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셔츠·성근 니트·리넨 팬츠가 만든 청량한 여름 남성복, 체형·피부 톤·헤어·향까지 맞춰야 살아나는 절제
[KtN 박채빈기자]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SS27 남성복은 짙은 색의 권위보다 밝은 색의 관리 능력을 앞세운다. 라이트 그레이, 아이보리, 크림 화이트, 세이지 그린, 베이지가 이어지고, 셔츠와 팬츠는 몸에서 살짝 떨어진다. 성글게 짠 니트와 헨리넥, 포켓 셔츠, 리넨 팬츠, 큰 가방, 스트로 햇은 더운 계절의 남성복을 단정하게 낮춘다. 강한 수트보다 청결한 셔츠, 무거운 구두보다 부드러운 신발, 단단한 브리프케이스보다 손에 들기 편한 가방이 중심에 놓인다.
밝은 그레이 셔츠와 블루 그레이 팬츠는 차분한 도시형 이미지에 가깝다. 셔츠는 몸에 붙지 않고, 팬츠는 넉넉하게 떨어진다. 상체가 마르거나 어깨가 좁은 남성에게는 이런 여백이 도움이 된다. 셔츠의 큰 포켓과 낮은 채도의 컬러가 상체의 빈 곳을 채우고, 팬츠의 부드러운 폭이 하체를 지나치게 마르게 보이지 않게 한다. 다만 어깨와 가슴이 두꺼운 남성에게는 포켓이 상체를 더 넓어 보이게 할 수 있다. 포켓 크기를 줄이고, 셔츠 원단은 더 얇고 납작한 쪽을 고르는 편이 낫다.
화이트 셔츠와 화이트 팬츠의 조합은 가장 깨끗하지만 가장 엄격하다. 흰색은 체형을 숨기지 않는다. 어깨가 반듯하고 허리선이 정리된 남성에게 유리하며, 피부 톤과 헤어 정돈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전체 인상이 바로 무너진다.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긴 남성은 올 화이트 스타일의 세로선을 살릴 수 있다. 키가 작거나 복부가 있는 남성은 셔츠를 바지 안에 너무 깊게 넣지 말고, 팬츠의 주름이 허리와 골반에 과하게 모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브라운 가방과 브라운 슈즈를 더하면 흰색의 차가움이 줄고, 옷차림에 현실감이 생긴다.
스트로 햇과 아이보리 니트, 베이지 팬츠는 휴양지에 가까운 이미지다. 성근 니트는 상체의 부피를 만들고, 넓은 챙의 모자는 얼굴 주변에 그림자를 만든다. 이런 조합은 키가 크고 목이 긴 남성, 얼굴선이 직선적이거나 광대와 턱선이 분명한 남성에게 잘 맞는다. 얼굴이 둥글고 목이 짧은 남성은 챙이 넓은 모자가 얼굴을 더 짧고 넓게 만들 수 있다. 모자를 쓰려면 챙이 지나치게 넓지 않은 형태가 낫고, 니트의 네크라인은 목 주변을 막지 않아야 한다.
밝은 그레이 포켓 셔츠와 같은 톤의 팬츠는 중성적이고 깨끗한 인상을 만든다. 상의와 하의의 색 차이가 작아 몸의 선이 길어 보이고, 큰 가방은 여행자의 이미지를 더한다. 피부가 어두운 남성에게 라이트 그레이는 얼굴과 옷 사이에 선명한 대비를 만든다. 피부가 밝고 혈색이 약한 남성에게는 같은 색이 얼굴을 더 창백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 경우 안쪽에 크림색을 더하거나, 벨트와 신발에 다크 브라운을 넣어 중심을 잡아야 한다.
라이트 그레이 니트와 리넨 팬츠는 마른 체형을 부드럽게 보완한다. 니트 조직이 상체에 입체감을 만들고, 팬츠의 구김이 하체를 자연스럽게 채운다. 어깨가 좁거나 가슴이 얇은 남성, 얼굴선이 부드러운 남성에게 활용도가 높다. 반대로 상체가 두껍고 목이 짧은 남성은 라운드넥 니트가 답답해 보일 수 있다. 단추가 있는 헨리넥이나 열린 칼라를 고르면 목 주변에 여백이 생긴다. 팬츠는 지나치게 넓지 않게 조정해야 전체가 잠옷처럼 보이지 않는다.
크림 톤 블루종과 같은 색 팬츠는 밝은 컬러 안에서도 가장 구조적인 선택이다. 짧은 블루종은 허리선을 올려 다리를 길어 보이게 만들고, 넉넉한 팬츠는 여름 남성복의 여유를 남긴다. 키가 보통이거나 작은 남성에게 긴 재킷보다 현실적이다. 다만 블루종 밑단이 허리를 강하게 조이면 복부가 도드라진다. 허리선이 두꺼운 남성은 밑단이 부드럽게 떨어지는 형태를 고르고, 안쪽 상의는 색 대비를 낮춰야 한다. 헤어는 짧고 깨끗한 크롭 컷이나 다운펌으로 옆선을 누른 스타일이 맞는다.
