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역·전 세대에서 ‘교체’ 우세…18~29세 남성층까지 민심 전환
[KtN 김 규운기자] 윤석열 파면 결정 직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7명(70.1%)이 차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원한다고 답했다. ‘정권 연장’ 응답은 25.5%에 그쳤고, 격차는 44.6%포인트에 달했다. 단순한 선호의 차이를 넘어, ‘정권 유지’라는 정치 명분에 대한 국민적 정당성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방증이다.
“정권 유지의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집단적 질문
이번 여론조사는 윤석열 파면이라는 극단적 상황 이후 국민이 정권에 대해 갖는 구조적 회의감을 그대로 반영한다. 특히 정권 교체 응답은 지역, 세대, 성별, 이념 성향 등 거의 모든 구간에서 우세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는 단지 한 정권에 대한 피로감이 아니라 국가 통치 시스템에 대한 광범위한 신뢰 붕괴로 해석된다.
전국 어디서나 ‘교체’ 압도…TK조차 흔들렸다
권역별로 보면 대구·경북(TK)만이 팽팽한 접전을 보였을 뿐, 전 지역에서 정권 교체 여론이 우세했다. 특히 서울(72.3%), 경기·인천(71.8%), 충청권(67.9%)은 수도권과 전략 지역에서의 민심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TK 지역에서도 ‘정권 교체’ 47.5% vs ‘정권 연장’ 44.0%로,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 기반에서도 균열 조짐이 나타났다. 과거 ‘전략적 침묵’으로 표현되던 지역의 응답자들이 이제는 ‘교체’라는 단어로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40대 ‘교체’ 90.3%…청년 남성층 민심도 변화
세대별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40대에서 무려 90.3%가 정권 교체를 원한다고 응답했으며, 18~29세 남성층에서도 ‘정권 교체’ 52.0%로 ‘정권 연장’(38.1%)을 앞질렀다. 그간 보수 정당의 핵심 전략 타깃이었던 20대 남성층에서 민심 전환이 확인된 셈이다. 윤석열 파면 이후, 공정성에 대한 기대와 책임성에 대한 실망이 충돌하면서 가치 판단의 축이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정권 연장’ 응답이 여전히 47.3%로 높긴 하지만, ‘정권 교체’(40.9%)와의 격차는 불과 6.4%포인트에 불과하다. 윤석열 퇴진이 고령층 보수 유권자 사이에서도 일정한 이반을 야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당층, 정권 교체 72.5%…정치 중립층의 경고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지점은 무당층의 반응이다. ‘정권 교체’를 선택한 비율이 72.5%로, ‘정권 연장’(15.3%)보다 57.2%포인트 높았다. 이는 단순히 여야 간 경쟁이 아닌, 정치적 무관심 혹은 유보적 태도를 보였던 중립층마저 정권에 대한 심리적 단절을 드러낸 것이다. 기존 정치질서의 중재자 역할을 해왔던 무당층이 명확한 입장으로 전환한 것은 향후 대선 구도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이념별 균열: 진보·중도는 교체, 보수는 결집
이념성향에 따른 반응도 극명하게 갈렸다. 진보층(95.3%)과 중도층(79.7%)은 정권 교체를 압도적으로 선택했고, 보수층에서는 정권 연장(61.5%)이 우세했다. 중도층에서 80%에 가까운 ‘정권 교체’ 응답은 특히 결정적이다. 정권 심판이 특정 진영의 주장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전체의 중심축에서도 정당성을 잃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권 피로’가 아닌 ‘정권 거부’의 시대
이번 조사는 단순한 민심의 기류 변화가 아니다. 윤석열 파면이라는 사건을 기점으로, 대중은 정권에 대해 ‘피로’가 아닌 ‘거부’의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전통적인 정치 프레임—‘교체냐, 연장이냐’—를 넘어서, 더 이상 기존의 정치적 레토릭으로 민심을 회유할 수 없음을 암시한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정권 교체 여론은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조국혁신당 등 신생 진보정당의 존재 역시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할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TK 기반마저 일부 흔들리는 가운데, 보수층 내부의 재결집과 외연 확장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무당층과 청년층, 중도층이라는 세 핵심 지형에서 뚜렷하게 ‘교체’로 향하는 민심의 흐름은 차기 대선 구도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더 이상 ‘누가 이길까’가 아니라, ‘무엇을 심판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정치의 중심축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치의 본질에 대한 국민의 질문이 시작됐고, 이에 대한 해답은 이제 정치세력의 몫으로 남았다.
이번 여론조사는 (주)여론조사꽃에서 2025년 4월 4일~4월 5일 2일간 CATI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1,006명이 참여했으며, 응답률은 15.5%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3.1 %포인트(95% 신뢰수준)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