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데카당스와 21세기 반항적 감각의 조우

맥퀸 FW25: 데카당트 댄디즘의 부활. 사진=McQuee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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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임우경기자] 패션이 단순한 옷이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예술적 표현이라면, 알렉산더 맥퀸의 FW25 컬렉션은 낭만주의와 반항의 경계에서 그 의미를 새롭게 탐색하는 장이었다. 파리 패션위크에서 공개된 이번 컬렉션은 19세기 영국 데카당스(Décadence)와 빅토리안 고딕(Victorian Gothic)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젠더 경계를 흐리고 개성을 극대화하는 ‘현대적 유미주의(美的主義)’를 강조했다.

맥퀸 FW25: 데카당트 댄디즘의 부활

(1) 19세기 문학에서 출발한 패션적 실험

디자이너 숀 맥기르(Sean McGirr)는 이번 컬렉션에서 찰스 디킨스의 Night Walks(1860)와 오스카 와일드의 문구를 인용하며, 유미주의와 반항적 정신을 결합한 패션적 내러티브를 완성했다. 컬렉션의 기본 구조는 19세기 유미주의와 빅토리안 데카당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스카 와일드가 강조했던 “자기 자신이 되어라(Be thyself)”라는 정신은 젠더, 스타일, 정체성을 유동적으로 탐색하는 현대 패션의 흐름과 맞물려 있다.

(2) 댄디즘과 펑크의 긴장감이 공존하는 런웨이

맥기르는 댄디즘(Dandyism)을 패션적 실험의 핵심으로 삼았다. 댄디는 과시적인 자기표현과 정교한 스타일을 지닌 인물이지만, 동시에 펑크(Punk)적 익명성과 거부감을 내포한다. 런웨이에서는 금빛 자수로 장식된 망토와 반짝이는 가면, 조각적 실루엣의 모자가 공존하며 이러한 긴장감을 연출했다.

(3) 실루엣과 소재, 대담한 감각의 충돌

레이스, 시스루, 빅토리안풍 러플과 퍼프 숄더가 돋보이는 드레스는 맥퀸 특유의 낭만적이면서도 강렬한 감각을 극대화했다. 한편, 타이트한 코르셋과 핀치된 어깨, 거대한 구조의 퍼(Fur) 장식이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빅토리안 패션의 과장된 형식을 현대적으로 소화했다. 바디라인을 강조하는 실루엣과 과감한 컷아웃 디테일은 젠더 경계를 허물고 신체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재해석되었다.

맥퀸 FW25: 데카당트 댄디즘의 부활. 사진=McQuee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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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와 개성의 확장: 맥퀸이 던지는 메시지

(1) 전통적 성별 이분법을 넘어서는 디자인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젠더 경계를 흐리는 스타일링이었다. 여성 모델이 전형적인 남성복 요소(골드 자수 코트, 구조적인 턱시도 실루엣)를 착용한 반면, 남성 모델들은 시스루 드레스와 레이스 장식을 통해 전통적인 젠더 코드를 해체했다. 이는 단순한 패션적 스타일링이 아니라, 패션이 젠더 정체성을 새롭게 탐색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 극단적 유미주의와 신체 표현의 재해석

과감한 시스루 드레스와 러플 디테일이 강조된 룩은 신체를 가리기보다 강조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는 빅토리안 시대의 ‘과잉된 장식주의’를 현대적으로 변형한 것으로, 현대 패션에서 신체의 노출이 단순한 섹슈얼리티의 표현이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 패션이 표현하는 현대적 자아

쇼 노트에는 “Know thyself(너 자신을 알라)”가 과거의 메시지였다면, “Be thyself(너 자신이 되어라)”가 현대의 메시지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는 패션이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맥퀸 FW25: 데카당트 댄디즘의 부활. 사진=McQuee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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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퀸 FW25가 던지는 문화적 시사점

(1) 21세기 패션, 정체성과 표현의 경계를 확장하다

이번 컬렉션은 단순한 복고적 유미주의가 아니라, 19세기 데카당트 스타일을 차용하여 현대적인 젠더 담론과 연결시키는 작업이었다. 맥기르는 빅토리안 스타일을 차용하면서도, 젠더 뉴트럴, 자기 정체성 탐색, 그리고 개성의 극대화라는 현대적 가치를 부각했다.

(2) ‘패션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통로’

맥퀸은 매 시즌 과거의 미학을 현재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패션이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문화적 내러티브를 구축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시즌 역시 빅토리안 스타일을 차용했지만, 현대적인 감각과 실루엣 변주를 통해 동시대적 감각을 유지했다.

(3) 젠더와 개성의 해체, 패션이 던지는 사회적 질문

맥퀸 FW25는 단순한 ‘복고적 미학’이 아니라, 패션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탐구한 사례였다. 패션이 젠더, 정체성, 개성을 탐구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하며, 현대 패션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맥퀸 FW25: 데카당트 댄디즘의 부활. 사진=McQuee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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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와 반항의 경계를 허문 맥퀸 FW25

맥퀸 FW25는 19세기 유미주의와 현대적 반항 정신을 결합하여, ‘젠더 경계를 초월한 개성의 표현’을 강조했다.
데카당트 댄디즘의 재해석, 극단적 장식주의와 신체 표현의 조화는 맥퀸이 전통과 현대를 잇는 방식을 보여주었다.
패션은 단순한 옷을 넘어, 사회적 정체성을 탐색하는 도구가 될 수 있으며, 맥퀸 FW25는 이를 가장 강렬하게 보여준 사례였다.

이번 컬렉션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현대 패션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질문하는 강렬한 선언이었다. 맥퀸의 패션은 과거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정체성과 개성을 탐색하는 미래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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