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OTT가 바꾼 세대별 시청의 풍경
[KtN 전성진기자]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년 베트남 콘텐츠산업동향 15호에 따르면, 베트남 드라마 소비 행태는 세대별로 극명하게 갈라지고 있다. 부모 세대에게 드라마는 여전히 저녁 8시, VTV 채널 앞에 온 가족이 모이는 집단적 경험이다. 그러나 Z세대와 밀레니얼에게 드라마는 더 이상 TV 앞에서 기다려야 하는 콘텐츠가 아니다. 그들에게 드라마는 틱톡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짧은 클립이자, OTT에서 원하는 시간에 몰아보는 개인적 경험이다. 같은 작품이라도 접근 방식과 소비 맥락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이 세대적 간극은 단순한 취향의 차이가 아니라, 베트남 드라마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구조적 전환의 징후로 읽힌다.
Z세대와 밀레니얼의 모바일 퍼스트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하루 평균 5시간 이상을 모바일에 쏟는다. 이들은 유튜브와 틱톡에서 드라마 클립을 소비한 뒤, 흥미를 느끼면 OTT로 넘어가 전편을 몰아본다. 즉, 클립 → OTT 몰아보기라는 새로운 경로가 정착된 것이다. 숏폼 소비는 작품 홍보와 시청자 유입에 효과적이지만, 동시에 스포일러와 단편적 소비로 이어져 드라마 제작사에게는 양날의 검이 된다.
부모 세대와의 간극
반면 중장년층은 여전히 전통적 패턴을 고수한다. VTV의 일일 드라마나 가족극은 꾸준히 시청률을 유지하며, 이들의 충성도가 방송사 광고 시장을 지탱한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방송사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는다. 같은 집안에서도 아버지는 TV로, 자녀는 스마트폰으로 다른 드라마를 소비하는 모습이 일상이 됐다. 이는 세대 간 대화의 단절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 방향에도 영향을 준다.
숏폼의 부상과 파급력
틱톡과 유튜브 숏폼은 단순한 홍보 채널을 넘어 콘텐츠 발견의 첫 관문으로 자리 잡았다. 인기 드라마의 명장면이나 배우들의 인터뷰가 클립으로 편집돼 확산되면서, 전체 작품에 대한 관심을 끌어낸다. VieON의 오리지널 드라마 7 Nam Chua Cuoi Se Chia Tay 역시 틱톡에서 밈으로 확산되며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드라마 산업이 숏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요소가 된 것이다.
개인화와 데이터 기반 시청
OTT 플랫폼은 시청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 추천을 제공한다. Z세대는 이러한 추천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작품 선택 과정에서 알고리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반면 전통 방송은 여전히 편성표 중심이어서 개인화에 취약하다. 이 차이는 플랫폼 경쟁력의 격차로 이어진다. 결국 젊은 세대일수록 방송사 대신 OTT를 선택하게 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광고주와 제작사가 플랫폼에 더 많이 투자하도록 만든다.
산업적 의미
모바일 세대의 부상은 드라마 산업에 몇 가지 핵심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
제작 트렌드 변화: 짧고 강렬한 서사, 몰입도 높은 장면 연출이 필수가 된다.
플랫폼 전략 변화: 숏폼과 OTT 연계를 통한 단계별 소비 구조가 강화된다.
세대별 양극화 심화: 같은 국가 내에서도 세대별 미디어 경험이 완전히 달라지며, 콘텐츠 제작사는 양쪽을 동시에 잡기 위한 이중 전략을 고민하게 된다.
KtN 리포트
모바일 세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시청 패턴은 베트남 드라마 산업의 미래를 예고한다. 방송사와 제작사 모두 더 이상 전통적 시청 행태에만 의존할 수 없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은 향후 10년간 베트남 콘텐츠 소비의 핵심 주체로 성장할 세대다. 그들의 습관을 이해하고, 모바일 친화적이고 숏폼과 연계된 드라마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산업 생존의 관건이 될 것이다.
한국 기업에게도 교훈은 분명하다. 단순히 긴 호흡의 드라마를 수출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클립 중심의 SNS 확산 전략, 현지 OTT와 협력한 모바일 퍼스트 콘텐츠 기획이 필요하다. 베트남 젊은 세대가 한국 드라마를 숏폼으로 접하고 OTT에서 이어 본다면, 그 경험은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친밀감으로 이어진다.
거실 TV에서 스마트폰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드라마는 더 이상 특정 시간대의 집단적 경험이 아니라, 개인화된 모바일 스크린 속에서 소비되는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그 미래를 가장 빠르게 보여주는 현장이 바로 베트남이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주체는 다름 아닌 K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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