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2.2가 잃어버린 ‘콤팩트 아이콘’의 조건
[KtN 박준식기자]포르쉐 911의 가장 오래된 미덕 가운데 하나는 크기였다. 절제된 차체, 과하지 않은 존재감, 그리고 고성능 스포츠카임에도 일상 속에서 부담스럽지 않은 외형은 911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992.2 세대에 이르러 이 미덕은 분명한 변곡점을 맞는다. 911은 여전히 911처럼 보이지만, 더 이상 작지 않다.
992.2의 전장은 약 4.54미터에 이른다. 이는 997 세대보다 수 센티미터 길어졌고, 공랭 시대를 대표하는 993과 비교하면 체감상 한 체급 이상 차이가 난다. 폭 역시 모든 모델이 와이드 바디로 통일되며 이전 세대의 ‘좁은 911’과 ‘넓은 911’이라는 구분은 사라졌다. 차체 크기는 더 이상 트림이나 구동 방식의 차이를 설명하지 않는다. 이제 911은 기본적으로 크고 넓은 차가 됐다.
이 변화는 단순히 디자인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안전 규제, 충돌 테스트 기준 강화, 보행자 보호 규정, 각종 전자 장비 탑재는 차체 확대를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냉각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992.2는 구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조건에 놓였다. 포르쉐가 크기를 키운 것이 아니라, 줄일 수 없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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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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