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오피스 코스프레는 없다" – 성숙함을 입는 방식에 대한 탐구
[KtN 임우경기자] 프라다(Prada) FW25 컬렉션은 기존의 유희적 패션 관습을 벗어나, 패션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성숙함을 담아낼 수 있는지를 고민한 결과물이다. 몇 시즌 동안 이어진 ‘청춘의 낭만화’에서 벗어나, 이번 컬렉션은 실제 삶을 살아가는 성인 여성의 옷장을 구축하는 것에 집중했다.
최근 몇 년간 패션업계에서 보였던 ‘직장인 패션의 아이러니’는 분명한 유희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었다. Miu Miu FW22에서 보였던 크롭트 셔츠와 낮게 걸친 플리츠 스커트는 오피스 룩의 전형을 과장된 형태로 패러디했고, 동시에 젊음을 기념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FW25의 프라다는 더 이상 그 유희적 패러디를 지속하지 않는다. 오피스 룩을 패러디하는 것이 아닌, 현실에서 착용할 수 있는 진짜 ‘성숙한 패션’을 제안하는 것이 이번 시즌의 핵심이다.
그 결과, 프라다는 이번 시즌 컬렉션을 통해 성숙함의 새로운 기준을 재정립한다. 단순히 포멀한 재킷과 정제된 실루엣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를 먹어가면서 입는 옷이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탐구가 이루어졌다.
불완전함의 미학: 완벽하지 않은 것들의 조화
쇼의 오프닝은 다소 거친 듯한 미니멀리즘으로 시작됐다. 모델들은 흐트러진 정전기 헤어, 맨 얼굴에 가까운 메이크업을 하고 런웨이를 걸었다. 이번 시즌 프라다는 ‘불완전한 아름다움’을 더욱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페이퍼백 헴라인(paper bag hemline)이 눈에 띄었다. 마치 서둘러 허리를 조여 묶은 듯한 느낌의 실루엣은 ‘즉흥적이면서도 정제되지 않은’ 느낌을 자아냈다. 이는 다듬어지지 않은 청춘의 모습이 아니라, 삶의 경험이 쌓이면서도 여전히 유연함을 유지하는 성숙함을 반영하는 방식이었다.
보일드 울(boiled wool) 소재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통적인 고급 울 소재와는 달리, 열과 압력을 가해 일부러 거친 질감을 내는 이 소재는 불완전함 속에서도 완성된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이는 프라다가 이번 시즌 완벽하게 다듬어진 우아함이 아니라, 살아 있는 텍스처와 현실적인 의복 경험을 강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피(fur)의 진화 – 인위적 질감과 감각의 결합
FW25에서는 페이크 퍼(faux fur)의 활용 방식이 또 한 번 변화했다. 프라다는 지난 몇 시즌 동안 모피를 활용해 실루엣과 텍스처를 실험해왔지만, 이번 시즌에는 더욱 과감한 접근을 보였다.
▶거대한 퍼 칼라가 달린 오버사이즈 코트는 마치 한 벌의 드레스처럼 연출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페이크 퍼 소재를 래미네이트(laminate) 처리해 인위적인 광택을 강조하면서, 모피 자체를 더욱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블레이저의 라펠(lapel)과 몸통에 서로 다른 퍼 텍스처를 패치워크 방식으로 조합하며, 텍스처 간의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과거의 퍼가 ‘권위’를 의미했다면, 이제는 텍스처와 감각을 결합하는 하나의 도구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는 단순한 실루엣의 장식이 아니라, 현대적인 성숙함을 상징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모피가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동적인 실루엣, 성숙함이란 단단한 것이 아니라 유연한 것
FW25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실루엣이 갖는 ‘유동성’이다. 이번 컬렉션에서 미니스커트는 과거처럼 가볍게 흩날리는 느낌이 아니라, 크링클(crinkle) 효과를 가미해 좀 더 주름지고 구겨진 형태를 띄었다. 크링클 셔츠와 조합된 플리츠 스커트는 "규율과 자유가 공존하는" 패션적 해석을 시도하는 듯 보인다.
과거의 미니멀리즘이 완벽한 구조를 중시했다면, 프라다는 이번 시즌 불완전한 형태 속에서도 조화를 이루는 실루엣을 제안한다. 이는 "성숙함은 고정된 형식이 아니라,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임을 패션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프라다가 제안하는 새로운 성숙함의 방향성
이번 컬렉션이 제시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이제 ‘성숙함’은 단순히 포멀한 테일러링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신체와 경험, 그리고 개개인의 스타일을 반영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패션에서는 ‘젊음’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프라다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패션이 어떻게 연령과 경험을 반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를 시도했다.
▶패션이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FW25 컬렉션은 실용성과 구조적 미학을 조화시키며, 실제 일상에서 착용 가능한 ‘진짜’ 옷을 만들었다.
▶불완전함 속에서도 조화를 찾는다.
구겨진 텍스처, 조여진 실루엣, 매끄럽지 않은 마감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경험의 흔적을 반영한다.
▶전통적인 ‘성숙함’의 개념을 넘어선다.
성숙한 패션이란 단순히 포멀한 룩을 입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경험 속에서 변화하는 스타일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의미한다.
프라다는 이번 시즌, 더 이상 ‘어른 흉내를 내는 패션’을 하지 않는다. FW25 컬렉션은 성숙함을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현대 여성의 삶과 옷장 사이에서 진정한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는 패션이 단순한 장식적 요소를 넘어, 현대적인 삶의 태도를 반영하는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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