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선 참패, 집에선 역주행”…‘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1위
마동석 주연 영화, 혹평 딛고 OTT 플랫폼에서 화려한 부활…극장 위기의 민낯 드러나
[KtN 신미희기자] 극장에서 철저히 외면받았던 마동석 주연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가 넷플릭스에서 1위를 차지하며 극적인 반전을 연출했다. 국내 개봉 당시 77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고, 혹평이 쏟아지며 흥행 참패의 대표 사례로 지목됐던 작품이다. 그러나 지난 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이후, 단 하루 만에 한국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꿰차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악을 숭배하는 집단과 맞서 싸우는 해결사 팀의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다. 극장 개봉 당시 “2025년 최악의 영화 후보”, “건질 게 없다”는 혹독한 평가를 받으며 손익분기점(200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넷플릭스에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같은 화제작을 제치고 순위 정상에 오르며 '재발견'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넷플릭스 알고리즘의 승리'로 분석한다. 범죄·액션·스릴러 장르를 선호하는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해당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방식 덕분에, 본의 아니게 새로운 관객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또 영화관처럼 별도의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 리모컨 클릭 한 번으로 관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저위험 시청’의 장점을 갖는다.
시장의 흐름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은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1~6월 극장 관객 수는 425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5% 감소했고, 매출도 4079억 원으로 33.2% 줄었다. ‘파묘’나 ‘범죄도시4’ 같은 천만 영화가 없었던 탓에 극장 산업 전체가 휘청이고 있는 것이다.
‘거룩한 밤’의 OTT 역주행 사례는 콘텐츠 유통의 주도권이 이미 극장에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옮겨갔음을 보여준다. 관객의 선택 기준이 ‘작품성’보다 ‘접근성’으로 이동하면서, 이제 영화 성공의 기준 또한 다시 쓰여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