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돌체 아테사’, 공간과 감각을 통해 기다림의 본질을 탐구하는 실험적 설치

Paolo Sorrentino.  사진= Salone del Mobile.Milano,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Paolo Sorrentino.  사진= Salone del Mobile.Milano,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민정기자] 오는 4월, 세계적인 가구 박람회 ‘살로네 델 모빌레(Salone del Mobile)’와 함께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5에서 파올로 소렌티노(Paolo Sorrentino)가 독창적인 디자인 설치를 선보인다. 오스카상 수상자로 현대 이탈리아 영화의 거장인 소렌티노는 ‘라 돌체 아테사(La dolce attesa)’라는 설치 작품을 통해 ‘기다림’이라는 보편적 경험을 공간적 내러티브로 재해석한다.

디자인과 영화는 시각적 감각을 활용해 감정을 전달하는 매체라는 점에서 밀접하게 연결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영화적 서사를 공간에 적용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는 이야기’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디자인의 역할이 단순히 물리적 형태를 만드는 것을 넘어 인간의 감각과 경험을 조형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① 파올로 소렌티노, 공간을 통해 ‘기다림’이라는 감각을 디자인하다

소렌티노는 이번 설치의 주제를 ‘기다림’으로 설정했다. “기다림은 삶에서 가장 큰 불행 중 하나”라고 말하며, 의료 검사 결과를 기다릴 때,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있을 때, 우리는 무력하게 시간에 종속된다. 하지만 이번 설치에서 소렌티노는 기다림을 단순한 정지 상태가 아니라, ‘의미 있는 경험’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공간 연출과 디자인 요소

 

▶설치 작품은 살로네 델 모빌레의 22-24번 파빌리온 입구에 위치

▶전통적인 대기 공간(병원 대기실)에서 영감을 받은 구조지만, 관객이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 움직일 수 있는 공간으로 연출

▶마르게리타 팔리(Margherita Palli)가 공간 디자인을 맡아 극적인 무대를 구현

 

소렌티노는 기존의 ‘기다리는 공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조성하며, “이 공간은 단순한 대기실이 아니라,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타듯 경험하는 작은 여행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기존의 건축적 개념에서 ‘정적인 공간’으로 인식되던 대기실을 ‘동적인 경험 공간’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디자인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② 디자인과 영화의 융합, 감각적 내러티브의 확장

소렌티노의 영화는 이탈리아적 감성, 신화적 서사, 그리고 시각적 리얼리즘이 혼합된 독창적인 스타일을 자랑한다. 이번 설치에서도 이러한 ‘시네마틱 공간 디자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렌티노는 공간을 단순히 ‘건축적 형태’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조명·소리·공간감각을 결합해 특정한 감정을 유발하는 무대로 설정한다. 마치 영화에서 카메라가 공간을 탐색하는 방식처럼, 이번 설치에서도 관객이 스스로 움직이며 경험을 완성하는 인터랙티브한 내러티브를 구축한다.

 경계를 허무는 디자인 트렌드


이번 프로젝트는 영화와 공간 디자인의 융합이라는 점에서 최근 디자인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기존의 전통적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인이 ‘스토리텔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음

▶감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몰입형 인테리어(Immersive Design)와 미디어 아트의 접목

▶단순한 오브제 배치가 아니라, 공간 전체를 하나의 ‘경험 플랫폼’으로 설계하는 방식

이는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디자인에서 감각적이고 내러티브적인 디자인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반영하는 흐름이기도 하다.

 

③ 공간 경험을 디자인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소렌티노의 ‘라 돌체 아테사’는 단순한 설치 예술이 아니라, 공간 디자인이 어떻게 인간의 감정과 경험을 조형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실험적 프로젝트다.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


▶ 정적인 공간에서 동적인 경험으로 변화
▶ 공간이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며 감정을 이끌어내는 방식 연구
▶ 스토리텔링과 감각적 경험이 결합된 ‘서사적 공간 디자인’ 확산

 

살로네 델 모빌레 회장 마리아 포로(Maria Porro)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이 설치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이미지, 소리, 숨결로 구성된 하나의 내러티브”라고 설명하며, ‘기다림’이라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공간적 실험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곧 공간이 단순한 물리적 형태를 넘어, 감각적이고 심리적인 경험의 장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최근 디자인 트렌드와도 연결된다.

공간을 재해석하는 디자인의 진화

소렌티노가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선보이는 ‘라 돌체 아테사’는 공간 디자인이 단순히 형태를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감각과 내러티브를 경험하게 만드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프로젝트다.

 ‘라 돌체 아테사’가 시사하는 디자인 트렌드 변화


▶ 공간과 감각의 결합 – 정적인 건축이 아닌, 움직이고 경험하는 공간
▶ 스토리텔링의 적극적인 활용 – 단순한 공간 배치가 아닌 감정적 경험 유도
▶ 영화적 연출과 디자인의 융합 – 비주얼, 사운드, 조명이 하나의 서사로 작용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항상 가구와 인테리어를 넘어, 공간의 본질과 미래를 고민하는 장이었다. 이번 소렌티노의 프로젝트는 공간 디자인이 기능성을 넘어 감각적·서사적 경험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디자인 산업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디자인의 미래는 단순히 ‘보는 것’에서 ‘느끼는 것’으로 전환되고 있다. ‘라 돌체 아테사’는 그 흐름 속에서, 기다림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공간적 경험으로 변환한 하나의 실험적 디자인 언어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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