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2A 프로토콜 통한 플랫폼 전략 가속…AI 이후 산업 구조 지배 본격화
[KtN 박준식기자] AI 산업 경쟁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기술 혁신 그 자체가 경쟁 우위의 조건이던 시대는 빠르게 막을 내리고 있다. 산업 구조의 질서를 설계하고 플랫폼 생태계를 통제하는 역량이 미래 산업 지배력의 본질적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5(Google Cloud Next 25)' 행사에서 AI 인프라부터 모델, 플랫폼, 에이전트까지 모든 기술 계층을 통합하는 전략을 제시하며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특히 에이전트 간 상호작용 표준을 위한 'A2A(Agent-to-Agent) 프로토콜'을 앞세워 산업 질서 재편의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
AI 이후 시대, 기술 경쟁을 넘어 질서 설계 경쟁으로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CEO는 이번 행사에서 멀티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AI 에이전트 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교환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추진하는 A2A 프로토콜은 이러한 환경에서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장치다. 이미 액센추어, SAP, 세일즈포스, 오라클 등 60여 개 글로벌 기업이 A2A 프로토콜 파트너로 합류한 상황이다. 실리콘밸리 플랫폼 기업들은 표준을 선점함으로써 시장 질서를 설계하고, 이를 통해 생태계 전체의 데이터 흐름과 수익 구조를 통제하는 전략을 일관되게 구사해왔다. A2A 프로토콜 역시 이러한 전략적 흐름 위에 배치되어 있다.
플랫폼 전략의 구조…MCP와 A2A의 공진화와 경쟁
앤트로픽이 개발한 MCP(Multi-agent Communication Protocol)는 AI 모델과 외부 데이터베이스, 비즈니스 도구 등을 연결하는 기술적 인프라다. 구글의 A2A 프로토콜은 이러한 MCP 구조 위에서 에이전트 간 직접적 소통 규칙을 정의하고 표준화하는 프로토콜이다. 두 프로토콜은 기술적으로 보완적 관계를 갖지만 생태계 운영 주도권 확보를 위한 플랫폼 전략적 관점에서는 경쟁 구도를 내포하고 있다. 구글은 MCP 지원을 공식화하면서도 A2A 프로토콜을 통해 에이전트 생태계의 통신 규칙을 장악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기술 인프라의 개방성과 운영 질서의 통제라는 이중 전략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일관된 구조적 대응 방식이다.
AI 하이퍼컴퓨터로 확장되는 인프라 지배 전략
구글은 이번 행사에서 AI 하이퍼컴퓨터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인프라 지배 전략을 한층 고도화했다. 아이언우드 TPU를 포함해 클라우드 TPU, GPU 선택지 확대, 온프레미스 환경 대응 분산형 클라우드 전략까지 AI 컴퓨팅 환경 전반을 구글 클라우드 중심으로 재편하는 구조를 갖췄다. 이는 기업들이 AI 모델 개발과 운영 과정에서 구글 클라우드를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적 환경을 구축하려는 시도다. 클라우드는 더 이상 단순한 IT 인프라가 아니라 플랫폼 경제에서 산업 구조 지배력을 행사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 기업, 전략적 대응력 부재의 위험
삼성전자, LG AI연구원, 카카오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번 행사에서 구글 클라우드 인프라와 플랫폼 위에서 AI 전략을 전개하는 사례를 발표했다. 삼성은 홈 로봇 '볼리'에 구글 제미나이 모델을 결합해 대화형 상호작용을 고도화했으며, LG AI연구원은 자체 LLM '엑사원'을 구글 하이퍼컴퓨터 인프라 위에서 개발하고 있다. 카카오는 클라우드 TPU 기반 대규모 AI 모델 구축 사례를 공유했다. 그러나 이들 전략은 글로벌 플랫폼 질서 설계 경쟁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플랫폼 생태계 설계 역량 부재는 데이터 주권과 생태계 자율성 상실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산업 경쟁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질서다
AI 이후 시대 산업 경쟁의 본질은 기술력 그 자체가 아니다. 플랫폼 질서를 설계하고 생태계를 운영하는 규칙을 지배하는 역량이야말로 산업 구조 지배력의 핵심이다. 구글이 A2A 프로토콜과 AI 하이퍼컴퓨터 전략을 통해 보여준 것은 기술의 우위를 넘어 질서 설계의 승자가 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플랫폼 질서 설계 경쟁에서 독자적 역량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산업 구조 내 수용자 또는 하위 파트너로 남을 수밖에 없다. 기술 경쟁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싸움은 질서 설계 경쟁으로 넘어갔다. 그 싸움은 이미 시작되었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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