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 우아함과 반항적 감성이 교차하는 무대
[KtN 임우경기자] 패션은 늘 상반된 요소들의 충돌 속에서 새로운 감각을 창조해왔다. 2025 S/S 시몬 로샤(Simone Rocha) 컬렉션은 바로 이러한 충돌의 미학을 극대화한 쇼였다. 런던의 올드 베일리(Old Bailey) 에서 진행된 이번 컬렉션은 발레코어(Balletcore) 의 우아함과 고스(Goth) 감성의 어두운 매력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특히, 극단적으로 부풀린 튜튜 스커트, 란제리 스타일 원피스, 시스루 아노락 등을 중심으로 전통적 여성성과 반항적 아방가르드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낭만주의를 탐구했다. 발레리나의 우아함과 고딕적 반항 정신이 교차하며, 패션이 단순한 스타일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감정을 표현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컬렉션이었다.
발레코어와 고스 감성의 조화 – 부드러움과 어둠의 미학
발레코어는 지난 몇 년간 패션계에서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 시몬 로샤는 단순한 발레리나 스타일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고스 감성을 더하며 한층 더 깊이 있는 감각적 대비를 창출했다.
1) 극단적으로 부풀린 튜튜 스커트 – 공간을 차지하는 여성성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두드러진 요소는 극단적으로 부풀린 튜튜 스커트였다. 이는 전형적인 발레리나의 이미지에서 착안했지만, 과장된 실루엣을 통해 기존의 여성적 우아함을 전복하는 방식으로 변형되었다.
볼륨감이 극대화된 튜튜는 몸이 공간을 차지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며, 전통적인 여성성의 표현 방식을 다시 정의했다. 이는 단순히 가벼운 로맨틱 감성이 아니라,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도구로 작용했다.
시몬 로샤는 발레코어를 단순한 여성적 감성이 아닌, 패션이 공간과 신체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2) 란제리 스타일 원피스 – 섬세한 관능미와 고전적 낭만의 결합
시몬 로샤는 이번 시즌 란제리 스타일의 원피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는 섬세한 레이스와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여 우아하면서도 관능적인 감성을 연출하는 방식으로 적용되었다. 그러나 단순한 페미닌 룩이 아니라, 고스 감성과 결합되며 다층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
시몬 로샤는 란제리 스타일을 통해 섬세한 감성과 강렬한 존재감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3) 시스루 아노락 – 기능성과 낭만의 이중적 해석
가장 흥미로운 요소 중 하나는 시스루 아노락(Anorak, 방수 재킷) 이다. 일반적으로 실용성을 중시하는 아노락을 시스루 소재로 제작하며, 기능적인 아이템과 감성적인 요소를 결합했다. 이는 패션이 단순한 기능적 도구가 아니라, 감성적 요소와 결합하여 새로운 차원의 스타일을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시몬 로샤는 실용적 요소를 감성적으로 재해석하며, 패션이 새로운 내러티브를 창출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올드 베일리에서 열린 패션쇼 – 공간과 패션의 긴장감
런던의 올드 베일리(Old Bailey) 는 영국 사법부의 중심지이자, 역사적으로 중요한 법정이 위치한 곳이다. 이러한 공간에서 열린 패션쇼는 단순한 장소 선정이 아니라, 전통과 반항, 질서와 자유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연출이었다.
발레코어의 우아함과 고스 감성의 반항적인 스타일이 법정이라는 엄격한 공간 속에서 더욱 강조되었다. 이는 전통적인 질서와 새로운 스타일의 충돌을 시각적으로 연출하는 방식이었다. 결국, 공간과 패션이 함께 만들어내는 내러티브가 단순한 런웨이를 넘어 하나의 감각적 퍼포먼스로 확장되었다.
시몬 로샤는 공간과 패션의 긴장감을 활용하며, 옷이 사회적 의미를 내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했다.
시몬 로샤가 제시하는 새로운 낭만주의
이번 컬렉션에서 시몬 로샤는 단순한 스타일 제안이 아니라, 낭만주의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극단적으로 부풀린 튜튜 스커트 는 패션이 공간을 차지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실험이었다.
