, 단백질을 강화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식사량이 달라지면서 적은 양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려는 소비자도 늘어나는 흐름이다.
미국에서 GLP-1 이용자가 있는 가구의 식료품 지출은 관련 조사에서 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이용자의 식사량과 구매 항목이 달라지면서 식품 소비에 쓰는 전체 금액에도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식료품을 덜 구매하는 동시에 특정 영양소를 강화한 제품에 지출을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관찰됐다. 2026년 6월 기준 GLP-1 이용자가 한 명 이상 있는 가구는 전체의 11.8%인 약 330만 가구로 집계됐다. 해당 가구의 식료품 지출은 다른 가구보다 평균 1.9% 적었다. 미국과 영국의 조사 대상과 집계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체중관리 의약품 이용이 가정의 식품 구매 구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식품기업들은 소비량 감소와 제품별 수요 증가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 과자와 디저트, 고열량 가공식품의 판매가 줄어들 수 있는 반면,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강화한 제품에는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가 식품을 구매하는 양뿐 아니라 같은 식품군에서 선택하는 제품도 달라지고 있다.
실제 미국 소비시장에서는 그릭요거트와 육포, 영양바 등 단백질 관련 제품의 구매가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그릭요거트는 6.8%, 육포는 7.9%, 영양바는 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설탕이 많이 함유된 음료와 주류, 단맛이 강한 간식에서는 구매 감소가 나타났다.
단백질 식품에 대한 관심은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육을 유지하려는 수요와도 연결된다. 체중이 줄어드는 동안 신체 기능과 근육량을 관리하려는 소비자들이 영양 섭취와 운동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식품 구매가 체중 조절만을 목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 체중 변화 이후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는 활동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단백질 섭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 제조업체들의 제품 개발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유제품과 시리얼, 간식에 단백질 함량을 높이거나 작은 분량으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소비자의 식사량이 줄어들수록 제품 한 개에 포함된 영양소와 포장 단위가 구매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소비자 조사에서는 GLP-1 이용자의 35%가 외식업체에 음식량과 가격을 비례해서 줄인 메뉴를 요구했다. 절반 분량의 음식이나 나눠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추가 비용 없이 제공하기 바란다는 응답도 32%였다. 음식의 종류뿐 아니라 판매 분량과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까지 달라질 여지가 나타난 것이다.
외식업계에서도 소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GLP-1 이용 가구는 약물 이용 6~8개월 이후 패스트푸드점 지출이 8.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피자 관련 지출 감소 폭은 22.2%에 달했고, 치킨과 햄버거, 샌드위치 등에서도 감소가 나타났다.
외식기업이 오랫동안 활용해 온 판매 방식은 일정한 음식량을 제공하면서 더 큰 분량의 메뉴나 추가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식욕과 식사량이 줄어든 소비자에게는 작은 분량의 음식과 영양 구성이 더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 기존 메뉴의 양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소비자의 기대와 판매 수익을 동시에 충족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음식량을 줄이면 판매가격과 원가도 함께 조정해야 한다. 식재료 사용량은 감소하더라도 인건비와 임차료, 조리·포장 비용까지 같은 비율로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작은 분량의 메뉴에 소비자가 요구하는 가격을 적용할 경우 매장 운영과 수익성에도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외식기업들이 단백질을 강화한 메뉴와 소용량 상품을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의 대용량 판매 전략을 유지하면서 변화하는 소비자의 구매 수요를 확보하려면 메뉴 구성과 가격, 원가 관리까지 함께 조정해야 한다. GLP-1 계열 약물의 보급이 확대될수록 외식업계의 제품 개발과 매장 운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 내 소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9개 시장의 GLP-1 이용자 1500명 이상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는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나 동거인의 식생활 또는 운동 습관에도 변화가 나타났다고 답했다. 의약품을 직접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같은 가구에서 식사를 준비하고 식품을 구매하는 과정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GLP-1 이용자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은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더 많이 소비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가정의 식단이 달라지면 식료품을 구매하는 기준도 함께 변한다. 의약품 이용자 한 명의 생활습관 변화가 가구 전체의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식품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고객 범위도 넓어진다.
다만 약물 이용에 따른 소비 변화가 모두 장기간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소비자는 약물 사용을 중단한 이후 과자와 냉동식품 등의 구매를 이전 수준으로 늘리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육류와 과일, 채소, 고단백 유제품처럼 사용 중 늘어난 소비가 중단 이후에도 유지되는 품목이 있었다.
