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시대에서 ‘반응하는’ 시대로
[KtN 홍은희기자] 2025년 자카르타. K-콘텐츠는 ‘인기’의 단계를 넘어 ‘일상’으로 전환되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년 인도네시아 K-콘텐츠 소비자 동향조사’는 자카르타에 거주하는 MZ세대가 한국 콘텐츠를 단순한 유행이 아닌 일상적 소비 항목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통계적으로 보여준다.
조사 대상은 18세부터 36세 사이 자카르타 거주 시민 532명. K-콘텐츠가 단순한 문화상품이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중심의 생활 소비로 정착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여성과 Z세대, 가장 역동적인 이용자군
전체 응답자의 76.3%는 K-콘텐츠에 ‘매우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고, 95.8%는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28세에서 31세 사이 여성 응답자는 관심도, 이용 빈도, 지출 수준 모두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해당 연령대 여성 응답자 중 69.2%는 매일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으며, 월 평균 콘텐츠 관련 지출은 12.55달러로 조사 대상 전체 평균인 9.32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콘텐츠 소비가 단순한 취향이 아닌 생활 루틴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8~31세 여성 소비자군은 K-콘텐츠에 대한 고관여 이용자층으로, 반복 소비와 브랜드 충성도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콘텐츠 산업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설계할 수 있는 전략 핵심 집단으로 분류된다.
‘보는’ 시대에서 ‘반응하는’ 시대로
이용 플랫폼 선호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드라마와 영화는 여전히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등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소비되는 비중이 높지만, K-POP, 애니메이션, 패션 콘텐츠는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기반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Z세대는 숏폼 콘텐츠에 익숙하며, 팬 에디트, 뮤직비디오, 1분 내외 클립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한다. 콘텐츠 소비 행태가 수동적인 시청 중심에서 능동적인 상호작용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리믹스, 공유, 사용자 참여 기반의 콘텐츠 재생산이 콘텐츠 생태계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반복 소비와 모바일화 – 콘텐츠의 생활화
응답자의 90.2%는 주 2회 이상 K-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으며, 65.4%는 매일 콘텐츠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 응답자의 92.6%는 주 2회 이상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남성의 71.7%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K-콘텐츠는 여가 시간에 즐기는 문화가 아니라, 시간 흐름 속에서 상시 소비되는 정보·오락 자원이자 정서적 루틴으로 기능하고 있다. 모바일 중심의 플랫폼 구조, 알고리즘 추천 시스템, 소셜 기반 확산 경로가 콘텐츠 일상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콘텐츠 소비가 유도하는 한국제품 구매와 관광 수요
콘텐츠 소비는 단순 시청에 머무르지 않는다. 전체 응답자의 96.8%는 K-콘텐츠를 통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구매 욕구 혹은 한국 방문 욕구가 생겼다고 답했다. 콘텐츠가 문화 수출품을 넘어 국가 브랜드와 소비 행동을 유도하는 정서적 기폭제로 작동하고 있다.
문화 콘텐츠는 재미에서 시작해 제품 구매로 연결되고, 관광 수요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자카르타 청년층은 한국이라는 외부 문화를 낯선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으며, 일상적 취향과 소비의 일부로 한국 콘텐츠를 수용하고 있다.
콘텐츠 산업의 전략은 수출이 아닌 생활화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번 조사는 K-콘텐츠가 자카르타 청년층의 일상 안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을 구조적으로 입증한다. 콘텐츠 기업은 수출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현지의 콘텐츠 생활화를 목표로 한 정밀한 시장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시청률 중심의 사고가 아닌, 소비자의 하루 전반에서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율과 밀도를 분석해야 할 시점이다. 자카르타의 청년층은 해외 콘텐츠 수용자가 아니라, K-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택하고 해석하며 공유하는 정주 소비자이자,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의 변화를 이끄는 주체이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