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김상기기자] 2024년 중국 게임산업은 3,257억 8,300만 위안(한화 약 64조 2,770억 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코로나 이후 침체됐던 콘텐츠 산업 전반에 구조적 반등의 신호를 보냈다. 단순한 수익 회복이 아니라, 게임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전환이 확인된 시점이었다.
성장을 견인한 3대 축은 미니게임의 폭발적 확장, 콘솔게임의 재도약, 그리고 AI 도입의 확산이다. 이는 중국 게임시장이 더 이상 모바일 게임 일변도의 국면에 머무르지 않고, 장르와 플랫폼의 다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니게임의 경제: 플랫폼을 뛰어넘는 유통 생태계
2024년 미니게임 매출은 전년 대비 99.18% 급증한 398억 3,600만 위안으로, 2년 사이 연평균 182.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틈새 시장의 부상으로 보기 어려운 수치다. 위챗, QQ, 더우인 등 소셜 기반 플랫폼에서 직접 실행 가능한 ‘10MB 미만 게임’은 낮은 진입장벽과 높은 유저 몰입도를 무기로 기존 게임 유통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미니게임은 앱 설치 없이 바로 플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전적 플랫폼 독점 구조를 흔든다. 특히 ‘쉰다오따첸(寻道大千)’, ‘양러거양(羊了个羊)’처럼 1년 이상 꾸준히 순위권을 유지하는 게임들이 증가하며, 생명주기 연장에 성공한 미니게임은 스케일업의 대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확장도 본격화됐다. 2024년 미니게임의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215% 증가했으며, 동남아에서만 전체의 42%를 점유했다. WeChat Games는 태국·베트남 현지 결제시스템까지 도입하며, 해외 유저 접근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전략을 택했다.
콘솔게임: 오공 신드롬이 여문 새로운 시장
‘검은 신화: 오공’의 대흥행은 중국 게임 시장에 콘솔의 의미를 되묻게 만들었다. 콘솔게임 매출은 전년 대비 55.13% 증가한 44억 8,800만 위안으로, 전체 게임시장에서 4.59%를 차지했다. 유저 66.7%는 해당 게임을 위해 콘솔 장비를 새로 구매했고, 이는 단순한 타이틀 소비를 넘어 장치 기반 시장 창출로 이어졌다.
중국은 이제 ‘모바일 강국’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콘솔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3A 타이틀 제작에 착수한 광셴미디어의 사례처럼, 영화제작사가 직접 게임 개발로 진입하는 ‘IP 융합 산업화’는 기존 유통 모델을 뒤흔들기에 충분하다. 미디어 IP의 게임화는 이제 부가사업이 아닌, 독립된 콘텐츠 투자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게임의 도래: 기술에서 콘텐츠로의 전이
AI 도입은 이제 개발 효율화 수준을 넘어섰다. 게임 속 NPC와 플롯 설계, 심지어 아트워크와 사운드 디자인까지 AI가 관여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텐센트는 AI가 자사 게임의 생명력을 연장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으며, 넷이즈는 자체 AI 모델 ‘딥시크’를 활용해 ‘역수한’, ‘화평정영’ 등에 적용했다.
특히 AI NPC는 게임 유저와 실시간 대화를 구현하며 게임 몰입도를 높이는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싼치후위가 개발한 ‘Puzzles & Survival’은 AI 모션 캡처로 개발 주기를 단축시켰고, 개인 개발자가 만든 미니게임 ‘시바오팡센(细胞防线)’은 생성형 AI로 단 60시간 만에 완성돼 출시 3일 만에 1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중국 게임산업은 더 이상 단일 장르나 플랫폼에 수익을 의존하지 않는다. 미니게임이 열어낸 대중 소비 채널, 콘솔이 구축하는 하드웨어 중심 구조, AI가 주도하는 제작 혁신은 중국 게임산업이 기술산업이자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재정립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주요 이슈는 이러한 구조가 얼마나 해외시장으로 확장되느냐에 있다. 한국 게임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 이제는 모바일 위주의 접근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새로운 구조에 맞춘 장르·플랫폼 전략 재정립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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