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차트 정복 그 너머, 정체성과 내러티브를 구축한 브랜드 아티스트의 등장
이제 K-팝은 노래가 아니다. 그것은 ‘세계관’을 가진 예술 장르다.
리사와 지드래곤은 그 중심에서 음악 이상의 서사를 만든다.
[KtN 신미희기자] 2025년 3월, 동남아와 글로벌 음악 차트를 장악한 두 이름이 있다. 리사와 지드래곤. 이들의 음악은 단지 히트곡에 그치지 않는다. 리사는 ‘여성성의 재정의’로, 지드래곤은 ‘예술가적 자아의 재건축’으로, 각각 K-팝의 정체성과 범위를 새롭게 그려가고 있다. 이들은 더 이상 아이돌이 아닌 하나의 장르, 브랜드, 문화 현상이다.
리사, ‘팝의 신체’를 다시 쓰다: Chill에서 BADGRRRL까지
2025년 초, 말레이시아 아이튠즈 차트 상위 8곡 중 7곡이 리사의 솔로곡이었다. <Chill>, <Dream>, <Thunder>, <Elastigirl> 등은 팝의 전형적 서사구조를 탈피한 여성서사의 실험이자, ‘디지털 시대의 여신상’을 재해석한 결과다.
특히 <New Woman (feat. ROSALÍA)>은 동시대 글로벌 여성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다국적 감성의 교차 지점을 형성했다. 리사의 보컬은 단순히 청각을 자극하는 것을 넘어서, 비주얼 콘셉트·스타일링·안무 전반에 걸쳐 ‘여성성의 다양성’을 입체적으로 드러냈다.
그녀의 콘텐츠는 TikTok에서 소비되는 30초 클립이 아니라, 하나의 ‘디지털 세계관’이다. 곡마다 설정된 인물과 감정선, 비주얼 레퍼런스는 단일 앨범을 넘어 하나의 서사적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있다.
지드래곤, ‘Übermensch’로 귀환한 서사적 아티스트
11년 5개월 만에 발표된 지드래곤의 정규 앨범 <Übermensch>는 단순한 컴백이 아니다. 그것은 ‘브랜드 아티스트’가 스스로의 서사를 완성하는 한 권의 책이자 하나의 시리즈다. 앨범 수록곡 <DRAMA>, <TOO BAD>, <HOME SWEET HOME(feat. 태양·대성)>은 각각의 음향적 실험성과 서사적 밀도를 통해 지드래곤이 지닌 문화적 복합성을 드러낸다.
<HOME SWEET HOME>은 빅뱅이라는 유산에 대한 재해석, <TOO BAD>는 앤더슨 팩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음악계와의 수평적 네트워크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지드래곤의 귀환은 음반 차트 이상의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 예술, 무대 연출 등 모든 요소에서 통합된 서사를 창출하는 ‘문화 기획자’이자 ‘콘텐츠 프로듀서’로 진화했다.
K-팝은 더 이상 음악 산업이 아니다
이들의 활동은 K-팝이 단순한 대중음악 산업에서 벗어나, ‘복합 장르적 예술’로 재정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사의 음악은 여성 정체성과 글로벌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해석될 수 있으며, 지드래곤의 작품은 니체적 존재론과 현대 도시성, 패션 철학이 결합된 문화적 산물이다.
즉, 이들은 음악과 비주얼을 종합적으로 기획하고 해석 가능한 ‘텍스트’로 전환시킨다. 이러한 서사 구조화 전략은 팬덤에게도 새로운 참여 양식을 요구한다. 청자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해석자’이자 ‘참여자’가 된다.
K-팝의 확장은 곧 서사의 확장이다
K-팝은 이제 ‘사운드’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이다. 그 중심에 리사와 지드래곤이 있다. 리사는 디지털 감성의 아이콘으로서, 여성 정체성과 동시대 미학을 직조하며 전 지구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드래곤은 음악 산업의 전형을 해체하고, 스스로의 예술성과 브랜드를 구축해 K-팝의 장르적 확장을 이끌고 있다.
이 두 아티스트가 보여준 것은 단순한 성공 모델이 아니다. 그것은 K-팝이 앞으로 무엇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선명한 방향성이다. 콘텐츠 중심에서 서사 중심으로, 소비 중심에서 창조 중심으로—K-팝은 이제 ‘장르의 미래’를 선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