란제리 스타일 원피스는 섬세한 감성과 강렬한 존재감을 결합하며, 패션의 다층적 해석 가능성을 탐구했다. 시스루 아노락 은 기능성과 낭만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패션의 경계를 확장했다. 올드 베일리에서의 패션쇼 는 전통과 반항, 질서와 자유가 교차하는 지점을 극적으로 연출하며, 패션이 사회적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시몬 로샤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새로운 낭만주의(New Romanticism)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전통적인 여성성과 반항적 감성이 결합된 스타일이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 패션이 시대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패션, 정형화된 낭만에서 벗어나 감성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다
시몬 로샤 2025 S/S 컬렉션은 단순한 스타일 변화가 아니라, 낭만적 감성이 어떻게 시대와 공간 속에서 변형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과정이었다. 발레코어와 고스 감성을 결합하며, 전통적인 여성성의 표현 방식을 확장했다.
극단적인 볼륨감과 시스루 소재를 활용하여, 패션이 감정과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켰다. 올드 베일리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진행된 쇼를 통해, 전통과 반항이 교차하는 패션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2025년 이후, 패션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더욱 복합적인 감성의 결합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시몬 로샤는 이를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구현하며, 패션이 감성적 내러티브를 창출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관련기사
- [KtN 기획] Roksanda 2025 S/S – 공간과 인간, 그리고 자연을 잇는 패션
- [KtN 기획] Richard Quinn 2025 S/S – 극적인 로맨티시즘과 화려한 패턴: 감정을 극대화하는 패션의 힘
- [패션 트렌드 분석] Prada FW25: 현실을 마주한 패션, 성숙함의 재정의
- [KtN 기획] 버버리 2025 S/S 컬렉션: 전통과 혁신의 경계를 허무는 현대적 재해석
- [컬렉션]모스키노 2025 S/S 컬렉션 분석: 아이러니와 유머—패션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장난스러움
- [컬렉션] MM6 메종 마르지엘라 2025 S/S 컬렉션 분석: 해체주의의 또 다른 방식 – 규칙을 깨는 실루엣
- [KtN 기획]Gucci 2025 S/S – 하우스 헤리티지의 혁신: 레트로와 모던의 충돌
- [KtN 기획] 80년대 글래머와 초현실주의의 결합: 현실을 넘어선 패션의 실험
- [KtN 기획] 샤넬, 그랑 팔레의 리뉴얼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다
- [KtN 기획] 끌로에의 방향성: 70년대 보헤미안 감성과 현대적 실용성의 결합
- [KtN 기획] 크리스찬 디올, 고대 신화 속 여성 전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다
- [KtN 기획] 레이 가와쿠보, 감정의 조형화를 시도하다
- [칼럼] 패션이 논리를 뛰어넘어야 하는 이유
- [KtN 기획] 2025 S/S 패션 트렌드 분석: 코페르니, 디즈니랜드에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다
- [KtN 기획] 2025 S/S 패션 트렌드 분석: 드리스 반 노튼, 마지막 무대에서 남긴 유산
- [KtN 기획] 엘리 사브, 영화적 서사와 자연의 결을 따라가다
- [KtN 기획] 지암바티스타 발리, 봄을 조각하다 – 자연과 패션의 유기적 융합
- [KtN 기획] 에르메스, ‘조용한 럭셔리’의 진수를 구현하다
- [KtN 기획] 이자벨 마랑, 자유를 입다 – 보헤미안의 본질을 탐구한 컬렉션
- [KtN 기획] 로에베, 조용한 강렬함 –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는 새로운 실루엣
- [KtN 기획] 루이 비통, ‘소프트 파워’의 미학 – 르네상스적 우아함과 현대적 강인함의 조화
- [KtN 기획] 미우미우, 디지털 시대를 향한 패션적 해석 – 알고리즘과 조작된 정보가 만든 스타일의 유희
- [칼럼] 우아함은 시대를 초월하는가, 아니면 그저 트렌드인가?
- [칼럼] 패션에서 ‘강렬함’과 ‘우아함’은 대립하는 개념인가?
- [칼럼] 패션이란 모순 속에서 탄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