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이 빛으로 깨어나는 밤…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아트 유산여행’ 전국 8곳에서 개막
군산부터 경주까지, 첨단기술 입은 전통유산의 환상적 재구성… "예술은 실체가 아닌 경험으로 진화 중"

[미디어아트 트렌드] 전통과 기술이 공존하는 밤…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던진 질문  사진=2025 08.04  통영 삼도수군통제영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미디어아트 트렌드] 전통과 기술이 공존하는 밤…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던진 질문  사진=2025 08.04  통영 삼도수군통제영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신미희기자] 전국 8개 도시에서 국가유산과 디지털 기술이 만나는 야간 문화축제가 2025년 하반기 한국의 밤을 물들인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은 8월 4일,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개최를 공식 발표하며 군산을 시작으로 진주, 고령, 제주, 철원, 통영, 양산, 경주까지 총 8개 지역에서 순차적인 문화예술 축제를 예고했다.

국가유산 미디어아트는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장소에 첨단 디지털 기술을 입혀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대표적 야간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2024년 한 해 동안 누적 관람객 148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관람 기록을 세운 이 문화 프로그램은 2025년 더 확장된 지역성과 세밀한 기획으로 문화 트렌드의 방향성을 다시 그린다.

[미디어아트 트렌드] 전통과 기술이 공존하는 밤…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던진 질문  사진=2025 08.04  구 군산 세관 본관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미디어아트 트렌드] 전통과 기술이 공존하는 밤…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던진 질문  사진=2025 08.04  구 군산 세관 본관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이번 프로그램은 8월부터 11월까지 ▲군산 ▲진주 ▲고령 ▲제주 ▲철원 ▲통영 ▲양산 ▲경주에서 지역별 문화유산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야간 콘텐츠로 운영된다. 지난해 관람객 148만 명을 돌파하며 '문화유산 실감 콘텐츠'의 가능성을 입증한 행사다.

디지털, 과거와 현재를 잇다 — 도시별 콘텐츠는 공간의 역사성과 직결

군산에서는 8월 8일부터 30일까지 구 군산 세관 본관을 배경으로 ‘군산의 빛, 꽃으로 물들다’라는 주제 아래 15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군산의 아픈 근대사를 간직한 할아버지와 손녀 새별의 시간 여행을 스토리라인으로 구성된 이 전시는, ‘백년의 군산’ 프로그램을 통해 조선은행 창문에 옛 군산 사람들의 삶을 투영하며 과거를 빛으로 복원한다. 군산세관, 18은행, 군산근대역사박물관 등 실재하는 공간은 공연, 설치미술, 체험형 콘텐츠로 다시 생명을 얻는다.

[미디어아트 트렌드] 전통과 기술이 공존하는 밤…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던진 질문  사진=2025 08.04   진주성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미디어아트 트렌드] 전통과 기술이 공존하는 밤…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던진 질문  사진=2025 08.04   진주성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진주에서는 8월 15일부터 9월 7일까지 진주성을 배경으로 ‘법고창신, 진주성도’ 미디어아트가 진행된다. 개막작 ‘진주성, 모두가 꽃이다’는 진주가 새 천년으로 도약하는 미래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관람객이 직접 북을 치면 수로를 따라 빛이 퍼지는 ‘영광의 만개, 소리와 빛으로 교감하다’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예술과 기술의 상호작용을 실감케 한다.

[미디어아트 트렌드] 전통과 기술이 공존하는 밤…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던진 질문  사진=2025 08.04   고령은 9월 19일부터 10월 12일까지 ‘대가야, 열두 개의 별’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미디어아트 트렌드] 전통과 기술이 공존하는 밤…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던진 질문  사진=2025 08.04   고령은 9월 19일부터 10월 12일까지 ‘대가야, 열두 개의 별’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고령은 9월 19일부터 10월 12일까지 ‘대가야, 열두 개의 별’이라는 주제로 고대국가 대가야의 신화를 8개의 영상 프로그램으로 재구성한다. ‘대가야의 기억’, ‘열두 개의 별’, ‘6개의 방울’은 디지털로 구현된 시간의 굴절이다.

