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김상기기자]럭셔리 산업은 오랫동안 인간의 욕망을 다뤄왔다. 그러나 최근의 럭셔리는 욕망을 넘어서 감정을 팔고 있다. 이제 브랜드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감정을 설계하는 공장에 가깝다. 스포츠와 패션, 기술이 결합한 협업 구조 속에서 브랜드는 소비자의 감정을 자극하고, 데이터를 통해 그 감정의 흐름을 측정한다. 감정이 산업의 언어로 환산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보스와 애스턴마틴이 공개한 가상 체험 프로그램은 이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브랜드는 레이싱의 긴장감과 몰입을 공간 컴퓨팅 기술로 구현했고, 소비자는 실제 경기의 감정을 모사한 경험을 매장에서 체험한다. 기술은 감정의 재현을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감정의 자율성을 빼앗았다. 브랜드가 감정을 연출하는 순간, 감정의 진정성은 통제의 대상이 된다.
럭셔리 산업은 지금 ‘감정의 효율성’이라는 새로운 경쟁에 들어섰다. 감정을 얼마나 강하게 자극하고, 얼마나 오래 유지시키느냐가 브랜드 가치의 척도로 바뀌었다. 하지만 감정의 반복은 피로를 낳는다. 소비자는 더 큰 자극을 요구하고, 브랜드는 그 속도를 맞추기 위해 감정을 설계한다. 그 과정에서 감동의 본질은 점점 희미해진다. K트렌드뉴스 분석에 따르면, 현재 럭셔리 시장의 위험은 공급 과잉이 아니라 감정 과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