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중심을 지나, 이야기 구조의 시대

[KtN 홍은희기자]한국영화는 오랫동안 ‘사람의 영화’였다. 배우가 영화를 이끌었고, 배우가 흥행을 설명했다. 스타의 얼굴은 곧 관객 동원의 논리였고, 한 명의 배우가 작품의 운명을 결정짓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후 한국영화는 또 한 번의 전환을 거쳤다. 감독 중심 체제가 강화되면서, 연출자의 세계관과 스타일이 브랜드가 됐다.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로 대표되는 이름들은 한국영화를 국제 무대에 올려놓는 동력이 됐다.

그러나 2025년 12월 영화배우 브랜드평판이 보여준 흐름은 이 오래된 구도가 더 이상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음을 드러낸다. 배우의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그 힘은 더 이상 흥행을 직접 보장하는 형태로 작동하지 않는다.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감독의 이름은 신뢰를 주지만, 관객을 극장으로 밀어 넣는 결정적 요인은 되지 못한다. 배우 중심도, 감독 중심도 완결된 해답이 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것은 배우 브랜드의 확장이다. 윤계상, 하정우, 허성태, 류승룡을 비롯한 상위 배우들은 영화 안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OTT, 예능, 인터뷰, 과거 작품의 기억까지 여러 층위에서 동시에 소비된다. 배우는 여전히 대중문화의 중심에 있지만, 그 중심은 극장이라는 단일 무대에 고정돼 있지 않다. 브랜드평판이 높다는 사실은 배우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증거이지만, 영화가 반드시 선택된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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