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김동희기자] 2025년 여름 극장가에서는 대형 시리즈물들이 잇따라 재등장하며 관객의 선택을 시험받고 있다.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슈퍼맨》, 《킹 오브 킹스》 등 기존 프랜차이즈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은 고정 팬층을 바탕으로 단기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일주일을 넘는 지속력에서는 상반된 결과를 드러내고 있다. 시리즈물이라는 타이틀이 과연 흥행의 보증수표로 작동하는가라는 질문에, 극장가는 상이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7월 2일 개봉 이후 누적 매출 195억 원, 누적 관객수 205만 명을 돌파하며 탄탄한 수치를 기록 중이다. 7월 셋째 주 토요일 866백만 원의 일매출을 기록한 《쥬라기 월드》는 다음 날인 일요일 712백만 원, 월요일에는 186백만 원으로 3일간 680백만 원이 줄어들며 -78.5%의 낙폭을 보였다. 관객수도 8만 9천 명에서 7만 4천 명, 이어서 1만 9천 명으로 감소하며 뚜렷한 하향세를 보였다. 그러나 2주차 주말까지도 여전히 800~700백만 원대 매출을 유지한 점은, 장르적 친숙함과 글로벌 IP에 대한 신뢰가 관객 유입의 기반이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슈퍼맨》은 7월 9일 개봉 이후 누적 매출 79억 원, 누적 관객수 78만 명으로, 동일한 시리즈물임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축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토요일 569백만 원 → 일요일 464백만 원 → 월요일 136백만 원으로 이어지는 하락 곡선은 《쥬라기 월드》보다 더욱 가파르다. 3일 사이 76%가 넘는 매출 하락은 콘텐츠 자체의 피로도, 혹은 서사적 반복에 대한 관객의 이탈 반응을 반영하는 결과로 보인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들며 상영 횟수 역시 1,900회에서 1,686회로 줄었고, 관객수는 5만 7천 명에서 1만 4천 명대로 급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스크린 수와 상영 횟수, 그리고 좌석 점유율 간의 상관관계를 통해 더욱 뚜렷하게 분석된다. 《쥬라기 월드》는 주말 기준 988개의 스크린에서 2,400회 가까이 상영되며 안정적인 스크린 유지율을 보였다. 《슈퍼맨》도 900개 이상 스크린을 확보했지만, 평일에 접어들면서 상영 횟수가 빠르게 감소했고, 극장 내 회전율도 급속히 떨어졌다. 이는 프랜차이즈 내 개별 타이틀 간의 콘텐츠 역량 차이, 그리고 마케팅 도달력의 차이가 실제 극장 점유 구조에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킹 오브 킹스》는 상반된 사례다. 7월 16일 개봉 후 단 이틀 만에 일매출 12억 원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그 이후 하락폭은 더 컸다. 토요일 12억 7천만 원 → 일요일 12억 3천만 원 → 월요일 2억 5천만 원으로 급락하며, 불과 이틀 만에 80% 가까운 매출이 이탈했다. 관객수 또한 13만 명에서 12만 7천 명, 이어서 2만 7천 명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한국형 블록버스터로서 기대를 모았지만, ‘시리즈물’의 이름만으로는 흥행을 장기화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러한 데이터는 한국 극장가에서 ‘시리즈물’이라는 기표가 더는 절대적 흥행 보증 수단이 아님을 보여준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나, 관객은 반복되는 서사와 예측 가능한 서브플롯에 더 이상 충성하지 않는다. 콘텐츠의 완성도, 미장센의 확장성, 그리고 예고편 단계부터 작동하는 관객의 감정적 기대치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시리즈물도 단발성 흥행에 그칠 수밖에 없다.
또한 상영 방식의 전략도 차이를 만든다. 《쥬라기 월드》가 주말 시간대 가족 단위 관객을 노린 프라임 타임 집중 배치로 고르게 매출을 유지한 반면, 《슈퍼맨》과 《킹 오브 킹스》는 관객 몰입을 유도하는 상영 타이밍 분배에서 약점을 보였다. 특히 《슈퍼맨》의 경우, 젊은 남성 관객에 집중된 타깃 전략이 평일 관람층과 맞물리지 않으면서 관객 분산 효과를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2025년 여름 박스오피스에서 시리즈물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브랜드는 진입 문턱을 낮출 수 있지만, 지속성은 전적으로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 관객 감응력에 달려 있다. 《쥬라기 월드》가 보여준 안정적 곡선은 시리즈물의 가능성을 확인시켰고, 《슈퍼맨》과 《킹 오브 킹스》의 급락은 콘텐츠 전략의 리뉴얼 없이는 프랜차이즈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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