밝은 색 남성복은 피부 톤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웜톤 남성에게는 아이보리, 크림 화이트, 베이지, 연한 카키가 안정적이다. 헤어는 다크 브라운, 카키 브라운, 자연스러운 초콜릿 브라운이 좋다. 쿨톤 남성에게는 라이트 그레이, 블루 그레이, 깨끗한 화이트가 맞고, 헤어는 블랙이나 애쉬 그레이 계열이 안정적이다.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남성은 완전한 흰색보다 미색을 고르는 편이 낫다. 얼굴이 창백한 남성은 회색만 겹치지 말고, 브라운 가죽이나 짙은 안경 프레임으로 중심을 만들어야 한다.
비율은 밝은 옷에서 더 엄격하게 작동한다. 어두운 옷은 면적을 눌러주지만, 흰색과 그레이는 몸을 넓게 보이게 한다. 팬츠 허리선이 낮으면 다리가 짧아 보이고, 셔츠나 니트가 길게 내려오면 상체가 늘어난다. 셔츠 앞부분을 허리선에 가볍게 넣거나, 블루종 길이를 허리 주변에서 끊으면 3:7 비율에 가까워진다. 긴 셔츠와 넉넉한 팬츠를 그대로 두면 4:6의 안정감은 생기지만, 키가 작은 남성에게는 무거운 비율이 될 수 있다.
얼굴선이 직선적인 남성은 포켓 셔츠, 블루종, 넓은 칼라, 각이 있는 가방을 잘 받는다. 눈매가 날카롭거나 턱선이 각진 남성은 밝은 색을 입어도 인상이 쉽게 흐려지지 않는다. 다만 버즈 컷과 올 화이트, 각진 칼라가 한꺼번에 겹치면 차가운 인상이 강해질 수 있다. 브라운 가죽이나 부드러운 리넨 질감으로 온도를 낮춰야 한다. 얼굴선이 둥글거나 부드러운 남성은 성근 니트와 헨리넥, 낮은 칼라가 자연스럽다. 모자를 더할 때는 챙이 너무 넓지 않은 형태가 안전하다.
헤어는 밝은 남성복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화이트 셔츠와 포켓 셔츠에는 짧고 깨끗한 헤어가 맞는다. 성근 니트에는 자연스러운 컬이나 매트한 텍스처가 어울리지만, 옆머리와 목덜미는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 머리숱이 많고 곱슬이 강한 남성은 밝은 니트와 함께 부피가 커 보일 수 있으므로 윗부분의 볼륨을 낮춰야 한다. 짧은 버즈 컷은 흰색과 회색을 가장 깨끗하게 받지만, 이목구비가 약한 남성에게는 얼굴이 단조로워 보일 수 있다. 이럴 때는 얇은 안경이나 브라운 가방처럼 작은 장치가 필요하다.
향은 청량하고 낮게 가야 한다. 화이트 셔츠에는 네롤리, 베르가못, 클린 머스크가 잘 맞는다. 라이트 그레이 셔츠와 니트에는 아쿠아 우디, 세이지, 시더우드가 안정적이다. 베이지 팬츠와 스트로 햇이 들어간 휴양지형 스타일에는 우드 세이지 앤 씨 솔트처럼 바다와 허브가 섞인 향이 자연스럽다. 향이 너무 달거나 무거우면 밝은 리넨과 니트가 가진 건조한 청량감이 사라진다. 니트나 셔츠에 직접 뿌리기보다 피부나 안쪽 옷에 적게 쓰는 편이 좋다.
밝은 남성복은 관리된 태도까지 요구한다. 흰 셔츠와 그레이 팬츠는 구김을 허용하지만 얼룩은 허용하지 않는다. 큰 가방은 여유를 만들지만, 손잡이가 무너지거나 내용물이 불룩하게 튀어나오면 전체 인상이 흐트러진다. 스트로 햇은 휴양지의 여유를 만들지만, 도시에서 쓸 때는 나머지 옷을 더 단정하게 정리해야 한다. 밝은 옷은 멋을 낸 흔적보다 관리한 흔적이 먼저 보여야 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SS27의 라이트 그레이와 화이트 남성복은 강한 카리스마보다 깨끗한 여유에 가깝다. 키 큰 남성에게는 흰 셔츠와 긴 팬츠가 세로선을 만들고, 마른 남성에게는 성근 니트와 넉넉한 팬츠가 부피를 더한다. 피부가 어두운 남성에게는 밝은 색이 얼굴을 또렷하게 만들고, 피부가 밝은 남성에게는 브라운 가죽과 우디 향이 중심을 잡는다. 이 스타일은 대충 입으면 바로 흐트러지고, 정확히 맞추면 가장 조용하게 고급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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