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홍명보 '2번째 불명예 사퇴'‥"진심으로 죄송"
홍명보 사퇴, 32강도 못 간 황금세대의 월드컵 실패
1승 뒤 2연패, A조 3위·최종 34위로 조기 탈락
홍명보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축구협회 책임론으로 후폭풍 확산
[KtN 신미희기자] 손흥민·이강인·김민재를 앞세운 한국 축구가 48개국 확대 월드컵에서도 32강 문턱을 넘지 못했고, 홍명보 감독은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지휘봉을 내려놨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가 뛰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은 32강 앞에서 멈췄다. 48개국으로 확대된 첫 월드컵에서도 토너먼트 진입에 실패한 결과는 홍명보 감독의 사퇴로 이어졌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29일 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의 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취재진 앞에 섰다.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열린 마지막 기자회견이었다. 홍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주시고 언제나 대표팀을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오늘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다. 체코와 1차전에서 2-1로 이겼지만, 개최국 멕시코에 0-1로 졌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도 0-1로 패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32강 진출이 가능했지만, 대표팀은 필요한 승점 1을 얻지 못했다.
조 3위로 밀린 한국은 3위 팀 12개국 가운데 상위 8개국에 주어지는 32강 티켓 경쟁에서도 탈락했다. 최종 순위는 34위였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난 대회에서 거둔 성적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 컸다. 2010년 남아공,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원정 16강을 경험한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한 단계 낮은 문턱도 넘지 못했다.
결과보다 경기 내용이 더 큰 비판을 불렀다. 대표팀은 체코전 승리 뒤 두 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손흥민의 경험, 이강인의 창의성, 김민재의 수비력을 보유하고도 공격 전개와 경기 운영에서 뚜렷한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선수 구성의 이름값과 실제 경기력 사이의 간극이 월드컵 탈락의 핵심 대목으로 남았다.
홍 감독은 사퇴 회견에서 변명보다 책임을 앞세웠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있을 수 없는 자리”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끝내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 복귀부터 홍 감독을 따라다닌 논란도 끝내 부담으로 남았다. 홍 감독은 2024년 7월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아시안컵까지였지만, 월드컵 조기 탈락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월드컵 사령탑 도전도 조별리그 통과 실패로 끝났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제게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며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는 다른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다.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늘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며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 대표팀에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선수를 선택할 때도,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이 질문만큼은 놓지 않았다”고 했다. 홍 감독은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하지만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의 사퇴로 대한축구협회는 새 감독 선임과 월드컵 실패 원인 검증을 동시에 떠안게 됐다. 감독 교체만으로 대표팀 신뢰가 회복되기는 어렵다. 선임 절차, 전력강화위원회 운영, 본선 준비 과정, 평가전 대패 이후 대응까지 축구 행정 전반이 검증 대상에 오르게 됐다.
대표팀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환영 행사 없는 귀국길은 이번 월드컵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홍명보 감독의 퇴진은 실패의 끝이 아니라 책임 논의의 출발점에 가깝다. 한국 축구가 다음 대표팀 체제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감독 이름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감독을 고르고 지원하고 검증하는 방식까지 다시 손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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