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과 가족정책, 데이터 기반 정책 설계 중심축으로 진화…포스트휴먼 시대 대비한 정책 인프라 확장 필요

정책연구 20년, 실태조사에서 실행까지 이어진 선순환 모델 구축

창립 20주년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성평등 정책의 설계자에서 미래 실험실로/사진=경기도, K trendy NEWS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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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임우경기자]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지난 6월 13일 개최한 창립 20주년 기념 세미나는, 성평등과 가족, 아동청소년, 다문화 통합 정책에 대한 경기도형 모델의 성과와 한계를 성찰하고, 다음 20년의 전략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지난 20년간 재단은 단순한 연구 수행기관을 넘어, 정책-제도-사업 간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이정표를 다수 세웠다.

대표적으로 ▲국제결혼 이민자가족 실태조사(2005) ▲경기도 가족정책 기본계획(2006) ▲아동돌봄 정책 및 성별영향평가 연구(2014~2022) ▲젠더폭력통합대응단 및 아동언제나돌봄센터 설립(2024)은 실증 데이터에서 정책사업으로 이어진 흐름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성과는 여성·가족정책이 사회복지의 하위 영역이 아닌 독립적 공공정책의 한 축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정책 환경 변화와 구조적 동인: 세대전환·기술전환·인구전환

재단이 마주한 환경은 단기 변수가 아닌 세 가지 구조적 전환점에 있다.

첫째, 세대전환이다. Z세대 이후의 세대는 기존 여성운동과는 다른 언어로 성평등과 정체성을 해석하며, ‘권리 기반 정책’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둘째는 기술전환이다. 디지털 격차와 인공지능 기반 노동환경 변화는 여성과 청소년, 이주민 등의 취약계층에게 이중 부담을 준다. McKinsey는 “AI 도입의 영향은 교육수준과 직종별 성별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셋째는 인구전환이다. 저출생과 고령화는 가족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으며, 1인 가구·비혼가구·돌봄취약층을 위한 정책 설계가 필수적이다. 특히 경기 북부 지역은 인구감소 지정 지역이 증가하면서, 외국국적 동포·가족단위 이민자의 유입 전략과 통합정책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 특색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연구’ 확대 필요

▶ 성평등 정책-접경지역, 여성사, STEM 진출 등 영역 확장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마경희 선임연구위원은 경기도의 군사·접경지역 특수성과 관련한 여성평화주의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젠더정책이 단순 복지정책을 넘어, 안보·지역개발·교육 등 다양한 영역과 교차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여성의 STEM 분야 진출 확대를 위한 진로지원과 ‘Girl’s Day’와 같은 정책 브랜딩 제안도 등장했다.

▶ 가족 정책: 삶의 질 기반의 가족통계 체계 필요

고지영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출생과 일·가정양립 문제의 해법으로 ‘삶의 질 기반 가족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단순 출산 장려 정책을 넘어, 주거·돌봄·일자리·문화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생태계 설계가 강조됐다. 특히 시군 단위 통계지표 정비와 횡단조사 기반 구축이 장기적 정책 설계의 열쇠로 지목됐다.

▶ 아동·청소년 정책: 생애주기적 정책으로의 전환 필요

노성향 대구대 교수는 지난 20년간 영유아 중심으로 편중된 연구 흐름을 지적하며, 청소년기와 전환기 청년층에 대한 정책적 공백을 보완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만 18세 이상 ‘정책 사각지대’ 청년층을 위한 자립, 정신건강, 진로지원 체계 설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다문화·사회통합 정책: 가족단위 이민, 노동시장 통합까지 확장

정기선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객원연구원은 경기도의 다문화 정책이 여전히 결혼이민자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숙련기능 노동자, 외국국적 동포, 유학생 등 ‘비결혼 이주자’ 대상의 사회통합 정책이 부재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기 북부의 인구감소 대응책으로 추진 중인 지역특화형 비자 제도를 고려할 때, 정주형 이민자 정책연구의 확대가 요구된다.

20년 연구성과가 이룬 정책 생태계 혁신…젠더·가족·청소년·다문화정책을 관통하는 ‘데이터 기반 통합모델’로 진화/사진=경기도, K trendy NEWS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20년 연구성과가 이룬 정책 생태계 혁신…젠더·가족·청소년·다문화정책을 관통하는 ‘데이터 기반 통합모델’로 진화/사진=경기도, K trendy NEWS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책연구의 미래 - ‘포스트휴먼 시대’의 지역연구 플랫폼으로

김영혜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과제로 디지털 전환, AI 기반 노동환경, 국제연구 협력 확대를 꼽았다. 특히 지역 기반의 정책실험과 성인지 데이터 구축은 중앙정부보다 빠르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이슈분석·통계인사이트·정책모니터링을 통해 빠르게 현장과 소통하고, 단기적 정책전환의 조기 경보체계를 마련하는 기능이 요구된다. 글로벌 정책 트렌드와 비교할 때, 경기도는 아직까지 젠더포용도시, 성평등 도시 등의 통합 개념이 정책에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개념 확장과 제도 설계의 시도가 요구된다.

정책연구기관의 정체성 재정립이 필요한 시기

연구기관의 기능이 ‘데이터 생산’에서 ‘정책 실험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연구자와 실무자 간의 경계가 희미해진 환경에서 더욱 중요해진다. 

성평등 정책은 단순한 소수자 보호 정책이 아니라, 구조적 불평등을 재설계하는 도시 인프라 정책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경기도의 다양성과 불균형은 단점이 아니라 실험의 자산이다. 접경지역, 다문화 확산지역, 고령화 선진지역 등 각 지역 특색에 맞춘 ‘정책 다변화 실험장’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

김혜순 재단 대표이사는 “20년을 맞은 재단은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동력을 준비할 시기”라며 “앞으로도 실효성 높은 연구로 성평등하고 가족이 행복한 경기도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의 20년은 ‘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에서 ‘정책을 설계하고 작동시키는 기관’으로의 전환기였다. 다음 20년은 정책 실험, 디지털 대응, 국제 네트워크 구축 등을 아우르는 ‘확장형 연구플랫폼’으로서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단지 재단의 과제가 아니라, 지역 기반 성평등 정책이 나아가야 할 구조적 방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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