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구도 해석과 플랫폼 맞춤형 전략의 필요성

 황동혁 “6년의 마침표, 이제 질문할 시간”… ‘오징어 게임3’, 마지막 게임 시작된다 [종합]  사진=2025 06.09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마침내 시즌3로 마지막 장을 연다. 9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황동혁 “6년의 마침표, 이제 질문할 시간”… ‘오징어 게임3’, 마지막 게임 시작된다 [종합]  사진=2025 06.09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마침내 시즌3로 마지막 장을 연다. 9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김동희기자] 싱가포르 OTT 시장은 단일 지배자가 존재하지 않는 다자 구도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글로벌 대형 플랫폼이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Viu와 meWATCH 같은 로컬 특화 플랫폼이 틈새를 공략하며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의 성공적 진출을 위해서는 각 플랫폼의 구조적 특성과 파트너십 조건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다극화된 경쟁, 단순 점유율 이상의 전략 판도

2024년 3분기 기준 싱가포르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28%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23%), 디즈니플러스(21%)가 뒤를 잇는다. HBO GO와 Apple TV+가 각각 12%, 5%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 콘텐츠에 특화된 Viu 역시 5% 수준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싱가포르 콘텐츠 산업동향(2025년 1호)’에 따르면, 이는 단순한 규모 경쟁이 아니라 콘텐츠 포맷, 장르, 타깃층, 가격 모델의 다층적 차별화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로 해석된다.

넷플릭스: 자본력과 오리지널 IP, 그리고 글로벌 배급망

넷플릭스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19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비영어권 콘텐츠에 대한 확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2022년 한 해에만 29편의 K-드라마를 독점 공개했으며, 2024년에는 프리미엄 요금제 가격을 S$2~4 인상하며 프리미엄 포지셔닝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강점은 단순한 배급력을 넘어, 글로벌 플랫폼 내에서 K-콘텐츠의 가시성과 접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적 유통망에 있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K-드라마나 글로벌 타깃 블록버스터 콘텐츠의 경우, 넷플릭스는 여전히 핵심 파트너로 분류된다.

디즈니플러스: IP 기반 수직통합과 로컬 콘텐츠 병행 전략

디즈니플러스는 마블, 픽사, 스타워즈 등 강력한 글로벌 IP를 기반으로 팬덤 유입을 유도하면서, 동시에 한국과 일본 콘텐츠에 대한 로컬 수급을 확대 중이다. 싱텔(Singtel)과의 번들링 전략을 통해 유료가입자를 효과적으로 확보하며 플랫폼 충성도를 높이는 구조다.

디즈니는 콘텐츠 장르 다양화보다는 브랜드 정체성과 프랜차이즈 일관성을 우선하며, 타 플랫폼 대비 콘텐츠 편성의 전략성이 강한 편이다. 특정 IP 연계 콘텐츠나 가족 단위 시청을 고려한 K-콘텐츠의 경우, 디즈니플러스와의 협력이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Viu: K-콘텐츠의 전략적 거점 플랫폼

Viu는 한국 콘텐츠 특화 OTT 플랫폼으로, 동남아 전역에서 강한 존재감을 확보하고 있다. 2024년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과 공동 투자 MOU를 체결하며, 현지 문화를 반영한 프리미엄 K-콘텐츠 제작을 본격화했다. 대표작 <My Youth>, <Reborn Rich>는 싱가포르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Viu는 ‘Freemium’ 기반 모델을 운영한다. 무료 이용자는 480p 화질과 72시간 지연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으며, 유료 구독자는 방송 8시간 이내의 고화질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이는 Z세대 및 가격 민감형 소비자에 특화된 구조다.

meWATCH: 현지 OTT의 문화 커버리지

meWATCH는 싱가포르 국영 방송사 미디어코프(Mediacorp)가 운영하는 플랫폼으로, 영어·중국어·말레이어·타밀어 등 4대 공용어 기반 뉴스·드라마·예능에 특화돼 있다. 콘텐츠의 지역성과 언어 포괄성이 강점이며, 다문화 소비층을 타깃으로 한 K-콘텐츠 현지화를 위한 전략적 접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meWATCH는 AVOD 기반 무료 서비스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현지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이 높고, 한국 드라마의 리메이크나 다국어 편성 등 공동제작에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복수 구독(Multi-homing)과 플랫폼 번들링: 유통 전략의 분기점

싱가포르 소비자는 복수의 OTT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가장 일반적인 조합은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Viu’다. 이는 콘텐츠 제공자가 단일 플랫폼 독점 공급이 아니라, 콘텐츠 특성과 타깃에 맞춘 분산 공급 전략을 모색해야 함을 의미한다.

한편, 스타허브(StarHub), 싱텔(Singtel) 등 통신사는 여러 OTT 서비스를 하나의 요금제로 묶는 ‘어그리게이터(aggregator)’ 역할을 수행한다. K-콘텐츠의 유통 경로는 플랫폼 간 독립성이 아니라, 유통 생태계 전체 내에서의 접근성과 가시성이 기준이 되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플랫폼 ‘선택’이 아니라 ‘설계’의 문제

싱가포르 OTT 시장은 플랫폼을 ‘선택’하는 구조가 아니라, 콘텐츠의 장르, 타깃층, 제작비, 수익 모델 등을 기준으로 복수의 플랫폼을 설계하고 배치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Viu는 팬덤 기반 확산에 적합하며, 넷플릭스는 프리미엄 유통망 구축에 강점을 가진다. meWATCH는 다문화 접근성과 자막 커버리지를 통해 현지 시청자와의 거리감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한국 콘텐츠 산업은 각 플랫폼의 전략, 제휴 조건, 시청자 기반을 면밀히 분석하고, 콘텐츠의 성격에 따라 최적화된 파트너십과 멀티채널 유통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싱가포르 시장은 단순한 진출 대상이 아니라, 플랫폼 전략을 실험하고 조정할 수 있는 구조적 실험지대이자 콘텐츠 유통의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