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흔적을 따라 흐르는 감각의 파장
[KtN 박준식기자] 푸른 색이 번져 내려오며 흔적을 남긴다. 점차 희미해지는 색의 흐름 속에서 감각은 사라지는 듯하다가 다시금 떠오른다. 허은선(HUH EUN SUN)의 Dancing with Silence 1은 색채와 흔적을 통해 존재와 부재의 경계를 탐구하는 실험적 회화다. 침묵 속에서도 흐르는 감각을 담아내며, 사라지는 것들의 지속성과 흔적으로 남겨진 존재의 본질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작품의 탄생과 철학적 배경
허은선(HUH EUN SUN)은 침묵과 흔적의 개념을 중심으로 존재의 본질을 탐구해왔다. Dancing with Silence 1은 단순한 색채 배치가 아니라, 존재가 사라지고 다시 떠오르는 과정 자체를 회화적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다.
작품의 영감은 ‘침묵(Silence)’이 단순한 정지 상태가 아니라, 감각과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 공간이라는 철학에서 비롯되었다. 허은선은 사라짐과 남겨짐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재 속에서도 존재는 흔적으로 남고, 감각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흐른다. 이러한 철학이 푸른 색채의 흐름과 금박의 미세한 흔적 속에 구현되었다.
작품 제목의 의미
Dancing with Silence라는 제목은 침묵 속에서 발견되는 리듬과 움직임을 암시한다. ‘춤’은 자유로운 표현이지만, 동시에 보이지 않는 흔적과 감각의 변화를 상징한다. 침묵 속에서 존재는 완전히 소멸되지 않으며, 흔적으로 남아 다시 떠오른다. 허은선은 이 개념을 색과 물질의 흐름을 통해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며, 관객이 침묵 속에서도 감각의 존재를 인식하도록 유도한다.
조형적 구성과 구도적 특징
작품은 화면의 상단에서 하단으로 퍼지는 푸른 안료의 흐름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색채는 중력에 의해 아래로 흐르며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형성하고, 이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감각이 변화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색채의 흐름: 상단의 짙은 블루는 농밀한 감각의 집중을 상징하며, 하단으로 내려오면서 점차 희미해지는 과정은 흔적이 남겨지는 방식과 맞닿아 있다.
▶백색의 여백: 화면 하단의 여백은 부재를 의미하는 동시에, 색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희미하게 남아 있는 것을 시사한다.
▶금박의 사용: 푸른 색채 속에 은은하게 배치된 금박(Gold Leaf)은 사라지는 흔적이 시간이 지나도 남아 있음을 나타내며, 존재의 지속성을 암시한다.
재료와 기법의 독창성
허은선은 색채의 흐름과 흔적을 시각적으로 남기는 방법을 연구하며,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탈피한 실험적 방법론을 적용한다.
▶물감과 중력: 물성이 강조된 회화적 기법을 사용하여, 안료가 스스로 퍼지며 흔적을 남기도록 했다. 이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조형한 형태와 우연적 요소가 공존하는 긴장감을 형성한다.
▶금박과 질감: 금박의 미세한 잔여물은 시간의 흔적을 표현하며, 화면 속에서 빛을 머금으며 감각적인 깊이를 부여한다.
▶하이드로락(Hydrolaque) 기법: 물과 색채가 혼합되며 형성되는 흐름을 통해 감각이 단순히 정적인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특성을 표현했다.
전시의 맥락과 작품
갤러리 A에서 Dancing with Silence 1은 허은선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주요 작품 중 하나로 자리한다. 갤러리 A의 전시 테마인 ‘침묵과 사유의 공간’과도 긴밀한 연관을 갖는다.
▶전시 테마: 이번 전시는 ‘침묵과 흔적’을 주제로, 감각이 어떻게 남겨지고 사라지는지를 탐구하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허은선의 작품은 그 중심에서 침묵 속에서도 감각이 흐르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K-Art와의 관계: 허은선의 작품은 한국적 미학의 핵심 요소인 ‘여백’과 ‘흔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국제적인 예술 담론 속에서도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형성하고 있다.
감각과 기억의 재구성
이 작품 앞에 선 관객은 마치 푸른 파동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색의 강렬함과 미묘한 변화, 그리고 캔버스 위에 스며든 흔적들은 시간의 흐름을 암시하며, 각자의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개인적인 경험과의 연결: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열린 해석을 가능하게 하며, 관객은 각자의 기억과 감각을 투영할 수 있다.
▶침묵 속 감각의 존재: 푸른 색이 점차 사라지지만 완전히 소멸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잊혀진 기억과 감각이 다시 떠오르는 순간을 체험할 수 있다.
허은선의 Dancing with Silence 1은 단순한 회화가 아니다. 존재와 부재, 감각과 흔적, 기억과 망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감각이 어떻게 남겨지고 사라지는지를 탐구하는 예술적 실험이다. 관객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되돌아보고, 침묵 속에서도 감각이 흐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작품명: Dancing with Silence 1
작가: 허은선 (HUH EUN SUN)
크기: 200x240cm
재료: 캔버스에 금박과 혼합 기법 (mixed with gold leaves on canvas)
제작 연도: 2019
가격: 2억 8천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