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 결제단말기가 중국산 저가 제품으로 도배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책정한 금액은 대당 2만5000원꼴로 중국산 완제품을 들여오지 않으면 맞출 수 없는 금액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 간편결제 추진사업단이 나라장터에 '제로페이 QR리더 제작 및 공급 용역(긴급)' 공고를 냈다.
문제는 기기당 2만5000원 수준 가격을 책정, 현실적으로 국산제품 단가를 맞출 수 없다는 점이다. 공급단가를 맞추기 위해서는 중국산 제품을 들여오거나 부품을 대부분 들여와 조립해서 납품할 수밖에 없다는 게 관련 업체 설명이다.
실제 국내 대표 단말기 제조사 중 하나인 대합은 도산했고, 광우정보통신은 중국 팍스테크놀러지에 인수됐다. 국내 주요 제조사조차 저가 공세를 이기지 못한 것이다.
편의점 결제단말기 보급 1위 사업자 에스씨에스프로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 제품이 기술면에서 오히려 한국산 제품을 압도하고 있다”면서 “기능과 가격 면에서 이미 중국이 한국단말기 결제 시장을 장악했고, 이 상태가 유지되면 향후 결제 하드웨어 시장에서 한국은 낙오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로페이 사업을 타진 중인 국내 제조사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중국산 제품을 들여와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정부 납품가로는 국산 제품을 제조할 수 없고, 단가에도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이다.
한 밴사 관계자는 “국산 제품이어야 한다는 입찰 기준도 없고, 정부 단가를 맞출 방법은 중국산 제품 외에는 없다”면서 “향후 AS나 보안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향후 교체나 업그레이드 등 수요까지 중국기업에 넘어갈 공산이 크다. 결제 인프라 자체가 중국에 좌지우지될 수 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부가세 포함해서 2만5000원, 부가세를 제외하면 2만2500원 이하로 제안 가능한 국산 QR리더 제품은 현재로서는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