제주는 9월 26일부터 10월 19일까지 ‘펠롱펠롱 빛 모드락’ 전시를 통해 탐라순력도의 상징성을 미디어아트로 해석한다. 말, 바람, 귤꽃, 공동체의 기억이 빛으로 모이고 반짝이는 순간을 만드는 제주 콘텐츠는 생태와 지역 정체성의 연결성 측면에서 주목받는다.

철원에서는 9월 26일부터 10월 26일까지 노동당사를 무대로 ‘모을동빛: 걷히는 구름, 비추는 평화’라는 주제를 전개한다. ‘철원(鐵原)에서 철원(哲園)으로’라는 표현은 분단과 통일, 기억과 희망 사이의 간극을 예술로 메우는 선언이다.

통영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삼도수군통제영을 중심으로 ‘통제영, 평화의 빛’이 진행된다. 대표 프로그램 ‘은하수가 내리는 평화’에서는 세병관 위에 펼쳐진 홀로그램 스크린을 통해 은하수가 흐르는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300년 수군의 역사와 평화의 기원을 빛으로 담아낸다.

양산은 10월 3일부터 29일까지 천년 고찰 통도사에서 ‘산문의 빛, 마음의 정원에서 인연을 만나다’를 주제로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관람객은 ‘인연’이라는 테마 아래 각자의 감성을 투영하는 비물질적 콘텐츠를 경험한다.

[미디어아트 트렌드] 전통과 기술이 공존하는 밤…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던진 질문  사진=2025 08.04  경주는 10월 24일부터 11월 16일까지 대릉원 일대에서 ‘대릉원 몽화(夢華): 왕릉, 천년의 시간을 열다’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미디어아트 트렌드] 전통과 기술이 공존하는 밤…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던진 질문  사진=2025 08.04  경주는 10월 24일부터 11월 16일까지 대릉원 일대에서 ‘대릉원 몽화(夢華): 왕릉, 천년의 시간을 열다’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주는 10월 24일부터 11월 16일까지 대릉원 일대에서 ‘대릉원 몽화(夢華): 왕릉, 천년의 시간을 열다’를 연출한다. 가을의 고분군은 역사와 예술, 디지털 기술이 교차하는 축제의 현장이 된다.

AI시대, 디지털 예술은 문화유산을 어떻게 바꾸는가

‘국가유산 미디어아트’는 단지 영상 기술의 나열이 아니다. 이는 예술의 본질을 감각 중심, 경험 중심으로 전환하는 하나의 문화 현상이다.

첫째, 디지털 미디어아트는 예술 장르 간 경계를 통합한다. 영상·설치·공연·사운드가 하나의 공간 안에서 상호작용하며 관람자는 더 이상 ‘보는 이’가 아니라 ‘참여하는 존재’가 된다.

둘째, 디지털 기술은 비물질성과 유연성을 가진다. 유산의 물리적 제약 없이 장소, 시간, 맥락을 재조합할 수 있고, 이는 역사 서사의 ‘재편집’을 가능하게 만든다.

셋째, 기술의 조작성은 예술을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영상, 파사드, 홀로그램 등은 빠르게 업데이트 가능하고, 한 프로그램이 지역별·시즌별로 재구성되어 지역 콘텐츠 산업의 지속성과 확장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연말을 맞아 대규모 미디어 아트 전시 5 Cheers!를 통해 도시의 중심에서 빛과 예술의 축제를 열었다.  사진=Dongdaemun Design Plaza,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연말을 맞아 대규모 미디어 아트 전시 5 Cheers!를 통해 도시의 중심에서 빛과 예술의 축제를 열었다. 사진=Dongdaemun Design Plaza,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술은 아름답지만, 고민은 여전히 남는다

하지만 기계 오류와 시스템 유지 비용, 그리고 작품의 물리적 영속성 부재는 여전히 미디어아트의 단점으로 지적된다. 문화재와 접목된 콘텐츠일수록 보존·관리·예산의 체계적 설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기술로 문화유산을 얼마나 변화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남는다. 디지털이 역사를 덮어서는 안 되며, 기술은 해석의 도구일 뿐, 본질은 여전히 사람과 이야기에 있다는 점에서, ‘국가유산 미디어아트’는 기술과 전통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를 시험하는 현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