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낙찰이 아니라, 반복된 거래가 기준이 된다
[KtN 임우경 · 박준식기자] 미술품 가격을 말할 때 사람들은 종종 경매 장면을 떠올린다. 낙찰봉이 내려오고 숫자가 공개된다. 그러나 시장의 기억은 그 장면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경매는 결과를 보여줄 뿐, 가격을 만드는 자리는 아니다. 미술품 가격은 공개된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가 다시 호출되는 방식으로 형성된다.
한 번의 고가는 언제든 만들어질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같은 작가의 유사한 작품이 다시 거래되는가, 비슷한 가격대가 반복되는가, 다른 유통 경로에서도 같은 범위가 받아들여지는가. 이 질문에 긍정이 쌓일 때 비로소 가격은 ‘사건’이 아니라 ‘기준’이 된다. 시장은 사건을 소비하지만, 기준만을 보관한다.
이 때문에 미술 시장에서 가격은 점이 아니라 선으로 읽힌다. 개별 작품의 거래는 선 위의 한 지점에 불과하다. 선이 이어지지 않으면 점은 흩어진다. 그래서 시장은 단일 작품보다 작품군을 본다. 같은 시기, 같은 매체, 같은 맥락의 작품들이 어떤 범위를 형성하는지가 먼저 읽힌다. 개별 작품의 특성은 그 이후에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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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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