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임민정기자]럭셔리 브랜드는 이제 속도보다 형태를 말한다. 엔진의 배기량이나 변속기의 정밀도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차체가 말하는 서사와 존재감이다. 최근 자동차 디자인계에서 조용히 확산되고 있는 흐름은 ‘탈장르화’다. 스포츠카는 더 이상 전통적 ‘스포츠카처럼’ 보이지 않고, 세단은 SUV의 실루엣을 차용한다. 장르를 경계 짓던 선들이 허물어지면서, 디자인은 형태와 개념의 유희로 진입하고 있다. 이 새로운 조류는 단지 스타일의 변화가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과 철학의 재편이다.

장르의 해체, 조형의 재구성

디자인의 탈장르화는 단순히 실루엣을 섞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완전히 다른 차량 유형의 디자인 언어가 서로에게 침투하며, 기능적 구분보다 조형적 선언이 우선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대표적으로 루시드(Lucid)는 세단의 전고를 낮추고 SUV의 휠 하우스를 과장함으로써, ‘전통’을 거부한 채 신세대 전기차 소비자층을 겨냥한다. BMW XM은 스포츠카, SUV, 하이엔드 GT의 요소를 뒤섞은 괴기한 조형으로 상징적 존재감을 과시했고,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픽업이라는 장르 자체를 정지시킨 채, 기하학적 평면만으로 차체를 형성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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