식품기업 입장에서는 단기간 구매가 증가한 제품과 장기간 소비가 유지되는 제품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단백질이나 건강 관련 기능을 내세운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더라도 의약품 이용자의 식생활이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따라 수요가 달라질 수 있다. 생산설비 투자와 제품 개발, 유통 재고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소비 변화의 지속성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GLP-1 계열 약물의 확산은 미용시장에도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키고 있다. 체중 변화에 따라 외모 관리와 피부관리, 얼굴 미용 시술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체중관리 의약품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생긴 외모 변화가 추가적인 미용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미용 서비스 제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GLP-1 이용 후 얼굴 관련 미용 시술을 찾은 환자의 63%가 기존에 해당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던 고객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관리 약물 이용을 계기로 미용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고객층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체중 변화는 피부와 체형, 의류 착용감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가 외모 관리에 사용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바꾸는 과정에서 스킨케어와 미용 시술, 의류 구매 등의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기존 미용 서비스의 주요 고객이 아니었던 소비자가 새로운 고객으로 유입된다는 점에서 관련 기업들의 사업 범위도 확대될 여지가 있다.
체중관리와 미용 서비스의 결합에는 비용 부담도 따른다. 의약품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추가적인 미용 시술이나 피부관리 서비스를 모두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체중 변화의 정도와 개인의 선호, 경제적 여건에 따라 이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기업들이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려면 소비자의 실제 이용 목적과 지출 능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의류시장에서도 체중 변화에 따른 구매 증가가 나타났다. 미국의 GLP-1 이용자 조사에서 73%는 옷의 크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답했다. 의류 구매에 더 많은 돈을 쓴다는 응답은 26%였다. 약물 이용 6~8개월 이후 관련 소비자의 의류 지출은 9.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 청바지와 수영복, 드레스 등 일부 품목에서는 구매 증가 폭이 더욱 컸다. 체중 변화로 기존에 착용하던 옷의 크기가 맞지 않게 되면서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건강관리 의약품이 의류시장의 구매 수요에도 영향을 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의류기업에는 새로운 수요와 함께 상품 운영의 변화가 요구된다. 체중 변화가 진행 중인 소비자는 현재의 신체 치수에 맞는 옷을 구매하더라도 일정 기간 뒤 다시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체중이 안정될 때까지 새로운 의류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도 있을 수 있다.
의류 사이즈별 재고를 얼마나 확보하고 어떤 제품을 판매할 것인지에 따라 기업의 판매 효율도 달라질 수 있다. 소비자의 체형 변화가 빨라질수록 기존 판매 실적만으로 다음 시즌의 사이즈별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교환과 수선, 체형에 맞춘 제품 추천 등 구매 이후의 서비스도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운동산업은 체중관리 의약품 이용자에게서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맥킨지 조사에서 GLP-1 이용자의 18%가 근력운동을 시작했다고 답했고, 미국의 별도 조사에서도 이용자의 21%가 근력운동 횟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을 줄이는 것과 근육량을 유지하는 일은 서로 다른 건강관리 목표다. 약물 이용 과정에서 근육량과 체력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근력운동 프로그램과 개인별 운동 지도에 대한 수요도 발생하고 있다. 체중 감량 이후의 신체 기능을 관리하려는 소비자는 기존 운동시설의 고객과 다른 목적을 가지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이용자가 운동량을 늘린 것은 아니다. 미국 조사에서 GLP-1 이용자의 17%는 근력운동 횟수를 줄였고, 41%는 근력운동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약물 이용이 곧 운동 참여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운동시설과 피트니스 서비스 기업은 체중관리 의약품 이용자의 신체 조건과 운동 경험에 맞춘 프로그램을 개발할 여지가 있다. 기존의 체중 감량 중심 운동에서 근육 유지와 체력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고객 수요가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의 운동 경험과 건강 상태가 다른 만큼 전문적인 지도가 필요한 분야도 증가할 수 있다.
GLP-1 계열 의약품 이용자가 늘면서 식품과 운동, 미용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는 소비자도 확대되고 있다. 건강관리 과정에서 약물과 식단, 운동, 외모 관리가 각각 다른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로 연결되는 것이다. 소비자는 하나의 건강관리 목표를 위해 여러 산업에 걸쳐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미국에서는 GLP-1 이용자의 80%가 건강관리에 필요한 보조 제품과 서비스를 스스로 조합해 이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약물 사용을 중단한 소비자 가운데서도 74%가 비슷한 방식으로 건강관리를 이어가고 있었다. 의약품 이용 이후 식단과 영양, 운동,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서비스가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나타낸다.
