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OD 확산과 다문화 수용성이 만든 ‘동남아 진출의 관문’

OTT 허브로 부상한 싱가포르.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OTT 허브로 부상한 싱가포르.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김동희기자]동남아시아 미디어 생태계가 OTT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싱가포르가 콘텐츠 산업의 전략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속 성장 중인 스트리밍 시장, 디지털 인프라, 다언어 소비 환경, 그리고 강력한 한류 팬덤이 결합되며, 한국 콘텐츠의 확산을 위한 복합적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

글로벌 OTT 재편과 싱가포르의 전략적 위치

2025년 기준, 싱가포르 OTT 시장은 4억 7,896만 달러 규모에 이르렀으며, 2030년에는 6억 5,634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6.5%로 안정적이다. 이는 동남아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수치로, AVOD 기반 광고 수익과 SVOD 기반 구독 모델이 공존하는 구조에서 기인한다.

싱가포르는 물리적 영토 규모에 비해 콘텐츠 산업 내에서 전략적 영향력이 비대하게 작동하는 구조를 갖는다.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가 공존하는 다언어 환경, 고소득 소비자층의 프리미엄 콘텐츠 수요, 그리고 싱텔(Singtel), 스타허브(StarHub)와 같은 통신 인프라 기업의 OTT 통합 전략이 맞물리며 콘텐츠 실험의 ‘테스트베드’ 기능을 수행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싱가포르 콘텐츠 산업동향(2025년 1호)’에 따르면, 이러한 시장 구조는 단순한 수출 거점을 넘어 동남아 전역으로의 콘텐츠 확산 전략에 있어 싱가포르가 핵심 기착지로 작동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플랫폼 구조를 바꾸는 ‘AVOD 우위 모델’

AVOD 모델이 싱가포르 콘텐츠 시장의 실질적 지배 모델로 확산 중이다. 싱가포르 TV 시청자의 65%가 광고 포함 스트리밍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으며, APAC 전체 OTT 시장에서도 광고 기반 수익의 비중이 2029년 6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숏폼 콘텐츠 소비가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광고 기반 플랫폼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 97%, OTT 콘텐츠 소비의 77%가 모바일 기기에서 이뤄지는 환경은 숏폼 기반의 사전 노출과 후속 본편 유도 전략을 병행하는 멀티 콘텐츠 구조를 가능케 한다.

다문화 시장, 초월 번역과 문화 감각이 핵심 변수로

싱가포르는 중국계(75.9%), 말레이계(15%), 인도계(7.5%)가 공존하는 대표적 다민족·다문화 사회다. 이는 콘텐츠 소비에 있어 언어 이상의 문화적 배경과 맥락이 중요한 해석 변수로 작동함을 의미한다.

OTT 플랫폼 사업자들이 ‘초월 번역(transcreation)’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콘텐츠가 싱가포르에서 정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현지화’가 아닌 ‘문화적 현지화’가 필요하다. 콘텐츠 내 감정선, 유머 코드, 문화 코드를 싱가포르의 언어 및 감수성에 맞춰 조정하는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

제도와 시장이 만나는 교차점: IMDA의 역할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은 OTT 사업자에 대한 제도적 안정성과 진입 유연성을 동시에 보장한다. 틈새 TV 라이선스 제도, 콘텐츠 등급 분류 체계, 자녀 보호 기능, 온라인 안전법 등은 시장 내 콘텐츠 유통 구조의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다.

특히 IMDA는 ‘국제 공동제작 펀드’를 통해 외국 제작사와의 협업을 유도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콘텐츠 기업에게 시장 리스크를 완화하면서 현지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로 작용한다.

 ‘테스트베드’를 넘어 ‘확산의 관문’으로

한국 콘텐츠는 싱가포르에서 고품질 콘텐츠에 대한 수요, 다문화 소비 기반, 제도적 신뢰도를 활용해 새로운 확산 거점을 마련할 수 있다. 플랫폼 맞춤형 유통 전략, 문화 감수성을 고려한 현지화, 그리고 IP 기반 다각화 전략은 단기 수출을 넘어 장기 시장 진입의 핵심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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