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의 전쟁이 아니라, 리듬의 전쟁이다

이정재·이병헌·최승현 한자리에… 오겜3 메인 예고편 첫 공개 사진=2025 06.02  넷플릭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정재·이병헌·최승현 한자리에… 오겜3 메인 예고편 첫 공개 사진=2025 06.02  넷플릭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전성진기자] 2025년 현재, 미국 영상 산업은 구조적으로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하나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이끄는 OTT 기반의 장편 콘텐츠 시장, 다른 하나는 릴숏과 드라마박스가 점령한 초단편 숏폼 콘텐츠 시장이다. 이 양대 구도는 겉보기에는 공존 가능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용자 시간 점유를 둘러싼 정면 충돌을 피할 수 없는 구도다.

OTT는 여전히 강하다. 그러나 집중력을 빼앗기고 있다

OTT 플랫폼은 여전히 예산, 제작력, 스타 캐스팅, 브랜드 충성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The Crown 시즌 5는 회당 제작비가 1,440만 달러에 달하며, HBO의 The Last of Us는 블록버스터급 연출을 기반으로 팬덤을 형성했다. 그러나 Z세대를 중심으로 콘텐츠 소비 습관이 세로형, 모바일 중심, 짧은 시간에 소비 가능한 콘텐츠로 급속히 이동하면서, OTT는 ‘시청의 집중력’을 점점 잃고 있다.

넷플릭스는 시청 시간 단위로 과금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사용자 당 체류 시간이 줄어들면 수익성은 직접 타격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콘텐츠당 집중도와 반복 시청률 감소는 브랜드 충성도 하락, 구독 유지율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

The Last of Us. 사진=IMDB,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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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콘텐츠는 이용자의 ‘틈’을 장악한다

숏폼 플랫폼이 장악하고 있는 것은 ‘틈새 시간’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틈의 리듬’이다. 이동 중, 대기 중, 식사 후 5분 – 이 시간들은 원래 콘텐츠가 들어갈 수 없던 공간이었다. 숏폼 드라마는 이 공간을 타깃으로 설계됐고, 시청자가 무의식적으로 화면을 스크롤하는 순간, 이야기를 끼워넣는다.

릴숏의 콘텐츠는 대부분 12분 내외 에피소드로 구성되며, 한 시리즈는 5080편으로 설계된다. 사용자는 하루 10분 미만의 시청만으로도 일주일간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게 된다. 이는 OTT가 기반해온 ‘정주행’과 완전히 다른 소비 방식이다. 시간을 할당받는 구조가 아니라, 시간을 흡수하는 구조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반격을 시작하다

OTT 플랫폼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는 인도 시장을 대상으로 ‘Fast Laughs’ 기능을 테스트하며, 틱톡 스타일의 세로형 짧은 영상 클립을 별도 섹션에서 운영 중이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10~15분 길이의 단편 콘텐츠 큐레이션 ‘Mini TV’를 론칭하며 숏폼 시장을 탐색하고 있다.

디즈니, HBO, 파라마운트도 숏폼 드라마 전용 파트너십을 체결하거나, 실험적인 IP 확장 모델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플랫폼은 숏폼 콘텐츠를 ‘보완재’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숏폼이 구조 자체를 흔드는 경쟁재임을 인식하고 전략을 재정비하지 않는다면, 소비자의 리듬은 더욱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을까

2025년 현재, 숏폼 플랫폼은 대부분 세 가지 수익 모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릴숏은 무료 티저 시청 후 유료 에피소드 결제 방식(Freemium)과 광고를 결합한 구조를 활용한다. 2,500코인($25) 패키지는 넷플릭스 북미 프리미엄 플랜 가격과 유사한 수준이다.

▶드라마박스는 월 9.99달러의 유료 구독과 광고 기반 콘텐츠를 병행하고 있다.

▶일부 플랫폼은 라이브 챗, 선택형 엔딩, 팬커뮤니티 연동 기능을 통해 인터랙티브 수익 구조도 실험 중이다.

OTT 플랫폼들이 이같은 구조를 수용하지 않는 한, 숏폼의 수익 모델은 더욱 다변화하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것이다.

넷플릭스 첫 애니메이션 영화 '이 별에 필요한' 언론 시사회 및 간담회에 배우 김태리, 홍경, 한지원 감독이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넷플릭스 첫 애니메이션 영화 '이 별에 필요한' 언론 시사회 및 간담회에 배우 김태리, 홍경, 한지원 감독이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OTT는 ‘길이’를 줄일 것이 아니라 ‘참여 방식’을 바꿔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콘텐츠의 길이가 아니다. 숏폼 드라마는 시청자가 ‘관객’이 아니라 ‘사용자’가 되는 지점을 설계하고 있다. 댓글, 추천, 공유, 결제, 챌린지, 리뷰 – 이 모든 것이 플랫폼 알고리즘에 의해 재조직되며, 시청자가 콘텐츠 생산과 유통의 일부가 되도록 한다. 이는 OTT의 수동적 소비 모델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진정한 의미에서 숏폼의 위협을 이해한다면, 콘텐츠의 ‘단축’이 아니라 시청자-콘텐츠 관계의 재정의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KtN 리포트

숏폼 드라마는 단지 짧은 콘텐츠가 아니다. 그것은 콘텐츠 산업의 리듬, 관계, 구조를 다시 쓰는 장르다. OTT 플랫폼은 여전히 영상 산업의 주류이지만, 숏폼은 '틈새'가 아닌 '질서'를 바꾸고 있다.

이제 콘텐츠 시장의 핵심 질문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다. 숏폼은 그 연결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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