식품회사와 피트니스 기업, 디지털 건강관리 서비스 업체들이 서로 다른 상품을 판매하면서도 같은 고객을 대상으로 경쟁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의약품 이용자가 체중관리 과정에서 식품과 운동, 건강 관련 정보를 찾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정 기업이 하나의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서비스와 연결해 고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배경이다.
건강 관련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평가 기준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미국 웰니스 소비자 조사에서 제품의 가격과 효능은 구매 결정에서 각각 44%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품질은 41%였다. 건강관리에 사용하는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실제 효과를 확인하려는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27'이 제시한 '라이프 ROI(Life ROI)'는 시간과 비용을 투입한 만큼 얻는 가치를 따지는 소비 경향을 설명한다. GLP-1 이용자의 소비에서도 약물 사용 이후 필요한 영양관리와 운동, 미용 서비스에 추가 비용을 지출하면서 제품별 효능과 가격을 비교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건강 관련 기능을 강조한 제품이 늘어나면서 소비자가 실제로 필요한 영양소와 적절한 섭취량을 판단하는 일도 중요해졌다. 단백질 함량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소비자에게 적합한 식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영양소 구성과 식품의 품질, 개인별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제품이 달라질 수 있다. 체중관리 의약품을 이용한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영양보충제나 미용 서비스를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기업들이 건강관리 기능을 앞세워 제품을 개발할수록 효능을 입증할 수 있는 연구와 품질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다. 소비자는 제품의 가격뿐 아니라 성분과 기능, 건강관리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정도를 비교한다. 의약품 이용자의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기능성 제품의 경쟁력도 과학적 근거와 소비자 신뢰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GLP-1 이용자의 구매 변화가 모든 국가에서 같은 속도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의약품의 허가 범위와 가격, 의료서비스 접근성, 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이용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 관찰된 소비 변화가 다른 국가의 식품과 유통시장에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국에서도 GLP-1 계열 의약품과 건강관리 수요의 확대는 식품과 운동, 뷰티산업이 살펴볼 만한 시장 변화다. 단백질과 영양 관련 식품, 체중관리 이후의 운동 프로그램, 피부관리와 체형 관련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내 소비자의 실제 구매 변화와 시장 규모를 평가하려면 약물 이용 현황과 관련 소비 지출에 대한 별도의 국내 자료가 필요하다.
2027년을 앞두고 식품기업들은 소비자가 구매하는 음식의 양과 종류가 달라지는 현상에 대응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소용량 메뉴와 가격 체계를 조정해야 하는 수요가 나타나고, 운동과 미용업계에서는 체중 변화 이후의 신체 관리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의약품 이용이 소비자의 생활습관에 영향을 주면서 기존 소비재 시장의 상품 구성과 판매 방식도 함께 달라지고 있다.
세계 웰니스 시장 규모는 2조7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GLP-1 계열 약물의 확산은 전체 시장 가운데 식품과 영양, 운동, 뷰티 등 여러 분야에서 소비의 이동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구매가 줄어드는 반면 단백질 관련 식품과 건강관리 서비스, 체형 변화에 따른 의류와 미용 제품에는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식품과 유통기업의 실적에는 GLP-1 이용자의 증가뿐 아니라 약물 사용 기간, 구매 습관의 지속 여부, 가구 구성원의 소비 변화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단백 식품과 영양보충제, 운동 프로그램, 미용 서비스는 모두 같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실제 구매 규모와 지출 기간은 제품별로 다르다. 기업들은 건강관리 수요의 확대를 매출 증가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상품별 수요 예측과 가격, 비용 관리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GLP-1 이용자가 있는 가구가 전체의 21%에 이르렀고, 영국에서도 약 330만 가구가 관련 의약품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체중관리 의약품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소비자의 장바구니와 외식 메뉴, 의류 구매, 운동 방식에 나타나는 변화도 구체화되고 있다. 앞으로 식품과 소비재 기업들의 성장률에는 기존 상품의 판매량뿐 아니라 달라진 식생활과 건강관리 수요에 맞춰 제품 구성을 조정하는 능력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