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개선이라는 미명, 현실은 무엇이었나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독도 방문/사진=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K trendy NEWS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독도 방문/사진=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K trendy NEWS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김 규운기자]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한일 관계 개선을 주요 외교 과제로 설정하며, 과거사 문제를 뒤로하고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조해왔다. 강제 동원 배상 문제를 비롯하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사도 광산 유네스코 등재 문제 등에서 한국 정부는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철회하거나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일본과의 관계 복원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러한 외교적 유연성이 과연 실질적인 국익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의문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한국의 양보를 기정사실화하며, 독도 문제를 포함한 영토·역사 문제에서 더욱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한국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일방적 노력을 기울인 동안, 일본 정부는 오히려 독도 도발 수위를 높이며 외교적 공세를 강화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전략이 일본의 정치적·외교적 계산 속에서 얼마나 허약하게 작용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의 독도 도발: 점점 노골화되는 전략적 공세

올해도 일본은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차관급 인사를 파견하며 독도 영유권 주장을 공식화했다. 특히 올해는 영토 문제를 담당하는 이마이 에리코 정무관이 참석해 "정부가 총력을 다해 끈질기게 대응하겠다"며 독도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일본 정부가 매년 차관급 인사를 파견하는 것은 단순한 외교적 이벤트가 아니라 독도 문제를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에서 부각시키려는 전략적 행위이다.

일본은 내부적으로는 보수·극우 세력을 결집하고, 외부적으로는 독도 문제를 장기적 외교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독도 관련 주장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의 일환이다.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외교적 시도는 일본이 단기적으로 포기할 수 없는 국가 전략이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대응 전략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국 정부의 외교 전략은 무엇을 얻었는가?

윤석열 정부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적·안보적 협력을 강화하고자 했지만, 그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얻은 것은 무엇인가? 한국 정부는 강제 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에서 일본 기업의 법적 책임을 면제해 주었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제적 우려 속에서도 일본 정부의 입장을 사실상 수용했다. 사도 광산 유네스코 등재 문제에서도 역사적 진실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키지 못한 채 일본의 주장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련의 양보를 통해 한국이 일본과의 관계에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 일본 정부는 한국의 유화적 태도를 기회로 삼아 독도 문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제기하며, 외교적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관계 개선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국가의 주권적 입장을 유지하는 것은 반드시 양립할 필요가 있음에도, 한국 정부는 기본적인 원칙마저 흔들린 채 무원칙한 양보를 지속했다.

일본 우익 정치권과 언론의 태도 변화

최근 일본 우익 언론은 한국 정부의 대일 외교를 조롱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일본 극우 세력은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면서도 우호 관계만 강조하고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독도 문제를 국제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공세는 단순한 언론 플레이가 아니라 일본 내 정치적 흐름과 맞닿아 있으며,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해 보다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함을 시사한다.

일본은 1950년대 이후 독도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으며, 이를 국제사회에서 분쟁 지역으로 만들려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며 독도 문제를 논의의 장에 올리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최근 한국의 외교적 태도 변화로 인해 일본이 다시금 독도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한국 외교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한일 관계 개선 전략은 기본적인 외교 원칙이 부재한 상태에서 진행된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외교적 유연성과 굴종을 혼동한 전략은 결과적으로 일본이 더욱 공세적으로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고, 한국의 외교적 입지를 약화시켰다.

국가 간 관계는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되지만, 신뢰는 상호적이어야 한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관계는 신뢰를 쌓는 것이 아니라 상대국의 정치적·외교적 계산 속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뿐이다. 윤석열 정부가 일본과의 협력을 강조하려면, 최소한의 원칙을 세우고 국가적 정체성과 주권을 지키는 외교적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독도와 역사 문제에서의 무원칙한 양보는 장기적으로 한일 관계를 더욱 불균형하게 만들 뿐 아니라,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은 더 이상 제국주의적 미몽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외교적 유연성이 자칫 국가의 근본적 가치를 훼손하는 방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다 강경하고 전략적인 외교 기조를 확립해야 한다. 한일 관계 개선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독도 문제를 포함한 국가 주권과 역사의식을 희생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KtN (K trendy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