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얇아졌지만 전략은 무거워졌다… 삼성폰은 생존할 수 있을까
폴더블 기술로 앞선 삼성전자, AI 전환기 속 스마트폰의 미래는 보장되는가

Samsung Unveils Galaxy Z Fold7, Z Flip7 and Watch8 Series at Unpacked 2025. 사진=Samsung,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Samsung Unveils Galaxy Z Fold7, Z Flip7 and Watch8 Series at Unpacked 2025. 사진=Samsung,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 2025년 7월 10일, 삼성전자는 ‘갤럭시 언팩 2025’를 통해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Z 폴드7’, ‘갤럭시 Z 플립7’, 그리고 ‘갤럭시 워치8 시리즈’를 공개했다. 신제품은 삼성전자가 반복적으로 마주해온 구조적 한계—즉, 두께와 무게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한 기술적 진척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공개는 물리적 진보 이상의 질문을 던진다. 초경량, 초슬림 폴더블 구현이 과연 글로벌 기술경쟁의 전면에서 삼성전자를 안전하게 지켜줄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검토가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7에서 두께를 8.9mm(접었을 때), 4.2mm(펼쳤을 때)로 줄였고, 무게도 215g으로 낮췄다. 동시에 200MP 광각 카메라,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칩셋, 다이내믹 AMOLED 2X 디스플레이와 같은 고사양 구성을 유지했다. 갤럭시 Z 플립7 역시 188g, 두께 13.7mm의 소형화에 성공했으며, 4.1인치 외부 디스플레이와 2,600니트 밝기의 내부 패널을 통해 실용성과 시인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Samsung Unveils Galaxy Z Fold7, Z Flip7 and Watch8 Series at Unpacked 2025. 사진=Samsung,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Samsung Unveils Galaxy Z Fold7, Z Flip7 and Watch8 Series at Unpacked 2025. 사진=Samsung,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디자인 측면에서는 ‘군더더기 없는 절제’가 두드러진다. 폴드7은 렌즈 배치를 기존처럼 수직으로 유지했으나, 외형 마감과 폴딩 힌지 구조는 보다 정제됐다. 플립7은 각진 프레임을 유지하면서도 힌지 부의 일체감을 높였으며, 색상은 오렌지 레드, 네이비 블루, 블랙 등으로 차별화했다. 디자인은 더 이상 실험적 조형보다는 ‘일상 속의 프리미엄 오브제’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신제품이 보여준 진보는 어디까지나 하드웨어 차원에 국한된다. 폴더블은 이미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도해온 영역이지만, 글로벌 경쟁 구도는 더 이상 힌지의 구조나 패널의 재질만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2025년 현재, 주요 경쟁 축은 ‘AI 중심의 생태계 전략’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이 구도에서 과연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애플의 첫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글로벌 출시되며, 디지털 경험의 혁신을 추구하는 AI 전략을 본격화했다. /사진=애플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애플의 첫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글로벌 출시되며, 디지털 경험의 혁신을 추구하는 AI 전략을 본격화했다. /사진=애플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애플은 자사 디바이스 전반에 걸쳐 자체 AI 모델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합하고 있으며, 아이폰 17 프로 시리즈를 통해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정면 대결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의 강점은 단순한 칩셋이나 카메라 스펙이 아니라, 하드웨어-소프트웨어-클라우드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폐쇄형 생태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 기능을 강조하고 있으나, 음성 요약, 실시간 번역, 촬영 보정 등 개별 기능 단위에 머물고 있다. 생성형 AI가 OS 전체를 관통하는 구조를 선점한 애플에 비해 삼성전자의 AI 전략은 아직 '탑재형'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 한계가 있다.

한편, 중국 제조사들의 추격은 가격 경쟁력을 넘어 기술 모방과 디자인 진화의 단계로 이동 중이다. 오포(OPPO), 샤오미(Xiaomi), 비보(Vivo)는 모두 폴더블 스마트폰을 1,000달러 이하에 출시하면서, 얇은 힌지, 대형 외부 디스플레이, 고사양 카메라를 빠르게 내장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자체 칩셋을 기반으로 중국 내수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으며,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 대체 운영체제를 확산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시아 내 시장 방어를 위해 점차 가격대별 모델 다변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 사진= 유튜브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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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변수는 테슬라를 필두로 한 빅테크 기업들의 디바이스 시장 진입이다. 일론 머스크는 2025년 하반기 ‘X폰(X Phone)’을 공개할 예정이며, 이는 트위터(X), 스타링크(Starlink), 그리고 그록(Grok) 기반 AI 모델이 결합된 폐쇄형 생태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 15부터 Gemini AI와 하드웨어 통합을 강화하면서 자체 스마트폰(픽셀)의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은 점점 '폰'이 아니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여전히 '단말기 제조사'에 머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뒤따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워치8 시리즈에서 3nm 칩셋, 항산화 지수 측정, 수면 패턴 예측 기능 등을 통해 건강 데이터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으나, 애플 워치의 헬스킷(HealthKit), 테슬라의 웨어러블 센서 통합 계획과 비교하면 여전히 기기 단위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가 말하는 ‘에코시스템’은 아직 ‘연결성’에 가까우며, AI 중심의 ‘인지적 통합성’으로 나아가기 위한 결정적 전략은 부족하다.

Samsung Unveils Galaxy Z Fold7, Z Flip7 and Watch8 Series at Unpacked 2025. 사진=Samsung,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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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Z 폴드7과 Z 플립7은 ‘얇은 폴더블’이라는 기술적 한계를 일정 부분 넘어섰으나, 이는 '속도 경쟁'의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두께와 무게를 줄이는 일은 진보이지만, 글로벌 시장의 경쟁은 이미 ‘무게’가 아니라 ‘맥락’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술과 생태계, AI와 브랜드, 폐쇄형 플랫폼과 개방형 기기 간의 경쟁에서 삼성전자는 구조적 분기점에 서 있다.

물리적 혁신은 이제 기술사의 전제 조건일 뿐, 경쟁력의 핵심은 ‘왜 이 기기를 써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이다. 폴더블은 그 답이 될 수 있지만, 그 답은 점점 더 AI, 플랫폼, 생태계라는 질문에 종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을 가장 얇게 만들었다. 그러나 얇다는 사실만으로, 지금 시장에서 충분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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